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320화

Author: 금추
노명성은 성연희를 데리고 먼저 술집을 떠났고, 뒤따라 임구택과 함께 술집을 나가던 소희는 갑자기 무엇이 생각났는지 고개를 돌려 술집안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김영이 보이지 않았다.

“왜 그래?”

임구택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아니야, 가자,”

그렇게 술집에서 나와 차에 오른 후 소희는 문득 임구택을 향해 물었다.

“당신이 노명성을 불렀어?”

“응. 명성 씨의 여자 친구가 술에 취했는데, 명성 씨를 부르지 않으면 누구를 불러?”

농담이 섞인 어투로 대답하고 있는 임구택의 의도는 너무 뻔했다. 그러나 소희는 굳이 그걸 들춰내지 않고 걱정이 되어 다시 말을 이어갔다.

“방금 그 사람 절대 술김에 충동적으로 연희를 몰래 찍은 게 아니야. 왠지 의도적인 것 같았어.”

‘그의 휴대폰에는 다른 몰카 사진이 없었어. 그러니 상습범은 아니라는 거지. 설령 정말로 연희가 예뻐서 몰카한 거라고 해도 한 두 장만 찍으면 되는데, 굳이 열 몇 장이나 찍었어.’

‘게다가 각도도 마침 오해할 수 있을 정도의 애매한 각도였고.’

‘그러니 고의적인 게 분명해.’

‘아니면 누가 시켰거나.’

임구택이 듣더니 심각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럼 방금 그 사람을 그렇게 보내지 말았어야 했는데.”

“소용없을 거야. 그 사람이 휴대폰을 망가트렸잖아. 게다가 그 능청스러운 태도로 봐서는 범행을 승인하지 않을 게 분명한데, 경찰들은 더욱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할 거야.”

“연희 씨가 그래 봬도 명성 씨의 곁을 그렇게 오랫동안 따라다녔는데, 쉽게 당할 사람은 아닐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마.”

“응.”

임구택의 위로에 소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근심이 되는 건 여전했다.

경원주택단지로 돌아와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후 소희는 곧장 자기 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임구택이 갑자기 소희의 손목을 잡고 웃으며 말했다.

“봐 봐, 누가 돌아왔는지.”

임구택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맞은편 문에 붙은 스크린에서 지니가 나타났다. 그러고는 들뜬 어투로 소희에게 인사를 했다.

“소희 님, 오랜만이에요!”

소희가 보더니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321화

    임구택이 몸을 살짝 일으켜 세우고 소희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키스를 했다. 그러다 한참 후 잠겨 있는 목소리로 소희를 향해 말했다.“소희야, 사랑해.”소희가 듣더니 나지막한 소리로 임구택의 사랑 고백에 응했다. 부드러우면서 애교가 섞여 있는 목소리는 그야말로 매혹적이었다.이에 더는 참을 수 없었던 임구택은 물속에서 일어나 소희와 더욱 찐한 키스를 나눴다.……밤중에 임구택은 뭐가 그렇게 마음에 걸렸는지 여러 번이나 잠에서 깨어났다. 그러다 품속에 누워있는 소희를 보고서야 시름 놓인 사람 마냥 소희의 얼굴에 입술을 한번 맞추고는 다시 잠들었다.그런데 새벽녘이 되자 밖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유리창에 떨어지는 비소리에 깬 소희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날이 밝아지려면 아직 한참 남았으니까 좀 더 자. 내가 곁에 있잖아.”소희의 불안함을 눈치챘는지 임구택은 그녀의 미간을 어루만지며 낮은 소리로 달랬고, 그 소리에 소희는 곧 숨을 고르고 다시 깊은 잠에 들었다.하지만 그러는 소희와는 달리 임구택은 오히려 잠을 이루지 못했다. 바깥의 빗소리를 들으며 품에 안은 여인을 보고 있으니 임구택은 오랜만에 안정감을 느끼게 되었다.‘내일이 영원히 오지 않고, 비도 멈추지 않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이 순간도 영원히 이대로 멈추겠는데.’그렇게 날이 거의 밝아질 무렵 피곤함에 눈조차도 뜰 수 없었던 소희는 임구택의 품에 머리를 묻힌 채 웅얼거리며 입을 열었다.“조깅하러 갈 거야?”임구택이 소희의 얼굴에 가볍게 입술을 한번 맞추고는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오늘은 비가 와서 못 갈 것 같아. 조금만 더 자.”소희가 듣더니 로또에 담청 된 사람 마냥 기뻐하며 다시 잠들었다.그러다 실컷 자고 깨어났을 땐 시간은 이미 8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 밖에는 여전히 비가 오고 있었고, 날씨가 음침한 게 집안 전체도 덩달아 침침했다.달칵-이때 마침 방문이 열리더니 임구택이 따뜻한 우유 한 잔을 들고 들어와서는 잔을 침대 머리에 내려놓았다. 그러고는 몸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322화

