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연희는 이선유가 저렇게 당하고도 조용히 있을 성격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이에 연희는 자신의 회사에 머물며, 점심 무렵 소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소희야, 이씨 집안에서 너한테 연락 온 거 없어?”소희는 바닥에 앉아 요요와 함께 블록을 쌓고 있었다. “없어.”“뭔가 이상해. 혹시 그 저질스러운 년이 내가 때린 걸로 겁먹었나?”연희는 콧방귀를 뀌며 말하자 소희가 말했다.“잠깐 더 기다려봐. 네 쪽에 뭔가 생기면 바로 말해줘.”“걱정 말고 맛있게 밥 먹어.” 연희가 명랑하게 웃었다. 연희와의 통화가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간미연이 전화를 걸었다.“소희야, 삭제됐던 내용은 대부분 복구됐어. 글을 쓴 작가가 연희한테서 2000만 원을 받았어. 글의 내용은 다 이선유가 제공한 거야.”“글쓴이가 너를 고소할까 봐 걱정하는데, 이선유가 그 사람을 보호해 줬대.”“그리고 이 모든 악성 정보는 너와 친밀한 사람들이 제공한 거라고, 절대 진실이라고 말했어.”“대충 이 정도야. 별로 쓸만한 정보는 없어.”미연이 알아낸 정보를 모두 소희에게 전달했다. “이선유가 말한 친밀한 사람, 너 알아?”소희의 손에는 블록 하나가 꽉 쥐어져 있었고, 약간의 힘을 가하자 블록의 모서리가 손바닥을 찔렀다. 하지만 소희는 무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알면 됐어” 미연의 목소리가 차가웠다.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연락해.”소희가 휴대폰를 내려놓고 손에 든 블록을 돌려보았다. 소희의 맑은 눈에는 차가운 빛이 스쳤다. 소정인, 진연, 그들과 소희는 전생에 분명히 원수였던 것 같다. 그래서 이번 생에서도, 혈연 관계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겨누고, 죽지 않으면 안 되는 것처럼....강성, 도심 외곽의 한 별장에서이진혁은 비서가 가져온 보고를 듣고 얼굴이 철갑처럼 굳어졌고 앞에 있는 의자를 걷어차며 소리쳤다. “임구택, 너무 오만하군. 내 딸이 조금이라도 다치면, 용서하지 않을 거야!”보고를 한 사람은 고개를 숙이고, 조심스럽게 숨을 죽
“어떤 카드를 사용하겠다는 거예요? 임씨 집안이 뭐라고 하든 그냥 따라야 해요. 선유의 안전이 가장 중요해요.” 한유선이 조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직접 가서 선유를 구할 거니까.“됐어, 여기까지 와서 혼란만 더 키울 필요 없어.” 이진혁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바로 임구택을 만나러 갈 거야!”“빨리 가요. 무슨 일 있으면 바로 나한테 전화하고요. 오늘 나는 반드시 선유를 만나고 말 거니까!” 한유선은 더욱 초조해하며 화를 냈다.“알았어!”이진혁은 전화를 끊고 몇분 정도 지나자 구택에게 전화하러 갔던 사람이 로비로 돌아왔는데 근심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진혁 사장님, 임구택의 개인 비서가 전화를 받았는데, 지금의 중이라고 하면서, 사장님더러 기다리라고 하네요!”이진혁의 얼굴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고 홧김에 찻상을 차버렸다. 찻상이 대리석이라는 걸 잊고 있었던 그는, 몸의 반쪽이 마비되는 듯한 충격을 받고, 발목이 심하게 아팠다. 그리고 비서의 말에 이진혁은 저도 모르게 욕설을 내뱉었다....해 질 녘, 이진혁의 차가 돌핀 호텔의 최상층 프라이빗 주거 구역으로 달렸다. 9미터 높이의 천장, 차가운 색조의 장식, 거대한 예술 작품들이 사람들에게 압도적인 느낌을 줬다.이진혁이 잠시 기다린 뒤, 임구택이 여유롭게 도착했다. 이진혁은 여섯 명을 데리고 왔고, 그들은 이진혁의 뒤로 일렬로 서 있었다. 하지만 구택의 뒤에는 오직 명우만이 따랐다.구택이 단 한 명만을 데리고 온 것을 보고, 이진혁은 오히려 조금 부끄러움을 느꼈다. 자신이 여섯 명을 데리고 온 것이 마치 겁이 나서 그런 것처럼. 그랬기에 이진혁은 손을 흔들어 뒤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물러나라고 했다. 그리고 고급 담배를 하나 집어 들고,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임구택 사장님, 참 대단하시네!”구택은 어두운색 정장을 입고 있었고, 잘생긴 얼굴은 무심한 표정을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구택의 말투는 평소와 같은 냉소를 담고 있었다. “어
