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를 끊은 후, 임구택은 소희의 휴대폰을 쥐고 있었다. 그의 입가의 미소는 사라지지 않았다. 소희를 볼 때마다 그는 마음에서부터 행복함을 느꼈다.그가 고개를 돌려보니, 소희가 케이크 접시를 들고 걸어오고 있었는데 오늘 매우 내추럴하게 차려입었다. 하얀 티셔츠에 청바지, 하얀 신발을 신고, 머리는 반묶음으로 묶었다. 가을 햇살 아래에서 소희의 눈동자는 생기가 넘치고, 피부는 거의 투명할 정도로 하얀빛을 띠었다. 그녀의 모든 미소와 눈길이 사람을 마음을 사로잡을 정도였다.소희가 다가와 접시를 내밀며 말했다. “먹을래?”구택은 접시를 받아 들고 다른 손으로 소희의 손목을 잡아 자신에게 끌어당겼다. 그리고 케이크 한 입을 먹고는 따뜻하게 웃으며 말했다. “오영애 아주머니는 원래 달콤한 것을 잘 만들지 못했는데, 네가 온 뒤로 점점 솜씨가 느신 것 같아.”소희는 구택의 어깨에 기대며 팔로 그의 허리를 감싸고는 고개를 살짝 들어 말했다. “너 달콤한 거 안 좋아하지 않아?”구택이 스푼으로 케이크를 하나 더 떠 입에 넣으며 물었다. “음?”말을 마치고 소희가 자신이 들고 있는 케이크를 바라보는 것을 보고 문득 깨달으며 낮게 웃었다. “아, 네가 진심으로 나에게 주는 게 아니라 그냥 해본 말이었구나?”소희가 눈썹을 한 번 꿈틀거리자, 구택은 갑자기 그녀에게 키스하며 흐린 목소리로 말했다. “돌려줄게.”소희는 그의 입술에서 느껴지는 달콤한 치즈 크림 향에 자신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구택은 처음에는 그녀를 장난치려 했으나, 소희의 유혹에 이끌려 키스를 깊게 하였다. 그리고 케이크 접시를 옆에 두고 그녀의 얼굴을 손으로 감싸 안았다.설희는 소희가 자신에게 케이크를 먹여줄 것을 기다렸으나, 두 사람이 키스하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구택이 케이크 접시를 옆에 두자, 설희는 콧소리를 내며 서운함을 표했다.데이비드는 일어나 케이크 접시를 물고 그네 의자 뒤에 감추고는 약간 교활한 눈빛으로 설희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설희는 멍하니 아무런 행동도
“오늘 밤에?”성연희는 손에 든 꽃을 만지작거리며 웃었다.“그래! 밤에 봐.”“어디예요? 제가 데리러 갈게요!”김영의 목소리는 시원시원했다.“아니야, 나 지금 부모님 집에 와서 네가 주소 보내면 내가 차 몰고 갈게.”“알겠어요. 그러면 저녁에 봐요!”연희는 전화를 끊고 휴대폰을 티 테이블 위에 던지고 다시 꽃을 꾸미기 시작했다. 그러자 연희의 어머니가 옆에서 물었다. “노명성이 아니야?”“아니요, 아는 동생인데 저랑 밤에 술 마시자고 해요.” 연희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그런 애들하고 함부로 어울리지 마. 명성에게 더 신경 써. 걔가 화나면 나도 네 편 안 들어줄 거야!” 연희의 어머니가 타박하자 연희는 그녀를 슬쩍 보며 말했다.“우라 아직 결혼도 안 했어요. 그리고 명성은 엄마의 아들이 아니지만, 난 엄마의 친딸이에요.”“엄마는 갱년기이지, 건망증에 걸린 게 아니니까 인지하셨으면 해요.”“명성은 나의 아들과도 같은 애야!” 연희의 어머니가 과즙을 들고 성연희를 노려보며 말했다. “너보다 훨씬 더 나한테 잘해!”연희는 깊게 숨을 들이켰다. 그리고 자신의 어머니와 논쟁을 벌이지 않기 위해 휴대폰을 들고 밖으로 나가 다른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연결되자 연희는 소희의 차분한 목소리를 듣고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이쁜이, 오늘 밤 만날까?”