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악수를 했다. 도운박 옆에 있던 여인은 소희를 바라보며 손을 내밀어 부드럽게 웃었다."안녕하세요, 난 마은설이라고 해요, 은설이라 부르면 돼요."소희는 손을 뻗어 그녀와 가볍게 악수했다. "소희라고 해요!"구택은 담담하게 말했다."어젠 일이 있어서 오늘에야 왔네요. 실례했다면 도 대표님께서 양해하시길 바라요."운박은 겸손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럴 리가요. 이 별장은 먹고 마시고 노는 것까지 다 갖추었으니 보름 동안 있어도 우리는 귀찮아하지 않을 거예요. 우리 은설은 아주 신이 났어요. 경성으로 돌아간 후 자신에게도 이런 별장 하나 지어달라고 난리에요. 이건 정말 나를 난처하게 만들었다니깐요!"소희는 인차 알아차렸다. 이 별장은 구택의 것이었고 그는 이 도운박이라는 사람과 이곳에 와서 비즈니스를 하러 왔다.운박은 경성 말을 하고 있었고 그의 말을 들어보면 그들도 경성에서 온 것이 분명했다. 이 두 사람은 왜 굳이 운성에서 비즈니스에 대해 얘기를 하는 걸까?"그럼 비즈니스 합작이 성사되면 도 대표님도 여기서 며칠 더 묵으시죠." 구택의 목소리는 평온했다."나는 먼저 소희 씨를 데리고 쉬러 갈게요. 이따 도 대표님을 찾으러 가죠.""그래요, 임 대표님은 먼저 소희 양을 잘 챙겨주고 우리 이따가 다시 만나요." 운박은 담담하게 소희를 보며 온화하고 우아하게 미소를 지었다.소희는 태연하게 구택을 따라 앞의 별장으로 걸어갔다.화려하고 웅장한 유럽식 별장에는 단정한 차림의 하인들이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이 들어가자마자 하인들은 무릎을 반쯤 꿇고 슬리퍼를 꺼내 두 사람에게 갈아 신어 주었다.구택은 줄곧 그녀의 손을 잡고 짙은 색의 마룻바닥을 밟으며 위층으로 걸어갔다.거실과 긴 복도를 지나 구택은 침실의 문을 열고 그녀를 데리고 들어갔다. 침실은 아주 컸고 바닥에는 아주 두꺼운 카펫이 깔려있었다. 옅은 남색의 벽지, 꽃을 조각한 큰 침대, 정교한 크리스털 샹들리에...... 바람에 휘날리는 흰색 커튼을 통해 그녀는 바깥의
구택은 침대 옆에 앉아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입술을 머금고 가볍게 키스했다. 바람은 살며시 불어들어오며 커튼을 가볍게 들어 온화하고 고요한 분위기를 만들었다.남자는 검은색 셔츠를 입고 있었고 소희의 눈처럼 하얀 피부와 서로 대비가 되며 완벽하게 어울렸다.소희는 재빨리 눈을 뜨며 잠에서 덜 깬 눈으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여리고 순수한 모습에 남자는 키스를 참을 수 없었다.소희는 손을 뻗어 남자의 어깨를 잡고 고개를 들어 몸으로 응답했다.한참 지나 남자는 살짝 일어나며 부드러운 눈빛으로 물었다."배 안 고파요? 같이 밥 먹으러 가요."소희는 그의 품 안에서 얼굴을 비비며 부드럽게 대답했다."네."구택은 부드럽고 온순한 그녀의 모습을 보며 참지 못하고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는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일어나 옷방으로 가서 그녀에게 옷을 찾아주었다.구택은 옅은 민트색의 긴 드레스를 골랐는데 퍼프소매에 발목까지 닿는 길이의 드레스는 그녀를 대범하면서도 귀여움을 잃지 않게 만들었다.소희는 화장을 할 필요가 없어 그냥 가볍게 머리만 빗고 옷을 갈아입고 구택과 함께 외출했다.점심은 별장의 호텔에서 먹었다. 운박과 은설은 이미 그곳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낮은 소리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두 사람이 문에 들어서는 것을 보고 은설은 즉시 일어나 다정하게 소희의 팔을 잡았다."