    ‘역시 기대를 품는 게 아니었어.’흰색 티셔츠에 검은색 트레이닝 팬츠 차림을 한 임구택이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착잡한 표정으로 소희를 쳐다보았다.그러자 소희가 다시 유난히 맑은 눈동자로 임구택을 바라보며 물었다.“대체 어느 거 먹을 거야? 나 전에 미나한테서 면을 맛있게 끓이는 팁을 배웠다고!”“당신이 먼저 먹고 싶은 걸 골라, 그리고 남은 걸 내가 먹을 게.”임구택은 소희를 한 번만 더 믿어 보기로 했다.이에 소희가 해맑게 웃으며 대답했다.“그래. 마저 가서 일 봐. 면이 다 되면 부를 게.”“물에 데지 않도록 조심하고.”“알았어, 내가 뭐 어린애도 아니고! 어서 가서 일 봐!”소희가 자신만의 팁을 알려줄 마음이 없는 것 같아 임구택은 결국 주방을 떠났다.그러다 10분 정도 지나자 소희가 조용히 안방문을 열고 고개를 들이밀었다. 임구택이 영상회의를 하고 있는지 살피는 듯했다.임구택이 보더니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면이 다 됐어?”“응. 이제 먹어도 돼!”임구택이 앞으로 다가가 소희의 똥머리를 한번 누르고는 웃으며 말했다.“나의 요구는 엄청 간단해, 달걀프라이가 타지만 않으면 돼.”소희가 바로 임구택의 손을 밀어내고는 대답했다.“오늘은 수란이라 탈 리가 없거든.”임구택이 듣더니 아주 흡족한 표정을 드러냈다. 심지어 약간의 기대까지 더해져 소희의 손을 잡고 주방 쪽으로 걸어갔다.식탁 위에는 이미 면 두 그릇이 놓여 있었다.“두 가지 면을 섞어서 끓였어, 그러면 당신이 두 가지를 다 맛볼 수 있잖아.”“…….”소희의 참신한 아이디어에 임구택이 입꼬리를 올리고 제일 진심이 담겼다고 생각하는 웃음을 드러냈다.“역시 자기. 진짜 똑똑해.”“먹고나서 칭찬해.”소희가 삶은 면은 유난히 풍성했다. 계란 프라이, 햄, 야채…….보기에도 확실히 괜찮고.“내가 말했지, 연습만 충분히 하면 요리 실력이 반드시 늘 거라고?”소희가 여전히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한마디 덧붙이고는 면을 먹기 시작했다.임구택도 소희가 이번에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323화

    소희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됐어요!”임구택은 다시 요리를 시작했고 성연희는 금방 답장을 보냈다. [와우, 임구택 사장님을 잘 조련시켰네?]소희는 미소를 감추며 답장했다. [내가 요리를 잘 못해서 그래.]그러자 성연희는 금방 이해했다. [아 그런 거라면 인정.][그럼 넙죽 엎드려서 절해, 고맙다고.]성연희는 그런 소희가 웃겼는지 크게 웃는 이모티콘을 보냈고 소희는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 임구택이 새롭게 만든 아침 식사가 준비됐고, 음식이 식탁에 놓이기도 전에 소희는 향긋하고 유혹적인 냄새를 맡았다. 임구택은 미리 끓여 놓은 면을 볶았다.“먹어봐.”임구택은 그녀의 앞에 면을 놓고 한 팔로 식탁을 짚은 채 그녀가 시식하기를 기다렸다. 소희는 젓가락을 들고 한 입 먹어보며 천천히 씹더니 표정이 점점 진지해졌다.“맛없어?”임구택이 눈살을 찌푸렸다.하지만 소희는 그를 바라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임구택, 나 갑자기 생각난 게 있는데 요리는 진짜 포기해야 할 것 같아.”소희는 모든 것을 잘할 수는 없다는 걸 깨달았고 임구택은 낮게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괜찮아, 먹고 싶은 게 있으면 나가서 먹어도 돼. 도저히 안 될 거 같으면 내가 해줄게.”소희는 머리를 들고 말했다.“나한테 이렇게 많은 허점이 있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어?”임구택은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이건 허점이 아니라 내가 널 더 사랑할 수 있는 기회인 거야. 하늘이 내려주신 기회라고.”소희의 마음은 따뜻해졌고, 눈빛은 반짝였다. “일단 밥부터 먹자!”“그래!”식사를 마친 후, 임구택은 부엌을 정리했고, 소희는 부재중 통화기록을 보고 발코니로 나가 진석에게 전화를 걸었다.진석의 목소리는 따뜻하고 차분했다. “촬영장에 안 갔어요?”“비도 오고 그래서 게으름 좀 피우고 있었어요.”소희는 소파에 앉아 창밖에 내리는 비를 보며 미소 지었다.“비 오는 날만 게으름 피우는 게 아니라, 매일 피우고 있는 거 같은데요?” 진석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324화

    임구택의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말했다.“밖에서는 구하기가 어려워. 이거 가져다가 주든지.”“그래야겠네.” 임구택은 방으로 돌아가 새것을 들고 다시 돌아왔다.연한 파란색의 단단한 종이 상자였는데, 위에는 대문자 ‘S’만 있을 뿐 다른 이름이나 제조사, 설명서는 전혀 없었다.소희는 그것을 보고 눈썹을 치켜 올리며 임구택을 바라봤다. “이거 몇 통 있어?”임구택은 몸을 숙여 그녀를 깊이 바라보며 말했다. “많이 있어.”소희는 깜짝 놀랐지만 이내 평정심을 찾고는 약을 다시 임구택에게 돌려주며 말했다.“알겠어, 근데 이런 약은 안 주는 게 나을 거 같아.”임구택은 그녀의 생각을 짐작하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약이 안전하다고 해도 결국 약이니까.”소희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응, 약국에 가서 직접 사라고 할게.”임구택은 그녀의 손에서 휴대전화를 빼앗았다.한 손으로 소파를 짚고 몸을 숙여 그녀에게 키스했고 소희는 그의 입술에서 달콤한 박하 맛을 느꼈다.임구택은 자기 입에 있던 박하사탕을 소희에게 먹이고는 아이를 달래듯 말했다.“사탕 먹으면 쓴맛이 사라지잖아.”밖에서는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다.유리창 밖으로 보이는 운치 있는 배경은 가까운 거리에 있는 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를 한층 더 고조시켰다. 소희는 눈을 반쯤 감은 채 그를 희미하게 바라보며 나지막이 말했다.“안 쓰네.”임구택은 그녀의 턱을 잡고 키스를 퍼부었다.소희는 이 순간을 느끼며 소파 뒤로 몸을 기대고 눈을 감은 채 임구택과의 키스에 집중했다.임구택이 숨이 차오를 때까지 소희는 가만히 그를 받아들이고 있다가 끝나서야 물었다.“회의 있다고 하지 않았어?”“오후로 변경됐어. 비도 오는 이런 분위기에 일이라니, 잘 안 어울리잖아.”임구택은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리고 그녀의 볼과 턱 선을 따라 내려가며 뽀뽀하였고 이어 그녀를 안아 안방으로 향했다.……비는 하루 종일 내렸고, 저녁일 때에는 더욱 거세졌다.기원과의 협력에 대한 대체적인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325화

