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석에 앉은 강아심은 목도리를 조금 느슨하게 풀었지만, 벗지는 않았다. 길을 가며 아심은 영화 속 장면들이 떠올라, 강시언에게 묻기 시작했고 시언은 하나하나 답해주었다. 이에 아심은 놀란 표정으로 시언을 바라보며 물었다.“집중 안 했죠?”시언은 담담하게 되물었다.“뭐라고?”아심은 시언을 똑바로 바라보며 다시 물었다.“나랑 키스할 때, 집중 안 했죠?”두 사람이 똑같은 행동을 했는데 왜 아심은 모르는 장면을 시언이 알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자 시언은 아심을 힐끔 보며 말했다.“밀크티도 취하게 할 수 있나?”아심은 입술을 굳게 다물고 웃으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한 손으로 턱을 괴고 새벽의 강성을 바라보며 눈빛이 부드러워졌다....집에 도착하자마자 문을 열자마자 아심이 시언을 뒤에서 꽉 끌어안았고 시언은 바로 뒤돌아 아심을 벽으로 밀어붙이며 뜨거운 키스를 하였다. 아심은 시언의 쇄골을 키스하며 손을 셔츠 안으로 넣고는 요염한 목소리로 말했다.“오늘 밤도 목욕시켜 줘요.”아심은 시언을 애교 섞인 눈빛으로 바라보며 물었다.“어때요?”시언은 숨이 거칠어지며 오늘의 아심이 특별히 다르게 느껴졌다. 마치 열일곱 살 이전의 장난꾸러기 소녀로 돌아간 듯, 장난치고 애교를 부리는 진짜 소녀 같았다. 그러고는 아심을 안고 침실로 걸어가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목욕만?”아심은 고개를 들어 머리를 올리고 있던 핀을 풀자, 곱슬머리가 흘러내리며 더 나른하고 매혹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아심은 시언의 어깨를 끌어안고 귀에 속삭였다.“하루 종일 내 곁에 있어 준 대가로 보답해 줄게요.”아심의 말에 시언은 피식 미소를 지으며 셔츠 단추를 풀며 안전하지만 사뭇 빠른 걸음으로 안에 들어갔다....다음 날 아침, 해가 막 떠오를 때 아심은 일찍 일어났고 반쯤 감긴 눈으로 잠든 시언을 바라보았다. 시언의 시원시원한 눈썹, 콧대, 얇은 입술까지 자세히 살펴보고 머리에 새겼다. 한참을 바라본 후 아심은 조심스럽게 일어나 시언을 깨우지 않으려 노력했다. 이윽
아심은 강재석이 전화를 끊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긴장한 탓에 심장이 빠르게 뛰고 손가락 끝이 저려왔다. 아심은 강재석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었다. 소문에는 성격이 못되고 차갑다고 했지만, 전화 목소리는 정말 다정했다.아심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강재석의 말이 아직도 여운에 남았다. 자기를 집으로 데려오라고 전해달라는 그 말에 아심은 가볍게 미소 지으며 얼굴을 닦고 돌아섰다. 아침을 준비한 아심은 침실로 돌아가자 시언은 옷을 입고 있었다. 이에 아심이 다가가 셔츠 단추를 채워주며 말했다.“미안해요, 아까 당신 전화를 잘못 받았어요. 당신 할아버지한테서 전화 왔어요.”아심의 말에 시언은 잠시 멈칫하더니 물었다.“할아버지?”“네.”시언은 침착하게 말했다.“알겠어. 잠시 후에 전화할게.”“그러면 먼저 전화하세요.” 아심은 마지막 단추를 채우고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나는 식탁에서 기다릴게요.”“응.”시언은 휴대폰을 꺼내 통화 기록을 확인했는데 아심과 강재석이 약 2분 정도 통화한 기록이 있었다.‘뭘 말했을까?’시언은 깊은 생각에 잠기며 전화를 걸었다. 