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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3화

찌개가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자 청아는 얼른 옥수수를 작은 토막으로 잘라 냄비에 넣었다. 그러다 무심결에 고개를 돌려 장시원을 쳐다보니 그는 아직도 그 줄기상추를 씻고 있었다, 모든 줄기 틈새까지 빠짐없이 깨끗하게.

이에 청아가 바삐 입을 열어 장시원을 제지했다.

“됐습니다!”

장시원은 그제야 줄기상추를 꺼내 좌우를 한번 둘러보았다. 그러고는 다시 청아에게 물었다.

“껍질은 뭘로 벗기는데?”

청아는 껍질 벗기는 칼로 한번 시범을 보였고, 장시원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청아가 배워준 대로 천천히 껍질을 벗기기 시작했다.

분명 잘 벗기고 있는데 청아는 왠지 불안 불안하여 장시원의 손만 주시하고 있었다, 자칫 했다간 손을 다치기라도 할까 봐.

다행히도 장시원이 잡일을 해 본 적이 없는 도련님 치고는 머리가 좋아서 그런지 동작이 점점 능숙해졌다.

그러나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는지 청아는 다른 일을 하면서도 수시로 고개를 돌려 장시원 쪽 상황을 살폈다.

“껍질 벗기는 칼이 예뻐, 아니면 내 손이 예뻐?”

청아의 걱정 어린 눈빛에 손등까지 따끔해진 장시원은 결국 참지 못하고 차가운 목소리로 청아를 행해 물었다.

“네?”

너무 뜬금없는 물음이라 청아는 순간 멍해졌다. 그러다 안절부절하게 상사의 의도를 한참 분석하다 조심스레 대답했다.

“당연히 대표님의 손이 더 예쁘죠?”

“그걸 물은게 아니잖아. 왜 자꾸 돌아보냐고.”

청아가 듣더니 묵묵히 고개를 돌려 다시 자신의 일에 전념했다.

‘관심해 줘도 이 태도야!’

‘다시는 말 안 해!’

얼굴에 억울함과 노여움이 너무 뚜렷하게 섞여 있어 장시원은 무시할래야 무시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장시원도 청아한테 쌓인 게 많았는지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런 표정을 드러낸다고 해서 오늘 일이 없어질 거라는 생각은 하지 마.”

“무슨 일을요?”

‘껍질 벗기는 칼과 비교했던 일?’

장시원의 말투는 여전히 차가웠다.

“그 의사와 맞선을 본 일.”

“저희 선 안 봤어요!”

“너희들 오늘 맞선을 봤는지 안봤는지에 대해서는 알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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