    “오!” 청아는 장 씨 계열사의 직원들이 결혼 혜택을 받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아마 오빠의 상사가 신청한 것으로 추측했다.“청첩장 주지 않을 건가요?” 장시원은 얇은 입술에 미소를 머금으며 물었고 청아는 공손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저 작은 결혼식일 뿐이에요. 굳이 불편을 끼치고 싶지 않아요.”장시원은 무거운 눈빛으로 청아를 슬쩍 보고는 고개를 돌렸다. 팔을 차창에 기대고 손바닥을 살짝 구부린 채, 화를 참고 있었는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청아도 말하지 않고 계속 창밖 풍경을 바라보았다.한마디도 없이 경원 아파트에 도착했을 때, 주성이 우산을 들고 장시원을 맞으려고 했지만, 장시원은 태연하게 말했다. “나한테 줘요.”말을 마치자마자 차에서 내리려던 청아를 붙잡고, 차분히 말했다. “움직이지 말고 기다려요.”청아는 놀란 눈으로 그 장시원을 바라보았다.우산을 건네받은 장시원은 반대편으로 가 차 문을 열고는 청아에게 말했다. “내려요.”청아는 고개를 들어 보자 끊임없이 내리는 빗속에서 장시원은 한 손으로 우산을 들고 있었다. 어두운 하늘 아래에서 그의 준수한 얼굴은 그녀의 마음을 떨리게 했다.장시원은 우산을 들고 있었지만, 몸의 절반은 비에 젖고 있었고 우청아는 바로 차에서 내려 우산을 그의 쪽으로 밀었다.장시원은 그녀의 어깨를 감싸고 빠르게 계단을 향해 걸었다.그의 길고 단단해 보이는 그의 손이 검은색 우산 손잡이를 꽉 쥐고 있었고 계속해서 우청아의 방향으로 기울였다.우산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울려 퍼졌다. 우청아의 심장은 빗소리보다 더 세게 뛰고 있었는데 마치 장시원을 제외한 모든 것이 차단된 듯했다.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장시원은 그녀의 어깨에서 손을 내려 우산을 접고는 안으로 걸어갔다.우청아는 장시원이 떠날 의사가 없는 것을 보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그의 뒤를 따랐다.집에 도착하자 이경숙 아주머니가 반갑게 맞이하며 말했다. “장 선생님 오셨군요!”그러자 우청아가 설명했다. “비가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326화

    우청아는 당황했고 장시원이 길에서 그녀가 자신을 ‘사장님'이라고 부른 것에 삐졌다는 걸 깨달았다.임구택과 소희는 서로를 바라보며 비웃었다. “너 언제부터 이렇게 계산적이고 쪼잔해진 거야?”장시원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내가 계산적이라면, 우청아는 아마 몇 번이나 죽었을걸?”소희가 말을 이었다. “오빠가 마음 넓은 사람이라는 거 누가 몰라요? 앞으로도 우청아 잘 부탁드려요.”우청아는 소희를 흘겨보며 화제를 바꿨다. “저녁에 뭐 먹을래요? 요리는 제가 할게요.”“예전처럼, 나랑 장시원이 요리하고, 너랑 소희는 요요랑 놀아!”임구택은 일어나며 소매를 걷어붙이고 장시원을 바라보며 말했다. “가자!”장시원은 아무 말없이 임구택을 따라 주방으로 갔고 냉장고를 열어 본 임구택이 말했다. “오늘은 있는 것으로 먹자, 까다롭게 굴지 말고.”장시원은 비웃으며 대답했다. “네가 까다롭지 않다면, 나는 음식 가리지 않아.”임구택은 냉장고에서 사용할 재료를 꺼냈다.두부, 청피망, 소고기가 있어서, 임구택은 약간 매운 마파두부와 청피망 새우, 토마토 소고기찜을 만들기로 했다.그는 마파두부 요리법을 핸드폰으로 검색하며 장시원에게 물었다. “너랑 우청아는 어떤 관계야?”장시원은 셔츠 소매를 걷고 청피망을 씻으며 차분하게 대답했다. “죽이기 일보 직전까지 참은 그런 관계.”임구택은 웃으며 말했다. “우청아는 괜찮은 사람이니까 너무하게 굴지 마. 진짜 화나게 해서 다시 떠나면, 넌 또 몇 년을 기다려야 할 거야.”장시원은 채소를 씻다가 멈추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다시 도망치면, 영원히 돌아오지 말라고 해.”임구택은 비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신경 쓰면서 왜 티를 안 내는 거야?”“우청아가 나를 그렇게 배신했는데, 내가 가만히 놔줄 거라고 생각해?” 장시원이 냉소적으로 웃자 임구택은 차분하게 말했다. “너 예전에 좋아하는 여자 생기면 어떻게든 사귀었고 싫으면 바로 헤어졌잖아. 왜 이번엔 이렇게 흐지부지한 거야? 따로 이유라도 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327화

