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그럼 그쪽도 큰 회사겠네?”아까 그 친척이 웃으며 물었다.“가영이는 그렇게 훌륭한 남자친구를 잘 잡아야겠는데. 언제 결혼할 예정이야?”“지금 신혼집이 인테리어 단계에 들어섰어요. 남자 쪽에서 집을 가영이의 명의로 샀거든요.”대답하고 있는 우여운의 얼굴에는 득의양양한 웃음이 묻어 있었다.“사실 우리도 두 아이한테 신혼집을 한 채 더 사줄 예정이에요. 그래야만 나중에 아이들의 생활이 많이 편안해질 수 있을 거니까. 하나밖에 없는 딸을 힘들게 살 게 할 수는 없잖아요.”주위의 사람들이 듣더니 모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그런데 이때 설가영이 갑자기 청아를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드러냈다.“청아 언니, 우리 신혼집의 인테리어가 거의 끝나가고 있는데 나중에 구경시켜 줄게.”“그래, 그래, 청아도 한번 구경시켜 줘야지. 청아야, 가영이네 신혼집이 엄청 크다? 자그마치 40평인데, 침실만 세 칸이고 주위의 시설도 잘 되어 있어. 너와 우리 가영이 어려서부터 잘 놀았는데 앞으로도 계속 사이좋게 지내야지.”자랑하고 싶어하는 우여운의 속마음은 너무 뻔했다.하지만 청아는 얼굴색 한번 변하지 않고 덤덤한 표정으로 대답했다.“네, 시간이 되면 가볼게요.”그런데 우여운은 여전히 속시원치 않았는지 다시 높은 소리로 친척들 앞에서 청아를 향해 물었다.“참, 청아야, 넌 지금 어디에 살고 있어? 산 집? 아니면 전셋집?”“전셋집에서 살고 있어요.”“어머, 전셋집이 제일 귀찮은 거야. 성질이 좋은 집주인이 어디 있겠어? 그러다 집주인이 방 빼라고 하면 당장 빼야 하는 거잖아. 그러니까 자신만의 집을 사는 게 제일 좋아. 그러지 말고 아예 가영이네 회사로 옮기는 건 어때? 가영이네 회사에서 10년 정도만 열심히 하다 보면 틀림없이 집 살 수 있을 거야.”“괜찮아요, 전 지금이 제일 좋아요.”옆에 앉아있는 허홍연은 표정이 굳어져 내내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우여운은 그걸 눈치채지 못했는지 계속해서 말했다.“솔직히 말해 넌 여자라 그렇게 애를 쓸 필요
장시원이 점잖게 소파에 기대어 앉아 덤덤하게 웃으며 물었다.“난 결혼식에 참가하러 온 것이지, 회의 소집하러 온 것도 아닌데 손 사장은 왜 부르신 거죠?”부서 팀장의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아닙니다, 본부장님도 오늘 이쪽으로 올 예정이었습니다.”장시원이 듣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청아에게 메시지를 보내려고 휴대폰을 꺼내는데 갑자기 밖에서 아이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이에 장시원이 바로 고개를 돌려 밖을 쳐다보았다.연회장 밖에는 풍선으로 꾸며진 작은 잔디밭이 있었는데 그건 신혼부부를 위해 준비된 포토존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하객으로 온 아이들이 그곳에서 뛰어다니며 놀고 있었다.장시원은 아이들을 한번 훑다가 갑자기 어느 한 곳에 시선을 고정했다. 거대한 하트 모양의 풍선으로 만들어진 문 옆에 청아가 양반다리를 한 채 땅에 앉아 있었고, 흰색 공주 드레스를 입은 요요가 불어지지 않는 풍선을 청아에게 건네주었다.그러자 청아가 그 풍선을 받아 입가에 대고 불기 시작했다. 