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밤, 우청아가 새로운 일자리를 찾은 것을 축하하기 위해 성연희가 넘버 나인에서 저녁 식사를 대접했다. 소희는 먼저 집에 돌아가 요요를 데리고 왔고, 청아는 퇴근 후 바로 거기로 가기로 했다.추석이 지나 날은 일찍 어두워졌다. 그리고 소희가 요요를 안고 넘버 나인에 도착했을 때, 이미 화려한 조명이 켜져 있었고, 호텔 전체가 반짝거렸다. 로비를 지나갈 때, 많은 젊은이들이 서 있었는데, 모두 패셔너블하거나 독특한 옷차림을 하고 있어 학생들처럼 보였다. 이들이 지나갈 때, 갑자기 누군가가 소리치자 순식간에 조용해졌다.“다들 조용히 해, 선유 누나가 전화 중이야!”이에 소희가 뒤돌아보니 정말로 이선유였다. 선유는 프론트 데스크에서 전화를 하고 있었고, 목소리는 사랑스러웠다.“노명성 오빠, 저희들이 넘버 나인에 놀러 왔는데, 사람이 많아서 오빠 프라이빗 룸을 빌리고 싶어요.”“근데 프론트 데스크 직원이 안 된다고 해서 저 대신 얘기 잘 해주실 수 있어요?” 이들은 모두 선유를 중심으로 모여 있었고, 선유가 말할 때 모두가 조용히 기다렸다.이윽고 선유가 프론트 데스크에 전화를 건네주자, 명성이 뭐라고 했는지, 직원은 곧바로 태도가 돌변하여 대답했다.“알겠습니다, 노명성 사장님, 분부대로 하겠습니다!”전화를 끊은 후, 프론트 데스크 직원은 웃으며 말했다.“이선유님, 노명성 사장님이 프라이빗 룸을 사용하시도록 허락하셨습니다.”그러자 이선유는 프론트 데스크를 차갑게 쳐다보며 말했다.“말했지? 나 노명성 사장이랑 친하다고. 다음부터 나를 막으면 바로 컴플레인 들어 갈 줄 알아.”협박 아닌 협박을 하는 선유에 프론트 데스크 직원의 얼굴이 살짝 창백해지며 말을 잇지 못했다.그리고 선유는 일행을 이끌고 엘리베이터로 향했고, 일행이 몰리자 소희를 옆으로 밀쳐냈다. 또한 선유 옆에 있는 여학생이 선유에게 아부를 하듯 입을 열었다.“선유야, 너 진짜 대단하다. 전화 한 통으로 문제를 직방으로 해결하다니!”“오빠의 프라이빗 룸을 잠시 사용하는 것뿐이야
소희가 눈썹을 치켜올리며 묻자 성연희는 도리머리를 치며 말했다.“널 몰래 찍던 사람이 다시 나타났어?”“아니, 최근에 특히 조심했는데, 의심스러운 사람은 없었어!”“발각됐으니까 더 조심할 거야. 하지만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면 다시 나타날 거고.”“난 조심할 거야!” 연희가 밝은 웃음을 지으며, 이 일을 그리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듯했다. 하지만 소희의 눈에는 걱정이 가득했다.“노명성이 너와의 약속을 취소하고 이선유와 함께 시험 촬영을 간 건 어떻게 된 거야?”그러자 연희가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그걸 어떻게 알았어?”“들었어.”“그렇게 과장된 건 아니야. 그날 내가 명성과 새로 오픈한 프렌치 식당에서 식사하기로 했었어.”“근데 선유의 아버지가 명성에게 전화해서, 딸이 여주인공 역할을 맡게 됐는데 시험 촬영을 가야 한다고 한거지.”“그리고 자신은 못 미덥지만 경성에 올 수 없으니, 선유랑 함께 가서 딸이 속임수에 빠지지 않도록 봐달라고 부탁한 거야.”이에 소희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네가 알고 있으면 돼.”“걱정하지 마, 내가 명성과의 관계에 문제가 있다고 해도 그건 선유 때문이 아닐 거야.” 연희의 눈빛에는 결연함이 어려있었지만 소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문제가 이미 생겼다면, 선유의 개입은 너희 문제를 확대시킬 거야. 