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원은 그녀의 옷 매무새를 정돈해 주고는 문을 열어 밖으로 나갔다.그리고 우청아는 갑자기 무언가가 생각났는지 그를 쫓아갔다.장시원은 현관에 도착해서 문을 열려고 손을 뻗자 우청아는 달려가 문을 막으며 눈물이 그렁그렁 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밖에 비 오는데, 어디 가려고 하는 거예요?”장시원은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며 말했다. “우청아 씨, 오늘 밤은 봐주기로 마음먹었으니까 자극하지 마요!”우청아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안돼요, 당신은 못 가요. 게스트 룸에서 자더라 하더라도 상관없고 앞으로 나를 친구로 대하지 못하겠다 해도 괜찮으니까 오늘만큼은 못 가요!” 장시원의 얼굴색이 점점 어두워졌다. “우청아 씨, 난 당신을 봐주고 있다고 말했고 더 이상 내 인내심을 시험하지 마요!”그가 말하면서 문을 열려고 손을 뻗었지만 우청아는 꿋꿋이 문 앞에서 막으며 말했다.“어쨌든 오늘 밤엔 못 가요!”장시원의 눈빛이 서늘해졌고, 그녀를 옆으로 밀어내며 다시 문을 열려고 했다.우청아는 달려가 그의 허리를 끌어안고,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으며 울기 시작했다.“장시원, 도대체 나보고 어쩌라는 건데요? 도대체 나한테 원하는 게 뭐예요?”장시원은 그녀의 무력하고 슬픈 울음소리를 듣자 마음이 아팠다.“놔요.”“안돼!”우청아는 고개를 저으며 고집스럽게 말했다.“그럼 내가 놔줄게요. 시카고로 돌아가서 다시 돌아오지도, 내 앞에 나타나지도 마요.”장시원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우청아는 순간 멍하니 그를 올려다보더니 갑자기 불안하고 마음이 아파졌다.“이 정도면 손 놓을 수 있겠어요?”상처받은 눈빛으로 우청아를 응시하는 장시원이었다.우청아는 그를 꽉 안고 있었지만, 그의 말에 그를 놓아줄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장시원을 놓아주고 각자 갈 길을 가야 했다.장시원은 자신을 안고 있던 그녀의 팔을 천천히 떼어내고 문고리를 잡고 열었다.문이 열리자 밖의 차가운 공기가 훅 들어왔고 우청아는 고개를 숙인 채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의 마음은 텅
“무서워요!” 우청아가 저도 모르게 말했다.“뭐가 무서운데요?”우청아는 대답 없이 천천히 고개를 흔들었다.“아이도 낳았으면서 뭐가 무서운 거지?” 장시원이 눈썹을 찌푸렸다. “당신 그 남자랑 몇 번 했는데?”우청아의 볼이 뜨거워지며,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한 번이요.”장시원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우청아, 당신 혹시 강제로 당한 거에요?”우청아는 잠시 멈칫했지만, 곧 고개를 저었고 장시원의 눈에는 분노로 가득 찼다. “그러니까 당신은 무서운 겁니까, 아니면 하기 싫은 겁니까?”우청아는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생각 좀 해보고요.”“성인인데 뭐가 그렇게 고민인 거죠? 본인은 필요 없다 이건가?”장시원이 비웃듯 말하자 우청아는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개지며 화가 났다.“난 당신처럼 잠자리를 밥 먹듯이 하진 않거든요. 아무나랑은 안 하니까.”“내가 아무 나라고요?”장시원이 화를 내자 우청아는 모르는 척 머리를 돌렸다.장시원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몸을 숙여 그녀의 어깨에 이마를 기댔다.“우청아 씨는 정말 나를 괴롭히는데 선수신 거 같네요.”“아니면 다른 사람을 찾으시던지요.”우청아는 여전히 삐져 있자 장시원은 무의식적으로 반박했다.“다른 사람을 찾을 수 있다면, 내가 여기서 당신의 화를 받아주고 있겠어요?”하지만 우청아는 그를 무시했다.“화내지 마요. 아까는 당신이 하도 괴롭히길래 급해서 말을 심하게 했네요.”우청아의 볼에 가까이에 얼굴을 묻고 다정하게 그녀를 달랬다.“나랑 할 것도 아니면서 못 가게 하는 거 일부러 그러는 거죠?”그의 말에 우청아가 입을 열었다.“비도 너무 오고 주성 씨도 안 왔잖아요. 그런데 어디 가려고요?”우청아의 말에 장시원의 눈빛이 깊어졌다.“그래도 나한테 조금은 관심 있나 봐요, 맞죠?”우청아의 긴 속눈썹은 떨고 있었고 그녀는 조용히 있었다.장시원은 그녀의 얼굴을 감싸며 부드럽게 입을 맞추었지만, 그의 말투는 비꼬는 듯했다. “당신 마음속에 아직도 그 남자가 있다면 강요하지
