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건 아니야.”“그럼 나중에 나 회의할 때 해. 나 회의하는 모습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를지도 모르지?”임구택의 말에 소희는 눈을 약간 크게 떴다. “너랑 회의에 참석하라고?”“응, 회의가 좀 길어. 널 혼자 여기서 기다리게 하고 싶지 않아.” 구택이 계속해서 유혹했다. “나랑 가자. 피곤하면 언제든지 돌아와서 쉬어도 돼.”계속되는 설득에 소희는 마음이 살짝 흔들렸다. “그럼 다른 사람들에게 나를 어떻게 소개할 거야?”“소개할 필요 없어. 회의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다 한자리 하는 사람들이고, 내 옆의 사람은 당연히 내 와이프라는 걸 알 테니까.” 구택이 반쯤 농담하듯 말했다. “우리 임직원분들은 다 똑똑해.”소희는 구택이 회의를 어떻게 진행하는지 실제로 궁금했기에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승낙했다. “회의는 언제 시작해?”구택이 시간을 확인했다. “지금!”그리고 구택의 말이 끝나자마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고, 소희는 구택의 무릎에서 뛰어내려 문 쪽을 바라보았다.이윽고 칼리가 들어와 소희에게 살짝 웃음을 지으며 공손하게 말했다. “사장님, 오후 임직원 회의가 곧 시작됩니다. 다들 도착하셨습니다.”“곧 갈게요!” 구택이 담담히 대답했다. “오늘은 회의록 작성하러 올 필요 없어요. 소희가 나랑 같이 갈 거라서.”이에 칼리는 놀란 듯했고, 소희가 임씨 그룹에 출근하기로 한 줄 알았다. 또한 구택은 별다른 설명 없이 소희를 바라보며 물었다.“갖고 온 사탕은 어디 있어?”소희는 종이봉투에서 사탕을 꺼내 구택에게 건넸다. 그러자 구택은는 투명한 포장지를 찢어 사탕을 입에 넣고, 소희의 손을 잡고 밖으로 걸어 나갔다.이에 칼리는 두 사람이 손을 꼭 잡는 모습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소희는 태연한 척하면서 조심스럽게 구택의 손을 빼내고 한 걸음 떨어져 걸었다. 허전하게 느껴진 구택이 소희를 쳐다보자, 소희는 살짝 눈썹을 찌푸리며 적당히 해라는 눈치를 주었다. 이에 구택은 입 안의 사탕을 살짝 깨물며 낮게 웃었다.
회의가 정식으로 시작되었다. 임구택은 의자에 편안하게 기대어 앉아 사탕을 입에 물고, 진우행 등이 프로젝트 제안을 논의하는 것을 들으며 가끔씩 소희를 쳐다보았다. 소희는 조용히 자신의 디자인 초안을 꺼내 그림을 쓱쓱 그렸다.시간은 천천히 흘러갔고, 회의는 정상적으로 진행되었다.구택이 기획팀의 보고를 들을 때, 앞에 놓인 물병을 따 소희 앞에 놓았다. 또 그게 익숙한 듯 소희는 머리를 들지도 않은 채 물을 한 모금 마시고는 다시 디자인 초안에 열중했다.마치 마음이 통하는 것처럼, 소희는 머리도 들지 않고 물을 들어 한 모금 마신 뒤 다시 종이 위에 그리기를 계속했다.발표를 진행하던 기획팀 팀장은 잠시 멈칫했다. 그러다가 구택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자 다시 발표를 이어 나갔다.회의에 참석한 임원들은 구택이 모두가 소희를 흘끗거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듯하여, 더 이상 소희를 바라보지 않았다. 그래서 평소보다 더 긴장하고 진지하게 회의에 집중했다.회의 중 구택의 표정은 매우 집중적이었지만, 사탕을 물고 있는 모습과 정장 차림이 다소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다들 항상 침착하고 날카로운 굉장히 예민한 사람이 어울리지 않는 막대사탕을 물고 회의하는 모습에 이질감을 느꼈다.그리고 회의가 절반쯤 진행됐을 때, 소희가 물을 마시며 쉬는 동안 진우행이 말했다.“이번에 이씨 집안과의 협력 계획이 나온 후, 이씨 집안은 매우 만족해하며 우리에게 여러 차례 전화해서 가능한 빨리 사람을 보내달라고 했습니다.”소희는 눈을 가늘게 뜨고, 마음이 철렁했다. 그리고 애써 무시하며 자기 일에 몰두했다.회의는 거의 두 시간 동안 진행되었으나, 소희는 평소 디자인 초안을 작업할 때도 몇 시간씩 앉아 있는 편이라 그리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물을 많이 마셔서, 회의가 끝나기 전에 화장실에 갔다.세면대에서 손을 씻고 있을 때, 또각또각하는 구두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소희는 소설아가 문 앞에 서서 자신을 보고 놀란 듯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소희
