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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8화

작가: 금추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3-12-10 18:00:00
등불은 사람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웠고, 연회장 중간에는 많은 사람들이 춤을 추며 오가고 있었지만 임구택은 여전히 단번에 인파 속에서 소희를 알아보았다.

그리고 화려한 옷차림을 한 소희가 눈동자에 웃음을 머금고 심명의 품에 기대어 춤을 추고 있는 모습에 임구택의 눈빛은 순간 얼음장 마냥 차가워졌다.

그녀를 위해 뜨겁게 뛰고 있던 심장도 점점 차갑게 얼어붙고 있었다.

돌아가 디자인 원고를 마저 그려야 한다던 사람이 눈 깜짝할 사이에 다른 모습으로 다른 남자의 품에 안겨 춤을 추고 있었으니.

‘나와 함께 있을 땐 종래로 저렇게 꾸민 적이 없었으면서, 심명과 파티에 참가한다고 정성껏 치장하고 심지어 화장까지 한 거야? 그래서 심명이 나보다 더 중요하다는 건가?’

‘아직 마음 속의 응어리가 풀리지 않아서 계속 나를 받아주지 않은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다른 원인이 있었네. 역시 내가 너무 순진했어.’

마음 속의 화가 먼저인지 아픔이 먼저인지 구분할 수 없는 임구택은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발걸음을 멈춘 채 얼음장 마냥 차가워진 눈빛으로 소희를 노려보았다.

심명과 웃으며 춤을 추고 있는 소희는 눈썹마저 같이 춤을 추고 있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임구택은 차가운 심연에 빠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한 곡이 끝나고 심명은 소희를 데리고 물러났다.

“배고프지? 뭐 좀 먹으러 가자.”

술을 많이 마신 데다 춤까지 추었더니 어느새 술기운이 솟구쳐올라와 소희는 위가 쓰리기 시작했다.

“가자.”

소희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자 심명이 소희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갔다.

그렇게 연회장에서 나와 바깥 공기를 마시고 나니 소희는 순간 머리가 맑아진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웃으며 심명을 향해 말했다.

“우리 여기에 좀 앉아있자.”

“어디 불편해?”

“아니, 그냥 좀 앉아있고 싶어서.”

“그래.”

심명이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 소희와 함께 나무 아래 벤치에 앉았다.

맞은편에는 분수가 물을 뿜고 있었고, 밤바람이 분수의 수증기를 감싸고 소희의 얼굴을 기분 좋게 쓰다듬었다.