그때 소희는 그네 의자에 누워 임구택의 다리에 머리를 기대고 그네를 흔들며 오후 햇살을 즐기고 있었다. 거의 잠이 들 뻔한 그녀는 나른하게 대답했다. “안 돼.”소희의 거절에 연희는 불만을 터뜨렸다. “명성은 나를 신경 쓰지 않고, 이제 너도 나를 신경 쓰지 않는 거야!”이에 소희가 겨우 눈을 떴다. “노명성은 어디 있어?”“아마 바쁠 거야.”소희는 잠시 멈춘 후 물었다. “너는 어디 있는데?”성연희는 기운을 차리며 대답했다. “잠시 후에 주소 보낼게, 일찍 와. 구택도 데려와도 돼!”소희가 전화를 끊자 구택이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고 소희의 볼을 쓰다듬던 손을
성연희와 소희가 진수원에 도착했을 때, 하늘은 이미 어두워지고 있었다. 정원으로 들어서자 서빙 직원이 그들을 안내했고, 한 문을 지나자 성연희가 물가 정자에서 소희를 향해 손짓하며 말했다. “소희야, 여기!”임구택은 소희의 손을 놓고 부드럽게 말했다. “너랑 성연희 둘이서 이야기해. 나는 장안각 쪽으로 갔다가, 일 끝나고 널 찾으러 올게.”“응!” 소희가 고개를 끄덕였다.“진수원의 디저트가 제일 맛있어. 나중에 네가 좋아하는 걸 골라서 할아버지한테도 몇 개 선물용으로 포장해 갖고 가도 좋을 거야.” 구택이 다정하게 당부했다. “여기 자체 제조 매실주도 괜찮으니까 조금 맛보고, 하지만 도수가 세니까 조심해. 술에 취하지 않게.”서빙 직원은 구택의 잘생긴 외모와 품격 있는 태도에 감탄하며 소희에게 부러운 눈길을 보냈다. 그리고 소희는 그 시선이 불편해 구택을 밀어내며 말했다. “알았어, 나 이제 연희한테 갈게!”“가봐.” 구택이 그녀를 보내고 장안각 쪽으로 걸어갔다.소희가 구불구불한 나무다리를 건너 정자로 갔다. 연희는 붉은 드레스를 입고 있어 화려하게 보였고, 소희를 보며 농담을 던졌다. “이별하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서로를 놓기 싫어해?”소희는 가볍게 뛰어 정자의 난간에 앉으며 대꾸했다. “내 마음이야.”임구택이 골라준 발목까지 오는 긴 드레스를 입고 있던 소희는, 난간 위로 길게 늘어진 드레스가 그녀의 움직임에 따라 아름다운 곡선을 그렸다. 소희의 차가운 아름다움과 달빛 아래에서의 고고한 자태는 그림처럼 아름다웠다.연희는 포도 한 알을 입에 넣으며 한숨을 쉬었다. “구택이 예전과 너무 달라. 너 정말 대단하다.”소희는 대꾸하지 않고 물었다. “근데 왜 여기서 만나자고 한 거야?”“내가 예약한 건 아니야. 나 같은 사람이 어디 고상한 척할까?” 연희가 웃으며 자신의 어머니가 보낸 선물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건 우리 엄마가 너한테 준 거고, 이건 네 할아버지 선물이야. 추석에 운성으로 돌아갈 때 가져가.”“구택이
성연희가 말했다. “전화할 때, 엄마한테 혼나고 있었어. 다행히 네 전화 덕분에 도망칠 수 있었지.”그러자 김영이 놀라며 물었다. “어머니가 왜 혼냈어?”“갱년기라니까!”소희는 차를 들고 한 모금 마신 뒤, 창밖의 연못과 달빛을 바라보다가 연희가 말하는 것을 듣고 뒤돌아 그녀를 한 번 쳐다봤다. “너 일주일에 한 번 집에 가면서 왜 엄마를 화나게 해!”소희의 말에 연희는 바로 웃었다. “너랑 아빠 말이 똑같아! 나는 일주일에 한 번 집에 가는 거면, 엄마도 일주일에 한 번 나를 볼 수 있잖아. 근데 왜 나한테 그러는 거야?”그러자 소희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도 갱년기야?”“…….”소희의 말에 연희는 말을 잇지 못했고 김영은 가볍게 웃으며 소희를 바라봤다.“소희 누나는 평소에 말이 없어 보이는데, 사람을 대할 때는 꽤 날카로운 것 같아요!”