    “왜 그래?”임구택이 잔뜩 긴장한 얼굴로 소희의 등을 두드려줬다. “미안, 내가 잘못했어. 다음부터 먹을 때 장난 안 칠게.”그는 돌아서서 따뜻한 물 한 컵을 그녀에게 건넸다. “물 좀 마셔.”장시원은 옆에서 멍하니 바라보다가 말했다.“괜찮아.” 소희가 고개를 저으며 장시원을 보지 않았고 그녀는 깨끗이 씻은 사과를 하나 들고 말했다. “나 먼저 나갈게.”“응.”임구택은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소희가 떠나고 주방 문이 닫히자, 장시원은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와 너 진짜 대단하다. 너랑 알고 지낸 지 27년인데 그런 모습 처음 봤어.”임구택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잘 챙겨주고 싶고 잘해주고 싶어서 어쩔 수 없어. 뭔가 소중히 받들어도 부족하게 느껴진다고나 할까?”“소희는 도대체 너를 어떻게 길들인 거야?”장시원은 여전히 믿기지 않는 듯해 보였고 임구택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아마도, 운명인 거 같아!”장시원이 농담처럼 웃으며 말했다. “너 이제 소희한테서 벗어날 수 없겠다. 그냥 빨리 결혼해 버려. 결혼식 언제 할 생각이야?”“부모님이 돌아오시면, 소희가 나를 강성 가족에게 소개시켜 주면 결혼 준비 시작할 거야.”장시원은 흥미진진하게 말했다. “그럼 난 들러리 할게!”“소희가 오케이 하면.”임구택의 말에 장시원은 말을 잇지 못했다.……거실에서, 소희는 사과를 썰어 요요에게 주었다.우청아는 마지막에 소희가 아침을 갖다 줬을 때 우연히 장시원을 만난 일에 관해 설명하자 소희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나는 너희가…….”우청아는 얼굴이 붉어져 소희의 말을 끊었다.“아니야, 너도 알잖아. 우리는 불가능하다는 거.”소희는 조용히 말했다. “장시원이 너에게 그런 태도를 보이는 걸 보면, 전혀 감정이 없는 것 같지는 않아. 정말로 만나 볼 생각 없어? 요요 아빠잖아.”우청아는 고개를 저었고 목소리는 평온했다. “생각해 본 적 없어. 그 사람이랑 난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고 갭이 크다는 거 잘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328화

    음식 재료가 한정되어 있어서, 임구택은 네 개의 요리를 만들었다. 마침 장시원이 가져온 술이 아직 남아 있었고, 앉아서 식사하며 이야기를 나눴다.장시원은 식사 내내 요요를 안고 있었고, 인내심 있고 세심하게 챙겼기에 요요도 그에게 매우 의존적이었다.그런 모습을 본 소희는 갑자기 장시원이 점점 아버지의 자격을 갖췄다는 생각이 들었다.얼떨결에 장시원은 요요에게 아버지의 사랑을 주고 있었다.식사를 마친 후, 임구택과 장시원이 대화를 나누는 동안, 소희와 우청아는 발코니에 서서 밖의 빗소리를 들었다.강성의 밤비는 항상 사람의 조급한 마음을 진정시켜 주었다.“화투나 윷놀이 같은 게 있으면 좀 놀아볼까요?”갑작스러운 장시원의 제안에 우청아는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화투는 없고 윷놀이는 있어요. 예전의 임차인이 남겨둔 건데, 그냥 뒀었어요.”장시원이 웃으며 말했다. “그럼 빨리 가져와서 놀아요!”우청아가 캐비닛으로 가서 서랍을 열고 안에 있는 윷놀이를 꺼냈다.네 사람 모두 거실로 돌아와 테이블 주위에 앉자 장시원은 윷판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웃으며 말했다. “나랑 우청아랑 한 팀, 임구택이랑 소희랑 한 팀.”이때, 요요가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 “나는 누구랑 한 팀이지?”요요의 어리지만 진지한 목소리에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장시원이 그녀를 안으며 인내심 있고 부드럽게 말했다. “요요는 삼촌이랑 한 팀이야, 어때?”“좋아요!” 요요가 기뻐하며 대답했고 우청아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저 이거 안 한지 너무 오래돼서 다 까먹었어요. 하면서 다시 배워야겠으니까 잘 못해도 나한테 화내지 마요.”그러자 장시원이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상대편에도 당신과 같은 사람이 있으니까.”소희는 장시원이 자신을 말하는 걸 알았다. 명절 때마다 윷놀이를 놀았는데, 소희는 운이 없어 임구택이 아니었으면 처참하게 졌었다.왜 윷놀이를 하거나 게임을 그렇게 많이 해도 잘하지 못하는지 본인도 의문이었다.어쩌면 신이 소희에게 공부머리를 주고 이런

