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에요?” 소동이 놀라며 기뻐하자 지훈이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물론이지. 하지만 우리 아버지가 이 예능 프로그램에 별로 기대가 없어서, 시청률도 그다지 높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후원금도 비싸다며 거절했어.”소동은 순간 실망했다. “거절했다고요?”하지만 그녀는 눈동자가 반짝이며 설명했다. “사실 이 프로그램은 꽤 인기가 있어요. 방송도 시작하기 전에 벌써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어요.”소동의 말에 지훈이 웃으며 말했다. “제작진이 전에 King을 심사위원으로 모셔오겠다고 했지만, 결국 실패했지.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 얘기하기 어려워.”그는 말을 멈추고 웃으며 말했다.“내가 아버지한테 프로그램 후원을 부탁한다면, 너를 도와줄 수 있겠지?”소동은 부끄러움을 감추며 말했다. “당신 집이 프로그램 후원사가 되고, 당신 제작진에게 나를 추천한다면, 나도 기회가 있겠죠!”지훈이 일어나 소동 옆에 앉으며 애정 어린 눈빛을 보냈다. “소동아, 나는 예전부터 너를 좋아했어. 너를 기쁘게 해줄 수 있다면 내가 아버지한테 부탁할 수 있어.”소동은 고마워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정말 나를 도와줄 수 있어요?”“물론이지,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데!”지훈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더니 반쯤 농담처럼 말했다. “소동아, 나는 너를 이렇게 사랑하는데, 너도 나에게 조금은 표현해 줘야 하는 거 아니야?”소동은 긴장해서 몸이 굳었고, 지훈에게 이렇게 큰 부탁을 했으니,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부드럽게 웃으며 지훈의 볼에 뽀뽀했다. “지훈 씨, 나도 당신한테 호감 있어요.”지훈은 그녀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소동아, 이 말을 들으려고 오래 기다렸어. 우리 조용한 곳에서 좀 더 이야기하자.”소동은 갑자기 당황했다. 소동은 지훈의 의도를 알고 있었지만, 그가 이렇게 빨리 제안할 줄은 몰라 어색하게 웃으며 뒷걸음질 쳤다. “지훈 씨, 먼저 내가 부탁한 일부터 해줘요. 우리 사이는 천
진연이 집에 없는 소동을 발견하고 전화를 걸었을 때, 소동은 지훈의 침대 위에 있었다. 지훈은 핸드폰을 들어 한 번 보고는 바로 끊어버렸다. 핸드폰을 땅에 버리자 바닥에서 굴러 흩어진 두 사람의 옷 위로 떨어졌다.……일요일 오후, 소희는 M 국에서 돌아온 강솔을 만났다. 강솔은 도경수의 오랜 친구의 딸로, 그림을 사랑해 어릴 적부터 거의 도경수 곁에서 자랐다.처음 소희와 진석이 북극 디자인 작업실을 창립할 때, 강솔은 경성에서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그녀가 돌아왔을 때, 북극 디자인 작업실은 이미 알려지기 시작했고, 소희는 창작만 하고 스튜디오 일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그래서 진석은 강솔을 끌어들여 디자인 총괄로 만들었다.하지만 그녀는 규칙에 얽매이지 않았고, 일 년도 채우지 못하고 M 국으로 떠나 공부하러 갔다가 오늘 막 돌아왔다.몇 명이 모여 군우빌딩에서 만났을 때, 소희와 진석은 먼저 도착해 방에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문이 열리자 연두색 원피스를 입은 강솔이 꽃나비처럼 방 안으로 들어와 소희를 껴안으며 말했다. “소희야, 너무 보고 싶었어!”진석은 한 걸음 물러서며 미간을 찌푸렸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여전하네요.”단발머리, 예쁜 얼굴에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진석을 바라보는 강솔이었다.“이 분은 누구세요?”진석은 안경을 밀어 올리며 차갑게 말했다. “강솔씨 상사입니다.”“아, 제 상사셨군요, 죄송해요.”강솔은 머쓱해하며 말을 이었다.“앞으로 잘 부탁드려요!”진석은 그녀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고 하영이 뒤에서 들어오며 웃으며 말했다. “자, 다들 앉아요!”강솔은 소희를 안 놓아줬다.“소희야, 정말 너무 보고 싶었어. 이번에 너 때문에 귀국했어!”처음 소희가 도경수에게 그림을 배울 때, 강솔은 도경수의 집에 살고 있었다. 강솔은 소희보다 세 살이 많아 소희를 여동생처럼 생각하고 매일 ‘소희야, 소희야’하며 불렀다. 당시 소희는 누구와도 말하지 않았고, 강솔이 아무리 치대도 반응하지 않았지만,