“손을 부러뜨리고 경찰서로 보내.”임구택의 목소리는 차가웠고, 조금의 감정 변화도 없었다.“네!” 이에 이진혁의 얼굴색이 변했고, 아까 단호했던 말투와는 달리 굉장히 부드럽게 얘기했다. “사장님, 제가 좀 더 생각해 보겠습니다.”“됐습니다!”구택은 단칼에 거절했다.“어제저녁부터 지금까지, 이선유 씨가 가족을 너무 보고 싶어해서 물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어요.”“이진혁 사장님, 잘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저희가 이선유 씨를 잘 살필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이진혁은 이 말을 듣고 마침내 화가 났다. “임구택, 당신은 지금 선유한테 폭력을 행사하는 거야!”“폭력이 아니라 돌보는 겁니다.” 구택은 천천히 말했다. “본인 스스로 먹기를 거부했을 뿐, 제 사람들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 어쨌든 우리가 이선유 씨를 강제로 먹일 수는 없잖아요?”하지만 이진혁은 구택의 말을 믿지 않았다. “임구택 사장님, 강성이 아무리 본인의 구역이라고 해도, 너무 거만하게 굴지 마세요!”이진혁의 도발에도 불구하고 구택은 비웃으며 말했다. “이진혁 사장님이 이 정도로 지나치다고 생각한다면, 저를 과소평가하신 겁니다.”웃는 얼굴로 섬뜩한 말을 하는 구택에 이진혁의 얼굴색이 변했다. “당신! 도대체 우리 선유한테 무슨 짓을 할 생각이야?”“우리가 이선유 씨에게 보이는 태도는 이진혁 사장님이 이 문제를 얼마나 진정성 있게 해결하려는 지에 달려 있습니다!” 구택이 일어서며 차분히 말했다. “이진혁 사장님, 천천히 생각해 보세요. 저는 급할 거 하나도 없으니 조용히 사장님의 선택을 기다리겠습니다.말을 마친 후, 구택은 돌아서서 밖으로 걸어갔는데 구택의 모습에서 오만함과 차가운 기운이 맴돌았다.화가 잔뜩 난 이진혁은 습관적으로 또 눈에 보이는 물건을 차고 싶었지만, 발을 뻗자 금실나무 탁자 모서리에 부딪혔다. 아까 다쳤던 곳이 또 다치자 이진혁의 얼굴은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렸다. 강성에 온 이후, 모든 것이 이진혁이 원하는 대로 되는 것이 없었다.이때 서빙하
비서도 이해하지 못했다.“모르겠습니다.”“그 소희가 누군지 제대로 조사했어?”“조사했습니다. 그 게시물에는 과장된 부분이 있지만, 대체로 사실과 비슷합니다. 소희는 소씨 가문에서 버려진 딸이고, 나중에 디자이너가 되었어요.”이진혁은 이제야 진짜로 골치가 아파졌다. 명우의 전화를 받고 밤새도록 강성으로 달려왔고, 도착하자마자 바로 이 사건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원래 이 사건이 쉽게 해결될 줄 알았다. 소희가 젊고 예쁜 걸 보고, 임구택이 분노를 참지 못해 선유를 잡아 소희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려고 했다고 추측했다.이씨 집안 사람들은 경성에서 일을 할 때 항상 거만했고, 이진혁은 강성에 와서 구택에게 이끌려 다니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강성에 오자마자 소희를 찾아내 소희의 집을 찾아가 구택과 협상할 조건으로 삼으려고 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사람은 잡지 못했고, 자기 사람들은 오히려 다쳤다.자기 구역이 아니라 일을 진행하기가 정말 불편했다. 그리고 이제서야 이진혁은 이 사건이 조금 까다로울 수도 있다는 것을 제대로 느꼈다....강성의 주택에서노명성은 집에 간단히 물건을 몇 개 가져오러 갔다가 돌아왔을 때, 김영이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걸 봤다. 얼굴이 해볓에 타서 빨갛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오랫동안 기다린 것 같았다.“노명성 사장님!” 김영이 차에서 내리는 명성을 보자마자 바로 다가갔다.“저를 기다리신 겁니까?” 명성이 안경을 살짝 밀어 올리며 무덤덤한 표정으로 물었다.“네!” 김영이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성연희 씨 계시는가요? 제가 몇 마디 말씀드릴 게 있어요.”이에 명성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아직 집에 안 왔어요, 들어오세요.”두 사람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명성의 서재로 들어갔다. 그리고 명성은 재킷을 벗고 조용히 말했다. “무슨 일이죠? 말해봐요.”김영이 조급하게 말했다. “노명성 사장님, 제발 선유를 좀 구해주세요. 