한 네 번 정도 울리자 전화가 연결되었고, 강재석의 기운이 넘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오, 깨어났구나!]이에 시언은 이마를 살짝 잡으며 말했다.“여기 좀 일이 있어서, 며칠 후에 갈게요. 도경수 할아버지께도 대신 말씀해 주세요.”[내가 방해한 거 아니냐?]강재석이 웃으며 묻자 시언은 침착하게 대답했다,“아니에요.”[그 아가씨는 매우 예의가 바르고, 너를 아주 신경 쓰는 것 같더라. 착한 아이 같아.]시언은 창가에 서서 그런지 밝은 햇살에 차가운 눈빛이 조금 부드러워졌다. 그러고는 미소를 지으며 생각했다. ‘착하다고? 계단만 있으면 지붕까지 올라가겠다고 하는 말괄량이인데!’하지만 시언은 담담하게 말했다.“일이 좀 있어서, 며칠 동안 함께 있을 거예요.”[물론이지, 두 달이라도 괜찮다.]강재석이 매우 기뻐하자 시언은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그 아가씨가
“이거?” 시언은 185cm 이상의 키로 쉽게 손을 들어 찬장을 열고 말한 대로 후추를 꺼내서 건넸다.“고마워요!” 아심은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구멍 뚫린 스푼도 좀 꺼내줘요.”‘구멍 뚫린 스푼?’시언은 여러 종류의 스푼을 보고 아심이 설명한 대로 구멍 뚫린 스푼을 꺼내서 건네자 아심이 밝게 웃으며 칭찬했다.“와우, 정말 대단한데요? 제대로 골랐어요!”이에 시언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그렇게 생활 상식이 없다고 생각해?”아심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그렇지 않나요?”시언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지만 반박하지 않았는데 그도 그럴 것이 이 모든 것이 시언에게는 매우 낯설었다. 시언은 한때 이런 일상적인 생활을 두려워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 속에 있으니 모든 것이 자연스러웠다.아침에 일어나서 누군가와 함께 주방에서 아침을 준비하고, 함께 먹고, 함께 나가서 일을 하는 것이 생각했던 것만큼 지루하고 무미건조하지 않았다. 주방에서 나는 진한 음식 냄새와 여자에게서 나는 은은한 향기가 어우러졌다. 그 두 가지가 완전히 다른 향기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예를 들면, 아심이 요리하는 모습을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심의 우아하고 부드러운 기질과 주방의 음식 냄새는 어울리지 않는 듯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두 가지가 절묘하게 어울리고 있었다. 아심은 불을 끄고 웃으며 부드럽게 말하며 국을 담아 시언에게 건넸다. “이건 당신 거예요.”시언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국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아심은 삶은 달걀과 샌드위치를 준비했는데, 모두가 예쁘게 플레이팅되어 있어 자신처럼 언제나 눈길을 사로잡았다. 국을 한 모금 마시고는 아심은 물었다. “제가 받은 전화가 당신에게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겠죠?”“문제없어.”시언이 괜찮다고 하자 아심은 그제야 안심이 되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다행이네요!”그러고는 잠시 멈칫하더니 말을 이었다. “오늘도 저의 보디가드 해줄 거예요?”“응.”무심한 듯
