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유의 앳된 목소리에 경멸이 가득한 말이 들려왔다.“어머, 나를 기억하시네요! 이지민 감독에게 해고당하고 일자리도 잃었나요?”“한 번만 더 물어볼게요, 내 드레스 디자인 초안 만들어줄래요? 이건 당신에게 주는 마지막 기회예요.”“만약 당신이 동의한다면, 바로 드라마 촬영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줄게요.”“약속한 대로 금액도 넉넉히 주고, 이전의 불쾌한 일들은 모두 잊어버리는 거로 해요.”소희는 일어나 선유의 말을 들으며 발코니로 걸어갔다. 눈 부신 햇살이 소희의 얼굴을 비추었지만, 눈 속의 차가움은 녹이지 못했다. “시간도 없고, 마음도 없어요. 물론, 지금 시간이 있다고 해도 당신 디자인을 하지 않을 거예요. 내가 만들 옷은 당신 같은 사람한테 주기 아까우니까!”소희의 말이 끝나자 선유의 목소리가 한층 더 차갑게 가라앉았다. “소희 씨, 오늘 한 말 잊지 마세요. 후회하지 않길 바랄게요!”“난 아침부터 기분이 잡쳤어! 당신 전화를 받은 걸 후회하고!” 소희가 차갑게 말을 마치고 전화를 끊자 곧 선유가 보낸 메시지가 떴다. [소희 씨, 당신이 나한테 와서 싹싹 빌면서 후회하게 만들어 줄게.]기가 막히는 문자에 소희는 이선유의 번호를 바로 차단했다.…정오 무렵, 인터넷에 한 포스트가 올라왔는데‘King의 성장 과정’이라는 제목이었다. 포스트에서는 소희의 성장 과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20여 년 전 운성의 어느 마을에서 태어나, 부모에게 학대받고 어린 나이에 부모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후 보육원에 보내졌다고 했다.게시글 작성자는 당시 사고 상황도 조사했다고 한다. 소희의 부모가 사고 당일 산물을 팔러 도시로 갔다가 브레이크가 고장 나면서 트럭과 충돌해 현장에서 사망했다고 했다.또한 작성자는 소희의 친동생을 찾아냈다고 주장했다. 또한 친동생의 말에 따르면 사고 전날 소희가 자전거 앞에서 가위를 들고 뭔가를 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소희가 다음 날 부모가 나갈 것을 알고 일부러 브레이크를 고장 내 부모를 죽이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
[학비 지원해 준 사람이 정말 실망할 거 같다. 돈과 정성을 들였는데 결국 은혜도 모르니.][도경수 선생님도 King이 이런 사람인 줄 알았을까?][아마 모를걸. King의 정체가 밝혀진 영상을 봐봐. 그런 얼굴을 하고 있으니 도경수 선생님과 자기를 지원한 사람들을 모두 속였겠지!][King의 정체가 밝혀진 영상을 처음 봤을 때부터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너무 어린데 어떻게 그렇게 큰 성과를 낼 수 있어? 천재가 아니고서는 말이 안 되잖아. 역시 뒤에는 숨겨진 비밀이 있었던 거지.]…하지만 King의 팬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반박했다. [King은 결코 그런 사람이 아니야. 만약 King이 게시물에서 말한 것처럼 명예를 좇는 사람이라면, 진작 자신의 정체를 밝혔겠지. 다른 사람이 카피를 하고 벼랑 끝까지 몰리니 어쩔 수 없이 나선 거지!][맞아. 우리가 King을 좋아하는 건 얼굴이나 도경수 때문이 아니야. 창작물을 좋아하는 거지.][작품을 모두 다 봤는데 상은 순전히 잘해서 탄 거다.][시물을 올린 사람이 누군지 모르겠는데, 숨어서 난리 치지 말고, 정면돌파 해라!]…몇 달 동안 잠잠했던 King에 관한 논쟁이 다시 불붙으며 뜨거운 화제가 되었다. 명의 인터넷 유저들, King의 팬들이 끝없는 논쟁을 벌였고, 모두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생각했다.오후에 소희는 성연희로부터 전화를 받고, 온라인에서 떠들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우청아를 포함한 지인들이 하나둘씩 전화를 걸어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었다.이에 게시물을 훑어보던 소희는 어이가 없어 냉소를 지었다. 아무래도 이건 바로 이선유의 짓이 틀림없어 보였다.‘하, 후회하게 만들겠다고 한 게 고작 이거야? 내 뒷조사를 했던 거야?’경성의 재벌가 딸로 태어나서 가지고 싶은 건 뭐가 됐든 다 가졌던 선유라 어렸을 때부터 그 누구도 선유의 고집을 꺾지 못했을 것이었다. 그런 선유가 소희에게 거절을 당하니 이렇게 치사하고 더러운 수법을 쓴 것이었다.연희가 차갑게 말했다. “이미 PR
