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순은 돌아서며 차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부인, 오해가 있으신 것 같은데, 이건 소희를 위한 것이에요.”말을 마친 후, 노정순은 진연과 소동의 얼굴이 순간 굳어지는 것을 보고는 하인에게 지시했다. “녹용탕을 식혀서 소희에게 가져다주고, 달콤한 걸 좋아하니까 설탕을 좀 더 넣어요. 그렇지 않으면 안 좋아하지 않을 거니까.”“알겠습니다.” 하인이 대답하고 주방으로 돌아갔다.그리고 진연과 소동은 노정순의 말을 멍하게 듣고 있었는데, 이는 단순한 관심이 아니라, 매우 애정 어린 배려였다.진연은 눈을 깜빡이며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사모님께서 소희를 정말 잘 챙겨주시네요, 소희가 좋아하는 맛까지 신경 써주시다니.”노정순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야죠, 소희의 부모가 소희를 사랑하지 않으니, 제가 더 사랑해 줘야 하죠! 그 아이는 정말 불쌍해요, 안 그런가요?”진연의 미소는 점점 더 경직되었다. “소희의 부모가 일찍 돌아가서 정말 불쌍하죠. 하지만 사모님께서 그렇게 사랑해 주시니, 소희도 복을 많이 받은 것 같네요.”진연의 말에 노정순은 고개를 저었다. “다른 사람이 아무리 사랑해도, 친부모의 사랑을 대신할 수는 없어요. 소희의 친부모도 정말로 무심하다고 할 수밖에 없어요.”“이렇게 좋은 딸을 두고도 사랑하지 않았다니,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 지 모르겠네요. 정말 어리석어서 말도 안 나오네요.”진연은 잠시 노정순이 무언가를 알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했지만 그녀의 진지한 표정을 보고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다.진연의 웃음은 점점 더 어색해졌다. “말씀하신 대로, 그런 부모는…….”“사람이라고 할 수 없죠!” 노정순이 진연의 말을 끊었다. “심지어 동물조차도 자기 새끼를 보호하잖아요. 그러니까, 그들은 멍청하고 악독한 거죠!”진연은 말없이 앉아 있었고, 가시방석에 앉은 듯한 불편함을 느끼며 더 이상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소동은 눈을 반짝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언니에게 친부모의 사랑이
진연은 자신이 암시를 해주었다고 생각했지만, 임씨 집안 사람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의문이었다. 그들은 소동을 어떻게 볼까?노정순은 겉보기에는 온화해 보였지만, 말 속에는 깊은 뜻이 숨겨져 있었고, 친절함 속에도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듯한 태도가 엿보였다. 그랬기에 진연은 노정순의 진짜 생각을 알기 어려웠다.약 반 시간 후, 임구택이 위층에서 내려오자 소동은 곧바로 돌아서 그를 바라봤다. 베이지색 캐주얼 정장을 입고, 잘생긴 이목구비와 차분하고 고귀한 기품을 갖추고 있는 구택이었다. 또한 구택의 걸음걸음은 마치 신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 같자 소동은 넋이 나가 있었다.구택이 다가오기도 전에, 소동의 심장은 세차게 뛰기 시작했고, 손바닥은 긴장으로 인한 땀으로 축축했다,“구택아, 소씨 집안의 부인과 소동 아가씨가 왔어. 잠시 와봐.”노정순이 구택을 보며 말하자, 구택은 눈길을 돌려 거실에 있는 진연 모녀를 보았다. 그는 눈썹을 치켜올렸는데, 의외라는 듯한 표정이 역력했다.진연은 바로 일어나며 말했다. “임구택 사장님!”소동도 일어나며 눈빛이 반짝이고, 표정은 더욱 달콤하고 부드러웠다. “임구택 사장님, 안녕하세요!”구택은 걸어와 소파에 앉았지만, 그의 표정은 여전히 평소처럼 냉담하고 차가웠다. “무슨 일이세요?”진연은 웃으며 말했다. “저희는 임구택 사장님이 소동의 축하 파티에 와주신 거에 감사해서요.”“소동이가 직접 찾아뵙고 사장님께서 자신을 좋게 봐주신 거에 감사를 드려야 한다고 해서요.”“시간이 되신다면 저녁 식사를 대접하고 싶은데 어떠신가요?”“좋게 봐줬다고요?” 구택의 얇은 입술이 살짝 올라갔다. “소동 씨가 뭘 하셔서 제가 좋게 봐줬다고 하신 건지?”싸늘한 구택의 말에 소동의 웃음은 굳어졌고 놀랐다는 듯 구택을 바라보았다.그리고 진연의 마음도 무거워져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임구택 사장님이 소동의 축하 파티에 직접 오셨으니, 제가 생각하기에 사장님은 소동의 재능을 인정하신 것 아닐까 라고 생각했는데.”“축
