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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2화

도경수는 눈을 부릅떴다.

“너는 낮에 네가 결정할 수 있다고 했잖아.”

이에 강재석은 당당하게 말했다.

“그건 너랑 같이 바둑을 두기 위해서였어. 넌 정말 그걸 믿었어?”

도경수는 말문이 막히자 강재석은 웃으며 말했다.

“사실, 내 손자 강시언의 성격을 너도 잘 알잖아. 양재아가 시언한테 상처를 받을까 봐 걱정돼.”

“걱정 없어. 재아를 너희 집에 보내면 난 안심이 돼!”

도경수는 험악하게 말하자 강재석이 비웃었다.

“넌 막 찾은 양손녀를 급하게 시집보내려는 게 무슨 속셈이지?”

“난 그저 재아를 위해 미리 정해 두려는 거야. 결혼 문제는 천천히 해도 돼.”

“걱정하지 마, 내 손자는 여자친구가 없어. 하지만 일단 네 딸이 돌아와서 유전자 검사를 하는 게 먼저야.”

강재석이 유전자 검사 얘기를 하자 도경수는 입을 꾹 다물었다. 계단 위에서 새 옷을 입고 내려가려던 재아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가만히 입술을 깨물었다. 그러고는 눈빛을 번쩍이며, 다시 위로 올라갔다.

...

아심은 메시지를 보낸 후 목욕했다. 목욕을 마치고 나왔지만 시언에게서 답장이 오지 않았다. 이윽고 술 한 잔을 따르고 소파에 앉아 유니콘 인형을 안고 모바일 게임을 하면서 술을 마셨다.

두 번 연속으로 게임에서 지고 술이 다 떨어지자, 아심은 휴대폰을 던지고 방으로 돌아가려 했다. 그리고 막 일어서려는 순간, 초인종이 울렸다.

아심은 돌아보며 잠시 멈칫했다가 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자, 시언이 검은색 외투를 입고 문 앞에 서 있었다. 시언의 차가운 분위기는 바깥 공기처럼 냉랭했기에 샴페인 색 실크 슬립 원피스만 입고 있던 아심은 몸이 떨렸다. 그래서 한발 물러서며 말했다.

“빨리 들어와요, 너무 추우니까!”

시언이 안으로 들어오자, 아심은 그에게 지난번의 슬리퍼를 내주었다. 시언이 돌아서서 신발을 갈아 신을 때, 아심은 뒤에서 백허그를 했다. 아심의 손은 검은 외투를 넘어 시언의 허리를 감싸고, 셔츠 단추를 풀며 뱀처럼 유연하게 품으로 파고들려 했다.

시언은 돌아서서 외투를 벗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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