임구택이 핸드폰을 받아 들고 잠시 살펴보았는데 표정이 금방 어두워졌다. 글과 몇몇 댓글을 모두 읽은 후, 얼굴엔 살기로 가득했다.“알겠어요, 이제 다른 소식이 있으면 또 알려줘요.”구택이 무겁게 말했다.“알겠습니다. 저는 소희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믿기에 열심히 반박 댓글을 달겠습니다.”칼리가 진심을 표하고 방을 나서자마자 소설아가 마주 오고 있었다. 설아 역시 인터넷상의 소희에 대한 부정적인 소식을 본 것 같았다. 이에 설아는 차갑게 조롱하며 말했다. “자신이 아끼는 사람의 진짜 모습을 드디어 알게 되었나요? 이제 제가 왜 소희를 싫어하는지 이해하시겠어요?”하지만 칼리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소희는 저 글에서 말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당신이 그렇게 소희를 싫어하고, 잘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면 사장님 앞에서 하세요!”“그럴 엄두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이에 설아는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소희가 당신에게 어떤 혜택을 줬길래 저한테 이렇게까지 적대감을 보이는 거죠?”“저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았습니다. 저는 제 눈으로 볼 줄 알고, 귀로 들을 줄 알며, 정상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칼리가 입술을 깨물며, 자신의 책상으로 큰 걸음으로 걸어갔고 설아는 비웃으며 칼리를 한 번 더 쳐다보고 걸음을 옮겼다.사무실 안에서 구택은 분노를 억누르며 생각에 잠겼다가, 결국 소정인에게 전화를 걸었다.통화가 연결되자, 정인이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임구택 사장님, 갑자기 전화하셔서 무슨 일인가요?”“소희에 대한 인터넷 폭로를 보셨습니까?” 구택이 차갑게 묻자 소정인은 잠시 망설이더니 빠르게 답했다.“아니요, 오늘 하루 종일 회의에 참석해서 핸드폰을 볼 시간이 없었습니다. 무슨 일인가요? 소희에게 무슨 문제가 생긴 건가요?”“누군가가 당신들이 소희의 양부모라고 말하며, 소희가 당신들의 지원을 받고도 고마워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모두 터무니없는 소리이니 당장 공개적으로 진실을 밝히고 모든 사람에게 진상을
핸드폰을 던지고 임구택은 미간을 찌푸리며 분노 속에서도 소희에 대한 걱정이 가득했다. 소희가 어렸을 때 양부모에게 학대받고, 소씨 가문으로 돌아온 후에도 친부모에게 상처받는다니!‘소희가 왜 소씨 가문으로 돌아갔을까?’소희는 구택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소희는 구택을 위해 온 것이었는데, 구택은 소희를 제대로 보호해 주지 못했다. 아니면 시간을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 서인의 일이 터졌을 때, 조금 더 깊게 조사해야 했다. 그랬다면, 소희가 죽지 않았다는 걸 알았을 것이고, 계속해서 운성까지 쫓아갔을 것이었다, 둘 사이에 이렇게 많은 오해와 갈등 때문에 돌고 돌아 만날 필요가 없게 될 것이었다. 제일 중요한 건 다시 소씨 집안으로 돌아가 그런 사람들과 마주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었다.구택은 소희가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소희는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들만 신경 쓴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여전히 소희가 걱정되었다.결국, 소정인 부부는 소희의 친부모니까. 이 세상에서 누가 부모의 사랑을 받고 싶지 않아 하겠는가?구택은 자책과 고통 속에서 자신을 자책하면서도, 소희가 소정인 부부에게 키워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안도했다.…소정인이 전화를 끊은 후 자신의 사무실을 오가며 걸었다. 소정인은 지금 소희와 구택의 정확한 관계가 무엇인지 몰랐다.원칙적으로 두 사람은 이미 파혼했다. 처음에 구택의 태도는 차가웠고 소희를 매우 싫어했기에 소정인은 둘 사이에 희망이 없다고 생각해 파혼을 동의했다. 하지만 지금 구택이 소희를 대하는 태도는 180도로 달라졌다.‘왜 소희를 이렇게까지 챙기는 거지? 단지 가정교사라서? 고작 그 정도로 임구택이 소희를 감싸준다고?’소정인이 한참을 고민한 끝에, 소희에게 전화를 걸었고 알람이 여러 번 울려서야 소희가 받았다.소정인은 급하고 걱정된 목소리로 말했다. “소희야, 괜찮니? 인터넷에 올라온 글을 봤는데 걱정돼서 전화했어. 지금 어디야? 아빠가 데리러 갈까?”소희는 여느 때처럼 차분하고 냉담하게 말했다. “지금 집에
