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구택이 마카롱의 맛을 음미하며 웃음을 드러냈다."처음엔 너무 달고 느끼했는데 먹을수록 감칠맛이 도네? 어쩐지 당신이 디저트를 엄청 좋아한다했어.""처음에 단 걸 좋아하게 된 건 단 음식을 먹으면 빨리 체력을 회복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어."소희의 덤덤한 대답에 임구택은 다소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는 당연히 소희가 어릴 때 양부모에게 가혹한 학대를 받으며 먹고 싶은 것도 먹지 못해서 성인이 된 후 한을 풀려고 단 음식에 그토록 집착하는 줄 알았다.‘그런데 다른 이유가 있었다니.’그러다 임구택은 갑자기 소희가 6살 때 시언 따라 훈련소로 가서 훈련을 받았던 일이 생각났다. 나이가 가장 어리고 체력도 다른 사람보다 못했으니 무엇을 하나 체력 소모가 빨랐을 거고, 체력을 빠르게 보충하기 위해서 초콜릿 같은 단 음식을 선택한 게 분명했다.그렇게 천천히 단 음식에 의존하게 되었을 거고.임구택은 순간 가슴이 답답한 느낌이 들어 웃으며 말했다."이후부터 네가 단 음식 먹는 걸 더는 공제하지 않을게."마카롱을 다 먹고 초콜릿 케익을 먹기 시작한 소희가 임구택의 말에 승복하지 못하겠다는 것 마냥 눈썹을 올렸다. 왜 음식 방면에서 임구택의 공제를 받아야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이때 임구택이 다시 입꼬리를 올리더니 낮은 소리로 한숨을 내쉬었다."매번 당신에게 규칙을 정하고 결국엔 내가 못 지키고 있네. 오늘도 당신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줘서는 안 된다는 걸 분명 알면서도 당신이 기뻐하는 걸 보고 싶어 사고."창밖을 보고 있던 소희가 임구택의 말에 갑자기 심장이 간질간질한 느낌이 들어 시선을 들어 차창 유리에 비친 임구택의 옆모습을 쳐다보았다. 이목구비가 또렷하고 턱선이 날렵한 잘 생긴 얼굴은 무심코 스쳐지난 눈빛마저도 사람을 매혹시킬 수 있었다.소희는 입안의 케이크를 삼킨 후 덤덤하게 대답했다."어차피 지키지 못할 거, 그냥 없는 걸로 하지 그래?""그건 절대 안 되지."임구택의 단호한 대답에 소희가 어깨를 한 번 으쓱거리고는 계속 케이크를 먹었다
말을 마치고는 차에서 내리려는데 임구택이 갑자기 소희의 팔을 잡았다."나를 속이고, 이렇게 도망치면 끝이야?""그래서 뭐 어쩔 건데?""지금 나랑 밥 먹으러 가든지, 뽀뽀하든지. 뽀뽀해 주면 보내줄게."임구택의 잘생긴 얼굴이 어두운 빛에 흐려져 잘 보이진 않았지만 눈빛은 더욱 어두워졌다.소희가 임구택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의 눈빛이 순간 어두컴컴한 빛 아래에서 부딪혔다.한참 후 소희가 입술을 오므린 채 대답했다."나에게 시간을 주겠다고 했잖아.""네가 생각하는 동안 난 절대 너를 건드리지 않을 거야. 하지만 어느 정도의 위로는 줘야 할 거 아니야? 안 그러면 난 네가 납득할 때까지 견지할 수 없을 거야."옅은 웃음을 머금고 있는 임구택의 말투에는 약간의 집착이 섞여 있었다.소희는 오후에 케이크를 사기 위해 햇빛 아래에서 한참 줄을 섰던 임구텍의 뒷모습이 생각나 고개를 들어 임구택을 쳐다보았다."한 번만이야.""응."임구택이 살짝 잠긴 목소리로 대답하며 몸을 기울이자 소희가 자기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그 모습에 임구택이 동작을 한 번 멈추더니 곧 다시 여인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소희는 본능적으로 몸이 경직되었고 임구택은 그녀의 어깨를 잡은 팔에 갑자기 힘을 주고 열정적으로 키스했다.