결국 어떤 결과가 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으니, 싹을 잘라버려.”“알아, 우리 사이에 걔가 들어올 틈? 여지? 절대 없을 거야.”“연희 누나!” 김영이 연희를 불렀다.“청아 씨가 왔어!”소희가 고개를 돌리자 청아가 방금 들어온 것을 보았고 연희는 소희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청아가 장시원과 이제 막 헤어져서 입으로는 말 안 해도 마음속으로는 분명히 힘들 거야. 오늘은 좀 즐겁게 해주자.”“응!” 소희가 고개를 살짝 끄덕였고 연희는 환하게 웃으며 옆에 놓인 꽃다발을 집어 들고 청아에게 다가갔다.…그다음 주말, 소희와 임구택은 청원에서 이틀을 보냈다. 청원에 올 때마다, 두 사람은
미나가 앞으로 나서서 설계도를 뺏어왔다.“이건 소희가 이틀 동안 그린 거예요!”진영기 부감독이 서둘러 물티슈로 의자를 닦으며 말했다.“이선유 씨, King의 설계도는 일반적으로 만질 수 없어요. 이런 거에 굉장히 예민하거든요. 의자를 닦았으니 편히 앉으세요!”이에 선유가 비웃으며 말했다.“King으로 나를 겁주지 마세요. 아무리 유명해도 디자이너일 뿐이잖아. 돈 받은 만큼 옷 만들어주는 그런 일꾼,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닌데 뭐.”미나가 소희의 설계도를 정리하며 여자아이의 말을 듣고 뒤돌아보며 혼자 생각했다. ‘이 사람은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인데 이렇게 거만한 거야?’이에 진영기 부감독이 의자를 닦은 후 물을 건네며 말했다“선유 씨, 일단 물부터 마시세요.”하지만 선유는 건네주는 물을 보고 까다롭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난 이딴 싸구려 물은 안 마셔요!”“아 역시 그렇죠? 이 물이 싸긴 해요.” 진영기 부감독이 서둘러 말하고는 스태프를 불러 선유의 물을 사 오도록 지시했다. “됐어요, 그냥 King을 불러와요. 빨리 내가 원하는 디자인 말해주고 만들어오게.”선유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하자 진영기 부감독이 서둘러 대답하며 미나에게 소희를 데려오라고 재촉했다.“알겠습니다, 알겠어요!” 이에 미나는 마지못해 소희를 찾으러 갔다.마민영이 오늘 기분이 좋지 않아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울렸고, 이지민 감독은 어쩔 수 없이 소희를 찾아왔다. 소희가 도착하자 마민영은 바로 기분이 풀렸는지 메이크업을 받으며 다음 장면 촬영을 기다렸다.그때 소희는 다른 배우들의 의상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미나가 급히 달려왔다. 그리고는 부감독이 누군가를 데려왔는데, 그것이 소희에게 디자인을 맡기려고 온 것 같다고 알렸다.이에 소희가 고개를 끄덕였다.“이 일 끝나면 갈게.”미나는 소희를 재촉할 수 없어 곁에서 기다렸고, 소희가 배우들의 의상을 모두 준비한 후에야 함께 돌아갔다. 돌아가는 길에 미나가 입을 열었다.“진영기 부감독이 저 여자한테 계속 저자세로 대
진영기 부감독이 눈을 크게 뜨고 칭찬했다.“이선유 씨, 정말 손이 크시네요!”선유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물론 이건 디자인 비용일 뿐이에요. 드레스 제작 비용도 얼마든지 말씀하세요!”미나가 옆에서 듣고는 혀를 내둘렀다. ‘부감독이 왜 저렇게 아부하는지 알겠군. 의상 하나에 2억이라니! 역시 그 사세구나.’하지만 소희는 눈 깜짝하지 않고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차분히 대답했다.