“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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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희는 순간 목이 메어왔다.그리고 그러는 소희의 표정을 보며 심명이 낮은 소리로 소희를 향해 말했다.“그럼 한 가지만 약속해줘.”“뭘? 말해 봐.”“조금 있다가 무슨 일이 일어나도 절대 한마디도 하지 마.”심명이 농담 섞인 눈빛으로 소희를 그윽하게 바라보고 있었다.이에 소희가 눈썹을 올린 채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물어보려 했지만 뒤쪽에서 먼저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만 하지 그래?”너무나도 귀에 익은 소리라 소희는 순간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고는 소리 없이 숨을 한번 들이마시고 나서 고개를 돌렸다.임구택이 몇 미터 떨어진 곳에 서서 얼음장 마냥 차가워진 눈빛으로 소희를 노려보고 있었다.“디자인 원고를 그려야 한다며? 왜 여기에 있는 건데?”소희가 막 대답하려고 입을 여는데 옆에 있던 심명이 갑자기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소희의 귀가에 대고 말했다.“방금 약속한 일, 잊지 마.”이에 소희가 심명을 한번 흘겨보고는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심명, 장난 그만 쳐.”소희의 두 눈에는 이미 경고의 빛이 섞여 있었지만 심명은 여전히 아랑곳하지 않고 소희의 허리를 감쌌다. 그러고는 도발적인 눈빛으로 임구택을 바라보았다.“여기서 다 만나네요, 임 대표님.”임구택은 심명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여전히 소희만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눈동자 깊은 곳에는 노여움과 슬픔이 묻어 있었다.“오후에는 나와 키스하고, 저녁에는 또 다른 남자의 품에 앉아 있고. 소희, 너 정말 너무 대단하네. 난 단지 네가 나를 다시 받아들일 시간이 필요한 줄 알았는데, 나와 심명 사이에서 적합한 사람을 고르고 있는 거였네? 그래서, 결정은 났어?”“당연히 나를 선택했죠. 방금 소희가 나와 참회하고 있었는 걸요, 임 대표님과 너무 가까이 가지 말았어야 했다면서. 심지어 미안하다고 사과도 했어요. 그리고 난 이미 소희를 용서했고.”심명의 해맑게 웃으며 임구택 앞에서 약 올리고 있는 모습에 소희가 바로 고개를 돌려 심명을 노려보았다.너무 지나치지 말라고 경고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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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재아는 그 자리에 서서 창백한 얼굴로 정원을 응시했다. 저녁노을이 그녀의 얼굴에 내려앉자, 묘한 냉랭함이 깃들었다.‘이제 겨우 첫날인데, 강아심이 나에게 벌써 이런 태도를 보이다니! 분명 나를 내쫓을 방법을 생각하고 있을 거야!’재아는 분노와 억울함으로 목이 메어, 눈물을 억지로 참으며 고개를 뒤로 젖혔다. 깊이 숨을 들이마시고는 차가운 얼굴로 저택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집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재아는 두 도우미가 아심을 둘러싸고 환대하는 모습을 보았다.“아가씨, 주방에서 진귀한 홍삼 특급 탕을 준비했는데 괜찮으신가요? 입맛에 맞지 않으시면 다른 탕으로 바꿔 드릴게요.”“아가씨, 요리는 찜으로 드시겠어요, 아니면 다른 것으로 조리해 드릴까요? 도경수 어르신께서 아가씨의 의견을 꼭 여쭙고 준비하라고 하셨어요.”“아가씨, 평소에 단맛을 좋아하세요, 아니면 매운맛을 좋아하시나요? 말씀해 주시면 앞으로 아가씨 입맛에 맞게 요리해 드릴게요.”...그들의 말이 들려오는 순간, 재아의 가슴은 서늘하게 식어갔다. 동시에 도우미들의 태도에 대한 배신감과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저녁 식사 자리는 화기애애했다. 도경수는 특별히 풍성한 식탁을 준비했고, 모든 사람이 한데 모여 앉아 웃음꽃을 피웠다.도경수는 가장 먼저 잔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오늘 첫 잔은 시언 그리고 모두를 위해 건배하네. 너희가 없었다면 나와 도도희는 우리 아심이를 찾지 못했을 거야.”도도희도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저도 여러분께 감사의 잔을 드려요. 20년간 간절히 바라온 소원이 오늘에서야 이루어졌어요.”“지난 20년 동안, 저는 하루도 편히 잠든 적이 없었고, 하루도 제 딸이 어디에 있을지 생각하지 않은 날이 없었어요.”“이번 생에 다시 만날 수 있을지조차 확신이 없었는데...”도도희의 목소리는 떨렸고, 눈시울은 붉어졌다.“이제야 제 마음이 놓이네요.”도도희의 감동적인 말에 모두가 잔을 들어 올렸다.“도도희 이모, 축하드려요!”“스승님,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851화

    시언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겠어요.”도도희는 아심을 의미심장하게 흘낏 바라보며 미소를 지은 뒤 먼저 발걸음을 옮겼다. 아심은 도도희가 시언과 단둘이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주려 한다는 걸 바로 눈치챘다.꽃이 가득한 정원에는 어느새 둘만 남아 있었다. 도도희가 좋아하는 꽃은 자스민이었다. 도경수의 정원에는 자스민이 가득 심어져 있었다. 오월의 따뜻한 날씨 덕에 이미 꽃망울이 터졌고, 얼음 조각처럼 하얀 꽃잎들이 싱그러운 초록 잎 사이에 피어 있었다. 작고 귀여운 꽃들이 은은하게 퍼지는 향기와 함께 정원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고요한 정원에서 시언은 깊고 어두운 눈동자로 아심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손을 들어 그녀의 눈가를 살짝 닦아주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울었어?”아심은 그를 바라보며 대답했다.“도도희 이모가 제게 어린 시절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어요.”“엄마라고 불러야지.” 시언은 그녀의 말을 끊으며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오늘부터는 엄마라고 불러야 해.”아심은 붉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그녀의 매혹적인 눈동자에는 어색함이 서려 있었다.시언은 부드럽게 말했다.“첫마디는 어렵겠지만, 한 번 입을 떼면 그 다음부터는 쉬워질 거야.”그 말에 동의한다는 듯 아심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시언은 아심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천천히 그녀를 품에 안았다.“가족을 찾은 기분이 어때?”시언의 넓은 어깨에 기대자 불안했던 마음이 조금씩 가라앉았다. 그리고 아심은 조용히 말했다.“좋아요.”“나도 기뻐.” 시언의 거친 손끝이 그녀의 어깨를 부드럽게 쓸었다.“네가 도도희 이모의 딸이라는 사실이 정말 기쁘거든.”아심은 눈을 들어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당신은 왜 기쁜 거죠?”시언의 눈빛에는 노을이 어스름이 비쳤고, 그의 표정은 깊이를 가늠할 수 없었다.“네가 드디어 가족을 찾았으니까. 그리고 나도 약속을 지켰으니까.”그 말에 아심은 시선을 내리깔았다. 맞았다. 아심은 이제 더 이상 혼자가 아니고, 가족이 생겼다. 아심은 시언의 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850화