오랫동안, 우청아는 여전히 자신의 몸 위에 반쯤 누워있는 남자를 밀며 물었다.“잠들었어요?”“음, 움직이지 마요.” 장시원은 투덜거리며 말했다.“방으로 돌아가서 자요, 벌써 늦었어요.”우청아는 부드럽게 말했지만 장시원은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 그녀의 달콤한 향기가 그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그냥 이대로 잠들고 싶었다.하지만 여기는 장시원의 것이 아니었고 우청아는 그와 친구로 지내길 원했기에 장시원은 낙담했고 무력감을 느꼈다.처음으로, 이렇게까지 생각나고도 얻을 수 없는 여자는 처음이었다.장시원은 천천히 일어나 소파 위에 두었던 우청아의 목욕 가운을 집어 들고 욕실로 향했다. 몇 걸음 걷더니 장시원은 뒤돌아보며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으로 말했다.“다른 가운 준비해 줄 순 없어요?” 우청아는 놀란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여기에 계속 머물 계획인가?’장시원은 키티 가운을 다시 한번 싫어하는 눈으로 보더니 욕실로 들어갔다.그는 빠르게 샤워를 마치고, 안방으로 가자 우청아가 침대에 앉아 무언가 생각에 잠긴 것을 보았다. 어두운 불빛 아래에서 그녀의 부드러운 얼굴은 그렇게 평온하고 온화해 보였다.장시원이 차분하게 말했다. “오늘 밤에도 여기 안방에서 잘 거니까, 샤워하고 자요.”우청아는 그가 지난번 잘 못 잔 걸 알고 서둘러 말했다. “당신이 게스트룸에서 자요. 요요가 밤에 잠을 깨울 수도 있으니까. 난 이미 익숙해져서 괜찮거든요.”“아니면 여기서 같이 잘래요?”장시원이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하자 우청아는 눈을 굴리며 말했다. “아까 내가 했던 말은 잊어요.”그녀는 말을 마치고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장시원은 침대에 앉아 그녀가 문을 나갈 무렵 다시 입을 열었다.“굿나잇 인사하는 거 잊지 말고요!”우청아는 웃으며 대답했다.“알았어요.”밤중에 비가 더 세게 내리고, 천둥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커다란 빗방울이 창문을 두드리며, 우청아는 제대로 잠에 들지 못했다. 항상 옆방에 가서 확인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잠이 들
우청아는 한숨을 살며시 내쉬고, 손으로 머리를 뒤로 넘겼다. 마음속은 말로 표현할 수없이 혼란스러웠지만 방금 장시원은 아무렇지도 않아 보였고 예전처럼 평온했다. ‘그러니까,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잊은 걸까? 어제 술을 어느 정도로 마신 거지?’우청아는 애써 생각을 해보려 하지만, 머리는 어제처럼 복잡했다.“늑장 부리지 말고 빨리 움직여요!”장시원이 갑자기 문을 두드리자 우청아는 깜짝 놀랐다.“오!”장시원이 욕실 안에서 자신이 당황해하고 고민하는 표정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우청아가 세수하고 옷을 갈아입고 나오자, 장시원은 식탁에 앉아서 요요에게 밥을 먹이고 있었다.요요는 우청아를 보자마자 반가워했다.“엄마!”“안녕!”우청아의 얼굴에는 따뜻한 미소가 번졌고 요요가 말했다.“밥 먹을 때 엄마를 깨우려고 했는데, 삼촌이 엄마가 늦게 자서 좀 더 자게 하자고 했어요. 엄마, 잘 잤어요?”우청아는 자연스럽게 장시원을 바라보았다.그는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표정을 지으며 계란말이를 집어주면서 말했다. “어때? 몸이 불편하면 오늘 월차 써도 돼요.”“아뇨, 정신 차렸어요.”우청아는 떨떠름해서 계란말이를 받아먹으며 말했다. “요요 돌봐줘서 고마워요.”날이 밝자 장시원은 어제저녁 우청아가 봤던 자아 통제가 안 되고 우울해하는 모습이 아닌 예전의 차갑고 도도한 모습이라 마치 꿈을 꾼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우청아도 어젯밤의 일은 없었던 걸로 생각하려 했지만 장시원이 그녀를 바라보며, 냉랭하고 조금 놀리는 듯한 눈빛으로 말했다.“어젯밤 일, 고려해 보는 거 잊지 마요!”우청아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아무래도 쉽게 넘어갈 수는 없을 것 같았다.……금요일 밤, 소희는 소정인의 전화를 받았다.내일 가족 모임에 오라고 했고 그것은 아버지의 뜻이기도 했다.소정인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난 네가 임씨 집안에서 과외 선생님으로 일하는 걸 알아. 좀 늦게 와도 괜찮으니까 아빠가 널 데리러 갈게.”하지만 소희는 단호하게 거절했