이에 연희는 김영에게 말했다. “네가 소희를 괴롭히기 쉬울 거라 생각한다면, 그건 큰 오해야!”김영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그럼 앞으로 소희 누나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겠네!”“그렇게 하면 잘하는 거야. 네가 그녀를 친구로 생각하게 만들 수 있다면, 이번 생은 걱정 없을 거야!” 연희는 과장된 표정으로 말하자 김영은 입을 벌리며 놀랐다는 듯 웃었다.“정말? 그럼 앞으로 소희누나, 나 좀 챙겨줘야 해요!”소희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연희에게 물었다. “음식 주문은 다 됐어?”“여섯 가지 요리면 우리 먹기에 충분해!” 연희가 메뉴를 내려놓고 웨이터에게 건네자 웨이터가 공손하게 말했다.“저희가 직접 만든 매실 국화주 맛이 아주 좋습니다, 시도해 보시겠어요?”웨이터의 말에 소희가 눈썹을 살짝 올렸고 김영이 대신 말했다.“저번에 마셔봤는데 정말 괜찮더라고, 우리 셋이 함께 두 병 시키자.”“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웨이터가 한 마디하고 나가자, 술과 음식은 아직 좀 더 기다려야 했다. 테이블 위에는 몇 가지 간식과 과일이 놓여 있었고, 몇몇은 웃으면서 대화를 나
“그러면 맛있게 드세요!” 웨이터가 인사하고 자리를 떴다.소희는 게살소를 하나 집어 입에 넣고 한 입 베어 물었다. 바깥쪽은 신선하고 부드러운 게살로 감싸여 있었고, 안쪽은 치즈가 흐르는 케이크였다. 맛은 정말 훌륭했다.다른 음식들도 차례대로 나왔고, 매실주 두 병도 함께 나왔다.김영이 소희와 성연희에게 잔을 따르며 말했다. “들리기로는 이 매실주를 빚는 데 최고급 쌀을 쓴다던데, 먼저 맛을 보고 익숙하지 않으면 다른 술을 시켜요.”연희가 소희가 한 모금 마신 후 웃으며 물었다. “어때?”달콤한 국화 향과 매실 향이 어우러져 술의 깊은 맛을 더했다. 정말 괜찮았다.“괜찮아!” 소희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한 모금 마셨을 때 핸드폰이 갑자기 진동했다. 구택이 보낸 메시지였다.[술은 적당히 마셔.]소희는 화면을 바라보다가 무의식적으로 창밖을 내다봤다. 여기는 3층이고, 장안각과는 정원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어서 구택이 볼 수는 없었다.혹시 텔레파시가 통한 걸까?소희는 고개를 숙이고 입가에 자연스럽게 미소가 번졌다.김영은 몇 잔을 마신 후 말이 많아졌고, 연희와 더 즐겁게 대화를 나누었다. 소희는 계속 연희를 주시했고, 이번에는 절대로 그녀가 너무 많이 마시게 해서는 안 됐다.점차로 달이 떠올라 나무 창문 안으로 비추었다.소희는 경치가 좋다고 생각하며 핸드폰으로 사진 한 장을 찍어 구택에게 보냈다.사진에는 창문 바깥에 걸린 반달이 있고, 창문 아래 화병에는 국화 한 송이가 꽂혀 있으며, 옆에는 매실주 한 병이 있어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 소희는 이것이 자신이 찍은 최고의 사진이라고 생각했다.구택은 답장하지 않았지만, 몇 분 후 소희가 보낸 사진으로 인스타그램에 피드를 남겼다. 글귀 하나 없이 그저 사진 한 장뿐이었다.구택의 인스타그램에는 단 두 개의 게시물이 있었다. 하나는 3년 전에 소희가 설날에 집에서 찍은 홍매화 사진을 공유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방금 올린 것이었다.소희는 사진을 바라보며 눈동자에 물기가 어렸고, 얼마 지