소동의 얼굴은 더 이상 나빠질 수 없을 정도로 굳어졌고, 마치 가시방석에 앉은 것처럼 불편해했다. 소동은 지금 당장 임구택 앞에서 사라지고 싶었고, 진연은 겨우 예의를 차리며 말했다. “저는 임구택 사장님이 소희를 챙겨주시는 것처럼, 평소에 소동도 조금 신경 써주셨으면 좋겠어요.”“사장님께서 소동을 더 알게 신다면, 소동의 재능이 사장님을 놀라게 할 거예요.”“소희와 비교가 됩니까?” 구택은 마치 당치도 않는 말을 들은 것처럼, 더욱 조롱 섞인 표정을 지었다. “두 사람의 차이가 굉장히 날 것 같은데요!”구택의 조롱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겠는 소동은 억울한 감정과 자존심이 상해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임구택 사장님이 먼저 소희를 더 좋아하시는 건 저도 어쩔 수 없어요. 저는 제 성적으로 스스로를 증명할 겁니다!”소동은 말을 마치고 진연을 바라보며, 당당하게 말했다. “엄마, 사장님이 저를 이렇게 오해하는데, 우리가 무슨 말을 해도 믿지 않을 거예요.”“우리의 방문 목적은 이미 분명히 했고, 감사의 마음도 전했으니. 이제 방해가 되지 않도록 돌아가죠!”진연은 아쉽다는 듯 일어나며 말했다. “사모님, 임구택 사장님, 그럼 저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구택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노정순도 하인에게 두 사람을 배웅하도록 했다.진연과 소동은 차를 타고 임씨 저택을 떠났다. 차안에서 소동은 눈물을 흘리며 울기 시작했고, 진연은 그녀를 달래며 말했다.“구택의 성격이 조금 차가운 편이야, 그래서 아직도 결혼하지 않았지. 천천히 하자, 서두를 필요 없어!”소동은 울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저는 구택 씨가 저를 그렇게 깎아내리는 게 슬퍼요. 저 정말 소희와 비교도 안 되나요?”“말도 마, 넌 소희보다 백 배는 더 강해. 구택이 그렇게 말한 건, 그가 널 이해하지 못해서야.” 진연은 비웃으며 말했다. “내가 소희를 과소평가했네.”“가정교사 신분으로 임씨 집안에 들어가 임씨 집안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어. 소희의 속셈이 내 생각보다 훨씬
소동의 재능을 중요한 홍보 포인트로 삼은 공고는 ‘리틀King’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회사는 King의 인기에 편승해 소동의 인지도와 노출을 빠르게 높이려고 했지만, 이러한 전략은 King 팬들의 반감을 샀다.[단지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뿐인데, 어떻게 ‘리틀King'이라고 할 수 있지?][소동의 디자인 스타일이 King과 좀 비슷하기는 하지만, King의 업적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의 차이라고!][이렇게 언론 플레이하는 건 정말 뻔뻔하다!]……스타쉽 매니지먼트는 King이 수년 동안 얼굴을 공개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고 단단한 팬덤이 있다는 것에 당황했다. 하지만 곧바로 PR팀에게 댓글 조작을 시키기 시작했다.스타쉽 매니지먼트는 사태를 진정시키려는 태도보다는 이 기회를 이용해 소동을 더욱 알리려고 했다. 왜냐면, 악플도 인기의 반증이었기 때문이었고, 트래픽이 있으면 이익이 있는 거였다. 댓글 알바를 고용한 그들은 모든 커뮤니티에서 소동을 예쁘고 재능이 넘치는 캐릭터로 포장했다.[소동은 정말 예쁘고 재능도 있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너무 멋져. 팬 됐어, 팬 됐어!][우리 소동은 얼굴만으로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는데, 재능도 있다니, 다른 이의 팬들이 질투해도 소용없어!][유명한 국제 디자이너가 못생겨서 얼굴을 안 보인다는데, 소동이 누구의 인기에 업혀 간다고?][그럼 당당하게 나와서 얼굴을 비교해 보자고! 