화창한 햇빛이 여인의 검은 윤기나는 긴 생 머리와 정교한 얼굴에 비치며, 여인의 몸에 은은하고 부드러운 빛을 씌워주었다.요요가 옆에서 박수를 치며 응원하고 있었고, 청아는 열심히 풍선을 불었다. 그러다 풍선이 청아의 얼굴 크기만큼 불어지자 청아가 다시 풍선을 요요에게 건네려 입에서 꺼내는데 제대로 잡지 못한 바람에 풍선은 바람을 내뿜으며 멀리 날아갔다.놀란 청아와 요요는 동시에 몸을 던져 풍선을 잡았고, 함께 땅에 쓰러져 큰 소리로 웃었다. 그 모습에 장시원의 입꼬리도 저도 모르게 위로 올라갔다.부서 팀장이 보더니 바로 경악한 표정을 지으며 장시원의 시선을 따라 잔디밭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을 쳐다보았다.‘대체 어느 아이 때문에 이렇게 흐뭇하게 웃으시는 거지?’장시원이 소파에서 일어나 창문 쪽으로 걸어갔다.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청아의 웃는 얼굴도 더욱 뚜렷해졌다.그윽한 눈빛으로 청아를 바라보고 있던 장시원은 문득 예전의 청아가 떠올랐다.‘예전의 우청아는 웃는
장시원이 순간 발걸음을 멈추고 휴게실 쪽을 쳐다보았다. 휴게실 안에는 혼주가 다는 꽃을 가슴 쪽에 단 두 부인이 앉아 있었다. 그 중 빨간색 비단 드레스를 입은 부인이 인상을 쓴 채 높은 목소리로 옆 사람과 떠들고 있었다.그들이 지금 논하고 있는 게 누군가의 프라이버시라는 걸 전혀 인식하지 못한 듯했다.결혼식이 곧 있으면 시작할 예정이라 호텔의 직원들이 분주하게 돌아다니며 마지막 체크를 하고 있었고 종종 물건 찾으러 오는 하객들도 그 속에 섞여 있었다. 그리고 그 두 부인은 꽃을 들고 이야기를 나누며 식장 쪽으로 걸어갔다.장시원이 얼음장 마냥 차가워진 눈빛으로 밖에서 놀고 있는 청아와 요요를 한번 쳐다보고는 다시 밖으로 향했다.장시원이 예상한 바와 같이 그가 청아의 앞에 나타난 순간 청아 입가의 웃음은 그대로 얼굴에 굳어졌다. 그러다 경악한 눈빛으로 장시원을 쳐다보더니 점점 어찌할 바를 몰라 하고 있었다.반대로 요요는 엄청 기뻐하며 그를 향해 달려왔다.이에 장시원이 차가운 눈빛으로 덤덤하게 청아를 한번 쳐다보고는 허리를 살짝 굽혀 요요를 품에 안았다.“요요 오늘 너무 예쁜데?”요요가 장시원의 칭찬에 깔깔 웃더니 갑자기 장시원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작고 뽀얀 아이의 손바닥에는 사탕 하나가 놓여 있었다.요요가 반짝이는 눈빛으로 장시원을 바라보며 말했다.“사탕이에요!”“아저씨에게 주는 거야?”장시원이 사탕을 건네받으며 물었다.따뜻한 햇빛이 그의 준수한 얼굴에 부드러운 빛을 씌워주었다.이때 옆에 있던 청아가 일어서며 장시원을 향해 물었다.“대표님이 어떻게 오셨어요?”“청첩장을 받았으니까 왔지.”장시원이 웃음을 머금은 눈동자로 청아를 흘겨보며 되물었다.“왜, 내가 오는 게 싫어?”“아니요! 그럴 리가요.”“누가 널 괴롭혔어?”장시원이 갑자기 작은 소리로 물었다.전혀 타인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청아를 의논하고 있던 두 부인의 태도로 봐서는 청아 본인 앞에서도 쓸데없는 말을 했을 게 분명했다.그렇지 않고서야 청아가 손님들을
