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619화

“그럼 계속 수업 들어.”

시언은 말을 마치고 스케치북을 들고 자리를 떴다.

아심은 그의 당당하고 도도한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자신의 스케치북을 펼쳐보았고, 그 안에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한쪽 옆얼굴의 스케치가 있었다.

도도희가 다가오며 물었다.

“여기 앉아서 수업 듣는 게 어땠어?”

아심은 스케치북을 접으며 부드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편안했어요. 더 두세 번은 듣고 싶어요.”

도도희가 웃으며 물었다.

“어렸을 때 학교 다닐 때 느낌이 다시 난 거야?”

“난 학교에 다닌 적이 없어서 이게 새로워요.”

아심이 대답하자, 도도희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학교에 다닌 적이 없어?”

“이렇게 교실에 앉아서 뭔가를 배운 적이 없어요.”

도도희는 갑자기 아심의 과거가 궁금해졌지만, 아심이 쉽게 속마음을 드러내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럼 이번 기회에 어린 시절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채워보자.”

“네.”

아심은 고개를 끄덕였다.

...

시언은 교실을 나와 복도에서 마주친 한결을 보았다. 한결은 손에 국어 교재를 들고 있었다.

“시언이 형!”

한결이 환한 미소로 인사하자, 시언은 살짝 눈썹을 올리며 물었다.

“다음 수업이 한결 씨 수업인가요?”

“맞아요!”

한결은 웃으며 말했다.

“아이들에게 국어를 가르치고 있어요.”

시언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말없이 2층으로 향했다.

10분 후, 한결이 교실로 들어와 아심이 뒤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웃었다. 학생들이 소란을 피우지 않게 하려고 한결은 아심에게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한 후, 수업을 시작했다.

아심도 국어책을 한 권 꺼내고, 앞에 앉은 학생에게서 공책과 펜을 빌려 주한결의 지시에 따라 책의 23페이지를 펼쳤다. 23페이지에는 경치를 묘사한 한 편의 시가 실려 있었다.

아심은 수업에 집중하며 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었다. 그러던 중, 뒷문이 열리더니 익숙한 발걸음 소리가 그녀의 옆자리로 다가왔다.

고개를 돌리자, 시언이 이미 자리에 앉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