“점심으로 뭐 먹을래요?” 아심의 피부는 옥처럼 부드럽고, 약간의 부드러운 빛을 띠고 있었으며, 핑크빛 입술은 탐스러워 보였다. 강시언도 사람인지라, 아심의 손을 잡아 무릎에 앉히고 입술을 잠깐 탐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난 가리는 게 없어. 네가 고르면 돼.”아심은 눈빛이 약간 흐려지며, 촉촉해진 입술이 더욱 부드럽게 보였다. 아심은 시언의 어깨에 몸을 기댔는데 부드럽고 아름다운 곡선을 지닌 몸이 시언의 품에 안긴 모습이 한폭의 그림과도 같았다. 아심은 시언의 심장 소리를 들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가리는 게 없다고 했지만, 싫어하는 음식은 절대 먹지 않아.’아심은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들어 웃으며 말했다. “해산물 먹어요. 해산물을 정말 잘하는 가게가 있어요.”“응, 네가 정해.”아심이 선택한 장소는 셸은 이었고 내비게이션을 켜자 시언은 차를 몰았다. 음식을 주문할 때, 아심은 와인 한 병을 주문하자 시언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오후에 일 안 해?”“네, 오후에는 떙땡이 치고 쇼핑 갈 거거든요.”“쇼핑?”“그럼요, 사장이 된 이후로 한 번도 보디가드를 데리고 쇼핑할 생각을 못 했거든요. 이제 보디가드가 생겼으니 이 기회를 당연히 잘 활용해야죠.” 아심은 장난기 섞인 눈빛으로 말했다. “이 기회에 써먹을 수 있는 가치는 쥐어짜 내서라도 써먹어야죠.”결연한 표정을 하고 있는 아심에 시언은 미소를 지으며 차를 마시고는 은근히 즐기는 듯 미소를 지었다. 식사를 마치고 아심이 화장실에서 화장을 고치러 간 사이, 직원이 과일을 가져왔고, 시언은 그사이에 계산했다. 와인이 비싸서 1400만 원이 넘었지만, 아심은 반도 마시지 않았다. 그래서 직원이 시언의 의견을 묻더니 와인을 킵해 두기로 했다. 아심이 돌아와서 계산하려고 보니 시언이 이미 계산을 마쳤다고 하자 눈살을 찌푸리며 시언을 바라보았다. “왜 나 안 기다렸어요?”그러자 시언은 담담하게 아심을 보며 말했다.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 있어?”아심은 와인을 조
아심은 만족스러워하며 말했다. “괜찮네요.”직원은 소파에 앉아 있는 남자를 바라보며 웃었다. “저분이 고객님의 남자친구인가요? 저희 매장에는 이 코트와 같은 디자인의 남성용도 있어요. 컬러가 블랙인데, 남자친구분을 위해 한번 보실래요?”“커플룩인가요?”“네, 맞습니다.”“그럼 한 벌 가져와 주세요.” 아심은 사이즈를 알려주며 말했다. “먼저 볼게요!”이에 직원은 바로 같은 디자인의 코트를 가져왔고 아심은 슥 한번 보고는 말했다.“두 벌 다 포장해 주세요.”“고가의 맞춤형 제품이라 교환이 안 되는데, 남자친구분이 입어보시는 게 어떠세요?”하지만 아심은 따뜻하게 웃으며 말했다. “입어보지 않아도 돼요.”시언의 옷 사이즈는 아심이 누구보다 잘 알았다.“알겠습니다. 결제 도와드리겠습니다.” 직원은 이 커플을 부러워하며 말했다.한편, 시언은 잡지를 보다가 휴대폰이 진동하자 메시지를 하나 답장했다. 그때 누군가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강시언?”시언은 고개를 돌려 반짝이는 눈으로 바라보자 방설윤이 다가오며 꽤 그윽한 시선으로 시언을 바라보았다. “정말 너구나!”시언은 일어서며 말했다. “오랜만이야.”설윤은 순간 눈을 떼지 못하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 별로 변하지 않았네!”변했을지도 몰랐는데 시언의 이목구비는 여전히 선명하고, 차가운 기질은 예전보다 더 강해졌다.“너도 그래.” 시언이 담담하게 말하자 설윤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실 며칠 전 강훈석이 네가 강성에 왔다고 전화했어. 