방금 내가 소희 씨 찾아가려고 했는데, 임 대표님이 소희 씨가 휴식하고 있다고 해서 방해할까 봐 찾아가지 못했어요."소희는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미안해요.""미안하긴요." 은설은 매력 있게 웃었다."나는 단지 부러울 뿐이에요. 임 대표님이 소희 씨를 이렇게 잘 챙겨줘서."운박은 농담으로 말했다."내가 은설 씨 학대하는 것처럼 들리겠어."은설은 애교 부리며 콧방귀를 뀌었다."내가 당신한테 잘해 주는 것만 못하지!"운박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부인을 하지 않았다.구택은 소희가 다른 사람들과 접촉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밥을 먹고 별장으로 돌아온 구택이 말했다."힐드가 생각보다 일찍 왔어요. 오늘 오후에 여기에 올 거라서 난 소희 씨와 함께 집에 할아버지 보러 갈 수 없을 거 같아요. 명우더러 데려다주라고 할게요."소희는 약간의 아쉬움을 드러냈다."정말 공교롭게도 오전에 할아버지께 전화를 드렸는데 지금 운성에 안 계시고 시골에 내려갔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나도 돌아갈 필요가 없고요."구택은 의외를 느끼며 눈썹을 치켜세웠다."멀어요? 만약 소희 씨가 가고 싶다면 명우더러 같이 가라고 할 수 있어요.""너무 멀어서 갈 필요 없어요. 여름 방학이 끝나기 직전에 다시 돌아오기로 할아버지랑 약속했어요."구택은 그녀의 허리를 감싸며 그녀를 안고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그럼 서프라이즈가 없어진 거잖아요. 실망했죠?"소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나는 이곳이 너무 좋은걸요. 여행 온 셈 치면 돼요.""그럼 오후에 내가 시간을 내서 같이 있어줄게요." 구택은 그녀의 얼굴을 들고 가볍게 어루만졌다."가서 일해요. 은설 씨가 방금 문자로 나랑 만나기로 했어요. 우리 두 사람 같이 가면 돼요." 소희는 고개를 들어 남자의 턱에 뽀뽀를 했다."나 걱정할 필요 없어요.""그래요!" 남자는 웃으며 그녀의 턱을 쥐고 키스했다.짙은 키스가 끝나자 하인이 와서 문을 두드렸다."대표님, 도운박 씨와 마은설 씨가 오셨습니다."소희는 테이블에서 뛰어내렸다."그럼 구택 씨 도운박 씨랑 마저 이야기해요, 나 갈게요!""잠깐만요!" 구택은 옷방에 가서 인차 모자 하나와 선크림을 들고나오며 부드럽게 그녀의 얼굴과 목에 선크림을 발라주고는 모자를 씌워줬다."바깥의 햇빛이 너무 강해서 우리 아가 타면 안 돼요."소희는 가슴이 문득 설렜다. 그녀는 가볍게 대답하고는 까치발을 들고 남자의 턱에 다시 한번 뽀뽀를 하고서야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햇빛이 그녀의 부드럽고 하얀 옆모습을 비추자 그녀 귓가의 붉은빛은 마치 채색 구름처럼 번져갔다.은설과 운박은 모두 아래층 거실
머크 부인은 선물을 받고 열어보니 안에는 품상이 매우 좋은 비취가 들어있었다. 그녀는 매우 좋아해하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은설에게 감사를 표했다.소희는 눈을 반짝이며 구택을 보았다.구택은 내색하지 않고 그녀의 손을 잡으며 그녀의 손바닥을 살짝 쥐며 위로해 줬다.모두들 힐드 부부를 위해 준비한 호텔 별장을 향해 걸어갔다. 