하지만 이상하게도 소희가 분명 피하지 않았는데 임구택은 소희의 열정과 자신한테 기대려는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 금방 사귀게 되었을 땐 아무리 가벼운 뽀뽀라고 해도 엄청 유쾌했지만 지금은 그런 기분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임구택은 소희가 다시는 그렇게 쉽게 자신을 믿지 않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다.그러나 그럴수록 그는 소희가 반응해 주기를 원했고, 그걸로 마음속의 불안감을 메우고 싶었다.한참 후, 주위의 광선이 더욱 어두워졌고, 임구택은 그제야 열적정인 키스를 끝냈다. 그러고는 마음속의 답답함을 짓누른 채 옅게 웃었다."그렇게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싫은 건 아니지?"그는 엄지 손가락으로 그녀의 입술을 가볍게 만지며 한껏 부드러워진 눈빛으로 소희를
"이건 백마야, 왕자님이 타고 다니는 백마."소희가 웃으며 설명했다.그러자 요요가 눈살을 찌푸린 채 큰 고민이라도 있는 사람마냥 다시 물었다."요요는 타고 장 보러 갈 수 있는 당나귀를 원하는데. 백마 타고도 장 보러 갈 수 있어요?"어린아이의 진지한 고민에 소희가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끄덕였다."물론이지. 백마더러 요요 공주를 태우고 장 보러 가라고 하는 게 어때?"요요는 그제야 새하얀 이빨을 드러내고 싱글벙글 눈웃음을 지었다. 그러다 갑자기 창밖을 한 번 내다보고는 귀엽게 말했다."오늘은 날이 너무 어두워 사장님들도 다 코낸하러 집에 갔을 거예요. 그러니 내일 아침에 일찍 나갈래요!""그래. 요요 가고 싶을 때 같이 가자.""참, 소희 이모. 아저씨는 왜 요요 보러 오지 않아요?"한창 재밌게 장난감을 놀고 있던 요요가 갑자기 고개를 들고 소희에게 물었다.그러자 소희 입가에 걸린 웃음이 순간 굳어졌다. 그러다 한참 후 요요를 품에 안고 다정하게 말했다."아저씨 요즘 너무 바쁘셔서 며칠 있어야 요요 보러 올 수 있다는데?""알겠어요. 요요는 기다릴 수 있어요."요요가 또래의 아이들보다 더 철이 든 모습에 소희는 말할 수 없는 씁쓸함이 밀려왔다.결국 제일 불쌍한 건 요요였다. 분명 아무런 죄도 없는 아이인데 태어나자마자 아버지가 없었으니."둘이서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 거야? 어서 와서 밥 먹어."이때 청아가 반찬을 들고 나오며 소리쳤다.이에 소희가 요요를 안고 식당 쪽으로 걸어갔다.*밥 다 먹고 난 후 소희는 요요랑 한참 더 놀아주다가 요요가 취침할 시간이 되어서야 위층으로 돌아갔다.하지만 소희는 오후에 너무 많이 자서 그런지 전혀 졸리지 않아 샤워하고 서재에 앉아 디자인 원고를 그렸다.그러다 갑자기 옆에 놓인 휴대폰이 울렸다. 소희가 수신번호를 한 번 확인하고는 받았다."이 감독님?"[소희 씨!]이 감독의 목소리는 여전히 친근하고 다정했다.[여주 캐스팅이 이미 다 끝나서 내일 오전에 정식으로 일을 시작할 건데,