선유의 핸드폰이 꺼져 있고, 카카오톡 답장도 없어요.”“선유를 찾을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그 뒤에서 사진을 찍은 사람이 그렇게 정확하게 성연희를 추적할 수 있었던 건 김영이 인적 위치 추적기 역할을 했기 때문이었다. 소희가 김영을 의심한 적이 있었는데, 본인은 소희가 용병으로 오래 일해서 지나치게 예민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소희는 정말 한 번도 틀린 적이 없었다.“아니지, 그래도 말이 안 돼.” 연희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네가 이선유를 좋아한다면 왜 노명성과 잘되게 도와줘? 넌 삼각관계를 원하는 거야?”연희의 말에 명성이 황급히 고개를 들었고, 얼굴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이에 김영은 얼굴이 빨개져서 부끄러움을 느끼며 고개를 숙이고 사과했다. “누나, 미안해, 정말 선유를 많이 좋아해서, 선유가 원하는 거라면 뭐든지 할 수 있었어”그제야 연희는 깨달음이라도 얻은 듯한 표정으로 양손을 만지며 말했다. “대단한 사랑이네! 정말 생각지도 못한 눈물겨운 사랑이야! 덕분에 내 시야가 더 넓어진 듯한 기분이다.”연희의 비꼬는 말에 김영은 더욱 부끄러워졌다. “누나, 정말 미안해요, 제발 선유를 놓아줘요!”김영과 선유는 경성에서 만났고, 선유를 좋아해서 강성까지 따라왔다. 선유가 명성을 좋아한다는 걸 알면서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다가 선유와 선유의 사촌 김단이 가게에서 식사를 하다가 연희를 만났고, 선유는 그때 이 황당한 생각을 했다.선유는 김영에게 연희를 유혹하라고 했다. 유혹에 성공하지 못하면 적어도 김영과 연희가 친밀하게 있는 사진을 찍어서 명성과 연희 사이를 이간질하려고 했다. 김영은 잘못됐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선유의 애원을 견딜 수 없었고 마음이 약해져서 부탁을 들어주었다.김단과의 관계를 빌미로 연희를 알게 되었고, 그 후로 계속 친구 관계로 연희에게 접근했다. 연희와 접촉하면서 김영은 정말로 연희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연희와 친구가 되고 싶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죄책감을 느꼈다. 하지만 김영이 더 이상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을 때마다 선유가 울면, 김영은 또다시 선유를 도와주기로 마
노명성은 어쩔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 선유가 여기에 왔을 때 난 없었고, 목걸이가 마음에 들었나 봐, 그냥 가져갔어. 그리고 나중에 카카오톡으로 알려줬어.”“걔가 여기까지 당신을 찾아왔어?” 성연희의 눈에는 약간의 날카로움이 스치자 명성은 애써 설명했다,“학교 축제 공연을 준비하면서 어떤 노래를 부를지 도움을 청했던 거야.”이에 연희는 피식 웃더니 어이없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너희가 이런 식으로 계속 발전하다가는 내가 없을 때 침대까지 가게 되는 거 아니야?”명성은 연희의 조롱에 얼굴이 약간 어두워졌지만 무덤덤하게 말했다. “연희야, 나는 선유를 좋아하지 않고 너를 배신하지도 않을 거야. 넌 잘 알고 있잖아.”“당신은 선유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걔가 당신을 좋아한다는 건 알고 있었나?” 연희가 묻자 명성은 잠시 멈칫하더니 입을 열었다. “알고 있었어.”“그렇다면 당신은 선유가 당신을 좋아한다는 걸 알면서도 계속 여지를 줬던 거네?”“내 목걸이를 가지고 가게 하고, 노래를 고르도록 도와주고, 당신의 프라이빗 룸을 사용하게 하고, 젊은 애와의 미묘한 관계가 재미있었나?”연희의 질책에 명성은 표정이 가라앉았다. “연희야, 너는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잖아. 이씨 집안에서 선유를 챙겨달라고 했으니까 나는 이미 충분히 조심했어.”“이게 조심하는 거야? 조심하지 않는다면 어떤 모습일까?” 연희는 실망한 듯 명성을 바라보며 말했다. “됐어, 너랑 싸우고 싶지 않아. 선유를 구하고 싶으면 구하러 가. 굳이 나 신경 쓰느라 눈치 안 봐도 돼.”“하지만 내가 한 말 기억해. 선유가 소희를 건드리면 나는 반드시 걔랑 끝장을 볼거니까.”연희는 그렇게 말하고는 돌아서서 밖으로 걸어갔고 명성은 바로 따라가 손을 뻗어 연희의 팔을 잡으려 했다. “연희야!”하지만 연희는 빠르게 피하며 몇 걸음 물러섰고, 명성을 차갑게 바라보았다. “날 싫어하게 만들지 마. 나는 당신을 사랑할 수도 있고, 이별을 선택할
