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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0화

소희와 함께 차에 올라탄 후 심명은 바로 차에 시동을 걸지 않고 고개를 돌려 소희를 바라보며 조심스레 물었다.

“화 났어?”

“아니, 네가 즐겁게 놀았으면 됐어.”

“나한테 너무 잘해주는 거 아니야? 나 때문에 임구택을 화나게 해도 개의치 않아하는 걸 보니 네 마음 속에서 내가 임구택보다 더 중요하다는 거네?”

심명이 해맑게 웃으며 소희를 향해 물었고, 그러는 심명을 바라보며 소희가 덤덤하게 되물었다.

“그만하면 안 될까?”

심명이 두 손으로 소희의 어깨를 잡고 자신을 향해 돌렸다. 그러고는 소희와 두 눈을 마주진 후 작은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화내지 마, 자기야. 이번이 마지막이야. 앞으로 난 아마 두 번 다시 이렇게 통쾌하게 임구택의 심기를 건드리지 못할 거야.”

“너무 유치한 거 아니야?”

“임구택이 우리 아빠에게 무엇을 약속했는지, 아빠가 임구택과 공모하여 나를 오주까지 보내 버렸어. 내가 이런 억울함까지 당했는데 임구택을 그냥 곱게 놔둘 리가 없잖아. 사소한 원한도 반드시 갚아야 직성이 풀리는 내 성격은 너를 제외하고 그 누구도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 돼.”

소희가 듣더니 어처구니없어 한숨을 쉬었다.

“그래서 네가 이번에 돌아온 게 바로 구택 씨를 화나게 하기 위해서야?”

“그럴 리가. 진짜 네가 보고싶어서 돌아온 거야. 임구택을 화나게 하는 건 겸사 겸사인 거고.”

그러다 심명이 갑자기 웃음기를 거두고 진지하고 무거워진 눈빛으로 소희를 바라보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

“그 녀석이 너를 그렇게 고생시켰는데, 이대로 너를 다시 그 녀석에게 돌려주자니 너무 달갑지 않았어.”

“심명…….”

소희는 순간 멍해졌다.

‘심명이 모든 걸 눈치채고 있었어!’

“네가 언젠가는 다시 그의 곁으로 돌아갈 거라는 걸 나도 진작 알고 있었어. 그래도 너무 빨리는 돌아가지 마. 그 녀석이 쉽게 너를 얻었다가 또 예전처럼 너를 아끼지 않고 함부로 상처를 줄까 봐 걱정이 돼.”

쓸쓸함과 슬픔이 섞여 있는 심명의 두 눈을 바라보며 소희는 왠지 모르게 가슴이 뻐근하여 무슨 말을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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