그러다 점심시간이 되어 도시락 가지러 가니 직원이 바로 보온 상자에서 도시락 하나를 꺼내 소희에게 건네주었다."소희 씨, 이게 소희 씨 거예요."비록 도시락 통이 전부 일회용이라지만 소희 건 3층으로 쌓인 도시락 통으로 딱 봐도 일반 도시락보다 훨씬 고급졌다.옆에 있던 이정남이 보더니 웃으며 물었다."이건 이 감독님이 주는 특별대우인 거야, 아니면 누군가가 특별히 너를 챙겨주는 거야?"이에 소희도 어리둥절하여 직원에게 왜 그녀의 도시락만 다른 사람과 다르냐고 묻자 직원이 웃으며 위에서 시킨 대로 나눠준 것일 뿐, 아무것도 모른다고 대답했다.소희는 더 이상 캐묻지 않고 도시락을 들고 밥 먹으러 갔다.그리고 도시락 뚜껑을 열자마자 이정남이 또 경탄했다.도시락의 제일 위층에는 연어, 쇠고기, 그리고 두 가지 야채가 담겨 있었고, 그다음 층에는 밥과 디저트, 맨 아래층에는 닭볶음탕이 담겨 있었다.이정남이 놀라서 말했다."우와! 케이스가 너무 남다른 거 아니야?"소희도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설마 정말 이 감독님이 준 특별대우인 건가?’‘내가 분명 감독님의 부탁을 거절했는데 이렇게 잘해준다고?’"일단 먹죠."계속 생각해도 답이 안 나올 것 같아 소희는 아예 음식을 꺼내 중간에 놓았다.이정남도 사양하지 않고 쇠고기를 집어 입에 넣었다. 그러더니 순간 눈빛이 밝아져 말했다."이건 맹성의 쇠고기잖아! 틀림없어.""음식 방면에 있어 정남 씨보다 더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없죠."소희가 웃으며 말했다.그러자 이정남이 바로 도도한 태도를 드러냈다."그럼!"그렇게 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누며 점심을 먹기 시작했고, 소희는 속으로 여전히 생각하고 있었다.‘대체 누가 날 이 정도로 챙겨준 거지?’물론 소희는 그 모든 게 허진의 전화 한 통 때문이라는 걸 모르고 있었다.오전에 이 감독과 통화하면서 다시 촬영을 재개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 허진은 임구택이 줄곧 이 감독의 작품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걸 알고 바로 임구택에게 전화 걸어 보고
마민영은 매니저, 메이크업 아티스트, 그리고 세 명의 조수를 데리고 왔다.매니저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웃으며 오래전에 이미 출연하기로 정해놓은 스케줄이 있는데 이제 와서 갑자기 출연 거부 하기가 뭐해서 부득이하게 이제야 오게 되었다고 설명했고, 이 감독은 속으로 많이 화가 났지만 결국 괜찮다고 말했다.소희는 마민영이 있는 분장실로 찾아가 오후 첫 신을 찍을 때 입을 옷을 골라주었다. 마민영은 잠에서 덜 깬 모습으로 하품을 하면서 소희가 말해주고 있는 스토리의 줄거리를 들었다.그러다 갑자기 짜증이 섞인 말투로 소희의 말허리를 잘랐다."졸려 죽겠네 진짜. 어제 게임하느라 밤을 새웠는데 왜 점심도 안 되어 깨웠어요! 이렇게 졸린데 뭔 촬영을 하라고!"매니저가 듣더니 얼른 마민영에게 입을 다물라고 눈짓을 했다.이에 소희는 아무것도 듣지 못한 척, 보지 못한 척 고른 옷을 조수 미나에게 건네주며 마민영에게 갈아입혀라고 했다.하지만 마민영이 옷을 한 번 쳐다보더니 바로 눈살을 찌푸렸다."뭐야, 옷이 왜 이렇게 구려? 난 안 입어. 당신 패션 디자이너 맞아? 보는 눈이 왜 이래?"미나가 듣더니 난감한 표정으로 소희를 바라보다.이에 소희는 얼굴색 한 번 변하지 않고 온화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럼 민영 씨 쪽에서 직접 준비해 온 복장이 있나요? 민영 씨가 선호하는 스타일이 따로 있으시다면 그 스타일에 맞춰 다시 상의해도 돼요."마민영의 조수가 마민영의 눈짓에 바로 이동 옷걸이를 밀어와 그들이 준비한 옷을 소희에게 보여주었다.옷걸이에 걸린 옷들은 전부 이름 있는 브랜드의 것들로 예복도 있었고, 심지어 거의 다 단번에 브랜드를 알아차릴 수 있는 클래식한 디자인들이었다.그래서 소희는 부득불 다시 마민영에게 설명했다."민영 씨, 이번 작품에서 민영 씨가 맡게 될 역할은 별장 가정부의 딸입니다. 어머니와 함께 주인집에서 생활하면서 남에게 업신여김을 당하다 나중에 노력과 견지로 모든 사람의 존중을 받아내고 창업하여 성공하게 되죠. 이야기의 뒷부분에 이르러서야