장시원이 진지하게 말했다. “나 이거 널 걱정하는 게 아니야!”임구택이 아무 말도 하지 못하다가 입을 열었다.“우청아랑 헤어졌으면서 왜 그 사람 걱정해?”구택의 뼈를 때리는 말에 시원이 멈칫하다가 대답했다. “내가 걱정하는 건 요요야.”구택은 못 믿겠다는 듯 말했다. “요요가 청아의 딸이니까 걱정하는 거겠지?”계속 도발하는 구택에 시원이 조금 화를 내며 말했다. “임구택, 계속 이런 식으로 얘기하면 우리 사이가 굉장히 껄끄러워질 수 있어.”이에 구택이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음, 내가 보기엔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아, 네가 나한테 부탁하는 것처럼 느껴진단 말이야!”“장난 그만하고 진지하게 말해봐. 내가 듣기로 이진혁이 강성 곳곳에서 사람을 동원해 너를 대항하려고 한다는데, 여기가 강성임을 잊은 것 같더라.”구택이 어두운 밖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 “이번에는 그 사람도 교훈을 얻게 될 거야.”시원이 구택의 태도를 보고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내가 필요하면 언제든 전화하고, 그럼 끊는다.”“어 끊어.”구택이 전화를 끊고 바로 명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내일 아침, 준비된 ‘서프라이즈'를 이진혁 와이프에게 보내.”명우는 무덤덤하게 지시를 받아들였다. “네.”...다음날 임씨 저택에서아침 일찍, 하인이 위층으로 올라가서 공손하게 보고했다. “어르신, 손님이 오셨습니다.”임시호는 손에 든 신문을 내려놓으며 물었다. “손님?”“네, 경성에서 오셨답니다.”임시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서재로 안내해.”“네, 알겠습니다.”하인은 응답하고 물러났고 임시호는 신문 절반을 읽은 후 서재로 향했다.서재에 가 보니, 이진혁은 이미 소파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차도 반 잔 마셨지만, 참을성이 없는 표정은 드러내지 않고, 드물게 인내심을 보였다. 그리고 임시호가 들어오자 바로 일어나며 인사했다. “아저씨!”이에 임시호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진혁?”“맞아요, 저희는 한 번만 만났었는데, 아저씨께서
이진혁은 사건의 경과를 대략 설명하면서 특히 강조했다. “이 디자이너 King은 자신이 약간의 명성을 가지고 있다며, 선유를 무시했어요. 선유도 화를 잘 내는 편이라, 사람을 시켜 글을 하나 올렸죠.”“그 King이 어떻게 했는지 구택 씨한테 가서 나서주길 바랐고, 구택 씨는 충동적으로 제 딸을 데려가서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했어요.”“아저씨, 우리 두 집안은 세대를 이어 온 친구 사이고, 몇 년 동안 사업에서도 많은 협력을 해왔어요.”“그리고 새 프로젝트가 곧 시작될 예정인데, 이 프로젝트를 위해 양쪽 모두 많은 준비를 했고요.”“지금 구택 씨가 King 때문에 화를 내면서 협력까지 중단했는데, 이는 양쪽 모두에게 손해를 끼치는 일이에요!”이진혁은 임씨 집안이 디자이너 하나를 중시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구택과 King의 관계를 갈라놓으려 했다. 그리고 임시호가 구택이 여자 때문에 집안의 사업을 뒤로하고 충동적으로 행동한다고 생각하게 만들려고 했다.하지만 임시호는 이진혁의 말을 다 듣고 나서 천천히 웃으며 말했다. “구택이가 충동적으로 행동한 것이 아니야.”뜻밖의 말에 이진혁이 미간을 찌푸렸다. “아저씨, 그게 무슨 뜻이죠?”임시호가 이진혁을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강성에서 누구든 건드려도 되지만, 소희만은 안 돼.”“심지어 구택 본인을 건드려도 내가 설득할 수 있지만, 소희를 건드리면 구택의 요구대로 해야 해. 다른 얘기는 소용없어.”“혹시 그 소희라는 사람이 구택 씨에게 어떤 사람인가요?”파악이 안 되는 상황에 이진혁이 묻자 임시호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구택의 와이프야.”충격적인 소희의 신분에 이진혁의 얼굴은 창백해졌고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구택 씨가 언제 결혼했나요? 처음 듣는 얘기라 전혀 몰랐네요.”“두 사람은 혼인신고 했지만 아직 결혼식은 하지 않았어. 결혼식을 할 때 이씨 집안에 청첩장을 보낼 거야.”“꼭 갈게요!”하지만 임시호의 얼굴이 조금 더 심각해졌다. “소희는 평소에 사람을 건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