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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2화

‘역시 기대를 품는 게 아니었어.’

흰색 티셔츠에 검은색 트레이닝 팬츠 차림을 한 임구택이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착잡한 표정으로 소희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소희가 다시 유난히 맑은 눈동자로 임구택을 바라보며 물었다.

“대체 어느 거 먹을 거야? 나 전에 미나한테서 면을 맛있게 끓이는 팁을 배웠다고!”

“당신이 먼저 먹고 싶은 걸 골라, 그리고 남은 걸 내가 먹을 게.”

임구택은 소희를 한 번만 더 믿어 보기로 했다.

이에 소희가 해맑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 마저 가서 일 봐. 면이 다 되면 부를 게.”

“물에 데지 않도록 조심하고.”

“알았어, 내가 뭐 어린애도 아니고! 어서 가서 일 봐!”

소희가 자신만의 팁을 알려줄 마음이 없는 것 같아 임구택은 결국 주방을 떠났다.

그러다 10분 정도 지나자 소희가 조용히 안방문을 열고 고개를 들이밀었다. 임구택이 영상회의를 하고 있는지 살피는 듯했다.

임구택이 보더니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면이 다 됐어?”

“응. 이제 먹어도 돼!”

임구택이 앞으로 다가가 소희의 똥머리를 한번 누르고는 웃으며 말했다.

“나의 요구는 엄청 간단해, 달걀프라이가 타지만 않으면 돼.”

소희가 바로 임구택의 손을 밀어내고는 대답했다.

“오늘은 수란이라 탈 리가 없거든.”

임구택이 듣더니 아주 흡족한 표정을 드러냈다. 심지어 약간의 기대까지 더해져 소희의 손을 잡고 주방 쪽으로 걸어갔다.

식탁 위에는 이미 면 두 그릇이 놓여 있었다.

“두 가지 면을 섞어서 끓였어, 그러면 당신이 두 가지를 다 맛볼 수 있잖아.”

“…….”

소희의 참신한 아이디어에 임구택이 입꼬리를 올리고 제일 진심이 담겼다고 생각하는 웃음을 드러냈다.

“역시 자기. 진짜 똑똑해.”

“먹고나서 칭찬해.”

소희가 삶은 면은 유난히 풍성했다. 계란 프라이, 햄, 야채…….

보기에도 확실히 괜찮고.

“내가 말했지, 연습만 충분히 하면 요리 실력이 반드시 늘 거라고?”

소희가 여전히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한마디 덧붙이고는 면을 먹기 시작했다.

임구택도 소희가 이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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