모두들 웃으며 자리에 앉아 주문을 시작하고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하영이 몇 명에게 술을 따라주며 웃으며 말했다. “이 잔은 영원히 변하지 않을 우리의 우정을 위하여!”“건배!”강솔은 귀여운 얼굴에 달콤한 미소를 띄며 말하자 소희와 진석도 잔을 부딪치며 한 모금을 마셨다.하영이 강솔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번에 돌아오고 또 떠나지 않을 거죠?”“안 떠날 거예요.” 강솔의 목소리가 단호했다. “한 바퀴 돌아다녔지만, 그 어디든 강성보다 좋은 곳은 없었어요.”하영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물었다. “그럼 강솔 씨 첫사랑은? 강성으로 돌아왔어요?”“무슨 첫사랑?”자신도 몰랐던 일이라 소희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물자 하영이 말했다.“강솔이 M 국에 간 것이 단순히 공부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강솔 씨는 그 남자를 따라간 거예요.”강솔은 수줍은 듯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제 필요 없어요. 성공했거든요!”진석은 그녀를 향해 무심한 시선을 보내고, 눈을 내리깔 때 그의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그랬구나!”하영이 웃으며 말했다.“누구야, 난 몰랐는데?” 소희가 놀라 하자 하영이 농담처럼 말했다. “강솔의 대학 선배. 강솔이 그를 좋아한 지 3년이 지났고, 그 후에 M 국까지 따라 간 거 보면 정말 한결같은 사랑이죠.”강솔이 어색하게 말했다. “일부러 말하지 않은 건 아니야. 당시에 너 너무 어렸는데 내가 어떻게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를 말할 수 있겠어. 스승님이 나를 혼낼 거야, 널 망치게 될까 봐.”소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진석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같이 돌아온 거야?”“응!”강솔이 기뻐하며 말했다. “그는 M 국에 남고 싶었지만, 나는 돌아오고 싶어서 그도 나와 함께 돌아왔어.”하영이 소희에게 말했다. “몰랐지만, 강솔이 그 남자를 쫓아가기까지 엄청 힘들었거든. 내가 그 선배였다면, 진작 감동받아서 사귀었을 거야.”강솔은 부끄러워하면서도 당당하게 말했다. “사랑은 용기가 필요한 법이죠!”소희가
한 끼 식사 동안, 강솔은 주예형에 대해 서른 번 이상 언급했다. 소희는 그녀의 맑고 또렷한 눈을 보며 그녀가 그 남자를 정말 사랑하고 있다고 느꼈다.그랬기에 소희는 강솔을 이렇게 매료시킨 남자는 도대체 어떤 사람일지 궁금해졌다.식사를 마치고, 몇몇 사람들이 호텔을 나섰을 때, 임구택이 운전하는 차가 딱 맞춰 도착했다. 그는 차 문을 열고 내려 소희에게 다가갔고 진석은 놀란 듯 소희를 바라보며 눈빛이 살짝 차가워졌다.강솔은 이 모든 것을 지켜보다가 웃으며 다가와 물었다. “소희야, 너 남자친구 생겼어?”소희가 임구택을 소개했다. “내 남자친구, 임구택이라고 해.” 이어 그녀는 임구택에게 강솔을 소개했다. “내 친구, 강솔.”“정말 멋지신 데요?”강솔은 눈이 반짝이며 임구택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임구택, 이 이름이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데.”그러자 하영이 옆에서 설명했다. “물론이지, 임씨 집안의 후계자잖아.”강솔은 깨달은 듯 놀라며 입을 가리고 소희에게 눈짓을 보냈다. “소희야, 대단하다. 임씨 그룹 회장도 네가 차지했네.”임구택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제가 적극적으로 들이댔죠.”강솔이 기뻐하며 말했다. “우리 소희 꼬시기 어렵죠? 나는 소희가 감정이 없는 줄 알았어요.”“그 정도는 아니에요, 소희가 똑똑해서 금방 이해했어요.”임구택이 잘생긴 얼굴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그럼 진짜 사랑이네!”강솔은 더욱 흥분하며 소희에게 말했다. “우리 소희도 이제 컸네, 연애도 하고!”소희는 할 말을 잃었다. 강솔이 자신보다 몇 살 어릴 뿐인데, 왜 자꾸 그녀를 아이처럼 대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녀는 임구택에게 다가가며 뒤를 돌아보며 물었다. “어떻게 돌아갈 거예요?”하영이 웃으며 말했다. “나 대리운전 불렀어요.”진석은 얼굴이 조금 창백해졌다. “내 운전기사도 벌써 왔다니까 내가 강솔 데려다줄게요.”각자 돌아갈 방법을 찾았기에, 소희는 다른 말없이 모두와 작별 인사를 하고 임구택의 차에 올랐다.
