소희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묻지 않았다.청아는 출근하고 있었기에 소희는 오래 머물지 않고 오 씨 아줌마와 진 씨 아저씨에게 사줄 디저트를 가지고 돈을 지불하고는 떠났다.그녀는 미리 아줌마한테 전화를 했다. 그래서 그녀가 청원에 도착했을 때, 아줌마는 이미 별장 밖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설희는 바닥에 엎드려 있었고 그녀가 택시에서 내리는 것을 보고 불쑥 일어나 흥분해하며 그녀를 향해 미친 듯이 달려왔다.소희는 몸을 웅크리고 디저트를 바닥에 놓고는 두 팔로 설희를 껴안았고 고개를 들어 문 앞에 서있는 아줌마와 아저씨를 바라보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별장은 그녀가 이사하기 전 그대로였다. 그녀가 전에 지냈던 방도 변하지 않았다. 아줌마는 매일 들어와서 청소하고 제때에 침대 시트를 교체해서 구석구석이 티끌 하나도 묻지 않았다.그녀가 온 다는 말에 아줌마는 그녀가 좋아하는 간식과 디저트를 미리 많이 만들었다. 그녀의 눈빛은 여전히 자애롭고 온화하며, 묵묵히 일을 하며 많이 말하지도 묻지도 않았다.설희는 무척 활발했고 그녀의 뒤를 따르며 깡충깡충 뛰었다. 마치 집에 혼자 있던 어린이가 마침내 엄마를 만난 것처럼 흥분했다.그녀는 설희와 정원에서 놀다가 갑자기 구택의 문자를 받았다. [뭐 하고 있어요?]소희는 잔디밭에 앉아 있다가 이 문자를 받자마자 즉시 고개를 돌려 사방을 둘러보았다. 아마도 가슴이 찔려서 그런지 그녀는 구택이 그녀를 봤다고 생각했다.게다가 낮에 두 사람은 연락이 뜸해서 일이 없으면 아무도 서로를 찾지 않았다.그러니 그가 갑자기 그녀에게 문자를 보낸 것은 매우 수상했다!소희는 한 글자 한 글자 치며 답장했다.[밖에 있어요, 무슨 일 있어요?]구택은 곧 답장했다.[10분 후에 회의가 있어서 잠시 쉬고 있었어요.]소희는 그제야 안심하며 경쾌하게 답장했다.[그래요.]임 씨 그룹, 구택은 소파에 앉아 소희의 "그래요"라는 답장을 보고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그는 오전 내내 바쁘게 일하다 회의하기 전 틈타서 쉬고
"대표님!" 설아는 부드럽고 우아하게 입을 열었다."회의가 곧 시작됩니다!"구택은 그녀의 소리에 고개를 들었고 그 순간 그는 미소를 거두며 평소의 싸늘함으로 변했다."알겠어요!""네!" 설아는 눈빛을 반짝이며 몸을 돌려 가벼운 발걸음으로 나갔다.구택은 핸드폰으로 입력하고 있었다.[일찍 돌아가요, 난 회의하러 갈게요.][넵.]소희는 한 글자만 답장했지만 구택은 무려 1분이나 그 답장을 보았고 그제야 핸드폰을 거두고 자리에서 일어서며 회의실로 걸어갔다.소희는 핸드폰을 잔디밭에 놓고 설희를 안으며 찬바람을 쐬고 있었다. 그녀는 표정이 부드러웠고 입가에 자기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점심을 먹고 나서야 소희는 청원을 떠나 시내로 돌아왔다.어정에 돌아오자마자 그녀는 갑자기 소정인의 전화를 받았다."소희야, 아빠다!"소희는 담담하게 말했다."알아요, 무슨 일이에요?"정인은 웃으며 말했다."이번 주 토요일에 네 할머니가 집에서 생신잔치를 여시는데 내가 너 데리러 갈게.""아!" 소희는 이를 거절할 수 없어 그냥 응답할 수밖에 없었다."아빠가 본가로 가려면 나 데리러 오는 것은 불편하니까 나 혼자 갈게요!""그래, 일찍 오고!" 정인은 당부했다."연이랑 네 설아 언니는 모두 할머니께 선물을 사줬으니까 이따가 내가 너한테 돈 좀 입금해 줄 테니 너도 할머니께 선물을 사주는 것을 잊지 말고."소희가 말했다."