소설아는 소희가 갑자기 손을 쓸 줄은 몰랐다. 얼굴색이 변하며 뒷걸음질 치다가, 힘이 너무 세게 들어가서 하이힐이 휘어지며 그 자리에 쓰러졌다. 상당히 당황스러운 상황이었다. 그리고 설아가 고개를 들었을 때, 소희가 실제로 발차기를 한 것이 아니라 단지 겁을 준 것임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이 상황이 더욱 창피하고 화가 났다.소희는 설아를 힐끗 바라보고는 그냥 걸어갔다. 설아는 소희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사장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이를 악물었다.“설아 씨!”칼리가 다가와 설아를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난 앞으로 소희 씨랑 대립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요.”칼리는 설아가 학력이 높고 가정환경이 좋으며 업무 능력이 뛰어나고 일 처리가 효율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설아가 꽤 거만하게 행동해도 항상 존중했다. 하지만 칼리는 왜 설아가 소희를 그렇게 싫어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이에 설아는 칼리를 노려보며 차갑게 말했다. “내가 언제 소희와 대립했다고 그래요?”칼리가 뭔가 더 말하려 했지만 설아의 날카로운 반응에 입을 다물었다.이에 설아는 조소하며 말했다. “소희가 회사에 자주 오는 걸 보고 사장님이 소희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그래서 소희에게 잘 보일려고 그러는 거예요? 사장님은 소희를 좋아할 리 없어요, 아무리 소희가 용을 써도 그럴 일 없다고요.”칼리는 놀라고 복잡한 눈빛으로 설아를 바라보았다. 설아의 얼굴은 가득 찡그려져 있었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내뱉고 있었다.“설아 씨, 소희 씨랑 개인적인 문제라도 있어요? 그렇지 않고서야 왜 그렇게 말하는 거예요?”칼리는 이해할 수 없다고 느꼈다.소희가 회사에 온 몇 번은 모두 조용히 사장 사무실에서 자신의 디자인 초안을 그리며 시간을 보냈다. 소희는 전혀 거만하게 행동하지 않았었다. 소희는 사장의 와이프임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누구에게도 이래라 저래라 지시하지 않았다. 그래서 칼리는 설아의 소희에 대한 적대감이 어디에서 오는지 몰랐고, 그저 설
칼리는 소희가 좋아하는 밀크티를 끓여 사장 사무실로 가져갔다. 소희는 바닥에 앉아 디자인 초안을 그리고 있었는데, 칼리가 들어오자 초안을 접고는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칼리!”칼리는 소희의 미소를 보고 마음이 녹는 것 같았다. 이렇게 섬세하고 아름다우며 재능 있는 소녀라면, 자신이 사장님이라 해도 좋아할 것이다.칼리는 밀크티를 탁상 위에 놓으며 소희에게 속삭였다. “사장님께서 밀크티를 끓여 달라고 했을 때 설탕을 한 조각만 넣으라고 했는데, 이번에는 두 조각 넣었어요!”그 말을 듣고 소희의 눈이 반짝였다. “고마워요!” 소희가 미소 지으며 말하자 칼리는 궁금한 듯 조심스럽게 물었다. “소희 씨, 개인적인 질문을 해도 될까요? 사장님과는 언제부터 사귀기 시작했나요?”소희는 밀크티를 한 모금 마신 후 눈을 들어 말했다. “오래전부터요.”“오래전부터요?” 칼리는 놀랐다.“그러니까 소희 씨가 처음으로 회사에 올 때부터 사귀고 있었다는 건가요?”“네.”소희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군요!” 칼리는 그제야 깨달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칼리는 그 당시에도 임구택이 여자를 회사에 데려온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역시 소희씨가 여자친구여서 데려온 거야!’칼리는 큰 결심을 한 듯 소희에게 말했다. “절대로 남에게 말하지 않을게요, 저를 믿어요!”이에 소희는 따뜻하게 웃으며 말했다. “사실 크게 걱정할 건 없어요. 하지만 공개되면 이제 여기 와서 구택 씨를 만나는 게 지금처럼 편안하지 않을 거니까.”아마도 프런트 데스크 직원들도 소희와 구택의 관계가 평범하지 않음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 확신할 수 없었다. 만약 소희가 구택의 아내, 즉 임씨 그룹의 사모님이라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곧 임씨 그룹 전체가 그 사실을 알게 될 것이었다. 그리고 소희는 구택을 찾아오는 상황이 어떤 모습이 될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때가 되면 아마도 지금처럼 바닥에 편안하게 앉아 있을 수 없을 것이었으니까.칼리는 알겠다는 듯 고