누가 누구의 인기에 업혀 가는 지!]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난 소동의 더 많은 작품을 기대하고 있어!]……양측의 팬들은 인터넷에서 격렬하게 다퉜고, 결과적으로 소동은 갑자기 엄청난 관심을 받게 되었다. 그리자 자신들의 목적에 달성한 스타쉽 매니지먼트는 굉장히 기뻐했다. 역시 King의 인기를 이용한 것이 옳은 선택이었다.소희는 드라마 세트장에서도 사람들이 소동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그리고 옆에 있던 미나가 핸드폰을 들고 끊임없이 화면을 스크롤 하며 화가 난 얼굴로 말했다. “정말 뻔뻔
진석은 한결같이 무심한 듯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 “몇 시에 퇴근해? 스승님이 너를 보고 싶어 하셔. 내가 널 데리고 식사하러 가는 김에, 강솔도 함께 부르려고.”진석의 제안에 흔쾌히 동의하는 소희였다.“좋아, 오늘은 일찍 퇴근할 수 있을 것 같아.”“나는 지금 회사에 없어서, 도시로 돌아가려면 조금 늦을 거야. 네가 강솔을 데리러 가서 스승님 집에서 만나자.”“응!” 전화를 끊은 후, 소희는 강솔에게 전화를 걸었다. 강솔도 마침 소희와 할 말이 있었기에, 기분 좋게 수락하며 주예형을 데리고 스승님을 만나러 가겠다고 했다. 강솔이 예형을 데리고 도경수를 만나러 가는 건, 거의 부모님을 만나러 가는 것과 같았기에, 소희가 웃으며 말했다. “어떤데, 약혼 준비하나?”강솔이 기뻐하며 대답했다. “거의 그런 셈이지, 이미 논의 중이야. 그런데 예형 씨 회사가 바빠서 아직 날짜를 정하지 못했어.”“미리 축하해!”“고마워, 자기야!”소희는 강솔의 기쁜 목소리를 들으며 마음속에 약간 쓸쓸함을 느꼈다.강솔이 예형을 스승님에게 데려가는 걸 보면, 오늘 그들의 약혼 소식을 발표할 수도 있는데, 진석은 어떨까?소희도 사랑을 경험해 봤기에 사랑이 주는 희열과 아픔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강솔의 약혼 소식에 진석도 이제는 마음을 접을수도 있게 되었다.
강솔이 커피를 테이블에 놓자 두 사람이 동시에 고개를 들어 강솔을 바라봤다.그러자 스카이블루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부드럽게 웃으며 먼저 입을 열었다. “강솔, 왔구나!”그녀의 이름은 손민정으로, 주예형의 대학 후배였다. 예형이 귀국했을 때, 손민정은 다른 도시에서 사직하고 예형의 회사에 합류했으며, 현재는 영업 부서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리고 강솔은 이전에 예형의 회사 모임에서 민정을 만난 적이 있었다.“바쁜가 봐?”숏컷이 잘 어울리는 강솔이 상쾌한 목소리로 말했다.“사장님께 고객의 요구사항을 말씀드리고 있었어요. 거의 다 얘기했으니, 먼저 나가볼게요. 두 분 이야기하세요!” 민정은 일어서며 강솔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고 빠르게 밖으로 나갔다.강솔은 문이 닫히는 것을 바라보다가 소파에 앉아있는 예형을 껴안으며 물었다.“나 많이 보고 싶었어?”예형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회사에서 일하는 동안은 오지 말라고 했잖아, 별로 좋진 않은 것 같아.”단호한 예형에 강솔은 얼굴을 찡그렸다. “왜 못 와? 우리 불륜이 아니라 정식으로 만나는 사이잖아. 누가 뭐라고 갈 수 있어! 게다가 내가 일 끝날 무렵에 온 거잖아.”예형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 “오늘 찾아온 건 무슨 일 때문이야?”“오늘 진석 사장과 소희랑 같이 스승님 댁에 가기로 했어. 당신도 함께 가자고.”“내 부모님이 경성에 계시고 당신이 그쪽에 갈 시간이 없으니, 먼저 스승님 댁에 가보자고. 스승님이 마음에 들어 하시면, 우리 부모님도 문제없을 거니까.”강솔은 기뻐하며 말했다.“오늘이야?” 하지만 예형은 약간 주저하며 대답했다. “곧 중요한 고객이 올 예정이라, 오늘은 나갈 수 없을 것 같아.”“어떤 고객인데, 이렇게 늦은 밤에 오는 거야? 진짜 밉다.”강솔은 불만스럽게 중얼거렸다.“Y국에서 온 고객이고, 한 시간 후에 도착해서 내가 직접 마중 나가야 해.” 예형은 미안해하며 말했다. “이 고객은 우리 회사에 매우 중요하거든. 그래서 그런데