저녁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모두들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아내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힐드는 한국어를 아주 잘했다. 그는 구택, 운박과 한국어로 이야기를 나누는데 아무런 장애도 없었다.힐드는 또 갈색 머리의 집사를 데려왔는데, 그 집사는 표정이 매우 엄숙한 채 사람들의 대화를 자세히 기록하고 있었다.머크 부인은 줄곧 힐드의 곁에 앉아 있었다. 사랑스럽고 귀여운 모습은 사람들로 하여금 그녀가 이미 35세 이상의 여자라는 것을 믿을 수 없게 했다.그리고 그녀는 술을 잘 마셔서 한 번 냄새만 맡아도 술의 이름과 연도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대단했다.힐드는 때때로 그의 부인과 낮은 소리로 얘기를 나눴는데, 감정이 무척 좋아 보였다.운박은 은설더러 머크 부인과 함께 술을 마시게 했다. 소희는 자신도 마실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한 잔밖에 마시지 못하고 구택의 명령에 하인이 주스로 바꿔줬다.은설은 말하기 좋아하고 웃기를 좋아했고 견문이 넓으며 또 팔방미인으로서 인차 머크 부인과 친해졌다.소희는 본래 말을 잘하지 못했고 이런 자리에 참가한 경험도 없었다. 그는 구택을 힐끗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를 도와줄 수 없어서 다소 죄책감을 느꼈다.연희의 말이 맞았다. 그녀는 결코 이 사회를 벗어날 수 없었다. 그녀는 일찍이 사람들과 지내는 방법을 배웠어야 했다.구택은 오히려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녀가 심심하게 앉아 있는 것을 보고 그는 몸을 기울여 낮은 소리로 말했다."다 먹었으면 테라스에 가 봐요. 저녁에 불꽃놀이가 있을 거예요."소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나 테라스로 갔다.테라스에서는 잔디밭을 볼 수 있었다. 그곳에는 확실히 누군가
10시에 식사가 끝났다. 힐드 부부는 하루 동안 비행기와 자동차를 탔으니 밥을 먹은 뒤 바로 방으로 돌아가 휴식을 했고 구택도 다른 활동을 안배하지 않았다.별장으로 돌아온 소희는 여전히 은설의 그 말과 당시 그녀의 분노한 표정을 생각하고 있었다.구택은 그녀를 품에 안고 고개를 숙이며 그녀의 목에 가볍게 키스했다. 술을 마셨기 때문에 그의 목소리는 매우 낮았다."무슨 생각을 하는 거예요?"소희는 그의 가슴에 있는 옷을 잡고 눈을 떨구며 말했다."왜 미스터 힐드가 그의 부인을 데리고 올 거라고 말 안 했어요? 나도 선물을 준비해야 했는데……"그녀가 너무 많이 생각했을까, 그녀는 운박이 매우 적극적으로 자신을 표현하며 힐드의 비위를 맞추고 있다고 느꼈다.구택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그의 뼛속의 도도함을 조금도 숨기지 않았다."힐드는 기술을 장악하고 있지만 나는 국내의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요. 우리는 합작 관계예요. 윈윈 관계죠. 그래서 난 소희 씨가 그의 비위를 맞출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하지만……" 소희는 운박에 대한 자신의 걱정을 말해야 할지 몰랐다.그러나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남자는 그녀의 입술에 키스하며 그녀를 안고 욕실로 걸어갔다.그 후 며칠, 구택 세 사람은 비즈니스에 관해 이야기했고 소희는 은설과 함께 머크 부인을 동반했다. 그러나 은설과 머크 부인은 무척 가까워졌다. 그녀는 운박을 따라 비즈니스 자리에 참석하며 이런 일을 아주 잘 대처했다.