다 같이 모이자고 했는데, 내가 출장 중이어서 못 갔어.”시언은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제대 후에는 연락이 없었는데, 그동안 뭐 하고 지냈어?”“해외에서 작은 사업을 하고 있어.”설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또 해외로 나갈 거야?”시언이 아직 말하지 않았는데, 뒤에서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친구 만났어요?”설윤은 시언의 뒤를 바라보며 아주 아름다운 여자를 보았다. 아심은 아주 젊고 순백색 양털 코
강훈석은 약간 놀랐다. [둘이 그렇게 빨리 만났어?]“우연히 만났어!” 방설윤은 조소하며 말했다. “강아심이랑 함께 있더라고.”훈석은 설윤의 어조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고 물었다. [너 아심 씨를 알아?]“우리 아빠 회사가 그 사람의 회사와 한 번 협력한 적이 있어서 이름을 들어본 적 있어. 역시 소문대로 아주 예쁘더라.”훈석은 설윤의 어조에서 약간의 질투를 느꼈는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너 아직도 시언이 형을 못 잊은 거 아니야?]“못 잊고 못 잊고가 뭐가 중요해. 날 좋아하지 않잖아. 그냥 웃긴 건 천하의 강시언이 어떻게 살았길래 여자가 옷을 다 사줘? 정말 웃겨!”[네가 오해한 거겠지. 시언이 형은 그런 사람이 아니야. 그리고 형이 너보다 나이가 많은데 왜 반말해?]“미안한데 나는 예전부터 나는 반말했어. 그리고 그동안 못 봤으니까, 사람이 달라졌을 수도 있어!”설윤은 냉랭하게 말했다. “나 바빠서 끊을게.”[그래, 시간 나면 같이 보자.] 훈석은 예의상 말했다.“그러면 그때 보자.”설윤은 전화를 끊고는 다시 시언이 떠난 방향을 바라보며, 휴대폰을 쥔 손을 꽉 쥐었는데 갑자기 아주 큰 불만이 생겼다.그날 밤.시언은 샤워를 마치고 발코니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설윤의 전화를 받았다. 설윤은 굉장히 차분하게 말했다. [오늘 너를 봐서 정말 놀랐어. 우리 이번 생에 다시는 못 만날 줄 알았거든.]시언의 눈빛은 호수처럼 깊었고, 냉담하게 말했다. “세상이 이렇게 좁으니까, 만나는 게 이상하지 않지.”설윤은 웃으며 옛 친구와 대화하듯 말했다. “나 아직 결혼 안 했어. 남자친구 몇 명 사귀었지만 다 맞지 않아서 결국 끝났어. 너는?]“없어.”이에 설윤은 낮게 웃으며 말했다. [우리 모두 똑같네. 구속되기 싫어하는 거지.]시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설윤이 계속해서 말했다. [너 어디야? 나와서 한잔하자. 내가 살게.]“괜찮아.”그 순간, 아심이 다가와 뒤에서 시언을 안았다. 아심은 얇은 실크 잠옷을
아심은 시언을 끌어안고 발끝을 들어 응답하자 시언은 바로 아심을 들어 올려 침대로 향했다. 안방에 도착하자 아심을 침대에 내려놓고 몸을 굽혀 입 맞추며 물었다.“아까 나 뭐라고 불렀어?”아심은 눈에 봄빛을 담고 요염하게 시언을 바라보며 낮게 말했다. “다른 사람은 부를 수 있는데, 나는 안 돼요?”시언이 대답하기 전에 아심은 고개를 들고 순진한 표정을 지었다. “싫으면, 앞으로 안 부를게요.”“싫어!” 시언은 입맞춤을 멈추지 않으며 말했다. “다른 사람이 부르는 호칭은 부르지 마. 그냥 앞에 글자를 빼고 불러 봐.”아심은 눈을 굴리며 부드럽게 말했다. “오빠.”“응.” 시언은 낮고 쉰 목소리로 대답하며 더 강하게 입 맞추었고 아심은 마음속에 따뜻한 감정을 느끼며 더욱 열정적으로 응답했다....