요요의 맑고 빛나는 눈동자에는 망연한 기색이 묻어 있었다. 그러다 한참 망설이더니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아빠? 하지만 다들 요요에게는 아빠가 없다고 그랬는데.”“누가 그래?”장시원이 듣더니 바로 눈살을 찌푸리고 물었다.그러자 요요가 암울한 표정을 드러내며 대답했다.“친구들이요. 모두 요요에게 아빠가 없다고 했어요.”그 모습이 너무 가여웠는지 장시원은 순간 마음이 아팠다.“괜찮아. 오늘 아저씨가 요요의 아빠가 되어 줄게, 어때?”“좋아요!”“그럼 요요 이따가 아저씨를 아저씨라고 불러서는 안 돼, 아빠라고 불러야 해, 알았지?”“네!”“대표님! 지금 뭘 하시겠다는 거예요?”이때 청아가 급히 장시원을 불러 물었다.이에 장시원이 덤덤하게 청아를 쳐다보며 되물었다.“왜, 요요가 손가락질을 받게 하고 싶어?”“저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아요, 요요도 아직 어려서 모를 거고.”“난 신경 쓰여.”장시원이 차갑게 한마디 내뱉고는 청아를 더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요요와 함께 식장 쪽으로 걸어갔다.결혼 식장 안에서 청아를 한참 찾고 있던 우여운이 금방 식장 안으로 들어선 청아를 보자마자 즉시 소리쳤다.“청아야, 결혼식이 곧 시작되는데 너 어디로 간 거야?”청아의 뒤에는 장시원이 요요를 안고 조용히 따르고 있었다. 그리고 장시원의 범상치 않은 용모와 기세에 살짝 놀란 우여운이 멍해진 표정으로 청아를 바라보며 물었다.“이, 이분은 누구야?”청아가 대답하려고 입을 여는데 요요가 갑자기 장시원을 껴안고 높은 소리로 말했다.“아빠! 요요 초콜릿 먹고 싶어요!”순간 다들 놀라서 멍해졌다.‘아빠’ 소리에 심장이 한번 세게 떨린 장시원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정서가 마음속에서 용솟음치는 느낌이 들었다. 그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운 눈빛으로 요요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웃었다.“그래, 아빠가 초콜릿을 찾아 줄게.”그 모습에 갑자기 울고 싶은 충동이 생긴 청아는 숨을 한번 깊게 들이마시고는 급히 두 눈을 아래로 드리웠다.그런데 이때 우여운이 즉시
청아가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우여운은 주위 사람들의 손가락질에 화가 났지만 감히 장시원에게 화를 낼 수가 없어 다시 낮은 소리로 청아에게 물었다.“전에 왜 이 사람이 요요의 아빠라는 걸 말하지 않았어?”청아가 듣더니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냉소를 드러냈다.“결혼식을 올리지 않았으니까요. 많이 실망하셨죠?”“얘도 참, 너무 잘 숨겼네.”우여운이 난처한 웃음을 드러내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그렇게 중요한 걸 고모한테 숨겨 고모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당하니까 아주 속 시원하지?”“그러는 고모는요? 제가 못 지내는 모습에 고모께서 아주 기뻐하셨죠? 제가 혼전임신 했다는 사실을 온 세상에 알리지 못해 안달이 나셨잖아요, 저는 고모보다 더 한심해요.”청아의 말에 더욱 난감해진 우여운은 청아를 한번 노려보고는 자리로 돌아갔다.그러다 자리에 착석하니 설가영이 갑자기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엄마, 저 사람 정말 우청아의 남편이에요?”기분이 많이 언짢았던 우여운은 두 눈을 아래로 드리운 채 대답했다.“내가 어떻게 알아!”“저 남자 돈이 엄청 많아요. 