    도경수는 상황을 이미 눈치채고 있었다.“재아야, 어떤 상황이든 내가 한 말은 여전히 유효하단다. 네가 친부모를 찾고 싶지 않다면 계속 이 집에 살아도 돼. 우리는 언제까지나 너의 가족이야.”그러자 양재아는 눈시울을 붉히며 목이 메인 목소리로 고개를 끄덕였다.“할아버지 곁을 떠나고 싶지 않아서 그래요!”도경수는 서둘러 달래듯 말했다.“알고 있어.”재아는 창백한 얼굴로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할아버지, 저도 생각해 봤어요. 저는 친손녀도 아닌데 이 집에 계속 머물 수는 없잖아요. 게다가 이제 진짜 손녀분이 돌아오셨으니, 제가 여기 남아 있을 이유는 더더욱 없어요.”“하지만 저는 정말 갈 곳이 없어요. 양부모님 댁에는 돌아갈 수도 없고, 가족도 친구도 아무도 없어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어요.”도경수는 재아의 말을 듣고 더욱 안쓰러운 표정이 되어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우리 손녀를 찾지 못했더라면, 걔도 너처럼 집 없이 외롭게 살았을지 모른다. 어디에도 갈 필요 없어.” “그냥 여기 계속 살아. 도도희가 아심이를 찾은 지금 정말 행복해하니까, 너한테 뭐라 하지 않을 거야. 앞으로 너와 아심이가 친한 자매처럼 지낼 수도 있겠지.”재아는 고개를 깊이 숙이며 말했다.“저는 아심이와 아무것도 경쟁하지 않을 거예요. 여기 남아서 도우미로 일해도 괜찮아요.”“그게 무슨 말이냐? 네가 나한테 몇 달 동안이나 할아버지라고 불렀는데 내가 너를 어떻게 도우미 취급을 하겠느냐.” 도경수는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쓸데없는 걱정하지 말고 마음 편히 지내렴.”그 말에 재아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말했다.“감사해요, 할아버지. 아마 저희는 전생에 인연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이렇게 할아버지 곁에 오게 된 거겠죠.”도경수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것도 다 인연이지.”그때 강재석이 입을 열었다.“도경수, 내 생각에는 양재아의 친부모를 찾아보는 게 좋겠어. 이 아이도 자신이 친딸이 아니라는 걸 알았으니 이 집에서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849화