나가면서 소희는 마침 정장을 차려입은 남자와 마주치게 되었다. 마른 몸매에 큰 키를 가진 남자는 잘생겼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괜찮은 편이었다.동시에 남자도 맞은편에서 걸어오며 소희의 얼굴을 아래우로 훑어보고는 하찮다는 눈빛으로 차갑게 한 번 웃고는 고개를 돌려 휴게실로 들어갔다.그러다 마민영을 보자마자 지훈은 미소를 지었다."우리 동생, 축하해. 제일 잘 나가는 감독과 합작하게 되었으니 이번에 반드시 대박 날 거야.""하지만 오자마자 나에게 이런 낡아빠진 옷을 입으라고 주는 거 있지? 너무 짜증나!"마민영의 투정에 지훈이 의자에 앉아 옷들을 한 번 훑어보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그렇네. 하지만 우리 동생의 기질이 뛰어났으니 아무리 평범한 옷이라도 몸에 걸치기만 하면 바로 고급스러워 보일 거야."마민영은 그제야 얼굴에 웃음을 띠고 지훈에게 물었다."또 이모의 부탁으로 왔어?""네가 강성에서 적응하지 못할까 봐 엄마가 직접 해성에만 있는 떡을 만들었어."지훈이 말하면서 자신의 비서에게 떡을 담은 통을 마민영에게 건네주라고 했다."역시 이모밖에 없다니까."마민영이 웃으며 떡통을 건네받자 지훈이 바로 휴대폰을 꺼냈다."움직이지 마, 사진 찍어 엄마에게 보내주게. 안 그러면 또 나를 의심할 거야."이에 마민영이 포즈까지 취하고는 당부했다."예쁘게 찍어줘.""우리 동생이 이렇게 타고난 미모를 가지고 있는데 안 예쁠 리가 있겠어?"지훈이 무심코 아첨하는 말을 한마디 내던진 후 자리에서 일어섰다."그럼 떡도 전달해 주고, 네 얼굴도 봤으니 난 이만 가볼게."마민영이 손을 흔들며 말했다."잘 가. 나 대신 이모한테도 안부를 전해주고.""알았어."촬영 현장에서 나와 차에 올라탄 지훈은 바로 마민영의 사진을 한마디의 글과 함께 개인 계정에 올렸다.[사촌 여동생이 새 제작팀에 합류하게 되었어요! 새 드라마 대박나셈!]지훈도 강성에서 꽤나 이름 있는 재벌 2세라 매번 개인 계정에 사진을 올리면 엄청 많은 사람들이 댓글을 달았다.그리고
반시간 후, 두 사람은 레스토랑에 도착하게 되었고, 소동은 꽃을 한쪽에 내려놓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사실 저 지훈 씨한테 부탁하고 싶은 일이 있어요."지훈이 소동에게 와인을 따라주며 웃었다."우리 사이에 뭔 부탁이야. 할 말이 있으면 그냥 해.""저 작업실을 차린 건 지훈 씨도 알고 있잖아요. 하지만 요즘 많이 힘들어 우리도 겨우 유지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말인데, 지훈 씨 사촌여동생분한테 부탁해서 저를 디자이너로 그 제작팀에 꽂아달라고 하면 안 될까요?"“그랬구나."지훈은 사실 진작 소동이 부탁하고 싶어 하는 일을 눈치채고 있었다. 하지만 일부러 놀란 척하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난감한 표정을 드러냈다."그렇지만 그들 제작진에 이미 패션 디자이너가 있는 것 같던데?""민영 씨처럼 잘 나가는 배우한테 단독으로 디자이너를 붙여 주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요?""