“정말로 시간이 없어서요. 다른 디자이너 찾아보세요.”그제야 선유는 진지하게 소희를 바라보며 말했다.“돈이 적다고 생각되나요? 국제적인 탑급 디자이너라 해도 이 정도 디자인 비용은 꽤 되는 거잖아요!”“돈 문제가 아니에요.”두 사람은 서로 만날 일이 많았지만 그때마다 서로 지나쳤다. 선유는 소희가 자신을 고의로 창피하게 만드려는 것으로 생각했고, 더 높은 디자인 비용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오해했다. “하 그럼 1억 추가할게요. 당신이 유명하다고 하니 추가하겠다는 뜻이라고요. 이제 만족하나요?”하지만 소희는 개의치 않다는 듯 자신의 책상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손에 들고 있던 의상 목록을 체크하고는 미나에게 말했다.“마민영의 다음 씬에서는 예전의 가난한 이미지를 많이 벗어나야 해. 그러니까 옷 좀 정리해 봐, 체크하게.”“알겠어요!” 미나가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어리둥절한 채로 대답했고, 선유를 힐끔 쳐다보며 소희를 따라갔다. 그리고 두 사람은 자신들의 일에만 집중하며 선유를 철저히 무시했다. 졸지에 찬밥 신세가 된 선유는 어이없다는 듯 진영기 부감독을 바라보며 말했다.“이게 지금 도대체 무슨 상황인 거죠? 제가 제시한 금액이 적어서 저러는 건가요?”화가 잔뜩 난 선유에 진영기 부감독이 서둘러 답했다.“선유 씨, 화내지 말고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제가 소희한테 다시 얘기해 볼게요.”진영기 부감독의 말에 선유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가서 잘 얘기하세요!”진영기 부감독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소희를 찾아갔다.“소희 씨, 저랑 얘기 좀 해요!
진영기 부감독은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이선유 씨, 조급해하지 마세요. 예술가들은 대부분 조금 기행이 있는 법이니까요. 저 다시 소희한테 얘기해 볼게요.”선유는 눈썹을 찌푸리며 화를 내며 말했다.“아니 자기가 잘나면 얼마나 잘났다고 그래? 고작 디자이너 나부랭이 따위가 자기가 대단한 사람으로 착각이나 하고!”“내 드레스 디자인 안 해주면 다시는 강성에서 발붙이고 살 수 없게 만들 거니까 그런 줄 알아라고 하세요!”이에 진영기 부감독이 서둘러 답했다.“선유 씨, 소희가 아직 어리니까, 너무 심하게 다그치지 마세요.”“아니면 제가 이지민 감독님한테 말씀드려 다른 디자이너를 연락해 드릴게요. 분명히 만족하실 겁니다!”“내가 고작 디자이너에게 굽신거려야 한다는 겁니까?” 선유가 이를 악물며 분노했다.“저렇게 나오니까 더더욱 디자인을 맡기고 싶은데요? 고집이 얼마나 센지 한 번 보게!”말을 마친 선유는 콧방귀를 뀌며 돌아섰다. 그리고 미나는 진영기 부감독이 이선유를 따라가며 계속 아부하는 모습을 보며 일이 크게 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선유가 어떤 관계를 동원했는지 모르겠지만, 오후가 되자 이지민 감독이 특별히 소희를 불러서 물 한 잔을 건네며 친절하게 말했다.“소희 씨, 최근 드라마 세트에서 일이 잘되고 있나요?”“네, 잘 되고 있어요.”“그래요, 뭐든지 필요한 게 있으면 말씀하세요!”소희가 입술을 깨물며 대답하자 이지민 감독이 다정하게 웃으며 말했다.“무슨 일이든, 말만 하면 제가 바로 해결하게 해 드릴게요.”“아뇨, 모두가 저를 잘 도와주고 있어요.”이지민 감독이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이선유 씨가 졸업식 무대에서 입을 드레스를 디자인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들었어요.”“그거 소희 씨가 디자인해 주시면 안 될까요? 비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제가 보충해 드릴게요.”“그리고 소희 씨 일은 진영기 부감독이 다른 조수를 하나 더 배정해 드릴 테니, 그냥 드레스 디자인에 집중하세요.”“드라마 세트에서는 제가 모든
