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아가 여전히 완곡하게 거절했다.“괜찮아요, 저 지금 회사에 충분히 잘 적응하고 있어요.”“그래. 그럼 직장을 옮기고 싶으면 꼭 가영이를 찾아야 한다? 가영이가 마케팅 쪽에서 근무하고 있어 돈 많은 사장을 꽤나 알고 있거든.”“네, 꼭 그럴 게요.”옆에 있던 허홍연이 바삐 우여운을 향해 말했다.“서 있지 말고 앉아서 이야기 나눠요.”“참, 청아는 남자친구 찾았어?”우여운이 자리에 앉으며 다시 청아를 향해 물었다.허홍연이 듣더니 무언가를 말하려고 입을 여는데 청아가 그녀 먼저 대답했다.“아니요. 저 금방 취직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그쪽으로는 생각이 없어서요.”청아가 설가영한테 비교되는 걸 참을 수가 없었던 허홍연은 다시 하온을 방패막으로 삶으려 했으나 청아가 앞서 대답해버리는 바람에 허홍연은 어색하게 한번 웃고는 차 준비하러 갔다.“직장이랑 남자친구 찾는 일은 별개의 일이야. 너희들 지금 딱 남자친구 만들기 좋은 나이야. 커리어 우먼이 되겠다고 일에만 전념했다가 30살만 넘으면 거들떠보는 남자도 없어. 남자들은 다 젊은 애들을 좋아하거든. 사업에서 아무리 좋은 성과를 취득하게 되더라도 예쁘고 젊은 얼굴한테 지게 되는 거야.”우여운이 청아를 걱정해주는 어른의 행세를 하며 청아를 타이르고 있었다.“우리 가영이를 좀 봐. 업무 능력도 괜찮지, 여러 방면이 우수한 남자친구도 사귀게 되었지, 얼마나 좋아.”우여운의 말을 듣고 있던 주위의 친척들도 찬성을 표하며 또 설가영을 칭찬하기 시작했다.이에 설가영이 수줍게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다 청아를 한번 힐끗 쳐다보더니 입가의 웃음이 더욱 짙어졌다.마침 차를 준비해서 나온 허홍연이 그 말을 듣더니 순간 우여운의 뜻을 알아차렸다.‘쳇. 청아가 명문대를 나왔지만 직장이 가영이보다 못하고, 훌륭한 남자친구도 없다고 놀리는 거야 뭐야.’“자, 차 나왔습니다. 사탕도 있고 떡도 있는데 다들 드셔 보세요.”허홍연이 급히 끼어들어 화제를 돌렸다. 우여운이 청아를 밟으며 설가영을 칭찬하는 행위가
“그럼 이 아이는…….”우여운이 눈살을 찌푸리며 걱정되어 입을 열었다. 하지만 눈빛에는 흥분의 빛이 돌고 있었다.허홍연이 듣더니 바로 웃으며 주위의 친척들에게 과일이랑 사탕을 권했다. 비록 지금 혼전임신으로 아이를 낳는 현상이 많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명예로운 일이 아닌 건 사실이었으니, 친척들도 급히 화제를 돌려 오늘의 날씨나 우강남의 신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그러나 청아는 여전히 친척들의 괴이한 눈빛에 아무렇지도 않은 척 요요에게 옷 갈아 입혀 주러 요요와 함께 객실로 들어갔다.이따가 요요에게 반지를 전해주는 중요한 임무가 있으니까.두 사람이 자리를 뜬 후 우여운이 허홍연을 한쪽으로 불러내 어두워진 얼굴색으로 물었다.“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허홍연이 듣더니 눈썹을 찌푸리며 대답했다.“나도 잘 모르겠네요.”“난 청아의 고모야. 지금 청아의 애비가 집을 비운 이상 내가 청아의 일에 책임져야 해. 그러니 사실대로 말해 봐, 애 아빠가 대체 누군데?”“난 정말 아무것도 몰라요. 청아가 외국으로 갔다가 몇 년 동안이나 돌아오지 않았다는 걸 아가씨도 잘 알고 있잖아요. 그러다 다시 귀국했을 땐 이미 곁에 아이를 데리고 있었어요. 나도 여러 번이나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지만 전혀 알려줄 생각이 없더라고요. 