Latest chapter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38화

    곽시양은 임유진의 사무실에서 30분 넘게 있다가 나왔다. 복도로 나서자 동료들의 시선이 어딘가 이상하게 느껴졌다.시양은 다들 자신이 승진한 걸로 수군대는 줄 알고 웃으며 지나치려 했지만, 평소 친하게 지내던 동료 한 명이 다급하게 말했다.“시양 씨, 얼른 회사 이메일 확인해 봐요.”시양은 곧장 사내 메일함을 열어봤고, 그 내용을 확인한 뒤 3분 넘게 멍하니 서 있었다.그러고는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눈에 잡히는 물건을 움켜쥐고 그대로 진소혜를 향해 달려들며 집어던졌다.소혜도 가만히 있지 않았고, 두 사람은 한순간에 몸싸움으로 번졌다. 동료들이 달려와 가까스로 둘을 떼어놓자, 시양은 눈에 광기를 담고 소리쳤다.“진소혜, 이 악랄한 년! 팀장님도 모함하고, 나도 똑같은 수법으로 뒤통수 쳐? 너 같은 건 세상에서 그냥 사라져버려야 해!”소혜도 물러서지 않았다.“미쳤어? 그게 왜 내 탓인데? 그딴 더러운 짓을 해놓고 몰래 찍혔다고 나한테 화를 내?”“너야! 너밖에 없잖아!”시양은 미친 사람처럼 소혜에게 다시 달려들려 했다. 이때, 현준이 달려 나와 그녀를 막으며 말했다.“진정 좀 해!”“꺼져!”시양은 손을 뻗어 정현준의 뺨을 그대로 후려쳤고, 그녀의 눈에선 눈물이 그렁그렁했다.“당신이 날 찍었지! 그리고 진소혜한테 넘겼지! 둘 다 정말 비열해!”현준도 결국 폭발했다.“유혹한 건 당신이 먼저였잖아!”시양은 그대로 와락 울음을 터뜨렸다.“아악!”유진은 사무실 문 앞에 서서 이 난장판을 조용히 지켜봤다. 몇 마디 오가는 대화를 듣는 것만으로도 상황이 어찌 돌아간 건지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다.시양은 입사 이후 내내 소혜에게 눌려 지냈다. 겉으론 아첨하며 따라다녔지만, 소혜가 자신을 무시하고 조롱하듯 대하던 걸 속으로는 원망하고 있었다.시양은 현준이 소혜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회사에서도 소혜에게 특혜를 줬던 그를 시양은 일부러 유혹했다. 현준을 차지해 소혜를 공격하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현준은 시양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37화

    이날, 임유진은 티타임에 진소혜와 마주쳤다. 소혜는 입술을 다물고 웃으며 말했다.“팀장님, 구씨그룹의 총애를 받으니 우리 부서 실적도 쭉쭉 오르겠죠? 부서 직원들 대신 감사드려요, 팀장님.”유진은 커피를 받아 들고 나가려다, 소혜의 옆을 지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 일, 소혜 씨가 한 거라는 거 알아요. 이미 누가 나한테 말해줬거든요. 그래서 소혜 씨 그냥 두지 않을 거예요.”소혜의 얼굴빛이 살짝 굳어졌고, 고개를 돌려봤을 땐, 유진은 이미 자리를 떠나 있었다.오후 회의에서 유진은 이렇게 발표했다.“이번 평가 기간 동안 곽시양 씨가 업무에 성실히 임했고, 탁월한 성과를 보여주었어요. 따라서 정현준 씨의 직책을 승계하여 부서 부팀장으로 승진해요.”“인사팀에서 곧 공식 공지드릴 예정이에요.”유진의 말이 끝나자 회의실엔 놀라움이 번졌고, 시양 본인조차 믿기 힘들다는 표정이었다. 부서 내에서도 존재감이 적었고, 입사한 지 오래되지도 않았으며, 능력이나 실적 모두 소혜에 비해 부족했기에, 시양이 발탁된 건 모두에게 의외였다.소혜는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팀장님, 부팀장 선발 기준이 뭔가요? 기준을 명확히 해주시죠.”유진은 싸늘한 눈빛으로 소혜를 응시하며 말했다.“기준? 내 마음대로 정하는 게 기준이라면 기준이겠죠”소혜는 눈을 크게 떴고, 유진은 고개를 돌려 멍하니 있는 시양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시양 씨, 제 사무실로 잠깐 와요.”“네?”시양은 얼떨떨한 목소리로 대답하며, 소혜의 얼굴을 보지 않으려는 듯 고개를 숙인 채 서둘러 유진을 따라갔다.유진이 회의실을 나서자, 안에서는 수군거림이 폭발했다. 최근 있었던 일로 인해 유진은 여전히 비난의 대상이었고, 그런 유진이 능력도 부족한 신입을 뛰어넘어 부팀장으로 발탁했다는 점에서 불만과 의문은 더 커졌다.현준도 아무 말 없이 앉아 있었다. 이 인사 결정은 사전 상의 없이 유진이 발표한 것이었고, 그 역시 놀라고 있었기 때문이다.소혜는 맞은편에 앉은 베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36화