이지민 감독이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소희가 King으로 알려지고 나서 이런 일이 생길 줄 알았어요. 하지만 소희가 왜 이선유의 의뢰를 받지 않는지 궁금해요.”“그저 드레스 한 벌 디자인하는 일인데, 소희 씨한테 어려운 일도 아니지 않나?”“King 같은 탑급 디자이너는 의뢰를 선택해서 받을 자유가 있죠.”보조의 말에 이지민 감독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이 일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요.”...소희가 자기 일을 미나에게 인계하러 갔을 때, 미나는 놀라며 말했다.“소희 씨, 왜 또 안 오는 거예요? 이지민 감독이 뭐라고 했어요? 이선유 때문에?”이에 소희는 차분하게 대답했다.“아니에요, 더 이상 묻지 말아줘요. 이선유가 오면 그냥 되돌아 가게 하고, 내가 없을 때, 그 사람이랑 충돌하지 말고요.”미나는 화를 내며 말했다.“그 이선유도 정말 건방지네요. 소희 씨가 드레스를 디자인해 주지 않는 건 소희 씨 자유인데, 왜 이지민 감독을 시켜 쫓아내는 거죠?”“어떤 사람들은 돈이 있다고 생각하면 모두가 자기 말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요.” 소희가 자신의 물건들을 정리하며 말했다.“난 이만 가볼게요, 뭐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하고요.”“소희 씨, 난 이렇게 보내고 싶지 않으니까, 빨리 돌아와요!” 미나가 입술을 삐죽이며 말하자 소희는 웃으며 가방과 캡모자를 쓰고 주차장으로 향했다.“곧 돌아올 거야.”시간이 이른 편이라 소희는 경원으로 돌아가지 않고, 길에서 방향을 틀어 스승 도경수의 집으로 향했다. 도경수는 서재에서 글을 쓰고 있었고, 소희는 손을 씻고 옆에서 먹을 갈아주었다.“갑자기 왜 여기로 왔어?” 도경수가 웃으며 물었다.“무슨 일 있어?”이에 소희는 진지하게 먹을 갈며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제가 무슨 일이 있겠어요?”“너와 임구택의 일 계속 숨길 거야?” 도경수가 은근히 묻자 소희는 웃으며 말했다.“안 알려드렸다고 해서, 스승님이 모르시겠어요? 선배가 말씀드렸나요?”“걔는 아니야!” 도경수가 웃으며
소희는 먹을 갈며 말했다.“제 생각에는 굳이 설득할 필요 없을 거예요. 제가 그 사람을 한번 만나 봤는데, 선배에게 어울리지 않아요.”“게다가 그 여자는 다른 사람을 좋아해서 진석 선배랑 진짜 안 어울리는 것 같아요.”“이선유를 안다고?” 도경수가 조금 놀라서 되물었다.“아 맞네, 그 이선유 씨가 강성에서 공부하는 걸로 들었어.”“그 사람이 왜 강성까지 와서 공부하는지 아세요?” 소희가 비웃듯이 말했다.“이선유가 노명성을 좋아해서예요.”“노명성?” 도경수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성씨 집안의 자제와 약혼한 그 노명성인가?”“맞아요!” 소희가 낮게 웃으며 말했다.“그러니까 스승님, 제자한테 그런 사람과 얽히지 말라고 하세요. 괜히 골칫거리 만들지 말고.” “이선유가 좋아하지 않는다면, 절대로 실수하지 않을 거야.” 