내가 지금 유일하게 알고 있는 건 청아가 요요 아빠와 헤어졌고, 그래서 청아가 혼자 아이를 데리고 돌아왔다는 것뿐이에요.”“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 거야?”우여운의 물음에 허홍연은 고개를 숙인 채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했다.이에 우여운이 차갑게 콧방귀를 한번 뀌고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청아가 어디 유학하러 간 거야, 제 앞길 망치러 간 거지. 올케는 엄마로서 아무 말도 안 한 거야? 우리 가영이 저런 짓을 벌이고 돌아왔더라면 난 분명 가영의 두 다리부터 분질러 버렸어!”청아가 애초에 왜 유학을 가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허홍연이 제일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속사정을 함부로 외부인에게 말할 수도
결혼식을 올려야 할 시간이 거의 다가오자 우강남이 정소연에게 전화를 걸어 준비 다했냐고 물었다.그런데 정소연이 의외로 휴대폰 맞은편에서 뜬금없는 물음을 제기했다.[강남 씨, 솔직하게 말해봐. 당신 그 여동생과 하온이라는 의사 선생이 정말로 부부가 맞아?]우강남이 잠깐 멍해 있더니 바로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서 작은 소리로 물었다.“그건 왜 갑자기 묻는 건데?”휴대폰 맞은편에서 바로 정소연이 냉소하는 소리가 들려왔다.[날 속일 생각하지도 마. 당신 동생의 아이가 그 의사 선생의 것이 아니잖아, 두 사람은 결혼한 적도 없고! 당신들이 감히 날 속여?]“누가 그래?”[우리 둘째 이모가! 둘째 이모부가 화남병원의 간병인인데 마침 그 의사 선생을 알고 있었대. 아빠는 그것도 모르고 이모부 앞에서 당신 동생의 남편이 화남병원의 의사라고 허풍을 떨었다가 그 자리에서 들통났다고 창피해 죽는 줄 알았다잖아!]“미안, 나 일부러 당신을 속인 거 아니야. 그 의사 선생이 청아를 쫓고 있는 건 맞아, 다만 청아가 동의하지 않았을 뿐이야.”[그럼 그 아이는?]정소연의 지속되는 물음에 난감해난 우강남은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했다.이에 정소연이 냉소를 드러내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당신 동생이 외국에서 아무 남자를 만나 그 아이 낳은 거 맞지? 당신네도 참 대단하다 진짜. 우리 아빠가 지금 엄청 화나셨어, 결혼식을 취소할 예정이라고!]“그건 안돼! 지금 양쪽의 친척들이랑 하객들이 거의 다 도착했는데 갑자기 결혼식을 취소하면 어떡해? 게다가 당신네 친척이 전에 화남병원의 무료 병실을 신청하려 했을 때도 그 의사 선생이 도와준 거 맞잖아. 청아가 아니었으면 그 의사 선생이 나섰겠어? 그러니 아버님과 어머님한테 잘 말해 줘, 우리가 일부러 거짓말을 한 게 아니라 그날은 정말 우연이었다고.”우강남이 초조한 마음에 한참 달래서야 정소연이 겨우 씩씩거리며 말했다.[결혼식은 취소하지 않을 게, 하지만 그 애비 없는 아이가 우리의 반지를 건네주는 건 난 용납못해. 오늘