나도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이 좀 있어요. 선물을 사기엔 충분하고요.""그냥 받아, 대학생이 여름방학에 아르바이트를 해서 얼마 번다고." 정인은 또 무슨 말을 하려다 다른 화제로 바꿨다."할머니는 액세서리를 좋아하시니 좀 좋은 걸로 사줘."소희는 다른 말 하지 않았다. "알았어요!""그래."전화를 끊자 곧 핸드폰에 입금 문자가 왔다. 소희는 정인이 그녀에게 2000만 원 입금해 준 것을 보았다.소희는 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녀는 밖에서 혼자 살면서 정인은 단지 그녀에게 돈이 필요하냐고 예의상으로 물었을 뿐 그녀
설아가 말했다."우리 집안은 비록 임가네보다 혁혁하지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이름 없는 가문도 아니잖아요. 청첩장 하나일 뿐, 당당하게 보내면 되죠. 만약 무슨 이유를 찾아서 보내면 오히려 우리가 속 좁아 보이잖아요."연경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사상이 비교적 보수적이니 너보다 대범하고 분명하지 못해."설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을 하지 않았다.연경은 가볍게 웃었다."비록 네 할머니의 생신이지만, 나는 그래도 네가 임구택을 초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가 오면 네가 임 씨에서의 지위를 더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게 아니겠니."설아는 갑자기 오늘 오후 대표님 사무실에서 본 그 장면을 떠올리며 가슴이 떨리더니 약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리고 한참 지나서야 그녀는 입을 열었다."할아버지 말이 맞아요. 할머니께서 생신을 쇠는 거니까 오는 사람들도 전부 부인들이잖아요. 대표님이 오는 것은 적합하지 않은 거 같아요. 게다가 내가 대표님 곁에 그렇게 오래 있으면서 대표님은 이런 자리에 참석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뭐야!" 연경은 약간 실망했지만 또 인차 웃으며 말했다."하긴, 임가네 사람만 오면 되니깐. 임가네 노부인이 오면 더 좋지 뭐!""네!" 설아는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내가 한 달 전에 너한테 옷과 주얼리를 주문했는데, 그날 임가네 노부인이 오니까 너는 더욱 대범하게 입어야 해. 제일 좋기는 노부인이 단번에 너를 기억할 수 있도록!"연경은 자신의 딸을 보면서 무척 자랑스러웠다.설아는 얼굴이 빨개졌지만 일부러 비웃었다."엄마, 엄마야말로 좀 대범해 줄래요? 다른 사람은 어떤 여자를 본 적이 없겠어요? 기어코 나보고 다른 사람 앞에 가서 표현하라고 하는데, 날 웃음거리로 만들고 싶은 거예요?"연경은 괴로워하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말이 맞네. 내가 왜 이런다니? 네가 엄마 일깨워 줘서 다행이야!"설아는 담담하게 웃었다."내 일은 걱정하지 마요. 별일 없으면 방으로 돌아갈게요!""그