한편, 방설윤은 전화가 끊긴 것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며, 얼굴이 어두워지고 분노가 치밀었다.‘한낱 별 볼 것 없는 여자가 내 남자를 뺏으려 하다니!’과거에 설윤은 시언에 첫눈에 반해 시언의 모든 것을 사랑했다는 사실은 전 부대에 알려졌었다. 설윤은 시언의 숙소까지 찾아가면서 쫓아다녔지만, 시언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설윤은 송년회에서 시언에게 고백했지만, 시언은 아무런 표정도 보이지 않고 돌아서서 떠났다. 그때 설윤은 많은 사람 앞에서 창피를 당했고, 홧김에 임성현과 사귀기로 결정했다.이후 성현이 전역하고 설윤은 성현은 함께 강성으로 돌아왔지만, 성현이 여러 여자와 문어 다리를 걸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로 두 사람은 크게 싸운 끝에 헤어졌다. 그 이후로 설윤은 몇몇 남자 친구를 사귀었지만, 모두 무의미하게 끝났다.며칠 전 강훈석이 전화를 걸어 시언이 강성에 왔다고 했을 때, 시언의 이름을 듣고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후 설윤은 일을 하면서도 마음이 계속 흔들렸다. 그래서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서둘러 돌아왔고, 마침내 시언을 만나게 되었다.시언을 본 순간, 설윤은 왜 이 몇 년 동안 어떤 남자도 마음
다음 날.강아심과 강시언이 함께 점심을 먹고 돌아와 차에서 내리자, 다섯 명에서 여섯 명의 남자들이 그들을 향해 다가오며 아심을 불쾌하게 쳐다봤다. 스쳐 지나가는 순간, 한 남자가 아심의 다리를 만지려 했다.이에 아심은 남자의 손을 쳐내며 차갑고 아름다운 얼굴로 한 대 때렸다. 맞은 남자는 한 걸음 물러나 아심을 노려보며 동료들에게 말했다. “잡아!”하지만 시언은 아심을 뒤로 잡아당기며, 다가오는 남자의 팔을 잡아 태양혈에 주먹을 날렸다. 이에 남자는 바로 정신을 잃고 뒤로 물러나 넘어졌다. 시언의 움직임은 번개처럼 빠르고 강력해서 상대방이 제대로 볼 틈도 없었다. 상대방의 나머지 사람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함께 달려들었다. 시언은 한 손으로 아심을 잡고도 다섯 명을 여유롭게 상대했고 아심은 시언의 뒤에서 태연하게 서 있었다. 그저 가끔 한 대씩 때렸는데, 시언처럼 날카롭고 강하지는 않았지만, 정확하고 힘이 있었다.한동안 고통스러운 비명이 주차장 전체에 울려 퍼졌고, 아무도 가까이 가지 못했다. 곧 여섯 명 모두 바닥에 쓰러졌고, 그중 한 명은 차 뒤로 굴러떨어지면서 주머니에서 칼을 꺼내 자기 다리에 찔렀다. 다리에 찌르고도 부족하다고 생각했는지, 단호하게 자기 복부에도 한 번 더 찔렀다.피가 빠르게 흘러나왔고, 남자는 고통을 참으며 밖으로 기어 나갔다. 그와 동시에 주차장의 입구에서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시언과 아심은 눈을 마주치며 서로 차가운 눈빛을 주고받았다. 시언은 아심의 손을 놓고 차 문을 열며 말했다.“안에서 앉아 있어. 내가 말할 때까지 나오지 마.”아심은 시언의 말에 그저 시언을 바라보며 움직이지 않았다.“가, 말 잘 들어.” 시언은 아심의 머리를 쓰다듬자 아심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에 타고 문을 닫았다. 그리고 유리창을 통해 시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경찰차가 도착하자, 시언에게 맞은 사람들이 당황한 표정으로 차에서 내린 경찰에게 달려갔다.“살인 사건이 발생했어요!”“누군가가 사람을 죽였어요!”“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