우강남이 흘러나오려는 눈물을 가까스로 참으며 말했다.“네가 억울함을 당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어 오빠가 미안하다.”“남매끼리 미안할 게 뭐가 있다고 그래요.”청아가 웃으며 대답하고는 쪼그리고 앉아 요요를 향해 말했다.“요요야, 엄마는 전에 입었던 드레스가 더 예쁜 것 같은데, 우리 다시 그거로 갈아입을까?”요요가 듣더니 곧바로 실망한 표정을 드러냈다.“요요가 외삼촌에게 반지를 건네주면 안 되는 거예요?”요요가 두 사람의 대화를 알아들을 줄 몰랐던 청아는 잠깐 멍해 있더니 다시 웃으며 대답했다.“요요는 아직 너무 어려서 이따가 많은 사람들 앞에 서게 되면 긴장하게 될 거야. 외삼촌은 나중에 긴장해할 요요가 걱정이 되어 그러시는 거고.”요요의 나이에 이해하기가 어려운 말인 듯했지만 요요는 고분고분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그럼 요요가 반지 건네러 가지 않을 게요.”우강남은 시큰거리는 가슴을 달래며 요요를 안고 억지로 환한 웃음을 드러냈다.“요요 이 드레스를 입으니까 너무 예뻐, 그러니까 다른 걸로 갈아입지 마.”그러다 또 양복바지 주머니에서 용돈 담은 봉투를 꺼내 요요에게 주었다.“외삼촌이 용돈도 준비했는데, 이걸로 사탕 사먹어.”“고마워요, 외삼촌!”청아가 하얀 이를 드러내고 해맑게 웃고 있는 요요를 건네받으며 우강남을 향해 말했다.“시간이 거의 다 되어가고 있는데 어서 가봐요, 늦지 말고.”청아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밖에서 마침 누군가가 우강남을 찾고 있었고, 우강남이 고개를 끄덕이며 청아를 향해 말했다.“그럼 나 먼저 갈게. 이따가 보자.”“그래요.”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같이 뛰어다니며 놀던 오빠였는데 어느덧 신랑이 되어 결혼하다고 생각하니 청아는 순간 만감이 교차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눈시울을 적셔져서는 우강남을 바라보며 말했다.“오빠, 꼭 행복해야 해요!”우강남이 듣더니 청아를 품에 끌어안았다.“내가 장가를 가든 안 가든 넌 영원히 나의 동생이야, 나의 영원한 자랑! 너도 반드시 너만의 행
“그래? 그럼 그쪽도 큰 회사겠네?”아까 그 친척이 웃으며 물었다.“가영이는 그렇게 훌륭한 남자친구를 잘 잡아야겠는데. 언제 결혼할 예정이야?”“지금 신혼집이 인테리어 단계에 들어섰어요. 남자 쪽에서 집을 가영이의 명의로 샀거든요.”대답하고 있는 우여운의 얼굴에는 득의양양한 웃음이 묻어 있었다.“사실 우리도 두 아이한테 신혼집을 한 채 더 사줄 예정이에요. 그래야만 나중에 아이들의 생활이 많이 편안해질 수 있을 거니까. 하나밖에 없는 딸을 힘들게 살 게 할 수는 없잖아요.”주위의 사람들이 듣더니 모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그런데 이때 설가영이 갑자기 청아를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드러냈다.“청아 언니, 우리 신혼집의 인테리어가 거의 끝나가고 있는데 나중에 구경시켜 줄게.”“그래, 그래, 청아도 한번 구경시켜 줘야지. 청아야, 가영이네 신혼집이 엄청 크다? 자그마치 40평인데, 침실만 세 칸이고 주위의 시설도 잘 되어 있어. 너와 우리 가영이 어려서부터 잘 놀았는데 앞으로도 계속 사이좋게 지내야지.”자랑하고 싶어하는 우여운의 속마음은 너무 뻔했다.하지만 청아는 얼굴색 한번 변하지 않고 덤덤한 표정으로 대답했다.“네, 시간이 되면 가볼게요.”그런데 우여운은 여전히 속시원치 않았는지 다시 높은 소리로 친척들 앞에서 청아를 향해 물었다.“참, 청아야, 넌 지금 어디에 살고 있어? 산 집? 아니면 전셋집?”“전셋집에서 살고 있어요.”“어머, 전셋집이 제일 귀찮은 거야. 성질이 좋은 집주인이 어디 있겠어? 그러다 집주인이 방 빼라고 하면 당장 빼야 하는 거잖아. 그러니까 자신만의 집을 사는 게 제일 좋아. 그러지 말고 아예 가영이네 회사로 옮기는 건 어때? 가영이네 회사에서 10년 정도만 열심히 하다 보면 틀림없이 집 살 수 있을 거야.”“괜찮아요, 전 지금이 제일 좋아요.”옆에 앉아있는 허홍연은 표정이 굳어져 내내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우여운은 그걸 눈치채지 못했는지 계속해서 말했다.“솔직히 말해 넌 여자라 그렇게 애를 쓸 필요