“이미 유화연 부인과 약속을 잡았어요. 오늘 낮에 해연빌딩에서 만나기로 했죠.”그의 질문에 진연은 얼굴에 드디어 웃음이 조금 스쳤다.“그럼 소동이 보고 예쁘게 꾸미라고 해.”“걱정 마요!”이때 소동은 자기 방에 앉아 있었고 소파 위에 진연이 골라준 드레스를 바라보며 멍해있었다.진연이 말하길 유씨 집안의 아들이 해외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왔다는데, 훤칠한 외모지만 키가 조금 작을 뿐이라고.소동은 자조적인 웃음을 지었다.키가 조금 작다니, 유빈은 자기보다도 작았다.심란한 소동은 휴대폰을 들어 지훈에게 전화를 걸었고 연결되자마자 소동은 억울한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훈!”지훈이 놀라며 물었다. “소동아, 무슨 일이야?”소동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부모님이 저 더러 디자인 스튜디오를 닫고 빨리 결혼하라고 해요!”지훈의 목소리가 차가워졌다. “그런 일이 있었어?”“결혼하고 싶지 않으니까 나 좀 도와줘요.”소동이 입을 막고 울음을 터뜨렸다.“울지 마! 네가 울면 내 마음도 아파.”지훈이 애정 어린 목소리로 위로했으나 소동은 여전히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일단 만나서 얘기하자. 무슨 일이든 내가 다 해결해 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그녀를 위로하는 듯한 목소리로 말하는 지훈에 소동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저번에 만났던 레스토랑에서 기다릴게요.”“알았어, 바로 갈게!”소동은 전화를 끊고 금방 일어나서 화장실로 가서 얼굴을 씻고 화장을 했다. 이어서 진연이 새로 사준 드레스로 갈아입고, 문을 열고 좌우를 살펴본 뒤, 진연이 거실에 없음을 확인하고, 빠르게 계단을 내려갔다.소동은 진연에게 말도 하지 않고, 자신의 차를 타고 지훈을 만나러 갔다.저번에 만났던 레스토랑에 소동이 도착하자 지훈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훈은 이미 자리를 예약하고 기다리고 있었고 소동이 들어서자, 지훈은 바로 일어나 그녀를 맞이했다. 소동의 손목을 잡고 앉게 하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소동아,
“정말이에요?” 소동이 놀라며 기뻐하자 지훈이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물론이지. 하지만 우리 아버지가 이 예능 프로그램에 별로 기대가 없어서, 시청률도 그다지 높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후원금도 비싸다며 거절했어.”소동은 순간 실망했다. “거절했다고요?”하지만 그녀는 눈동자가 반짝이며 설명했다. “사실 이 프로그램은 꽤 인기가 있어요. 방송도 시작하기 전에 벌써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어요.”소동의 말에 지훈이 웃으며 말했다. “제작진이 전에 King을 심사위원으로 모셔오겠다고 했지만, 결국 실패했지.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 얘기하기 어려워.”그는 말을 멈추고 웃으며 말했다.“내가 아버지한테 프로그램 후원을 부탁한다면, 너를 도와줄 수 있겠지?”소동은 부끄러움을 감추며 말했다. “당신 집이 프로그램 후원사가 되고, 당신 제작진에게 나를 추천한다면, 나도 기회가 있겠죠!”지훈이 일어나 소동 옆에 앉으며 애정 어린 눈빛을 보냈다. “소동아, 나는 예전부터 너를 좋아했어. 너를 기쁘게 해줄 수 있다면 내가 아버지한테 부탁할 수 있어.”소동은 고마워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정말 나를 도와줄 수 있어요?”“물론이지,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데!”지훈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더니 반쯤 농담처럼 말했다. “소동아, 나는 너를 이렇게 사랑하는데, 너도 나에게 조금은 표현해 줘야 하는 거 아니야?”소동은 긴장해서 몸이 굳었고, 지훈에게 이렇게 큰 부탁을 했으니,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부드럽게 웃으며 지훈의 볼에 뽀뽀했다. “지훈 씨, 나도 당신한테 호감 있어요.”지훈은 그녀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소동아, 이 말을 들으려고 오래 기다렸어. 우리 조용한 곳에서 좀 더 이야기하자.”소동은 갑자기 당황했다. 소동은 지훈의 의도를 알고 있었지만, 그가 이렇게 빨리 제안할 줄은 몰라 어색하게 웃으며 뒷걸음질 쳤다. “지훈 씨, 먼저 내가 부탁한 일부터 해줘요. 우리 사이는 천