소희가 눈길을 돌렸다. “강솔? 내 선배야, 하지만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아서 선배라고 부르지 않고 친구처럼 지내.”“그 사람도 북극 디자인 작업실에서 일해?”“맞아!”임구택은 그녀가 얘기한 선배가 강성대학교 동기인 줄 알고 더 묻지 않았다.한편, 강솔은 차에 올라탔고, 진석이 얼굴을 찡그리자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슬픈 거야?”진석이 눈을 가늘게 뜨고 되물었다.“뭐?”“내가 말한 건, 소희가 남자친구가 있다는 거 알고 슬퍼하는 거 아니냐 이거였어.”그를 재밌다는 듯 보는 강솔에 진석은 미소를 짓지 않으려 애썼다. 강솔은 항상 진석이 소희를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 시점에서 그녀에게 자세한 설명을 하고 싶지 않아 그냥 얼굴을 돌렸다.차 안의 어두운 빛이 그의 얼굴 측면을 비추어 어두운 그림자를 나타냈다,“그러게 누가 너보고 주동적이지 말라고 했어?”강솔은 장난치는 표정을 거두고 진석이 안타깝다는 듯 말했다.“이제 와서 속상해해서 뭐해!”진석은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조용히 말했다.“날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주동적으로 대시해서 뭐해?”“시도도 해보지 않고 결과를 어떻게 알아?”강솔은 그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았다.진석은 자조를 하듯 가볍게 말했다. “소희는 이미 그 사람이랑 사귀고 있고 난 그냥 소희가 행복하게 지내면 돼.”강솔은 감동받았다는 듯 말했다. “후배님, 이게 바로 큰 사랑인 것 같네. 난 자기중심적인 사랑이라 그렇게 못해. 나는 주예형을 좋아하고 반드시 사귀어야만 하니까!”진석은 그녀를 한 번 쳐다봤다. 어둠 속에서 번쩍이는 형광등 빛 아래, 그의 눈은 씁쓸함이 비쳤지만 이내 사라졌고 차 안에는 정적이 흘렀다.……2일 후, 소희는 소시연의 전화를 받았다.소시연은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소희야, 네가 나를 ‘여신의 옷장' 이 프로그램에 추천해 준 거 맞아?”소희는 현재 드라마 촬영 중이었고, 그녀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진석이 말했어, 네가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스튜디오가 너에게
대중들은 안단희의 연기가 젊은 여배우들 중 가장 뛰어났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안단희는 해당 영화에서 여우 조연상을 수상하면서 많은 팬들을 확보하게 되었고, 그로써 전성기를 맞이하게 되었다.현재 안단희는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오직 자신의 노력으로 성공을 이루어 낸 독립적인 여성 이미지를 갖추어 나가고 있었다.“다른 사람은 신경 쓰지 말고 네 작품에만 전념해.”소희의 격려에 소시연이 격동 되어 대답했다.[응! 반드시 노력해서 언니가 나에 대한 희망을 저버리지 않을 거야!]“그래.”……26일 토요일.하루 전에 미리 휴가를 낸 청아는 토요일 아침 일찍 요요와 함께 우강남의 집으로 갔다.우감남의 집안과 밖에는 손님들로 꽉 차 있었고 청아를 알아본 손님들은 청아를 보자마자 분분히 먼저 인사했다.아직 식을 올리기 전이라 우강남은 한창 친척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그러다 청아와 요요를 발견하더니 바로 다가가 요요를 품에 안았다.“삼촌한테 인사해야지, 요요야.”“삼촌 결혼 축하해요!”요요의 앳된 목소리에 우강남이 웃음을 드러냈다.“고마워! 가자, 삼촌이 사탕 줄게.”오늘 현장에 도착한 손님들은 거의 다 한 가족 친척들이었다. 그 중에는 청아의 고모 우여운도 도착했고, 한창 자신의 딸 설가영과 함께 안쪽에서 집을 참관하고 있었다.그러다 청아가 왔다는 말에 우여운이 바로 설가영을 향해 눈짓하며 몇 백만 원짜리 가방을 꺼내게 하고는 같이 청아 맞이하러 갔다.우청아네와 우여운네 두 가족은 예전까지만 해도 사이가 괜찮았다. 하지만 놀음에 돈을 잃게 된 우임승은 우여운과 그녀의 남편이 모두 대기업에서 근무하고 있어 살림이 꽤 부유하다는 걸 알고 여러 번이나 우여운을 향해 돈을 빌렸고, 그것 때문에 두 가족 간의 사이가 점점 멀어지게 되었다.그 일만 없었더라면 두 가족은 계속 자주 얼굴을 보며 잘 지냈을 것이다. 특히 청아와 설가영이 비슷한 또래라 우여운은 항상 두 아이를 같이 비교하곤 했었다.설가영은 번마다 청아가 더 예쁘고 공부도 더