강솔이 떠난 후, 주예형은 손민정을 찾아갔고, 두 사람은 다시 협력 방안을 검토했다. 민정이 지적한 문제들은 그리 심각하지 않은 작은 문제들이었기에, 민정은 사과하듯 말했다. “제가 너무 예민했나 봐요. 이번 협력이 중요하다 보니, 작은 실수도 걱정됐어요.”하지만 예형은 오히려 칭찬하며 말했다. “꼼꼼한 태도는 좋은 거야.”예형의 말에 민정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사장님의 격려 고마워요! 오늘 스미스 씨가 오시는데, 저도 따라가도 될까요? 함께 가서 많은 걸 배우고 싶어요.”적극적인 민정의 태도에 만족한 예형은 바로 동의했다.“물론이지!”“감사합니다, 사장님!” 민정은 눈을 반짝이며 웃으며 말했다. “그럼 제가 준비할게요!”“그래!”……강솔은 차를 몰고 오지 않았기 때문에, 예형의 회사 건물 아래 카페에서 소희를 기다리고 있었다.커피 한 잔을 마시고 나니, 소희도 딱 맞춰 도착했고, 강솔은 자신의 가방을 들고 소희에게 말했다. “가자!”소희는 강솔이 혼자 있는 것을 보고 물었다. “예형 씨는? 같이 안 가?” “오늘 저녁에 고객을 만나야 해서 못 가게 됐어. 다음에 가면 되지!”강솔은 웃으며 소희의 팔을 끼고 함께 밖으로 나갔고, 소희는 예형이 오지 않는다는 소식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적어도 오늘 밤은 진석이 너무 힘들지 않을 것이었다.도경수의 집에 도착하고, 강솔은 들어가자마자 경수에게 달려가 안겼다. “스승님, 보고 싶었어요!”하지만 경수는 강솔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 “가, 가, 저리 가!” 그리고는 소희에게 손짓하며 말했다. “소희야, 여기 앉아. 내가 너를 위해 사 온 맛있는 것들을 봐봐!”경수의 말에 소희가 걸어갔다.“스승님!”테이블 위에는 다양한 종류의 달콤한 디저트와 케이크가 놓여 있자, 소희의 눈이 반짝였다.차별을 당했다고 생각한 강솔이 투덜거렸다. “이렇게 편애하시면 안 되죠. 어려서부터 항상 소희를 더 좋아하시고, 쳇 저 화났어요!”앙탈을 부리는 강솔에 경수는 냉소적으로 말
“됐어요!” 진석이 강솔을 나무랐다. “스승님하고 싸우지 마!”그 말을 끝으로, 진석은 도경수에게 시선을 돌렸다. “강솔이 항상 생각 없이 말하잖아요. 스승님께서 그녀와 같은 수준에서 대응하실 필요 있나요?”경수는 투덜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널 봐서 내가 참는다.”“진석 때문에 너하고는 신경 안 쓸게!”경수가 돌아서자. 입에 케이크를 한가득 넣어 볼이 빵빵한 소희의 모습을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우리 소희는 참 착하다니까, 먹는 것조차 복스럽게 먹네!”“…….”갑작스러운 칭찬에 소희는 당황했다. 이내 강솔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진석아, 봤지? 스승님이 소희를 얼마나 편애하는지!”진석은 강솔을 훑어보며 말했다. “소희는 너보다 훨씬 말을 잘 듣잖아.”강솔은 눈을 크게 뜨며 반박했다. “소희는 그저 먹는 것을 좋아할 뿐인데, 그게 잘 듣는 거야?”진석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가 먹을 때 입이 바빠서, 적게 말하고 스승님을 화나게 하지 않으면, 당연히 착하게 보이지.”강솔은 깨달은 듯 말했다.“음 그러고 보니 맞는 말인 것 같네!”오늘 모두 모여서 그런지 경수는 기뻤다. 경수는 하인들에게 저녁 식사를 정원으로 가져오라고 지시했다. 꽃과 풀, 새와 곤충이 있는 정원에서 저녁을 먹으며 별을 바라보고 있었다.모두가 둘러앉아, 경수는 소희에게 물었다. “네 할아버지는 어떠시냐? 내가 네 할아버지랑 영상 통화할 때마다 항상 건강하다고 자랑하더라고.”“한 번에 삼백 그릇을 먹는다느니, 산꼭대기까지 한 번에 올라간다 느니 하며 허풍을 떨어. 그 정도가 하늘을 찌를 정도야.”소희가 대답했다. “어제 장의건 의사선생님이랑 통화했는데, 할아버지는 회복이 잘 되고 있어요. 큰 문제는 없다고 하셨어요.”“그래, 다행이네. 나한테 강성으로 오라고 했지만, 그 노인네는 고집이 세서 안 온다니까. 정말 고집스러운 사람이지!”“할아버지는 산속 공기에 익숙하다고 하시더라고요.”“나이 든 사람들은 환경을 바꾸기 싫어하지, 나도 그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