소희는 임구택의 품에서 고개를 들어 웃으며 말했다. “아니, 디자인 그림은 아니야.”그러자 구택이 눈썹을 추켜세우며 물었다. “그럼 뭐 하고 있었던 거야?”“회의 기록을 했어.” 소희의 눈빛이 반짝였다. “보고 싶어?”“회의 기록이라고?” 구택은 약간 놀랐다. “어, 보여줘!”소희는 자신의 노트를 집어 구택에게 건네고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사장님, 검토해 주세요!”구택이 노트를 받아 들고 펼쳤을 때, 잠시 당황했는지 멈춰 섰다. 소희가 그린 건 자기 모습이었다. 하나는 구택이 보고를 듣고 있을 때의 모습이었고, 다른 하나는 문서를 읽고 있을 때의 모습이었다. 두 장의 그림은 구택의 집중한 모습과 심각한 표정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었다.구택은 그 두 장의 그림을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마음속에서 파도가 일렁이는 듯한 느낌에 사로잡혔다. 마치 구름 위로 올라간 것처럼 기분이 좋고, 다시 내려오고 싶지 않은 느낌에 소희를 반짝이는 눈빛으로 바라봤다.“회의실에서 이걸 그린 거야?”구택은 소희가 자신을 계속 쳐다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소희가 그렇게 진지하게 그리고 있어서, 당연히 디자인 초안을 작업하고 있다고 여겼었다.소희는 구택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알 것 같았고, 살짝 웃으며 말했다. “한 번 본 건 바로 머릿속에 남아. 굳이 계속 쳐다볼 필요 없어.”이에 구택의 눈빛이 깊어졌다. 구택은 소희에 대한 감동을 감추지 못하고 소희를 꼭 안았다. 구택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고, 결국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그림을 이렇게 잘 그리는 줄 몰랐어.”이에 소희의 눈이 반짝였다. “내가 그린 게 좋은 건가, 아니면 네가 잘생긴 게 좋은 건가?”구택은 소희를 더욱 꽉 안으며 볼에 키스했는데 구택의 숨결에는 약간의 열기가 담겨 있었다. “물론 네가 그려줘서 좋은 거지!”“네가 이렇게 많은 재능을 가지고 있는데, 난 너에게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서 걱정이야. 네 모든 것이 나를 자랑스럽게 해.”소희는
이선유의 앳된 목소리에 경멸이 가득한 말이 들려왔다.“어머, 나를 기억하시네요! 이지민 감독에게 해고당하고 일자리도 잃었나요?”“한 번만 더 물어볼게요, 내 드레스 디자인 초안 만들어줄래요? 이건 당신에게 주는 마지막 기회예요.”“만약 당신이 동의한다면, 바로 드라마 촬영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줄게요.”“약속한 대로 금액도 넉넉히 주고, 이전의 불쾌한 일들은 모두 잊어버리는 거로 해요.”소희는 일어나 선유의 말을 들으며 발코니로 걸어갔다. 눈 부신 햇살이 소희의 얼굴을 비추었지만, 눈 속의 차가움은 녹이지 못했다. “시간도 없고, 마음도 없어요. 물론, 지금 시간이 있다고 해도 당신 디자인을 하지 않을 거예요. 내가 만들 옷은 당신 같은 사람한테 주기 아까우니까!”소희의 말이 끝나자 선유의 목소리가 한층 더 차갑게 가라앉았다. “소희 씨, 오늘 한 말 잊지 마세요. 후회하지 않길 바랄게요!”“난 아침부터 기분이 잡쳤어! 당신 전화를 받은 걸 후회하고!” 소희가 차갑게 말을 마치고 전화를 끊자 곧 선유가 보낸 메시지가 떴다. [소희 씨, 당신이 나한테 와서 싹싹 빌면서 후회하게 만들어 줄게.]기가 막히는 문자에 소희는 이선유의 번호를 바로 차단했다.…정오 무렵, 인터넷에 한 포스트가 올라왔는데‘King의 성장 과정’이라는 제목이었다. 포스트에서는 소희의 성장 과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20여 년 전 운성의 어느 마을에서 태어나, 부모에게 학대받고 어린 나이에 부모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후 보육원에 보내졌다고 했다.게시글 작성자는 당시 사고 상황도 조사했다고 한다. 소희의 부모가 사고 당일 산물을 팔러 도시로 갔다가 브레이크가 고장 나면서 트럭과 충돌해 현장에서 사망했다고 했다.또한 작성자는 소희의 친동생을 찾아냈다고 주장했다. 또한 친동생의 말에 따르면 사고 전날 소희가 자전거 앞에서 가위를 들고 뭔가를 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소희가 다음 날 부모가 나갈 것을 알고 일부러 브레이크를 고장 내 부모를 죽이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