토요일, 구택은 외출하기 전에 소희에게 오늘 무엇을 하러 가냐고 물었다.소희는 평소와 같은 말투로 대답했다."대학교 친구의 할머니 생신 파티에 가려고요."구택은 그녀를 슬쩍 바라보며 웃으며 말했다."그냥 가는 거 아니고 남의 집 케이크 얻어먹으러 가는 거죠?"소희는 어깨를 으쓱거렸다."겸사겸사요!"구택은 입가에 미소가 짙어지며 그녀를 총애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 친구는 어디에 살아요? 내가 명우더러 바래다주라고 할게요!""아니에요, 택시 타면 돼요!"소희는 대답을 한 뒤 그에게 손을 흔들었다."구택 씨 오늘 해성에 가는 거 아니었어요? 얼른 가요!""알았어요, 저녁에 내가 케이슬에 가서 소희 씨 데리러 갈게요. 기다리고 있어요!" 구택은 그녀의 턱을 쥐고 입술에 입을 맞추고 나서야 일어나서 문을 열고 나갔다.명우는 미리 구택한테 오늘 노부인을 대신해서 소 씨네 노부인에게 생신 선물을 드리러 간다고 말했고 구택은 신경 쓰지 않고 그저 명빈을 데리고 해성에 갔다.소희는 9시 돼갈 때 소 씨네 별장에 도착했는데 별장 안팎에 모두 붉은 초롱과 채색띠가 걸려있어 마치 설 쇠는 듯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하인이 소희를 데리고 거실로 갔을 때 그 안에는 크고 빨간색으로 쓴 “장수하세요”란 글자가 눈에 띄었다.시간은 아직 일러서 손님도 아직 도착하지 않았지만 소 씨네 집안사람들은 모두 도착했고 이때 모두 거실에 앉아 노부인을 에워싸고 웃고 떠들고 있었다.소희가 들어갔을 때 노부인이 짙은 붉은색의 한복을 입고 소파 한가운데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그녀의 제일 가까운 곳에 앉은 사람은 설아와 소연이었고 안에는 사람들로 붐벼 매우 떠들썩했다.진원은 소희를 보고 어색하게 고개를 돌려 못 본 척했다.한 무리의 사람들 중 오직 소찬호만 일어나서 기뻐해하며 말했다."소희 누나 왔어요!"하순희는 자신의 아들을 노려보며 낮은 소리로 꾸짖었다."똑바로 앉아 있지 못해!"거실에 있는 다른 사람들은 여전히 제각기 웃고 떠들며 마치 소희가 보이지
노부인은 케이슬이 뭔지 몰랐지만 모두들 표정이 이상한 것을 보고 얼른 물었다."케이슬은 뭐 하는 곳인가?"순희는 비웃으며 입을 열었다."케이슬은 말이에요, 강성에서 가장 큰 나이트클럽이죠. 명실상부한 재벌 집의 쉼터라고요!"노부인은 갑자기 표정이 가라앉으며 펑 하고 소희의 선물을 책상 위에 떨어뜨리며 소리쳤다."염치없는 놈, 어쨌든 우리 소 씨네 집안의 딸인데 어떻게 그런 곳에 가서 일할 수 있어?"진원은 소희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얼굴은 빨개졌다 하얘졌다 했다. 소희가 그녀에게 창피를 준 것에 대해 미웠고 소희가 왜 그녀의 딸인지에 대해 미워했다. 방금 소희를 보는 눈빛은 어색함이었다면 지금은 완전히 혐오로 변했다!소희는 표정이 태연하고 눈빛은 차분했다."할머니 오해세요. 저는 케이슬에서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어요. 아주 정상적인 일이에요"순희는 비웃으며 말했다."그런 곳에서 일하는데 어떻게 정상이겠어?"정인은 얼른 설명했다."어머니, 소희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줄곧 열심히 사는 아이라고요. 전에는 과외를 했었는데 아마도 여름방학이라 임시로 또 아르바이트를 하나 찾은 거고요. 사실 케이슬에는 이런 평범한 웨이터가 엄청 많아요!"정민은 나른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둘째 형, 소희는 아무리 말해도 형님의 딸인데 돈에 너무 인색하지 마요. 평소에 돈 좀 많이 줘요. 여자애는 부유하게 키워야죠. 고작 돈 때문에 그릇된 길을 가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고요! 케이슬에서 아무도 그녀가 소가네 사람이라는 것을 몰랐으니 다행이지, 만약 알았다면 우리 가문이 얼마나 창피하겠어요!"정인은 안색이 좀 어두워졌다."안심해. 아무도 모를 테니까, 그러니 창피해도 네가 창피할 차례가 아니야!"찬호는 작은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나는 소희 누나 믿어요. 아빠 소희 누나 그렇게 말하지 마요!""넌 뭘 믿고?" 순희는 힘껏 찬호를 뒤로 잡아당겼다."어른이 말하는데 넌 끼어들지 마!"찬호는 입을 오므리고 긴장을 하며 말했다."아무튼 소희 누나는