장시원이 점잖게 소파에 기대어 앉아 덤덤하게 웃으며 물었다.“난 결혼식에 참가하러 온 것이지, 회의 소집하러 온 것도 아닌데 손 사장은 왜 부르신 거죠?”부서 팀장의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아닙니다, 본부장님도 오늘 이쪽으로 올 예정이었습니다.”장시원이 듣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청아에게 메시지를 보내려고 휴대폰을 꺼내는데 갑자기 밖에서 아이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이에 장시원이 바로 고개를 돌려 밖을 쳐다보았다.연회장 밖에는 풍선으로 꾸며진 작은 잔디밭이 있었는데 그건 신혼부부를 위해 준비된 포토존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하객으로 온 아이들이 그곳에서 뛰어다니며 놀고 있었다.장시원은 아이들을 한번 훑다가 갑자기 어느 한 곳에 시선을 고정했다. 거대한 하트 모양의 풍선으로 만들어진 문 옆에 청아가 양반다리를 한 채 땅에 앉아 있었고, 흰색 공주 드레스를 입은 요요가 불어지지 않는 풍선을 청아에게 건네주었다.그러자 청아가 그 풍선을 받아 입가에 대고 불기 시작했다. 화창한 햇빛이 여인의 검은 윤기나는 긴 생 머리와 정교한 얼굴에 비치며, 여인의 몸에 은은하고 부드러운 빛을 씌워주었다.요요가 옆에서 박수를 치며 응원하고 있었고, 청아는 열심히 풍선을 불었다. 그러다 풍선이 청아의 얼굴 크기만큼 불어지자 청아가 다시 풍선을 요요에게 건네려 입에서 꺼내는데 제대로 잡지 못한 바람에 풍선은 바람을 내뿜으며 멀리 날아갔다.놀란 청아와 요요는 동시에 몸을 던져 풍선을 잡았고, 함께 땅에 쓰러져 큰 소리로 웃었다. 그 모습에 장시원의 입꼬리도 저도 모르게 위로 올라갔다.부서 팀장이 보더니 바로 경악한 표정을 지으며 장시원의 시선을 따라 잔디밭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을 쳐다보았다.‘대체 어느 아이 때문에 이렇게 흐뭇하게 웃으시는 거지?’장시원이 소파에서 일어나 창문 쪽으로 걸어갔다.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청아의 웃는 얼굴도 더욱 뚜렷해졌다.그윽한 눈빛으로 청아를 바라보고 있던 장시원은 문득 예전의 청아가 떠올랐다.‘예전의 우청아는 웃는
장시원이 순간 발걸음을 멈추고 휴게실 쪽을 쳐다보았다. 휴게실 안에는 혼주가 다는 꽃을 가슴 쪽에 단 두 부인이 앉아 있었다. 그 중 빨간색 비단 드레스를 입은 부인이 인상을 쓴 채 높은 목소리로 옆 사람과 떠들고 있었다.그들이 지금 논하고 있는 게 누군가의 프라이버시라는 걸 전혀 인식하지 못한 듯했다.결혼식이 곧 있으면 시작할 예정이라 호텔의 직원들이 분주하게 돌아다니며 마지막 체크를 하고 있었고 종종 물건 찾으러 오는 하객들도 그 속에 섞여 있었다. 그리고 그 두 부인은 꽃을 들고 이야기를 나누며 식장 쪽으로 걸어갔다.장시원이 얼음장 마냥 차가워진 눈빛으로 밖에서 놀고 있는 청아와 요요를 한번 쳐다보고는 다시 밖으로 향했다.장시원이 예상한 바와 같이 그가 청아의 앞에 나타난 순간 청아 입가의 웃음은 그대로 얼굴에 굳어졌다. 그러다 경악한 눈빛으로 장시원을 쳐다보더니 점점 어찌할 바를 몰라 하고 있었다.