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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9화

소희는 순간 목이 메어왔다.

그리고 그러는 소희의 표정을 보며 심명이 낮은 소리로 소희를 향해 말했다.

“그럼 한 가지만 약속해줘.”

“뭘? 말해 봐.”

“조금 있다가 무슨 일이 일어나도 절대 한마디도 하지 마.”

심명이 농담 섞인 눈빛으로 소희를 그윽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이에 소희가 눈썹을 올린 채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물어보려 했지만 뒤쪽에서 먼저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만 하지 그래?”

너무나도 귀에 익은 소리라 소희는 순간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고는 소리 없이 숨을 한번 들이마시고 나서 고개를 돌렸다.

임구택이 몇 미터 떨어진 곳에 서서 얼음장 마냥 차가워진 눈빛으로 소희를 노려보고 있었다.

“디자인 원고를 그려야 한다며? 왜 여기에 있는 건데?”

소희가 막 대답하려고 입을 여는데 옆에 있던 심명이 갑자기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소희의 귀가에 대고 말했다.

“방금 약속한 일, 잊지 마.”

이에 소희가 심명을 한번 흘겨보고는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

“심명, 장난 그만 쳐.”

소희의 두 눈에는 이미 경고의 빛이 섞여 있었지만 심명은 여전히 아랑곳하지 않고 소희의 허리를 감쌌다. 그러고는 도발적인 눈빛으로 임구택을 바라보았다.

“여기서 다 만나네요, 임 대표님.”

임구택은 심명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여전히 소희만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눈동자 깊은 곳에는 노여움과 슬픔이 묻어 있었다.

“오후에는 나와 키스하고, 저녁에는 또 다른 남자의 품에 앉아 있고. 소희, 너 정말 너무 대단하네. 난 단지 네가 나를 다시 받아들일 시간이 필요한 줄 알았는데, 나와 심명 사이에서 적합한 사람을 고르고 있는 거였네? 그래서, 결정은 났어?”

“당연히 나를 선택했죠. 방금 소희가 나와 참회하고 있었는 걸요, 임 대표님과 너무 가까이 가지 말았어야 했다면서. 심지어 미안하다고 사과도 했어요. 그리고 난 이미 소희를 용서했고.”

심명의 해맑게 웃으며 임구택 앞에서 약 올리고 있는 모습에 소희가 바로 고개를 돌려 심명을 노려보았다.

너무 지나치지 말라고 경고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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