지금 입고 있는 게 어느 국제 브랜드의 고급 수제 맞춤 정장인데, 가격이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비싸요.”우여운이 듣더니 어두워진 얼굴로 장시원을 힐끗 쳐다보았다. 우청아가 돈 많은 남자를 만날 수 있을 리가 없다고 굳게 믿고 있었던 그녀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진짜는 절대 아닐 거야. 청아네 가족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 일부러 돈 많은 척하고 있는 게 분명해.”설가영도 몰래 장시원 쪽을 힐끔거렸다. 점잖고 고귀해 보이는 남자의 모습에 설가영 마음속의 질투는 점점 커가고 있었다.도저히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우여운은 옆에 앉아있는 청아의 사촌 고모에게 눈짓을 했다. 청아한테 몇 마디 더 떠보라는 뜻이었다.이에 사촌 고모가 청아를 관심하는 척 물었다.“청아야, 남편분이 어디에서 근무해?”사촌 고모의 물음에 청아가 장시원을 쳐다보며 어떻게 말해야 할지 한참 망설이고 있었다
장시원이 다시 몸을 숙여 요요의 이마에 입맞춤을 하고는, 뒤를 돌아 손석구 사장과 유명욱 사장이 이끄는 사람들과 함께 걸어갔다.장시원이 떠난 후, 우여운이 날카로운 목소리로 물었다. “형님, 저 사람 누구예요? 정말 요요 아빠인가요?”허홍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우청아를 데리고 옆으로 걸어갔다.그들이 떠나자, 뒤에 있던 친척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우청아의 남편이 대기업 사장이라니, 정말 대단하네!”“우청아가 겸손했네. 전에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던데.”“우청아는 명문대 졸업생이잖아요. 겸손이 몸에 밴 사람이니까요.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처럼 자랑하고 다니지 않죠.”“딸까지 낳았으니, 확실하네!”……우여운은 얼굴이 매우 어두웠고, 옆에 있던 설가영은 더욱 얼굴을 찌푸렸다. “엄마, 우청아 진짜 재벌집에 시집간 거야?”‘그 남자는 장 씨라 하는데, 혹시 장 씨 집안의 후계자는 아닐까?’설가영은 믿을 수 없었고 우여운은 동공이 흔들리며 입을 열었다.“단순하지는 않은 것 같아!”“무슨 말이에요?” 말이 끝나기 바쁘게 설가영이 물었다.“방금 사람들 말로는 그 장 사장이 강남 회사의 사장인 것 같아. 오늘은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왔고, 방금 그를 장 선생님이라고 불렀어. 그들 사이는 낯선 듯하고 예의 바른 걸 봐서는 요요의 아빠 같지 않아.” 우여운은 세세하게 분석하며, 방금 그 남자가 우청아의 남자친구가 아니라는 증거를 찾고 싶어 했다.그리고 설가영은 우여운의 분석이 매우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요요가 왜 그를 아빠라고 부르는 거죠? 그렇게 부자인 사람이 다른 아이의 아빠 노릇을 할 리가 없잖아요!”장시원이 요요를 안을 때, 둘의 친밀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은 진짜 부녀처럼 보였다.그랬기에 우여운도 혼란스러워했지만 이내 그녀의 눈은 반짝거렸다.“이제 허홍연에게 물어봐야겠어!”허홍연 역시 기대와 의심을 품고 우청아에게 묻고 있었다. “우청아, 장 씨가 방금 한 말은 무슨 뜻이야? 너희 진짜로 잘 되고 있는 거야?”