[학비 지원해 준 사람이 정말 실망할 거 같다. 돈과 정성을 들였는데 결국 은혜도 모르니.][도경수 선생님도 King이 이런 사람인 줄 알았을까?][아마 모를걸. King의 정체가 밝혀진 영상을 봐봐. 그런 얼굴을 하고 있으니 도경수 선생님과 자기를 지원한 사람들을 모두 속였겠지!][King의 정체가 밝혀진 영상을 처음 봤을 때부터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너무 어린데 어떻게 그렇게 큰 성과를 낼 수 있어? 천재가 아니고서는 말이 안 되잖아. 역시 뒤에는 숨겨진 비밀이 있었던 거지.]…하지만 King의 팬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반박했다. [King은 결코 그런 사람이 아니야. 만약 King이 게시물에서 말한 것처럼 명예를 좇는 사람이라면, 진작 자신의 정체를 밝혔겠지. 다른 사람이 카피를 하고 벼랑 끝까지 몰리니 어쩔 수 없이 나선 거지!][맞아. 우리가 King을 좋아하는 건 얼굴이나 도경수 때문이 아니야. 창작물을 좋아하는 거지.][작품을 모두 다 봤는데 상은 순전히 잘해서 탄 거다.][시물을 올린 사람이 누군지 모르겠는데, 숨어서 난리 치지 말고, 정면돌파 해라!]…몇 달 동안 잠잠했던 King에 관한 논쟁이 다시 불붙으며 뜨거운 화제가 되었다. 명의 인터넷 유저들, King의 팬들이 끝없는 논쟁을 벌였고, 모두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생각했다.오후에 소희는 성연희로부터 전화를 받고, 온라인에서 떠들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우청아를 포함한 지인들이 하나둘씩 전화를 걸어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었다.이에 게시물을 훑어보던 소희는 어이가 없어 냉소를 지었다. 아무래도 이건 바로 이선유의 짓이 틀림없어 보였다.‘하, 후회하게 만들겠다고 한 게 고작 이거야? 내 뒷조사를 했던 거야?’경성의 재벌가 딸로 태어나서 가지고 싶은 건 뭐가 됐든 다 가졌던 선유라 어렸을 때부터 그 누구도 선유의 고집을 꺾지 못했을 것이었다. 그런 선유가 소희에게 거절을 당하니 이렇게 치사하고 더러운 수법을 쓴 것이었다.연희가 차갑게 말했다. “이미 PR
임구택이 핸드폰을 받아 들고 잠시 살펴보았는데 표정이 금방 어두워졌다. 글과 몇몇 댓글을 모두 읽은 후, 얼굴엔 살기로 가득했다.“알겠어요, 이제 다른 소식이 있으면 또 알려줘요.”구택이 무겁게 말했다.“알겠습니다. 저는 소희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믿기에 열심히 반박 댓글을 달겠습니다.”칼리가 진심을 표하고 방을 나서자마자 소설아가 마주 오고 있었다. 설아 역시 인터넷상의 소희에 대한 부정적인 소식을 본 것 같았다. 이에 설아는 차갑게 조롱하며 말했다. “자신이 아끼는 사람의 진짜 모습을 드디어 알게 되었나요? 이제 제가 왜 소희를 싫어하는지 이해하시겠어요?”하지만 칼리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소희는 저 글에서 말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당신이 그렇게 소희를 싫어하고, 잘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면 사장님 앞에서 하세요!”“그럴 엄두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이에 설아는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소희가 당신에게 어떤 혜택을 줬길래 저한테 이렇게까지 적대감을 보이는 거죠?”“저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았습니다. 저는 제 눈으로 볼 줄 알고, 귀로 들을 줄 알며, 정상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칼리가 입술을 깨물며, 자신의 책상으로 큰 걸음으로 걸어갔고 설아는 비웃으며 칼리를 한 번 더 쳐다보고 걸음을 옮겼다.사무실 안에서 구택은 분노를 억누르며 생각에 잠겼다가, 결국 소정인에게 전화를 걸었다.통화가 연결되자, 정인이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임구택 사장님, 갑자기 전화하셔서 무슨 일인가요?”“소희에 대한 인터넷 폭로를 보셨습니까?” 구택이 차갑게 묻자 소정인은 잠시 망설이더니 빠르게 답했다.“아니요, 오늘 하루 종일 회의에 참석해서 핸드폰을 볼 시간이 없었습니다. 무슨 일인가요? 소희에게 무슨 문제가 생긴 건가요?”“누군가가 당신들이 소희의 양부모라고 말하며, 소희가 당신들의 지원을 받고도 고마워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모두 터무니없는 소리이니 당장 공개적으로 진실을 밝히고 모든 사람에게 진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