민영이 오늘 처음 그 제작팀에 합류한 거라 바로 개인 디자이너를 요구하는 건 말이 안 되겠지만......"지훈이 잠시 뜸을 들이더니 천천히 소동의 손을 잡고 다시 말을 이어갔다."네가 나한테 부탁하는 일이니까, 내가 반드시 도울게."소동은 손을 빼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고 더욱 달달하게 웃었다."정말 고마워요!""우리 사이에 고맙긴."지훈의 그윽한 눈빛에 순간 소름이 돋은 소동은 당장이라도 지훈의 손을 뿌리치고 싶었지만 지훈이 또 나중에 다른 일로 자신을 협박할까 봐 급히 웃으며 말했다."그럼 지금 바로 민영 씨에게 전화해서 물어봐주실 수 있을까요?""그래. 민영이 내 말을 엄청 잘 따라."지훈이 득의양양하게 웃으며 손을 거두고 휴대폰을 꺼내 마민영에게 전화를 걸었다.소동은 그제야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책상 위에 놓은 손을 다리 위에 올렸다.그러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전화가 연결되었고, 지훈이 바로 입을 열었다."민영아, 너희 제작팀의 패션 디자이너 어때?"[말도 마, 너무 구려! 의상도 싸구려 구식만 찾아와서는 인물의 특징을 두드러지게 하기 위해서 그
소동은 당연히 거절하고 싶었지만 지훈이 화를 내며 부탁을 들어주지 않을까 봐 너무 두려웠다.그녀의 작업실은 이미 오랫동안 수입이 없는 상태에 처했고, 진연이 또 언제 경제적인 지원을 끊을지 모르는 상황이니 그녀는 반드시 스스로 방법을 찾아 작업실을 계속 꾸려나가야 했다.그래서 한참 생각한 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사실 지훈의 차에 다시 올라탄 그때부터 소동은 오늘 저녁 무조건 어느 정도 헌신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룸 안에서 지훈이 키스하려는 순간 소동은 여전히 무의식적으로 지훈을 거절했다.진석 같은 눈부신 남자를 사랑한 적이 있으니 지훈 같은 평범한 남자가 눈에 들 리가 없었다.그렇게 받아주는 척하며 또 밀어내는 과정에서 지훈은 어느 정도 이득을 보게 되었고, 진심으로 소동을 사랑하고 있었던 지훈은 너무 강요하지 않았다.그러다 다 놀고 집에 도착했을 땐 이미 12시가 되었다.진연이 아직 자지 않고 거실에서 자신을 기다릴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소동은 놀라 급히 옷으로 목의 흔적을 가렸다.다행히도 진연이 너무 졸렸는지 자세히 보지도 않고 물었다."왜 이렇게 늦게 돌아온 거야?""제작진과 업무 이야기를 하느라 늦었어요."진연이 듣더니 즉시 정신을 차렸다."제작진, 어느 제작진?""지금 인기가 엄청 많은 이적 감독님의 새 드라마 있잖아요. 그분이 이번에 새로 뽑은 여주가 제작팀에서 안배해 준 디자이너의 안목이 별로라면서 개인 디자이너를 따로 뽑겠다고 했대요. 그래서 저를 찾아왔고요.""바로 얼마 전에 자살한 배우 이현이 있었던 그 제작진?""네!""하지만 내 기억으로는 그 제작진의 디자이너가 소희였던 것 같은데?""그럴걸요?"소동이 확실하지 않다는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이에 진연이 다소 놀라워하며 다시 물었다."새로 뽑은 여주인공이 누군데? 정말 너를 개인 디자이너로 쓰겠대?""마민영이라는 배우요."진연이 연거푸 고개를 끄덕였다."알아! ‘반짝이는 마음’에서 부잣집 아가씨 역할을 했었잖아. 엄청 예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