구택은 비록 바쁘지만 매일 아침 소희에게 옷을 골라주며 직접 그녀의 등과 팔에 선크림을 발라줬고 아침을 먹여주며 가끔 시간을 내서 그녀를 데리고 승마장에 가서 말을 타거나 골프를 가르쳐 줬다.익숙한 환경에서 멀어져서일까, 구택은 소희를 무척 세심하게 배려했다.소희는 더욱 부끄러웠다. 마치 그들이 전쟁터에 있는 것 같았다. 은설은 운박을 위해 최선을 다하며 머크 부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그녀는 구택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더러 자신을 돌보
은설은 그녀가 사탕 한 통을 들고 오는 것을 보고 웃음을 참지 못했다."소희 씨는 단것을 엄청 좋아하는데 임 대표님은 그녀가 설탕을 너무 많이 먹어서 몸에 좋지 않을까 봐 그녀가 많이 먹지 못하게 했거든요. 오늘 부인과 함께 있으니 소희 씨는 또 자신을 통제할 수 없을 거 같네요."머크 부인은 소희를 바라볼 때 눈빛에는 특별한 빛을 띠었다."임 대표와 소희 씨의 사이가 아주 좋아 보이네요."소희는 가볍게 웃었다."그는 너무 제멋대로예요."은설은 과장한 말투로 말했다."소희 씨, 이렇게 아닌 척하며 은근히 자랑하면 나 진짜 질투해요. 이런 카리스마가 넘치는 애인은 구하기 엄청 힘들다고요!"머크 부인은 놀라며 물었다."소희 씨가 은근히 자랑했다고요?"은설과 소희는 눈을 마주치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리고 은설은 인내심 있게 머크 부인에게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듣고 나서 머크 부인은 소희를 보고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소희 씨 확실히 은근히 자랑했는걸요!"말을 마치자 그녀들은 동시에 웃기 시작했다.......저녁에 샤워를 마치고 구택이 소희의 등에 바디크림을 발라줄 때 소희는 입을 열었다."도운박 씨는 힐드 부부를 데리고 뮤지컬 보러 갔어요. 구택 씨도 함께 가야 하지 않을까요?"그녀는 낮에 본 일을 구택에게 말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몰랐다.그녀는 구체적인 대화 내용을 듣지 못해서 행여나 오해라도 해서 앞으로 구택과 운박 사이에 간격이 생길까 봐 두려웠다. 결국 두 사람은 앞으로 함께 비즈니스를 해야 했으니. 그러나 말하지 않으면 그녀는 또 구택이 방심하여 운박에게 속을까 봐 두려웠다.이리저리 생각하다 그녀는 결국 그 일을 직접 말하지 않고 그냥 이렇게 그에게 귀띔을 해주며 그가 그녀의 뜻을 이해해 주길 바랐다.구택은 침대 옆에 앉아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소희 씨는 뮤지컬 안 좋아하잖아요. 그래서 내가 같이 있어 줄게요."소희는 침대에 엎드려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구택 씨가 나한테 말했을 때 나는 구택 씨가
머크 부인은 무척 놀라워하며 말했다. "그래요?"은설은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보러 가요!"머크 부인은 고개를 돌려 힐드에게 말한 후 무척 기뻐해하며 은설과 자리를 떠났다.두 사람이 간 지 얼마 되지 않아 빨간 탱크톱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손에 차를 들고 다가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도 대표님, 미스터 머크!"운박은 즉시 일어나 힐드에게 소개했다."김여울 씨라고요, 방금 뮤지컬의 여주인공이 바로 그녀예요."힐드의 눈에는 놀라움이 드러났다."미스 김, 아주 훌륭해요!"