    이 모든 것을 보며 강아심의 마음이 이상해졌다. 이 순간에서야 그녀는 진짜로 자신이 이재희라는 사실을 실감했다.“이 나무 목마는 네 할아버지가 직접 만들어주신 거야. 위에 색칠한 것도 그분이 손수 한 거고.” 도도희는 눈가에 따뜻한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여기 달린 금방울도 네 할아버지가 금을 녹여 특별히 만들어주신 거야. 네가 어렸을 때 이 목마를 정말 좋아했거든.”아심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목마 앞에 그대로 앉아 조각처럼 섬세하고 생생한 나무 목마를 바라보았다. 그 순간에도 이 목마가 참 마음에 들었다.도도희는 옷장을 열었다. 그 안에는 작은 드레스들이 줄지어 걸려 있었다.“이건 네가 어렸을 때 입었던 옷들이야.”20년이 지난 옷들은 다소 낡았지만 여전히 아름답고 눈에 익은 느낌이 물씬 풍겨왔다.“그리고...”도도희는 옷장 아래 서랍에서 두 권의 커다란 사진첩을 꺼냈다. 그녀는 강아심과 함께 바닥에 앉아 사진첩을 열었다.“여기에 너의 어린 시절이 담겨 있어.”사진첩은 그동안 아무도 펼치지 못한 채 20년간 봉인되어 있었다. 겉면에는 얇은 먼지가 쌓여 있었지만 도도희가 그것을 열기 전부터 이미 눈가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사진첩을 열자 맨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은 갓난아이의 사진이었다.20년 전의 사진이라 화질은 다소 흐릿했지만, 뽀얀 볼과 크고 또렷한 눈동자는 여전히 보는 이의 마음을 울릴 만큼 사랑스러웠다.“네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사진이야. 그때 네 아빠는 이미 떠난 후였고, 넌 나에게 살아갈 유일한 이유였어.”도도희는 한 장 한 장 사진을 넘기며 설명을 이어갔다.“이건 해성에서 찍은 사진이야. 그때 네 할아버지와 다투고 나서 널 데리고 해성으로 갔었지. 우리 둘이서만 거의 1년을 해성에서 지냈어.”“그때 나는 막 졸업한 상태라 할아버지의 도움을 받지 않으려고 미술 선생님으로 일했어. 넌 정말 착한 아이였어.”“내가 수업할 때면 늘 조용히 잠들어 있어서 나를 한 번도 방해한 적이 없었지.”“이건 우리가 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848화

    도경수는 차를 마시며 여유롭게 말했다.“내가 그런 말을 했었다고 치자. 그런데 그때 너는 동의 안 했잖아? 뭐라 그랬더라, 젊은 사람들은 자유롭게 연애해야 한다고 했었지?”“요즘은 맞선이 유행하지 않는다고. 그런데 내가 손녀를 찾으니까 이제 와서 네가 자유연애를 반대하는 건가?”강재석은 시언을 향해 물으며 말했다.“누가 맞선이 유행하지 않는다고 했어?”시언은 담담하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기억이 안 나요.”이에 도경수는 비웃으며 말했다.“너희 할아버지와 손자가 둘이 함께 일부러 얼버무리는 거야? 내가 한 말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고!”강재석은 웃으며 시언에게 물었다.“넌 어떻게 생각하냐?”시언은 태연하게 대답했다.“자유롭게 연애하는 걸로 할게요. 그것도 문제없거든요.”그 말에 강재석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의 표정은 마치 모든 걸 예상하였다는 듯했다. 그러나 도경수는 곧바로 반대했다.“안 돼! 안 된다고! 우리 손녀를 건드리려 하지 마. 나와 도도희는 절대 그렇게 서둘러 재희를 시집보낼 생각이 없어. 최소 몇 년은 집에 두고 보고 싶단 말이야.”강재석은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아까까지는 강시언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며 감사를 표하더니, 이게 그에 대한 보답이야?”도경수는 서둘러 말했다.“시언아, 내가 너한테는 정말 감사하게 생각해. 네가 원하는 게 뭐든 말해봐라. 내 수집품 중에 골라.”“골동품이든 진품 그림이든 상관없어. 너희 할아버지가 평생 탐내던 서화도 내줄게. 원하는 건 뭐든 가져가!”그러나 시언은 차분하지만 단호하게 말했다.“도경수 할아버지, 제가 원하는 건 단 하나, 강아심뿐이예요.”당당한 시언에 도경수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강재석은 흐뭇하게 웃으며 도경수를 바라보았다.“들었지? 우리 시언이 널 대신해 손녀를 찾아줬잖아? 진심으로 감사하고 싶으면 그것에 걸맞은 보답을 해야지.”도경수는 화가 난 듯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너희 집안은 이걸 빌미로 우리 손녀를 빼앗아 가려고 하는 거야? 정말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847화

