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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5화

‘그래, 틀림없이 조백림 꼬시러 온 걸 거야!’

‘경기장에 있을 때부터 조백림을 노렸던 거지. 그래서 일부러 옷 갈아입고, 메이크업까지 하고 와서 저렇게 불쌍한 모습을 하고 있는 거고. 남자들이 저런 스타일을 제일 좋아하니까.’

‘예전에 성준 씨도 저렇게 유혹해 낸 거겠지?’

‘불쌍한 성준 씨, 온몸이 상처투성이로 되어 병상에 누워있을 때 네 마음속에서 가장 순결하고 가장 예쁜 소녀는 지금 다른 남자를 꼬시고 있다고.’

유정은 오만가지 생각에 웃음만 나왔다.

식견이 넓고 만나본 사람도 많은 조백림은 이선의 꿍꿍이를 모를 리가 없었다. 하지만 그는 아무런 기색도 드러내지 않고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

"성준 씨라는 분이 그쪽을 꼬드겼으니, 꼬드긴 사람을 찾아가야 하는 거 아닌가요?"

이에 이선이 잠깐 멍해 있더니 즉시 늠름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기개를 드러냈다.

"저 비록 성준 씨와 사귀고 있지만 그이의 돈은 한 푼도 쓰지 않았습니다. 그 몇백만 원도 제가 열심히 일해서 모은 거고요."

"그래요?"

조백림이 눈썹을 한 번 올리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남자친구의 돈을 쓰지 않는 모습은 기개 넘쳐 보이지만 그렇다고 나한테 찾아와 돈을 달라고 요구하는 건 또 어떻게 해석해야죠? 내가 그쪽에게 빚을 졌나요? 내가 생태원의 사장인 건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 돈이 하늘에서 떨어진 거 아닙니다."

이선에게 속기는커녕 오히려 인정사정없이 디스 해버린 조백림의 태도에 유정은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다. 심지어 오늘 경기장에서 그가 했던 행동을 용서해주고 싶을 지경이었다.

이선은 갑자기 얼굴색이 하얗게 질려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그러다 더 아련해진 얼굴을 들어 조백림을 쳐다보며 말했다.

"그럼 저에게 돈을 좀 빌려줄 수 있을까요? 20만이면 돼요. 제가 매달 4만 원씩 반년 안에 반드시 다 갚을 게요."

‘헐......’

유정은 순간 이선이가 남달라 보였다. 20만 원을 반년으로 나눠서 갚겠다니.

‘그럼 매달 조백림에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후 그 기회를 타서 조백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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