여울은 부드럽게 웃었다."미스터 머크의 앞에서 뮤지컬을 공연하다니, 정말 제 영광인걸요."그녀는 힐드의 옆에 앉았다."미스터 머크는 또 어떤 뮤지컬을 보고 싶나요? 제가 여기서 간단하게 불러줄 수도 있는데요."운박은 웃으며 말했다."잠깐 전화 좀 받고 올게요. 여울 씨가 나 대신해서 미스터 머크 잘 챙겨주고."여울은 부드럽고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미스터 머크는 저의 귀한 손님이니까 도 대표님께서 안심하세요."운박은 만족스럽게 웃으며 힐드와 인사를 한 뒤 몸을 돌려 나갔다.어둡고 밀폐된 극장 안에는 힐드와 여울 두 사람만 남았다.대략 10여 분이 지난 후 운박은 바깥의 나무 의자에 앉아 담배를 피우다가 여울이 걸어오는 것을 보고 일어나 눈살을 찌푸렸다."왜 이렇게 빨리 나왔어?"여울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는 뮤지컬 노래를 듣고 싶지 않다고 말했어요. 여기에 온 이유는 단지 그의 부인을 위해서라고요. 그리고 내가 아무리 눈짓해도 그는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어요. 죄송해요 도 대표님, 이번엔 내가 도와줄 수 없을 것 같네요!"운박의 눈에는 놀라움이 스쳤다. 그는 팔을 내밀어 여울의 어깨를 감싸며 고개를 숙여 그녀의 얼굴에 뽀뽀를 했다."괜찮아, 어차피 나도 네가 그 독일놈과 함께 있는 게 너무 아까웠어."여울은 애교를 부리며 운박을 살짝 밀었다."도 대표님은 말을 참 달콤하게 해요."운박은 웃으며 말했다."너 먼저 가, 나중에
다음 날 아침, 소희가 깨어났을 때 날은 이미 밝았고 태양은 그녀의 얼굴을 비추었다.구택은 침대 옆에 앉아 햇빛을 등지고 잘생긴 얼굴로 부드럽게 말했다."일어날래요?"소희는 다가와 그의 다리에 기대며 꼼짝도 하지 않으려 했다.구택은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길쭉한 손가락으로 그녀의 머릿결을 다듬어 주었다. "요 이틀 동안 뭐 놀았어요?"소희는 눈을 반쯤 가늘게 뜨고 그에게 이틀 동안 어디에 가서 놀았는지 보고했다. 그녀도 이미 숲속의 성에 가 보았다. 그녀가 상상했던 것과 똑같았다.4살 전, 그녀의 가장 따뜻한 추억은 이웃집 언니가 낡은 동화책 한 권을 들고 그녀에게 이야기를 들려준 것이었다. 백설공주, 완두콩 공주, 재스민 공주...... 그녀들은 모두 성에서 살았고 왕자님과 행복하게 살았다.성에 다가가는 순간, 그녀는 어린 시절을 되찾은 것 같았고, 기억 속 깊은 곳의 따뜻함을 되찾았다.구택이 물었다."스케이트장에 가 봤어요?""스케이트장이요?" 소희는 그의 다리에서 고개를 들어 눈을 반짝였다.한 시간 후 소희와 구택은 스케이트장 안에 서있었다. 두 사람은 모두 옷을 갈아입었고 구택은 소희에게 프로텍터를 입혀주고 있었다."신발은 발에 맞아요?" 구택은 반쯤 쪼그리고 앉아 그녀에게 무릎 프로텍터를 입혀주며 부드럽게 물었다."네." 소희는 살짝 고개를 숙였다. "오늘 안 바빠요? 미스터 힐드 만나러 가지 않아도 돼요?""며칠 동안 바빴으니 좀 쉬어야죠. 저녁에 연회가 있으니까 그때 우리 같이 가요."구택은 일어서서 그녀의 손을 잡았다."나 따라와요, 긴장하지 말고요."소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손을 잡은 사람이 구택이기 때문일까, 그녀는 두려워하지 않았다. 이 남자는 항상 그녀에게 충분한 안정감을 가져다줬다.안정감은 그녀에게 있어 낯설고 또 이상한 느낌이었다.이렇게 큰 스케이트장에는 그들 두 사람밖에 없었다. 소희는 원래 몸이 날렵하여 구택을 따라 두 바퀴 돌자 그중의 요령을 터득하고 그의 손을 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