    유진은 구은정의 표정을 보고, 가슴 어딘가가 서늘해졌다. 그는 평소와는 어딘가 다르게 느껴졌고, 유진은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어제 술 마셨다던데, 괜찮아요?”은정은 유진을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괜찮아.”“안 좋아 보이던데, 이제 술은 좀 줄이는 게 좋을 것 같아요.”유진이 조용히 은정에게 당부했다.“응.”그 말에 은정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시간 됐어요. 나 출근해야 해요.”유진은 그렇게 말하며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갔고, 그렇게 둘은 스쳐 지나갔다. 엘리베이터가 도착하자 유진은 안으로 들어갔다.그런데 조금 전 은정이 자신을 바라보던 눈빛이 자꾸 마음에 걸렸고, 가슴이 쿵 내려앉는 것 같았다. 순간 망설임도 없이 엘리베이터 문을 다시 열고, 급히 뛰쳐나왔다.그러나 복도엔 이미 그의 모습이 없었다. 유진은 그 자리에 멈춰 서서 스스로가 어이없었다.‘내가 지금, 도대체 뭐 하는 거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했던 걸까? 아니, 지금은 내 문제부터 정리해야 해. 괜히 그 사람한테 짐이 되어선 안 돼.’그날 오후, 은정은 늦게서야 회사에 출근했다.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법무팀에 최이석 관련 고소를 철회하라고 지시했다.마심호는 납득하지 못한 얼굴이었다.“그 사람 같은 놈은 봐줄 이유가 없죠. 이번 기회에 서성 라인 애들도 좀 눌러놓는 게 나아요.”그러나 은정은 별다른 설명 없이 단호하게 말했다.“저도 제 나름대로 생각이 있어요.”그날 저녁, 은정은 늘 그랬듯 이경 아파트로 돌아왔다. 조용히 복도를 지나, 곧장 유진의 집 앞으로 갔다.문 비밀번호는 여전히 바뀌지 않았고, 은정은 문을 열고 들어갔다. 집 안은 예전 그대로였고, 유진은 아무것도 챙겨가지 않았다.그런데도 방 안은 왠지 썰렁했는데, 무언가 본질적으로 달라져 있었다. 은정은 그녀가 드라마를 자주 보던 소파에 앉았다. 그 자리에 오래도록 앉아 있었다. 해가 지고, 어둠이 드리울 때까지 그렇게 있다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35화

    은정은 책상 위의 휴대폰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녹음 안 했어요.”서선영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은정아, 이 일은 내가 밖에 알리지 않을게. 대신 조건이 있어. 최이석 일, 바로 고소 취하하고 다시는 들추지 마.”“그리고 스스로 구씨그룹 사장 자리에서 물러나. 회사도, 강성도 떠나서, 다시는 돌아오지 마.”“네 아버지에겐 그냥 말하면 돼. 죄책감 때문에 이 집에 더는 못 있겠다고. 이번엔 분명히 놔줄 거야.”“네가 떠날 땐, 내가 사람을 시켜서 돈도 챙겨줄게. 아버지한텐 그걸로도 충분히 체면 세워준 셈이 될 거야.”은정은 서선영을 냉랭하게 바라보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당신 딸을 희생해서까지 날 함정에 빠뜨린 이유가 최이석 때문이었네요.”서선영의 얼굴이 순간 굳더니 곧바로 해명했다.“그 사람은 내 동생 밑에서 오래 일했어. 난 내 동생을 위해서 한 거야. 은정아, 지금 네가 분위기 바꿔서 빠져나갈 생각은 아예 하지 마.”“내가 당신 말대로 안 하면요?”은정은 담배를 내뿜으며 한껏 무심한 얼굴로 말했다.“어차피 난 이미 악명 높은 놈이 됐어. 하나쯤 더 얹혀도 그만이죠. 오히려 구은서는 이제 절대 부잣집 자제와의 결혼은 꿈도 못 꾸겠죠.”서선영의 얼굴은 날카롭고 차가웠다.“끝장을 보겠다는 거야? 그렇게 되면 은서는 동정받는 쪽이 될 거야.”서선영은 은정을 똑바로 노려봤다.“임유진하고 너, 꽤 가까운 사이잖아. 그 애는 나랑 너 때문에 몇 번이나 맞붙었지. 근데 만약 그 애가 네가 술에 취해 여동생을 건드린 놈이라는 걸 알게 되면?”“그 아이 눈엔 네가 어떻게 보일까? 널 어떻게 생각할까? 넌 그걸 감당할 수 있어?”그 말에 은정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서선영은 그 반응에 확신을 얻은 듯 미소를 지었다.“내 말대로 해. 열흘 안에 강성 떠나서 다시는 돌아오지 마. 안 그러면 임유진이든, 임씨 집안이든, 강성 전체가 너란 인간이 얼마나 추잡한 놈인지 알게 될 거야.”“널 사회적으로 매장 시킬거고, 임유진도 널 경멸하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34화

    은정은 격노한 아버지를 똑바로 바라보며 또렷하게 말했다.“저는 그런 짓 하지 않았어요. 이건 서선영 저 사람이 꾸민 함정이에요.”서선영은 엉엉 울면서 외쳤다.“내가 내 딸을 희생시켜서 너한테 함정을 판다고? 구은정, 네가 나를 미워하는 건 알아.”“예전부터 나한테 편견이 있었지. 그래, 미우면 나한테 손찌검을 해. 왜 애먼 은서를 괴롭혀?!”“은서는 아직 시집도 안 갔어. 이제 어떻게 살라고 해? 이 소문이 밖에 나가면, 우리 집안은 완전히 끝장이야!”은정은 오직 구은태만 바라보며 물었다.“저를 믿으세요?”구은태는 아들의 눈을 바라보다가, 문득 다른 기억 하나가 떠오르며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그때 갑자기 은서가 벽을 향해 몸을 던지듯 달려갔다. 죽을 각오로 내달리는 눈빛이었다.“은서야! 안 돼, 은서야!”서선영이 급히 은서를 껴안고 붙잡았고, 울음이 멎지 않았다.“은서야, 제발 그런 짓 하지 마. 이건 네 잘못이 아니야!”“거기 누구 없어요! 얘 좀 붙잡아줘요!”서선영은 울먹이며 도우미들을 향해 소리쳤다. 몇 명의 도우미가 급히 달려와 은서를 붙들고 감싸 안았다.그중 평소 은서를 따르던 도우미가 조심스럽게 구은태 앞에 다가와 입을 열었다.“회장님, 사실은 전에도 도련님께서 밤에 아가씨 방문을 두드리는 걸 몇 번 본 적이 있었어요.”“하지만 도련님이 너무 무서워서, 보복당할까 봐 말씀 못 드렸어요. 제가 잘못했어요.”그 도우미는 흐느끼며 말을 잇지 못했다.“제가 좀 더 일찍 말씀드렸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요!”은정은 도우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기억이 떠올랐다. 예전에 애옹이가 은서에게 보내졌던 그날 밤, 은정은 술에 취해 돌아와 애옹이가 사라진 걸 알고 은서를 찾아갔다. 그때 이 도우미가 어두운 구석에서 숨어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구은태는 거기까지는 떠올리지 못했다.죽을힘을 다해 몸을 던지려던 은서, 그리고 도우미의 일방적인 증언이 더해지자, 구은태는 은정을 더 이상 믿지 않았다.다시 근처에 있던 물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33화

