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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1화

강시언은 담요를 테이블 위에 두고, 축음기를 끄며 말했다.

“이모가 방금 전화했어. 저녁 준비가 다 됐으니까 우리 가자고 하시네.”

“그래요!”

아심은 자리에서 일어나 책을 제자리에 돌려놓았다.

“가죠!”

서로에게 미묘하게 느껴졌던 친밀감은 어둠이 내리자마자 사라졌다. 두 사람은 앞뒤로 나란히 계단을 내려갔다.

계단 아래로 몇몇 아이들이 노는 모습이 보였는데, 시언을 보자마자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겁에 질린 듯 꼼짝도 하지 못하는 모습에 아심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참, 저 사람은 태생적으로 남들과 어울리기 힘든 아우라를 타고났구나.’

아심이 웃는 소리를 들은 시언은 그녀를 힐끔 돌아봤다. 왜 웃는지 짐작한 듯했으나, 입술을 꾹 다문 채 성큼성큼 발걸음을 옮겼다.

날씨는 따뜻했다. 춥지도, 덥지도 않았다. 저녁은 도도희가 머무는 별장 앞 잔디밭에서 준비되었다. 아심과 시언이 도착했을 때, 도도희의 제자들 몇몇이 식사 준비에 한창이었다.

길게 놓인 식탁 위에는 다양한 요리와 함께 와인이 준비돼 있었다. 식탁에 놓인 음식은 이곳 요리사들이 만든 것이 아니라, 마을에서 공수해 온 것처럼 보였다. 아심은 지난번 이곳에서 먹었던 해산물 무전을 발견하고 웃음을 지었다.

“와, 정말 예쁜 분이시네요!”

한 여자가 커다란 양다리 구이를 들고 나와 식탁에 올려놓은 뒤, 아심 쪽으로 달려왔다. 그녀는 앞치마에 묻은 기름을 손으로 대충 닦아낸 뒤, 아심에게 손을 내밀었다.

“안녕하세요! 기주현이에요.”

아심도 손을 내밀어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강아심이예요.”

주현은 동그란 눈에 동그란 얼굴을 하고 있었고, 티셔츠에는 유화 물감이 잔뜩 묻어 있었다. 밝고 활기찬 모습이었다.

“주한결 선배가 도도희 선생님 친구분이 정말 예쁜 사람이라고 했거든요. 저는 그냥 평소처럼 과장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진짜 천상에서 내려온 미녀시네요!”

아심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칭찬해 줘서 고마워요!”

이때 시언이 다가오자 기주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와, 천상에서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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