소희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아니요, 전혀 놀랍지 않아요. 내 아버지가 전날 나를 찾아왔고, 내가 거절하자마자 인터넷에 내 출신에 대한 악성 게시물이 올라왔어요.”“누가 한 건지 너무 뻔하잖아요!”이에 소정인은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소희야, 아빠를 의심하는 거야? 어쨌든 넌 내 딸이야. 내가 어떻게 널 해치겠어?”“당신이 했는지 안 했는지 당신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거예요. 아니,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죠!” 소희는 단호한 태도로 말했다. “이선유가 폭로하도록 내버려두세요. 나는 하나도 안 두려우니까.”더 이상 말할 가치도 없다고 느낀 소희는 소정인과의 대화를 여기서 끝내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소정인은 뚝 소리를 듣자 심장이 쿵 하는 것 같았다.소정인은 어쩔 수 없이 인정해야 했다. 본인 딸은 세상 물정에 어둡지만 정말로 영리하다는 것을. 그리고 소희의 마지막 말은 여전히 예전처럼 차갑고 냉담했지만, 소희의 결연한 말 속에서 소정인은 무언가 다른 것을 느꼈다.‘소희도 슬퍼할까?’갑자기 소정인의 마음에 복잡한 감정이 일었고, 소정인이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진연이 문을 밀고 들어왔다. 소정인의 얼굴이 안 좋아 보이자 진연이 놀라 물었다.“무슨 일이에요? 일이 잘 안 풀리나요?”소정인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방금 임구택에게서 전화가 왔어. 우리가 소희와의 관계를 공개하고 인터넷의 소문을 명확히 해명하라고 하더군.”소정인의 말에 진연이 화가 나서 말했다. “왜 임씨 집안은 계속해서 이 일에 관여하려고 하는 거죠?”“매번 중요한 순간마다 소희가 임씨 집안을 끌어들여 자기편을 들게 만드니, 이제 그게 소희의 방패막이 된 거죠.”그러자 소정인은 고민하는 듯 보였다. “아무래도 우리가 좀 지나치게 한 거 같아. 소희도 결국 우리 딸이잖아.”“비록 소희가 성격이 좀 안 좋긴 하지만, 이런 상황을 만든 건 우리도 책임이 있어.”“우리가 소동에게 너무 잘해줬기 때문에 소희가 마음이 뒤틀려서 이상한 행동을 한 거야.”진연의 얼
소정인은 깜짝 놀랐다.“그리고 소희가 King이라는 것을 내세워서 자랑하고 다니지 마세요, 만약 그랬다가 저한테 들키면, 당신 집안 후폭풍 감당할 수 없을 겁니다.”“소희는 제 사람이고 전 누가 내 사람을 건드리는 걸 굉장히 싫어합니다. 그러니 유의해서 행동하세요!”임구택의 말은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자기 할 말을 하고 바로 끊었다. 그리고 소정인은 멍하니 앉아서 전화를 내려다보았다. 구택의 강렬한 압박감이 전화 너머로도 느껴져 심장이 두근거렸다. ‘과연 구택이 정말로 소희를 위해 소씨 가문에 손을 대려 할까?’곧 진연이 문을 열고 들어오며 물었다. “전화 끝났어요? 임구택이 뭐라고 하는데요?”소정인은 멍한 표정으로 의자에 주저앉으며 말했다. “문제가 생길 것 같아.”이에 진연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임구택이 대체 뭐라고 한 거야?”“우리보고 소희를 건드리지 말래. King의 이름을 가지고 외부에서 거들먹거리지 말라고 했어.”“그렇지 않으면 우리 소씨 가문이 감당할 수 없는 결과를 직면할 거라고.”멍해 있는 소정인이 어이가 없는지 진연은 비웃으며 말했다. “그 말에 겁을 먹은 거예요? 그저 말만 그렇게 한 거일 거예요. 소희를 위해 정말로 큰일을 벌일 리가 있겠어요? 무슨 이득 보려고?”하지만 소정인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당신이 그 말을 직접 듣지 못해서 그렇게 생각될 거야. 임구택은 정말로 할 것처럼 얘기했어.” 진연은 당황했는지 눈을 굴리며 말했다. “걱정 마요. 이선유가 소희를 상대하고 있고 우리하고는 상관없어. 임구택이 화를 내도 우리한테는 불똥이 튀지 않아.”이에 소정인은 땀을 닦으며 물었다. “혹시 이선유하고 사적으로 연락한 적 있어요?”소정인의 질문에 진연은 눈빛을 피하며 말했다. “무슨 일인데?”“모든 통화 기록과 채팅 기록을 지워. 나도 지금 핸드폰을 확인할게. 빨리 지워. 이선유를 차단하고 어떤 흔적도 남기지 마.” 소정인도 자신의 핸드폰을 들고 조작하기 시작했지만 진연은 여전히 의심스러운