    [말 좀 해봐요.][삼촌?]서선영이 천천히 2층에서 걸어 내려오더니, 바닥에 떨어져 있던 휴대폰을 집어 장말숙 아주머니에게 건네며 눈짓을 보냈다. 이에 장말숙 아주머니는 눈치를 채고 전화를 받아 들고 말했다.“유진 씨죠? 저희 도련님이 술에 취하셨어요.”유진은 잠시 침묵하더니 말했다.[네, 신세 좀 질게요. 잘 부탁드려요.]“네!”장말숙 아주머니는 괜히 말을 더했다가 실수라도 할까 봐 다급하게 전화를 끊었다. 은정의 까만 눈동자가 서선영을 향해 있었지만, 그 시선은 이미 흐릿했다.서선영은 은정을 부축하듯 손을 내밀며, 자애로운 얼굴로 말했다.“은정아, 술 너무 많이 마셨잖아. 방으로 데려다줄게.”“으악!”날카로운 비명에 은정은 정신이 번쩍 들며 눈을 떴고, 날은 훤하게 밝아 있었다.옆에서는 구은서가 실크 잠옷 차림으로, 옷가지로 몸을 허둥지둥 가리고 있었고, 얼굴은 절망감에 젖은 눈물로 가득했다. 그녀는 분노로 떨리는 눈으로 은정을 노려보고 있었다.구서의 비명은 곧 서선영과 집 안 도우미들을 방으로 불러 모았다. 문이 열리고 방 안 풍경을 본 순간, 모두가 굳어버렸다.은정은 조금씩 의식을 되찾았고, 은서를 훑어보며 눈빛이 짙게 가라앉았다. 이불을 들추고 자신을 확인해 보니, 바지는 제대로 입고 있었지만 상의는 전혀 없었다.은정은 몸을 일으켜 세우려다 이마를 짚으며 침대 머리에 기대앉았다. 머리가 묵직하게 지끈거렸다.“엄마!”은서는 멘탈이 완전히 무너져 울부짖었다.“은서야!”서선영이 달려와 은서를 안고, 옷을 덮어주며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니?”“몰라요!”구은서는 서선영 품에 얼굴을 묻은 채 오열했다.“밤에 오빠가 갑자기 방에 들어왔어요. 술에 취해서 저를 한 대 치더니 그다음은...”은서의 머리는 흐트러져 있었고, 드러난 어깨엔 붉은 자국이 가득했다. 누가 봐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짐승 같은 놈!”서선영은 벼락을 맞은 듯 충격에 빠져 온몸을 떨며 은정을 향해 소리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32화

    우정숙은 이 모든 상황이 이해되지 않아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예전에 은정은 분명히 임유진은 내 스타일 아니라며 선을 그은 적이 있는데, 왜 지금 와서 이렇게 적극적으로 쫓고 있는 걸까?“넌 어떻게 생각해?”우정숙이 묻자, 유진은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말했다.“조금 냉정해질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요. 그래서 돌아왔어요.”그 말투가 생각보다 무거워, 우정숙은 분위기를 일부러 누그러뜨리며 웃었다.“이미 거절했는데도 냉정해져야 해?”유진의 귀가 붉게 물들었다.“어쨌든, 엄마는 이 일. 할아버지, 할머니한테는 말하지 말아줘요. 그리고 삼촌한테도 되도록 비밀로 해주세요.”그 말에 우정숙은 딸의 속내를 단번에 알아차렸다.“갑자기 이렇게 서둘러 집에 돌아온 이유 혹시 일이 더 커질까 봐? 너희 할아버지가 구은정한테 가서 따질까 봐 걱정돼서 그런 거 아니야?”유진은 재빨리 대답했다.“누가 그 사람 걱정했대요? 밖에서 사는 게 질려서 온 거지, 그 사람이랑은 아무 상관 없어요.”하지만 우정숙의 따뜻하고 조용한 눈빛은 유진의 진심을 꿰뚫고 있었다. 우정숙은 다만 조용히 숨을 내쉬며, 더는 묻지 않았다.그날 밤, 구은정은 외부 일정으로 접대를 나갔고, 유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오늘 좀 늦을 것 같아. 집에 들어가면 애옹이 좀 봐줘.]유진은 곧바로 답장을 보냈다.[저도 집에 왔어요. 아주머님께 부탁하세요.]은정은 유진이 하루 정도 집에서 자려는 줄로만 알고, 별 의심 없이 답했다.[알겠어.]밤 10시.은정은 아직 접대 자리에서 술자리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때, 휴대폰에 구은태가 보낸 메시지가 하나 들어왔다.[은정아, 나 몸이 좀 안 좋다. 한번 집에 들러줄래?]은정은 미간을 찌푸렸다.[몸 안 좋으면 병원 가시죠.]그렇게 답장을 보냈지만, 더 이상의 응답은 없었다.술자리가 끝나고 나니 이미 자정 무렵이었다. 은정은 그래도 아버지를 확인하고자 구씨 저택으로 향했다. 집에 들어서자, 애옹이를 돌봐주던 장말숙 아주머니가 거실에서 그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31화