    도도희는 강시언에게 물었다.“아심이 어렸을 때 사진은 없어?”시언은 아심을 한 번 바라본 후 고개를 끄덕였다.“있을 거예요. 돌아가서 찾아보도록 할게요.”“꼭 찾아줘.” 도도희의 눈빛에는 간절함이 가득했다. 아심이 지난 20년 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녀에게는 모두가 공백이었다. 딸에 대해 더 알고 싶어, 마음이 조급했다.식탁은 오래된 황화리 목재로 만들어져 세월의 흔적이 배어 있었다. 아심은 창가를 마주하고 앉아 있었고, 창밖에는 꽃이 만개한 목련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다.도경수와 도도희의 대화를 듣고 있던 그녀는 다시금 말로 설명하기 힘든 익숙한 감정이 가슴 속에서 차오르는 걸 느꼈다.아심은 창가를 바라보며 말했다.“저기요. 예전에 그 자리에 꽃받침대가 있었고, 그 위에 꽃병이 놓여 있지 않았나요?”도경수와 도도희는 순간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다. 도경수는 놀라 눈물을 머금은 채 물었다.“그걸 기억하고 있어?”아심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냥 본 적이 있는 것 같아요.”도도희는 흥분하며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맞아, 맞아! 거기에 분채 꽃병이 있었어. 할아버지가 그 안에 사탕을 숨겨두고는 널 안아 그 안에서 꺼내보라고 했잖니.”“너는 사탕을 집어 들 때마다 그렇게 행복하게 웃었어.”아심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서 기억에 남았나 봐요.”익숙함의 원인을 알게 된 아심의 마음에는 조금 더 따뜻한 친근함이 스며들었다....식사를 마치고 모두가 거실로 돌아왔다. 곧 도도희는 강아심에게 물었다.“또 기억나는 게 있니?”아심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다른 건 생각나지 않아요.”“그럼 내가 너 어릴 때 가지고 놀던 물건들을 보여줄게. 그러면 뭔가 떠오를 수도 있지.”도도희는 다른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한 후 아심을 데리고 뒷마당으로 향했다.이에 이반스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도도희가 정말 행복해 보이네요. 저런 모습을 본 적이 없어요.”강솔이 밝게 웃으며 말했다.“오늘은 모두가 행복한 날이니까요!”그녀는 소희를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846화

    “자, 먼저 밥부터 먹자고! 밥 먹자!” 도경수는 너무 기쁜 나머지 목소리마저 떨렸다.식사 준비는 이미 끝나 있었고, 모두 함께 식탁으로 향했다. 도도희는 여전히 강아심의 손을 꼭 붙잡고 있었고, 감정을 좀처럼 가라앉히지 못했다.“그러니까, 세상에 이유 없는 호감은 없는 거야. 우리 첫 만남에 그렇게 친근하게 느껴졌던 것도 다 피가 이어져 있었기 때문이었어.”아심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정말 신기해요.”도도희는 그녀를 식탁에 앉히며 말했다.“일단 밥부터 먹자. 밥 먹고 나서 천천히 이야기하자.”모두가 둘러앉아 분위기가 조용히 가라앉은 그때, 도경수는 갑작스럽게 한쪽에 서 있던 가정부를 향해 입을 열었다.“양재아는 어디 갔지? 아침부터 보이지 않던데.”그러자 도우미가 대답했다.“아가씨께서 회사에 일이 있다고 하셔서 아침 일찍 나가셨습니다.”그 말을 듣자 강시언은 아침에 유전자 검사기관에서 만난 권수영의 모습이 떠올랐고, 그의 눈빛은 차갑게 얼어붙었다.도도희는 무심한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아가씨라고요? 아심은 나의 유일한 딸이고, 우리 아버지의 유일한 외손녀예요. 그런데 집에서 다른 사람이 아가씨라고 불린다면, 아심은 뭐가 되는 거죠?”그 말에 도우미는 겁에 질려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도경수가 급히 분위기를 수습하며 말했다.“예전에 습관적으로 그렇게 부른 거야. 이제부터 고치면 되지 않겠느냐.”하지만 도도희는 여전히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처음부터 양재아를 이 집에 들이지 말았어야 해요. 재아가 마치 이 집의 주인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잖아요.”“아심이 내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 아이가 얼마나 불만을 가질지 모르겠네요.”소희가 나서서 말했다.“도도희 이모, 그건 제 불찰이에요. 저를 탓하세요. 스승님께서는 아무 잘못도 없어요.”임구택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네 잘못은 아니야. 네 의도는 선의였으니까. 애초에 양재아가 유전자 검사를 하기 전에 도경수 어르신을 먼저 찾아간 게 문제였지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845화