진연이 집에 없는 소동을 발견하고 전화를 걸었을 때, 소동은 지훈의 침대 위에 있었다. 지훈은 핸드폰을 들어 한 번 보고는 바로 끊어버렸다. 핸드폰을 땅에 버리자 바닥에서 굴러 흩어진 두 사람의 옷 위로 떨어졌다.……일요일 오후, 소희는 M 국에서 돌아온 강솔을 만났다. 강솔은 도경수의 오랜 친구의 딸로, 그림을 사랑해 어릴 적부터 거의 도경수 곁에서 자랐다.처음 소희와 진석이 북극 디자인 작업실을 창립할 때, 강솔은 경성에서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그녀가 돌아왔을 때, 북극 디자인 작업실은 이미 알려지기 시작했고, 소희는 창작만 하고 스튜디오 일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그래서 진석은 강솔을 끌어들여 디자인 총괄로 만들었다.하지만 그녀는 규칙에 얽매이지 않았고, 일 년도 채우지 못하고 M 국으로 떠나 공부하러 갔다가 오늘 막 돌아왔다.몇 명이 모여 군우빌딩에서 만났을 때, 소희와 진석은 먼저 도착해 방에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문이 열리자 연두색 원피스를 입은 강솔이 꽃나비처럼 방 안으로 들어와 소희를 껴안으며 말했다. “소희야, 너무 보고 싶었어!”진석은 한 걸음 물러서며 미간을 찌푸렸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여전하네요.”단발머리, 예쁜 얼굴에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진석을 바라보는 강솔이었다.“이 분은 누구세요?”진석은 안경을 밀어 올리며 차갑게 말했다. “강솔씨 상사입니다.”“아, 제 상사셨군요, 죄송해요.”강솔은 머쓱해하며 말을 이었다.“앞으로 잘 부탁드려요!”진석은 그녀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고 하영이 뒤에서 들어오며 웃으며 말했다. “자, 다들 앉아요!”강솔은 소희를 안 놓아줬다.“소희야, 정말 너무 보고 싶었어. 이번에 너 때문에 귀국했어!”처음 소희가 도경수에게 그림을 배울 때, 강솔은 도경수의 집에 살고 있었다. 강솔은 소희보다 세 살이 많아 소희를 여동생처럼 생각하고 매일 ‘소희야, 소희야’하며 불렀다. 당시 소희는 누구와도 말하지 않았고, 강솔이 아무리 치대도 반응하지 않았지만,
모두들 웃으며 자리에 앉아 주문을 시작하고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하영이 몇 명에게 술을 따라주며 웃으며 말했다. “이 잔은 영원히 변하지 않을 우리의 우정을 위하여!”“건배!”강솔은 귀여운 얼굴에 달콤한 미소를 띄며 말하자 소희와 진석도 잔을 부딪치며 한 모금을 마셨다.하영이 강솔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번에 돌아오고 또 떠나지 않을 거죠?”“안 떠날 거예요.” 강솔의 목소리가 단호했다. “한 바퀴 돌아다녔지만, 그 어디든 강성보다 좋은 곳은 없었어요.”하영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물었다. “그럼 강솔 씨 첫사랑은? 강성으로 돌아왔어요?”“무슨 첫사랑?”자신도 몰랐던 일이라 소희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물자 하영이 말했다.“강솔이 M 국에 간 것이 단순히 공부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강솔 씨는 그 남자를 따라간 거예요.”강솔은 수줍은 듯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제 필요 없어요. 성공했거든요!”진석은 그녀를 향해 무심한 시선을 보내고, 눈을 내리깔 때 그의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그랬구나!”하영이 웃으며 말했다.“누구야, 난 몰랐는데?” 소희가 놀라 하자 하영이 농담처럼 말했다. “강솔의 대학 선배. 강솔이 그를 좋아한 지 3년이 지났고, 그 후에 M 국까지 따라 간 거 보면 정말 한결같은 사랑이죠.”강솔이 어색하게 말했다. “일부러 말하지 않은 건 아니야. 당시에 너 너무 어렸는데 내가 어떻게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를 말할 수 있겠어. 스승님이 나를 혼낼 거야, 널 망치게 될까 봐.”소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진석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같이 돌아온 거야?”“응!”강솔이 기뻐하며 말했다. “그는 M 국에 남고 싶었지만, 나는 돌아오고 싶어서 그도 나와 함께 돌아왔어.”하영이 소희에게 말했다. “몰랐지만, 강솔이 그 남자를 쫓아가기까지 엄청 힘들었거든. 내가 그 선배였다면, 진작 감동받아서 사귀었을 거야.”강솔은 부끄러워하면서도 당당하게 말했다. “사랑은 용기가 필요한 법이죠!”소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