청아가 여전히 완곡하게 거절했다.“괜찮아요, 저 지금 회사에 충분히 잘 적응하고 있어요.”“그래. 그럼 직장을 옮기고 싶으면 꼭 가영이를 찾아야 한다? 가영이가 마케팅 쪽에서 근무하고 있어 돈 많은 사장을 꽤나 알고 있거든.”“네, 꼭 그럴 게요.”옆에 있던 허홍연이 바삐 우여운을 향해 말했다.“서 있지 말고 앉아서 이야기 나눠요.”“참, 청아는 남자친구 찾았어?”우여운이 자리에 앉으며 다시 청아를 향해 물었다.허홍연이 듣더니 무언가를 말하려고 입을 여는데 청아가 그녀 먼저 대답했다.“아니요. 저 금방 취직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그쪽으로는 생각이 없어서요.”청아가 설가영한테 비교되는 걸 참을 수가 없었던 허홍연은 다시 하온을 방패막으로 삶으려 했으나 청아가 앞서 대답해버리는 바람에 허홍연은 어색하게 한번 웃고는 차 준비하러 갔다.“직장이랑 남자친구 찾는 일은 별개의 일이야. 너희들 지금 딱 남자친구 만들기 좋은 나이야. 커리어 우먼이 되겠다고 일에만 전념했다가 30살만 넘으면 거들떠보는 남자도 없어. 남자들은 다 젊은 애들을 좋아하거든. 사업에서 아무리 좋은 성과를 취득하게 되더라도 예쁘고 젊은 얼굴한테 지게 되는 거야.”우여운이 청아를 걱정해주는 어른의 행세를 하며 청아를 타이르고 있었다.“우리 가영이를 좀 봐. 업무 능력도 괜찮지, 여러 방면이 우수한 남자친구도 사귀게 되었지, 얼마나 좋아.”우여운의 말을 듣고 있던 주위의 친척들도 찬성을 표하며 또 설가영을 칭찬하기 시작했다.이에 설가영이 수줍게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다 청아를 한번 힐끗 쳐다보더니 입가의 웃음이 더욱 짙어졌다.마침 차를 준비해서 나온 허홍연이 그 말을 듣더니 순간 우여운의 뜻을 알아차렸다.‘쳇. 청아가 명문대를 나왔지만 직장이 가영이보다 못하고, 훌륭한 남자친구도 없다고 놀리는 거야 뭐야.’“자, 차 나왔습니다. 사탕도 있고 떡도 있는데 다들 드셔 보세요.”허홍연이 급히 끼어들어 화제를 돌렸다. 우여운이 청아를 밟으며 설가영을 칭찬하는 행위가
“그럼 이 아이는…….”우여운이 눈살을 찌푸리며 걱정되어 입을 열었다. 하지만 눈빛에는 흥분의 빛이 돌고 있었다.허홍연이 듣더니 바로 웃으며 주위의 친척들에게 과일이랑 사탕을 권했다. 비록 지금 혼전임신으로 아이를 낳는 현상이 많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명예로운 일이 아닌 건 사실이었으니, 친척들도 급히 화제를 돌려 오늘의 날씨나 우강남의 신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그러나 청아는 여전히 친척들의 괴이한 눈빛에 아무렇지도 않은 척 요요에게 옷 갈아 입혀 주러 요요와 함께 객실로 들어갔다.이따가 요요에게 반지를 전해주는 중요한 임무가 있으니까.두 사람이 자리를 뜬 후 우여운이 허홍연을 한쪽으로 불러내 어두워진 얼굴색으로 물었다.“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허홍연이 듣더니 눈썹을 찌푸리며 대답했다.“나도 잘 모르겠네요.”“난 청아의 고모야. 지금 청아의 애비가 집을 비운 이상 내가 청아의 일에 책임져야 해. 그러니 사실대로 말해 봐, 애 아빠가 대체 누군데?”“난 정말 아무것도 몰라요. 청아가 외국으로 갔다가 몇 년 동안이나 돌아오지 않았다는 걸 아가씨도 잘 알고 있잖아요. 그러다 다시 귀국했을 땐 이미 곁에 아이를 데리고 있었어요. 나도 여러 번이나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지만 전혀 알려줄 생각이 없더라고요. 내가 지금 유일하게 알고 있는 건 청아가 요요 아빠와 헤어졌고, 그래서 청아가 혼자 아이를 데리고 돌아왔다는 것뿐이에요.”“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 거야?”우여운의 물음에 허홍연은 고개를 숙인 채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했다.이에 우여운이 차갑게 콧방귀를 한번 뀌고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청아가 어디 유학하러 간 거야, 제 앞길 망치러 간 거지. 올케는 엄마로서 아무 말도 안 한 거야? 우리 가영이 저런 짓을 벌이고 돌아왔더라면 난 분명 가영의 두 다리부터 분질러 버렸어!”청아가 애초에 왜 유학을 가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허홍연이 제일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속사정을 함부로 외부인에게 말할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