연경이 나와서 수습했다."소희는 아마도 어머님 기분 좋게 해드리려고 그런 것일 수 있잖아요. 근데 돈은 또 그렇게 많이 없으니까 자신의 아버지한테 달라고 하는 것도 당연하죠."순희는 콧방귀를 뀌었다."기분 좋긴요, 어머님 하마터면 화가 크게 날 뻔했잖아요!"노부인은 혐오스럽게 소희를 힐끗 보았다."오늘 좋은 날이라 모두 기분이 좋으니까 나도 너와 따지지 않겠다. 너 빨리 케이슬의 일 그만두어라. 네 전의 부모님은 널 어떻게 교육했니? 어쩜 이렇게 철이 없어!"하리는 말을 이어갔다."어머님, 잊으셨어요? 소희는 운성에 할아버지 한 분밖에 없잖아요. 부모님도 없으니 당연히 교양도 없죠!"소희는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고개를 들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당신은 어른이니까 이번 한 번만 봐드릴게요!"순희는 키득거리며 웃었다."어머, 네가 나를 봐준다니, 안 봐주면 날 어쩌려고?""소희야!" 정인은 낮은 소리로 호통치며 그녀를 자신의 뒤로 감싸고 순희에게 나지막이 말했다."전에 소희가 어떤 가정에서 자랐든 지금 그녀는 내 딸이야. 지금 그녀가 교양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나를 욕하는 거야?"순희는 멋쩍게 말했다."둘째 도련님도 말을 참, 전 그런 뜻이 아니에요!""됐네!" 해덕이 크게 소리쳤다."이따가 손님이 오실 텐데 너희들이 이렇게 말다툼하면 무슨 꼴이냐? 이게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인 줄 아느냐? 이 일은 모두 꺼내지 말고 나중에 다시 이야기해!"정인은 화를 억누르며 소희더러 자리를 찾아 앉으라고 한 뒤 자신도 앉았다.연경은 하하 웃으며 말했다."자, 별일도 아니니까 화내지들 마요. 오늘은 어머님 생신이니까 모두 기뻐해야 하잖아요. 이따가 촬영하는 사람이 와서 사진을 찍어야 하니까 모두 웃어요! 아 참."연경은 하인을 불렀다."장 씨 아줌마, 문밖에 가서 기다려. 설아가 사진작가님을 청했거든. 그는 국내 일류의 사진작가인데 전문적으로 잡지와 톱스타를 위해 사진을 찍는다지 뭐야. 그도 우리 설아 체면을 봐서 스케줄을 미루고 온
순희는 농담을 하며 말했다."다른 사람은 몰라도 우리 설아는 임 대표님 곁에 잘나가는 비서잖아, 말 한마디만 되는 걸 가지고!"시연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엄마, 누가 임 씨 그룹에 들어간데요? 왜 남한테 무시당하려고 작정을 하는 건데요. 난 언젠간 북극에 들어갈 거라고요!"연경은 안색이 어두워졌다."시연아 너 지금 그게 무슨 말이야? 우리한테 무시를 당하다니, 한 집안 식구들끼리 왜 굳이 말을 그렇게 하는 거야!"순희가 말했다."시연은 원래 말을 그렇게 하잖아요, 형님도 신경 쓰지 마세요!"이때 줄곧 말을 하지 않던 진원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시연아, 너 북극 디자인 작업실에 가고 싶은 거야? 우리 연이한테 말하지 그래! 연이가 거기서 일하는데"모두들 멈칫하더니 일제히 소연을 바라보았다.소연은 수줍게 미소를 지었다."북극 작업실에 간 지 한 달 정도 됐어요, 아직 인턴이에요. 