임유진은 마음이 쓰리면서도 그 사람을 떠올릴 때마다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핸드폰을 열어 그가 무슨 말을 했는지 확인하고 싶었으나 서인은 그녀에게 답장하지 않았다. 그러자 유진의 마음이 순식간에 가라앉았고, 실망감이 밀려왔다.핸드폰을 쥐고 있으면서, 그가 밖에서 담배를 피우러 나갔거나, 이문이 그를 카드놀이에 불러서 자신의 메시지를 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고 추측했다.핸드폰을 내려놓았다가 1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들어 확인했지만, 여전히 답장이 없었다.유진은 조금 화가 나면서 핸드폰을 멀리 두고 더 이상 기다리지 말자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그래서 물을 마시러 일어났다가 다시 핸드폰을 들어 확인했지만, 여전히 답이 없었다.실망감과 낙담이 유진의 얼굴에 드러났고, 핸드폰을 내려놓으려는 순간, 갑자기 핸드폰이 진동하며 서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순간, 유진의 심장이 두근거렸고, 실망과 슬픔은 사라지고, 흥분과 기쁨만이 남아 핸드폰을 쥔 손이 떨렸다.유진은 발코니로 걸어가면서 핸드폰을 열고, 태연한 척하며 받았다. “여보세요?”서인의 목소리는 여전히 무심했다. “술 마셨어?”유진은 낮은 목소리로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네, 동창들이랑 모였어요.”“언제 끝나? 누가 데려다줘?”“언제 끝날지 모르겠어요. 부모님은 외출했고, 삼촌도 안 계셔. 나 혼자 택시 타고 갈 거예요.” 유진은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 잠시 침묵이 흘렀고, 유진은 서인이 무언가를 찾는 소리를 들은 후 곧 그가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데리러 갈게. 위치 보내줘.”유진의 마음속에서 설명할 수 없는 기쁨이 솟구쳤고, 입술을 깨물며 웃음을 참았다.그러자 서인이 당황한 듯 물었다. “임유진?”“속았죠?” 유진은 웃음을 터뜨리며, 웃음소리가 점점 커졌다. “삼촌 인스타그램 없어요? 이건 삼촌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인데, 사진이 예뻐서 보낸 거예요.”유진 말을 마치자, 서인은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유진은 그의 침묵에 조금 불안해지며 말
진수원.임구택의 인스타그램이 점점 더 활기를 띠는 가운데, 소희는 조용히 구경하고 있었다. 그녀는 구택에게 메시지를 보내 이 동영상을 삭제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하려고 했다.이에 성연희가 고개를 들어 소희를 바라보며 웃으며 말했다. “핸드폰에 뭐가 있길래 그렇게 기분이 좋은 거야?”소희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무것도 아니야.”연희가 일어서며 말했다.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게, 천천히 먹어. 술은 내 몫도 남겨두고.”연희의 말에 김영이 말했다. “누나가 이 술을 좋아한다면, 나중에 두 상자 사서 사줄게요.”“돌아와서 얘기해!” 연희가 웃으며 나갔고 김영도 곧 일어나 말했다. “나 잠깐 직원 찾아서 술 두 상자 포장해달라고 할게요.”“그래!” 소희가 고개를 끄덕였다.김영은 방을 나와 직원을 찾아 술 두상자를 포장해달라고 하자 직원이 웃으며 말했다. “저희 술은 선물 세트로도 판매되고 있는데, 한 세트에 두 병씩 들어 있어요. 