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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4화

임구택이 차를 길가에 세우고 소희의 볼에 손을 얹었다. 그늘진 빛 아래, 그의 눈빛은 깊고 다정했다.

“자기야, 어떤 일이나 사람도 영원히 같은 상태로 남아있지 않아. 두 사람이 함께 있다면 많은 시련을 겪어야 하고, 그들 스스로 노력해야 해.”

소희의 눈빛은 맑았지만, 어딘가 막막해 보였다.

“두 사람이 오랫동안 함께 있으면 정이 들겠지만, 더 오래 지나면 그 마음도 희미해지는 거 아닐까?”

구택은 소희를 응시하며 천천히 말했다.

“아니, 형님과 형수님은 20년 넘어도 여전히 서로를 많이 사랑하셔.”

구택의 말에 소희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리고 구택은 고개를 숙여 그녀의 볼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

“집에 가자!”

“좋아!”

……

다음 날 날씨가 좋지 않았고, 성연희가 깨어났을 때, 방안은 어둡고 음산했다. 시간을 확인해 보니 벌써 아홉 시 반이었다.

명성은 방 안에 없었는데 아마 연희가 깊이 잠들어 있는 것을 보고 깨우지 않은 것 같았다.

연희는 전날 늦게 잠들어 몸이 지쳐 있었고, 침대에서 일어나고 싶지 않아 다시 잠시 눈을 붙였다. 어차피 오늘은 토요일이니 회사에 갈 필요도 없었다.

명성도 집을 나가지 않고, 옆방 서재에서 일하고 있었다.

열 시쯤, 전화벨 소리에 그녀가 깨어났다. 명성의 개인 휴대폰이었는데, 침실에 두고 간 것 같았다.

연희는 손을 뻗어 휴대폰을 집어 들어서 보자 이선유에게서 온 전화였다. 연희는 이 여자를 만난 적이 있었는데 바로 노명성의 아버지 친구의 딸이었다.

이 집안은 원래 경성에서 정치를 하던 집안이었지만, 선유의 아버지 세대부터는 정치를 포기하고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경성에서의 인맥과 영향력은 단순한 비즈니스맨 이상이었다.

선유는 어릴 때 아역 배우로 활동했고, 연기를 좋아했다. 올해 3월에는 강성 예대로 전학 왔고, 이 집안은 노씨 집안에게 선유를 좀 봐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선유가 강성에 처음 올 때, 명성은 연희와 함께 선유와 식사를 했다.

소위 ‘불여우’였지만, 연희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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