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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09화

“그럼 나는 안 만날래요!”

시언은 단호하게 거절하자 강재석이 말했다.

“멀리서 일부러 찾아온 분인데, 우리 둘 다 만나지 않으면 예의가 아니지. 그냥 얼굴 한 번 보는 거야, 너한테 뭘 하라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시언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렇게 정중하게 찾아온 거라면, 저는 더더욱 만나지 않을 거예요.”

강재석은 시언을 설득하지 못해 조금 초조해졌다.

“너는 내가 말하는 것도 안 듣는구나?”

시언은 단호했다.

“다른 건 다 괜찮지만, 이건 안 돼요!”

“너 이 자식!”

강재석은 갑자기 꽃병에 꽂힌 깃털 먼지떨이를 집어 들고 때릴 듯이 자세를 취했다.

“네가 삼각주에서는 진언이지만, 집에서는 내 손자야. 말을 안 들으면 때릴 거야!”

시언이 막 말을 하려던 찰나, 뒤에서 웃음을 참는 소리가 들렸다. 시언이 고개를 돌리자, 강아심이 문 앞에서 웃음을 참으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심이 돌아서서 웃음을 참으려는 모습을 보고 시언은 점점 얼굴이 어두워졌다. 자신의 이미지가 완전히 망가진 것이다.

“아심아, 들어와라!”

강재석이 웃으며 부르자 아심은 들어오며 말했다.

“할아버지, 저를 부르셨어요?”

“그래, 아심아. 네가 시언이랑 같이 가라.”

강재석은 아심이 사랑스럽다는 듯 말했고 그 말에 시언은 잠시 멈칫하며 물었다.

“데려가라고요?”

그러자 강재석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 아심이랑 같이 가.”

시언은 할아버지를 보며 어이없어했다.

“왜 미리 말하지 않으셨어요?”

“미리 말하면 아심이가 재밌는 장면을 못 보잖아?”

강재석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말하자 시언은 할 말을 잃었다. 아심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손으로 입을 가리며 돌아섰다. 원래는 너무 편하게 웃고 싶지 않았지만, 참을 수가 없었다. 정말 귀여운 할아버지였다. 시언은 시간을 확인하고 말했다.

“거기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오면, 아마 해가 질 거예요.”

“걱정 마라, 내일 돌아와도 늦지 않아.”

강재석이 웃으며 말하자 시언은 고개를 끄덕이며 아심에게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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