두 세트 가져가실래요?”“그래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김영은 방으로 돌아가지 않고 밖에서 연희를 기다렸다.몇 분 후, 연희가 나왔고, 김영은 큰 걸음으로 그녀에게 다가갔다. “연희 누나!”김영의 부름에 연희가 뒤돌아보며 말했다. “너도 나왔어?”김영은 기대에 찬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밥 먹고 나서 우리 집에 와서 경기 좀 볼래요? 오늘 결승전인데, 아주 재밌을 거예요!”“노명성이 나중에 나를 데리러 올 거야, 오늘은 안 될 것 같아.”연희의 말에 김은 조금 실망했고, 눈빛이 반짝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누나, 며칠 전 연예 뉴스에서 노명성이 밤중에 어떤 신인 여배우와 호텔에서 나오는 걸 찍었더라고요.”“그 사람이 누나를 신경 쓰지 않는데, 왜 누나는 그 사람 계속 만나?”연희의 미소가 약간 바랬다. “그 신인 여배우는 그의 회사에서 새로 계약한 연기자야.”“제작자에게 괴롭힘을 당하다가 밤중에 명성에게 전화해서, 그가 상황을 해결하기
성연희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누가 나를 몰래 찍었어!”몰래 찍은 사람은 야구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계단을 향해 달려갔다.그러자 김영이 연희를 막으며 말했다. “누군지 모르니 누나는 방으로 돌아가서 소희 누나랑 같이 있어요. 내가 쫓아갈 테니까!”이에 연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조심해!”김영은 고개를 끄덕이고 몰래 찍은 사람을 쫓아 계단을 내려갔다.소희는 임구택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성연희가 어두운 표정으로 문을 열고 들어오는 걸 보고 물었다. “무슨 일이야?”연희는 큰 소리로 물을 마시며 화를 내며 말했다. “누가 날 몰래 찍었어.”그러자 소희의 눈빛이 서늘해지며 물었다. “어디서?”“밑으로 도망갔는데 김영이 쫓아갔어!” 연희가 대답하자 소희는 일어나 아래층을 내려다보다가, 눈빛이 차갑게 변하며 창문을 밟고 한 번에 아래로 뛰어내렸다.“소희야!” 연희가 창가로 달려가 소리쳤다. 그녀는 소희가 무술을 할 줄 알지만, 이렇게 높은 층에서 뛰어내릴 줄은 몰랐다.몰래 찍은 사람은 2층에서 사람과 부딪혔고, 일어나서 계속 아래로 달렸다. 그가 대문을 통해 밖으로 뛰어나가자, 갑자기 앞에 어둠 속에서 사람이 나타나더니 돌려차기로 그를 멀리 날려버렸다.남자는 검은 옷을 입고 있었고,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소희에게 발차기를 당해 몇 미터나 날아가 꽃대에 머리를 부딪치며 극심한 통증을 느꼈고, 당장은 일어나지 못했다.소희는 다가가 바닥에 떨어진 핸드폰을 주워 들고 확인한 뒤, 땅에 누워 있는 남자를 향해 차갑게 말했다. “비밀번호 뭐야?”남자는 음침한 눈빛으로 소희를 바라보며 두려움을 드러냈고, 그녀가 다가오자 몸을 뒤틀며 물러났다. 그리고 소희는 손을 뻗어 그를 바닥에서 끌어 올리며 다시 차갑게 물었다. “비밀번호 뭐냐고 묻잖아.”남자는 공포에 떨며 고개를 저었다. 그때 김영이 건물 밖으로 달려 나와 남자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고, 남자는 다시 비틀거리며 물러났다.“이 쓰레기야, 왜 누나를 몰래 찍어?” 김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