    임구택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 결과야말로 모두가 바라는 결말이네요!”처음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진석은 강솔과 도경수에게 휴지를 건네며 강솔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그만 울어. 네가 이렇게 울면 스승님도 마음을 가라앉히기 어려워.”강솔은 휴지를 받아 도경수의 눈물을 닦아주며 말했다.“스승님, 이제 울지 마세요. 울지 말아요!”강재석 역시 소희가 건넨 휴지를 받아 눈가를 훔쳤다. 그는 강시언을 바라보며 흐뭇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우리 손자, 잘했구나!’시언은 미소를 지으며 시선을 아심에게 돌렸다.아심은 울지 않았지만 그녀가 그를 바라보는 눈빛은 어딘가 불안하고 복잡해 보였다.이런 기분은 아주 오랜만이었다. 자신의 기억 속 마지막으로 이런 감정을 느낀 것은 온두리에서 시언에게 끌려가던 날이었다.그때 아심은 시언의 차 안에서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어떤 일을 마주하게 될지 몰라 불안에 떨었다.지금의 감정도 그때와 비슷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생경하면서도 따뜻한 감정이 스며들었다.‘이제 나에게도 가족이 생겼어.’도도희는 고개를 들어 눈물을 흘리며 아심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에는 깊은 애틋함과 따스함이 가득했다. 도도희는 울면서도 웃고 있었고, 목소리는 떨렸다.“내가 그렇게 그리워하던 딸이 이렇게 가까이에 있었어. 우리가 조금만 더 서로를 알았더라면, 진작에 만날 수 있었을 텐데...”아심은 조용히 손을 들어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미소 지었다.“지금도 충분히 좋아요.”“맞아, 놓치지 않았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해.”도도희는 계속해서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그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누가 너를 데려간 거니? 그 후에 무슨 일이 있었어?”아심은 기억을 더듬으며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잘 모르겠어요. 그때 저는 자주 맞았고, 기억이 흐릿해요. 조금 더 자랐을 때의 기억은 양부모님 댁에서예요.”“그분들은 제가 친딸이 아니라고 했어요. 강가에서 주웠다며, 은혜를 갚아야 한다고 하더군요.”“널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844화

    강시언은 강아심을 데리고 도경수의 집으로 돌아왔다. 정원을 지나던 중, 아심은 마당의 풍경을 바라보며 갑자기 발걸음을 멈췄다.말로 표현할 수 없는 낯익은 감정이 가슴 속 깊이 몰려왔다. 아주 오래전, 마치 전생의 기억처럼, 그녀는 이곳에 와본 적이 있는 것 같았다.“왜 그래?” 시언이 멈춰 선 그녀를 돌아보며 물었다. 이에 아심은 그의 눈을 바라보다가 살짝 고개를 저었다.“본가에 돌아오니 긴장됐나? 그 용감한 강아심도 이런 상황은 무섭나 보네?”시언은 장난스럽게 말했지만, 다시 그녀의 손을 잡고는 부드럽게 이끌며 앞으로 나아갔다.집 안으로 들어서자, 거실에는 모두가 기다리고 있었다. 두 사람이 함께 나타나자 도경수가 가장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다급하게 물었다.“결과가 나왔어?”“나왔어요.”시언은 결과지를 세 부로 나누어 도경수, 도도희, 그리고 강재석에게 각각 건넸다. 도경수는 떨리는 손으로 결과지를 받아 들고 급히 훑어 내려갔다. 거실 안은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조용했고, 모두의 시선이 결과지를 쥔 세 사람에게 집중되었다.가장 먼저 결과를 확인한 것은 도도희였다. 그녀는 결과를 본 순간 몸이 굳어버렸다. 그리고 이내 아심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도도희의 눈에는 믿기지 않는 놀라움이 가득했다. 그러나 그 놀라움은 곧 기쁨으로 바뀌었고,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아심아, 정말, 우리가...”도도희는 이 모든 것이 믿기지 않았다.너무 오랜 시간이 흘렀다. 무려 이십 년. 그 모든 세월이 그녀에게는 과거를 묻어버린 긴 시간이었지만, 이제 그 모든 기억이 한순간에 되살아나는 듯했다. 마치 긴 꿈을 꾼 것처럼 현실감이 없었다.도경수 역시 보고서를 들고 손을 떨며 아심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뜨거운 눈물이 가득 차올랐다.다른 사람들은 그들의 반응만 보고도 이미 결과를 짐작하고 있었다. 모두의 시선이 아심을 향했고, 다들 눈에는 믿을 수 없는 감격과 놀라움이 가득했다.아심은 시언의 손을 꼭 잡으며 도도희를 향해 천천히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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