반대로 요요는 엄청 기뻐하며 그를 향해 달려왔다.이에 장시원이 차가운 눈빛으로 덤덤하게 청아를 한번 쳐다보고는 허리를 살짝 굽혀 요요를 품에 안았다.“요요 오늘 너무 예쁜데?”요요가 장시원의 칭찬에 깔깔 웃더니 갑자기 장시원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작고 뽀얀 아이의 손바닥에는 사탕 하나가 놓여 있었다.요요가 반짝이는 눈빛으로 장시원을 바라보며 말했다.“사탕이에요!”“아저씨에게 주는 거야?”장시원이 사탕을 건네받으며 물었다.따뜻한 햇빛이 그의 준수한 얼굴에 부드러운 빛을 씌워주었다.이때 옆에 있던 청아가 일어서며 장시원을 향해 물었다.“대표님이 어떻게 오셨어요?”“청첩장을 받았으니까 왔지.”장시원이 웃음을 머금은 눈동자로 청아를 흘겨보며 되물었다.“왜, 내가 오는 게 싫어?”“아니요! 그럴 리가요.”“누가 널 괴롭혔어?”장시원이 갑자기 작은 소리로 물었다.전혀 타인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청아를 의논하고 있던 두 부인의 태도로 봐서는 청아 본인 앞에서도 쓸데없는 말을 했을 게 분명했다.그렇지 않고서야 청아가 손님들을
요요의 맑고 빛나는 눈동자에는 망연한 기색이 묻어 있었다. 그러다 한참 망설이더니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아빠? 하지만 다들 요요에게는 아빠가 없다고 그랬는데.”“누가 그래?”장시원이 듣더니 바로 눈살을 찌푸리고 물었다.그러자 요요가 암울한 표정을 드러내며 대답했다.“친구들이요. 모두 요요에게 아빠가 없다고 했어요.”그 모습이 너무 가여웠는지 장시원은 순간 마음이 아팠다.“괜찮아. 오늘 아저씨가 요요의 아빠가 되어 줄게, 어때?”“좋아요!”“그럼 요요 이따가 아저씨를 아저씨라고 불러서는 안 돼, 아빠라고 불러야 해, 알았지?”“네!”“대표님! 지금 뭘 하시겠다는 거예요?”이때 청아가 급히 장시원을 불러 물었다.이에 장시원이 덤덤하게 청아를 쳐다보며 되물었다.“왜, 요요가 손가락질을 받게 하고 싶어?”“저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아요, 요요도 아직 어려서 모를 거고.”“난 신경 쓰여.”장시원이 차갑게 한마디 내뱉고는 청아를 더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요요와 함께 식장 쪽으로 걸어갔다.결혼 식장 안에서 청아를 한참 찾고 있던 우여운이 금방 식장 안으로 들어선 청아를 보자마자 즉시 소리쳤다.“청아야, 결혼식이 곧 시작되는데 너 어디로 간 거야?”청아의 뒤에는 장시원이 요요를 안고 조용히 따르고 있었다. 그리고 장시원의 범상치 않은 용모와 기세에 살짝 놀란 우여운이 멍해진 표정으로 청아를 바라보며 물었다.“이, 이분은 누구야?”청아가 대답하려고 입을 여는데 요요가 갑자기 장시원을 껴안고 높은 소리로 말했다.“아빠! 요요 초콜릿 먹고 싶어요!”순간 다들 놀라서 멍해졌다.‘아빠’ 소리에 심장이 한번 세게 떨린 장시원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정서가 마음속에서 용솟음치는 느낌이 들었다. 그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운 눈빛으로 요요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웃었다.“그래, 아빠가 초콜릿을 찾아 줄게.”그 모습에 갑자기 울고 싶은 충동이 생긴 청아는 숨을 한번 깊게 들이마시고는 급히 두 눈을 아래로 드리웠다.그런데 이때 우여운이 즉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