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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4화 발각되다

여은진은 화가 났지만 여전히 교양과 예의를 지켰다.

원승진의 말이 끝난 뒤에야 입을 열었다.

“어르신, 저랑 이림 씨는 오래전부터 가능성이 없었어요. 저는 앞으로 결혼할 생각도 없고요, 그저 요한이를 잘 돌보면서 살고 싶어요.”

말을 마치는 그녀는 원이림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니까 이림 씨도 요한이 데려갈 생각하지 마요. 저는 이미 포기했어요. 다시는 요한이 때문에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누군가가 요한이를 가지고 저의 마음을 통제하려는 건 딱 질색이에요.”

원이림은 눈살을 찌푸리고 설명하려고 입을 벌렸지만 말을 내뱉지 않고 다시 삼켰다.

여은진의 성격을 잘 알기 때문이다. 10년 동안이나 남몰래 그를 사랑하고 따라다녔던 것처럼 한 번 결정을 내리면 얼마나 집요한지를 그는 알고 있었다.

그녀가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원이림도 별다른 방법이 없어서 요한이를 이용해 여은진에게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애원하려 했었다.

여은진은 요한이를 안은 채 떠나려고 했는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것을 감지했는지 요한이가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 그것도 떠나갈 듯이 큰 소리로 말이다.

원승진은 그 모습을 보고 마음이 너무 아파 다가가면서 말했다.

“은진아, 요한이가 심하게 우니까 내가 먼저 안아서 달래주면 어떨까? 이제 울음이 그치면 데려가도 되잖아?”

그러나 여은진이 차갑게 거절했다.

“괜찮아요.”

아들이 우는 것을 보자 그녀도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지만 마음을 굳게 먹고 요한이를 안고 떠났다.

원승진은 돌아서서 원이림을 세게 때렸다.

“쓸모없는 놈, 너만 아니었으면 요한이 엄마가 요한이를 데려가지 않았어. 그렇게 슬프게 울지도 않았을 거고. 아이고, 마음이 아프네.”

원이림도 당연히 마음이 아팠다. 요한이가 큰소리로 서글프게 우는 것도 걱정되었지만, 여은진이 냉담한 태도로 결연하게 떠나는 것을 보자 심장이 부서지는 듯 아팠다.

하지만 모든 것이 그의 잘못이었고 여은진이 이런 태도를 보이는 게 당연했다.

그녀가 냉담한 태도로 원이림을 대하고 그를 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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