도경수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나는 그저 진석이 강솔에게만 몰두하지 않았으면 해. 강솔이 아무리 좋아도, 걔에게는 그저 친구일 뿐이니까.”“알고 계셨어요?”소희가 놀라며 묻자 도경수가 냉소를 띠며 말했다.“너희들이 나에게 숨길 수 있는 일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이에 소희가 어깨를 으쓱하며 웃었다.“사실 강솔이 그런 성격인데, 진석이처럼 강한 사람이 걔를 관리해야 해. 하지만 강솔은 주예형을 좋아하고, 그 마음을 쉽게 바꾸지 않을 거야.”“나는 진석이를 보면 마음이 아파서, 다른 여자를 좋아하기를 바라고 있고.”소희가 눈을 내리깔며 말했다.“사랑하는 마음은 강요할 수 없어요. 진석 선배가 잊을 수 있다면, 이렇게 오랜 시간 기다리지 않았을 거예요.”도경수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렇지.”소희는 도경수와 함께 글씨를 연습하고 그림을 그리며 오후까지 있다가 집으로 돌아갔다.다음 날 아침, 아침 식사를 마친 후, 소희는 집을 나서지 않았다.“오늘은 출근 안 해?”소희가 맑은 눈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이 감독님이 최근에 너무 바빴다고 며칠 휴가를 줬어요.”소희는 임구택에게 이선유
미나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은 듯 말했다. “알았어요, 마민영한테 말해볼게요.”“그래요, 나도 민영에게 전화해서 절대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당부할 테니까!” 소희가 걱정되었는지 신신당부했다.“네!”소희가 예상했듯이, 다음날 인터넷에 민영이 사람을 욕하는 영상이 퍼졌다. 영상의 각도로 보아 몰래 촬영된 것 같았고, 이로 인해 민영의 이미지는 크게 타격을 받았다. 민영의 소셜미디어와 팬 커뮤니티가 공격받았고, 민영이 공인으로서 부적합하다는 말이 나돌았다.이선유 역시 연기를 전공했기에 배우에게 무엇이 가장 치명적인지 잘 알고 있었기에 이런 수단을 쓴 것 같았다.소희는 성연희에게 전화를 걸어 물밑 작업을 해서 민영의 화제성을 낮추도록 했다.“이건 누가 깎아내리려고 하는 거야?”“그건 신경 쓰지 말고, 일단 여론을 진정시키고 나서 알려줄게!” 소희의 말에 연희가 웃으며 대답했다.“맡겨만 줘!”민영의 에이전시는 긴급 PR을 시작했고, 연희의 도움으로 영상은 인터넷에서 하나둘씩 사라지고 사람들의 관심도 급격히 줄어들었다.어차피 민영은 순수한 이미지가 아니었고, 업계 사람들이나 기자들과 싸우며 가냘프기보단 강한 이미지였다. 그랬기에, 상황을 모르는 일반인을 제외하고는 민영이 욕하는 것이 놀랍지 않았다. 오히려 팬들은 민영이 사람을 욕하는 모습이 속이 시원하다고 느끼며 누가 민영을 화나게 했는지 궁금해했다.이선유는 상황이 좋지 않다고 판단하고 불똥이 튈까 두려워 자기 사람들을 철수시켰다. 선유의 본래 목표는 민영이 아니었고, 민영에게 화풀이를 한 것뿐이었다. 그리고 대중들의 관심이 식자, 더 이상 파고들지 않았다.소희가 이 사건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듯싶었을 때, 갑자기 소정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소정인은 무슨 일이 있다며 소희를 만나고 싶어 했다.이에 소희는 소정인과 약속한 시간과 장소에 차를 몰고 갔고, 도착했을 때 소정인은 이미 그곳에 기다리고 있었다. 소희가 오자 소정인은 바로 일어나 의자를 빼주며 따뜻하고 친절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