연회장 안에 울려 퍼지는 로맨틱한 결혼식 진행곡과 함께, 문이 열리고 눈처럼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가 아버지와 팔짱을 끼고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두 명의 아이가 신부 앞에서 걸으며, 각자 바구니를 들고 꽃잎을 뿌렸다.요요는 꽃바구니를 든 작은 여자아이를 눈을 떼지 않고 바라보며 부러워하자 우청아는 그녀를 안고 웃으며 말했다. “결혼식이 끝나면 엄마가 꽃바구니 사 줄게.”우청아의 말에 요요는 그제야 행복하다는 듯 웃었다.우강남이 신부를 아버지 손에서 넘겨받아, 그녀의 손을 잡고 양쪽의 화려한 꽃길을 따라 걸어갔다.모두가 환호하며, 결혼식장의 분위기는 점점 달아올랐고 우청아는 신랑 신부를 바라보며, 마음이 복잡했다. ‘오빠가 정말 결혼하네.’갑자기 옆에서 그림자가 스쳐 지나가자 우청아는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려보자, 장시원이 그녀 옆자리에 앉았다. 장시원의 따뜻한 눈빛이 그녀를 향하며 물었다.“아까 속 시원하지 않았어요?”우청아는 얼굴이 붉어지며 속삭였다. “고마워요!”“입으로만 고마워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줘요. 내가 전에 말한 건 어떻게 생각해 봤나요?” 장시원이 요요를 안아 자기 무릎에 앉히고, 천천히 우청아에게 물었다.우청아는 눈을 깜빡이며 가볍게 말했다.“조건이 있는 거라면, 차라리 나를 위해 나서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어차피 남들 말은 신경 쓰지 않으니까.”고모든 친부모든 모든 일에 그녀를 감싸고 돌 필요가 없다는 것을 그는 진즉 알고 있었다. 장시원이 미간을 좁히며, 몸을 약간 기울여 가까이 다가오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 고집스러운 성격은 누구를 닮은 거예요? 남의 말은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해도, 요요가 이렇게 어린 나이에 남들에게 비웃음을 받는 건 상관없는 건가요? 요요 아빠로서 너 실망시킬 일 없게 할게요.”우청아는 숨을 멈추고 놀란 듯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정말로, 요요 아빠가 될 거예요?”장시원은 눈빛을 멈추고 눈썹을 치켜세우며 유혹적으로 말했다. “이 세 달 동안 내가 널 좋아하게 된
우청아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이 장시원에게 빠진 게 확실했다. 장시원의 미소는 모든 여자를 매혹시키는 힘이 있는 것 같았고 우청아는 잠시 멍해 있더니 나직이 말했다. “모든 여자들한테 이렇게 다정하신가요?”장시원의 미소가 굳어졌는데, 마치 그녀가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들었다는 듯 짜증 어린 눈빛으로 우청아를 쳐다봤다가 다시 무대 위의 신랑 신부를 바라보았다.우청아는 입가에 미소를 띠며 웃자 장시원도 같이 웃었고 그녀의 볼에 숨겨져 있던 두 개의 보조개가 살짝 드러났다.우청아도 신랑 신부를 바라보며 말을 멈추었지만, 여전히 손을 잡고 있었다.신랑 신부가 반지를 교환하고 결혼식은 마무리되었다.신부와 친구들이 잔디밭에서 사진을 찍으러 가면서 결혼식 피로연이 공식적으로 시작되었다.결혼식이 종료되자 우청아는 허홍연과 함께 참석한 손님을 맞이해야 했기 때문에 장시원이 요요를 데리고 VIP 방으로 갔다.우청아가 조심스레 말하자 장시원이 웃으며 물었다.“요요는 제가 데려갈게요. 착한 애라서 말을 잘 들을 거예요.”“나와 함께 있는 게 걱정되나?”우청아가 불안해하며 대답했다. “아뇨, 요요가 불편하게 할까 봐 걱정되어서요.”“걱정 말고, 일에 집중해요. 술은 되도록 마시지 말고, 필요하면 나한테 전화해요.” 장시원이 당부하자 우청아는 그의 다정한 말에 귀가 붉어지며 낮게 대답했다. “알겠어요.”식사가 끝나고 우여운이 허홍연을 급히 불러 세웠다. “언니, 솔직히 말해요, 방금 그 장씨가 진짜 요요의 아빠예요?”허홍연은 얼굴색이 달라지며 대답했다.“네, 맞아요!”“그들은 어떻게 만났나요?”우여운이 궁금해했다. “그건 나도 잘 모르겠어요!”그러자 우여운이 비웃으며 말했다. “우청아가 그 부자 남자의 불륜 상대는 아니겠죠?”“아니에요, 우청아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허홍연이 놀라며 말하자 우여운이 비웃었다.“아이가 그렇게 컸는데, 결혼도 안 했다고 하면 누가 믿겠어요? 우청아와 그 남자 사이에 뭔가 숨기는 게 있는 것 같은데요!”허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