    정현준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내가 지난번에 뭐라고 했죠? 임유진 건드리지 말랬잖아요. 왜 말을 안 들어요?”진소혜는 웃었다.“들었어요. 적이 내 사람이 될 수 없다면, 없애버리라는 그 말, 정말 감명 깊었거든요. 곧 임유진은 이 회사에서 쫓겨날 거예요.”현준은 진지하게 말했다.“그럼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요. 임유진은 쫓겨나지 않아요. 사장님이 반드시 지킬 거니까요.”현준은 걱정 가득한 얼굴로 덧붙였다.“유진 씨, 그 정체가 간단하지 않아요. 사장님이 곤란한 일에 휘말릴 때마다 뒤에서 도와준 사람이 바로 그 애였다고요.”“이렇게 성급하게 나가면 결국 당하는 건 소헤 씨라고요.”소혜는 비웃으며 말했다.“그런 것도 그 얼굴 덕 아니었을까요? 임유진이 무슨 대단한 집안 출신이라도 돼요?”현준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그 애, 성이 임이야.”소혜는 비웃었다.“강성에 임 씨 많은데요? 임씨라고 다 임씨 집안이예요?”“임유진이 정말 그 임씨 집안 사람이었으면, 이런 작은 곳에서 평사원으로 일할 일이 없죠.”강성에서도 가장 윗자리에 있는 집안, 그 임씨 집안 사람이라면 당연히 격이 달랐을 것이다.현준은 소혜를 바라보며, 무력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소혜 씨, 소혜 씨는 너무 자만해요. 이제 막 졸업한 사람이잖아요. 세상이 어떤지 아직 몰라요.”“내가 경력은 부족하지만, 머리는 좋아요.”소혜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내가 원하는 건, 어떻게든 손에 넣을 수 있어요.”현준은 더는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막막했고, 소혜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이번 달 말이면, 임유진은 이 회사에서 존재 자체가 사라질 거예요.”이메일은 해외 IP에서 발송된 것으로 확인되어, 추적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루머는 벌써 영업팀까지 퍼진 상황이었다.한때 유진이 구씨 프로젝트를 따낸 걸 보고 감탄했던 동료들조차, 그녀가 정말 실력만으로 이룬 건지 의심하기 시작했다.너무 젊은 나이에, 임씨 그룹 같은 대형 고객을 설득하고, 이미 다른 부서에서 거의 성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30화

    서선영은 유혹적인 눈빛으로 남자를 바라보며, 거절하려는 듯하면서도 몸은 피하지 않았다.“안 돼. 나, 한 시간밖에 못 나와 있어.”“당신 보고 싶어서 미치는 줄 알았다니까.”최이석은 그렇게 말하면서 서선영의 치마 지퍼를 내렸다.“밖에 사람 세워놨어. 아무도 안 들어와.”...오전, 임유진은 구씨그룹과의 계약을 마무리했다. 오후에는 회사 고위층 회의에 참석했고, 회의가 끝나고 마케팅부로 돌아왔을 때쯤, 팀 동료들의 시선이 평소와 달랐다.유진이 고개를 돌려 쳐다보자, 모두는 급히 예의를 갖춘 표정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유진은 손에 든 자료를 들고 여진구를 찾아갔다.문을 열고 들어가니, 진구는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었고, 유진이 들어오자, 그는 무의식적으로 휴대폰을 내려놓았다.“무슨 일 있었어요?”유진이 맑은 목소리로 묻자, 진구는 곧바로 말을 돌렸다.“아니야. 너 손에 든 거, 청원안 자료야? 나 좀 볼게.”하지만 유진은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휴대폰, 보여줘요.”진구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휴대폰 화면을 다시 켰다. 방금 보고 있던 건, 유진과 은정이 함께 있는 사진들이었다.둘이 식당에서 식사하는 모습, 그리고 둘이 함께 아파트 단지에 들어가는 장면. 얼마 전 중식당에서 있었던 그날이었다.진구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누군가 이 사진들을 너희 팀 메일에 전체 전송했어. 내용은, 네가 구씨 프로젝트를 따낸 게 구은정과 부적절한 관계가 있어서라고.”유진은 이미 그 메일을 확인했었다. 메일에는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구씨 그룹 사장을 유혹했다는 식의 악의적이고 천박한 문장들이 적혀 있었다.업계 풍기를 망친다는 말까지, 표현이 거칠고 추했다. 유진은 이를 꽉 물었지만, 곧 침착하게 물었다.“발신 IP 추적할 수 있어요?”진구가 답했다.“지금 IT팀에서 추적 중이야. 내부 직원일 수도 있고, 유지그룹 쪽의 보복일 가능성도 있어. 하지만 반드시 밝혀낼 거야.”“일단 외부로 확산은 안 됐고, 회사 내부 루머 수준이야. 이미 전체 공지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