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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1화

두 사람이 복도를 지나가다가 앞쪽 룸에서 한 남녀가 나오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등을 돌린 채 성연희 옆으로 나란히 걸어갔다.

연희는 그 남자의 뒷모습을 보고 발걸음을 멈추고 눈빛이 차가워진 채 소리쳤다. “노명성!”

연희의 부름에 명성이 고개를 돌렸다. 벽에서 나오는 따뜻한 노란빛이 그의 금테 안경에 비쳐 희미한 금속 빛을 발했다. 그의 눈빛이 김영을 스치고 연희의 얼굴에 머무르며 차분히 말했다.

“바로 전화하려고 했어!”

명성의 옆에 있던 여자아이는 옅은 녹색의 무릎까지 오는 긴 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밤색의 약간 곱슬곱슬한 긴 머리는 포니테일로 묶었다. 그녀는 갸름한 얼굴에 하얀 피부와 눈이 웃을 때마다 휘어지며 까르르 소리를 내며 말했다.

“연희 언니!”

“이선유!”

연희는 웃으며 인사를 하더니 명성의 팔짱을 끼고 눈웃음을 지었다.

“소희네도 다 있어, 인사할래?”

연희의 말에 선유는 곧바로 알아차리고 말했다.

“명성 오빠, 오빠는 연희 언니와 가세요. 저는 혼자 집에 갈게요.”

“좋아, 집에 도착하면 전화해!”

“알겠어요!”

선유는 깜찍하게 명성에게 윙크하고 자기 핸드백을 들고 앞으로 걸어갔다.

소희가 딱 맞게 연희를 찾으러 나왔고, 선유와 얼굴을 마주쳤다. 소희는 선유가 고개를 돌릴 때 차가운 표정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분명히 보았다.

소희는 눈썹을 조금 들어 올리고 선유를 다시 한번 더 쳐다보았으나 그녀는 소희와 어깨를 스치며 복도를 지나 빠르게 사라졌다.

선유가 떠난 후, 연희의 얼굴에서 웃음이 조금씩 사라졌고, 명성을 신경 쓰지 않고 소희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명성이 입술을 살짝 깨물고 그녀 뒤를 따랐다.

룸으로 돌아오자 소희가 시원과 다른 이들에게 명성을 소개했다. 모두 같은 사회인이라서 친하지 않더라도 알고 있었고, 조백림 등 여러 사람이 명성에게 친절하게 자리를 내주었다.

연희는 테라스의 등나무 의자에 앉아 와인잔을 들고 한 모금에 들이키자 소희가 연희 맞은편에 앉아서 물었다.

“방금 그 여자애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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