우청아가 오늘 일찍 퇴근해서 소희네 집에 먼저 도착했다. 그런데 소희가 발코니에서 디자인 스케치를 그리고 있는 걸 보고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인터넷이 그렇게 시끄러운데, 넌 어떻게 그렇게 태평할 수 있어? 정말 대단하다!”“불안한 사람만이 발을 동동 구르겠지만 난 하나도 불안하지 않아!”소희는 눈썹을 추켜세우며 웃으면서 고개를 들었다. “새 일은 어때?”“일단은 다 괜찮아!” 청아가 소희 옆에 앉으며 부드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저녁에 뭐 먹고 싶어? 맛있는 거 만들어줄게.”청아는 소희가 위로받을 필요가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소희는 이런 일에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아가 할 수 있는 건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는 것뿐이었다.청아의 말에 소희가 방금 요리 두 가지를 말했는데,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 곧 소희가 전화를 받았다. “간미연?”“게시글 작성자의 IP를 찾았어. 작성자 컴퓨터를 해킹했는데 모든 채팅 메시지를 삭제했어.”“그래서 복구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컴퓨터로 로그인한 카카오톡을 통해 휴대폰을 찾았어.”“이선유라는 사람과 연락했던데, 이선유라고 알아?”소희는 간미연의 뛰어난 기술에 의심한 적이 없었다. 그리고 이선유라는 이름을 듣고도 별로 놀라지 않았다. “알아, 수고했어!”“별거 아니야!” 미연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작성자 컴퓨터에서 삭제된 내용을 최대한 빨리 복구해서 유용한 정보를 찾으면 다시 연락할게.”“그래.”소희가 전화를 끊고 청아에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오늘 저녁은 패스할게, 내일로 미루자고. 내일 맛있는 거 해줘!”갑작스러운 상화에 청아가 놀라며 물었다. “무슨 일이야? 뭘 발견했어?”소희는 디자인 스케치를 접으며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 “나를 계속 자극하는 사람들에게 너그러웠던 건 이제 그만해야겠어. 단순하고 거친 방법이 더 효과적일지도 모르겠어.”이에 청아가 급하게 말했다. “무슨 일을 벌이려고 그래? 일단 구택 오빠한테 말해보는 게 어때?
성연희가 들어올 때, 프런트 데스크 직원은 깜짝 놀랐다.‘오늘 밤 노명성의 프라이빗 룸은 이선유가 사용 중인데, 성연희가 왜 이 시간에 왔을까?’연희는 명성의 정식 약혼녀로, 선유가 다른 룸을 사용하지 않고 굳이 명성의 룸을 사용하는 건 분명 의도가 있는 행동이었다.이에 프런트 데스크 직원이 조심스럽게 다가가 말했다. “오늘 노명성 대표님은 안 계세요!”“그 사람 찾으러 온 게 아니에요, 이선유 찾으러 왔어요!”연희는 오늘 연회색 운동복을 입고 있었고, 포니테일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AMS의 더블 링 귀걸이를 달고 있어서 아름다우면서도 시크했다.말을 마친 연희는 곧장 명성의 프라이빗 룸으로 향하자 프런트 데스크 직원은 옆에 있는 동료에게 말했다. “큰일 날 것 같아!”이에 동료가 말했다. “이선유가 분명히 성연희를 도발하고 있었잖아.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어!”“어떡하죠? 보안에 통보해서 확인하러 가볼까요?”“그만둬요!” 동료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성연희 건드리지 마요!”“성연희가 다칠까 봐 걱정되는데요? 이선유가 여러 명을 데려왔는데, 성연희는 혼자서 그냥 들이닥쳤잖아요.”다른 여자 직원이 이제야 호기심을 버리고 말했다.“그럼, 그냥 지켜보도록 하죠.”성연희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프라이빗 룸 앞까지 걸어가서, 두꺼운 붉은 목재 문을 발로 확 차버렸다.방 안에는 조명 불빛이 왔다 갔다 하고, 선유가 소파 중앙에 앉아 있었다. 선유의 좌우에는 남녀 다섯여 명이 둘러앉아 술을 마시며 노래하고 즐기고 있었다.그리고 문이 차여 열리자 방 안이 갑자기 조용해졌고 오직 화려한 조명만 비추고 있었다.“연희 언니, 여기는 무슨 일이세요?”병나발을 불고 있던 선유가 고개를 돌려 연희를 바라봤다. 화장한 얼굴에 무시가 가득한 눈빛으로 아무 신경도 쓰지 않는 듯 입을 열었다.연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선유에게 다가가 얼굴에 킥을 날렸다. 그러자 선유는 중심을 잃고 거칠게 넘어져 테이블에 부딪혔고, 그 위의 술병과 과일 접시가 엎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