근데 시연이 오고 싶다면 나는 시연을 도와 인사 쪽 상황을 살필 수 있어요."순희는 놀라며 말했다."소연이가 북극에서 일한다고?"소연은 옅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네!"시연은 안색이 점점 더 보기 흉해지며 눈빛에는 질투가 묻어났지만 더욱이는 부러움이었다. 북극에 가는 것은 그녀의 꿈이었고 심지어 이미 일종의 집착으로 변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녀도 설백현한테 속지 않았을 것이다."연이 정말 대단하네!"순희는 칭찬하며 웃는 듯 마는 듯 말했다."우리 시연보다 훨씬 출세했는걸!"연경은 담담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우리 소연의 재능이라면 스스로 작업실을 열어도 충분할 텐데 왜 남 밑으로 들어가서 일하는 거야?"진원은 웃었다."원래 우리 연이한테 작업실 하나 차려주고 싶었지만 연이가 방금 졸업해서 경험이 부족하다고 먼저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했지 뭐예요. 경험을 쌓으려면 당연히 가장 좋은 곳에 가야 하는 거 아니겠어요? 그래서 북극으로 갔죠."소연은 말을 하지 않았다. 오직 그녀 자신만이 알고 있었다. 그녀가 북극에 간 것은 진석을 보기
소연은 얼버무리며 말했다."King은 작업실에 별로 오지 않아서 나도 멀리서 한 번 본 적밖에 없어. 그는 남자야. 아마 30대 정도 될걸!"그녀는 북극 작업실이 King과 진석이 함께 설립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King도 당연히 남자라고 생각했다.소희는 찬호와 한창 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이 말에 고개를 들어 소연을 한 번 보았다."남자라고요?"시연은 다소 의외였다. King의 디자인은 섬세하고 대담해서 사람들은 줄곧 King의 성별에 대해 추측해왔다. 시연은 King이 여자라고 생각했지만 이것은 King에 대한 그녀의 동경에 대해 조금의 영향도 주지 않았다."소연 언니, 다음에 또 King을 만나면 나 대신 사인 좀 받아줄래요?"소연은 입술을 오므리고 웃었다."좋아, 만나면 내가 사인해달라고 할게!"시연은 일어나서 소연의 곁에 앉아 주동적으로 그녀에게 주스 한 잔을 따랐다. 그리고 그녀는 보기 드물게 상냥한 말투로 말했다."연이 언니, 북극에서 또 디자이너 모집한다면 미리 나한테 알려줘요."시연은 줄곧 오만해서 다른 사람과 친해지는 것을 싫어했다. 근데 이렇게 한 사람의 비위를 맞추는 것은 처음이었다.진원은 더욱 체면이 섰다."언제 시간 되면 네 소연 언니더러 널 데리고 북극에 한 번 가보라고 해."그러자 시연은 무척 기대하며 물었다. "그래도 돼요?"소연은 담담하게 웃었다."작업실은 일반적으로 외부인이 들어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지만 만약 기회가 된다면 꼭 너 데리고 가볼게!""고마워요, 연이 언니!" 시연은 감격에 겨워 말했다."약속한 거예요!"순희는 웃으며 말했다."우리 시연이는 나한테 이렇게 다정한 적도 없는데. 이 두 자매는 사이가 참 좋아졌네요!"진원은 웃으며 말했다."시연이 최근에 많이 자란 거 같은데? 철도 들고, 성격도 좋아졌어!"시연은 다른 사람이 그녀를 평론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진원이 소연의 어머니라는 것을 생각하니 진원에 대해서도 짜증을 내지 않고 그저 살짝 웃으며 말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