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눈은 새끼 늑대처럼 사납고 거칠었다. 지금 이 순간 그가 내뱉은 말은 전부 진심이었다.안효주는 화가 나서 미칠 것 같았다.그녀는 양신우에게 말했다. “똑똑히 알아둬, 네 누나는 나야!”양신우가 눈살을 찌푸렸다. “뭐라고요?”그는 윤정월을 향해 말했다. “이 사람이 지금 뭐라는 거에요?”생각을 해보니 윤정월은 윤성아에게 잘해준 적이 없었다. 오히려 지금은 안효주에게 엄청 잘해주고 있었다. 게다가 조금 전 그가 들은 대화를 조합해보면...양신우는 실로 믿을 수 없었다.그는 윤정월을 바라보며 말했다. “엄마, 엄마가 정확히 얘기를 해보세요. 이게 대체 무슨 말이에요? 저 여자가 진짜 엄마 친딸이에요?”윤정월이 대답도 하기 전에 양신우는 윤정월에게 말했다. “설령 그렇다 해도 전 인정 할 수 없어요. 제 누나는 윤성아 단 한 명뿐이에요!”“그 누구도 제 누나가 될 수 없어요!”“아니야.”윤정월은 몇 걸음 다가와 양신우에게 설명했다. “아가씨는 엄마를 너무 좋아해서 개인적으로 엄마로 삼고 싶어 하는 거야.”“하지만 나는 아가씨에게 누가 될까 걱정이 돼서 아직 동의하지 않았고.”“그런데 아가씨는 우리에게 정말 잘해주잖니. 신우야, 우리가 이렇게 좋은 집에서 살고 네가 좋은 학교에 다닐 수 있는 건 모두 아가씨 덕분이야.”윤정월은 양신우에게 효주 누나라고 부르라 했다.양신우는 거절했다.영주시.안효연이 호진 그룹에 와서 계약 건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하고 있었다.바로 그때, 강주환이 왔다.남자는 검은 옷을 입었고, 기세는 당당하고 차가웠다.그가 나타나자, 안효연과의 계약을 담당하는 계열사 사장이 허허 웃으며 맞이했다. “강 대표님, 오셨습니까?”“네.”강주환이 담담하게 대답했다.안효연을 본 그는 바로 시선을 옮겨 같이 온 나엽을 보았고 그의 칠흑 같은 눈동자 속에 칼바람이 휘몰아치는 것 같았다.나엽과 안효연은 상관없다는 듯 태연하게 행동했고, 강주환은 그들을 바라보았다.특히 나엽은 도발적인 웃음까지 지어 보였다. 그는 강주환
그리고 뜻밖에도 나엽과...머릿속에 다시 한번 사무실에서의 광경이 떠올랐다. 눈 속에 나엽 한 남자만을 담고 그에게만 다정히 웃어주던 한 여자와 두 사람의 자연스러운 스킨십이.강주환의 마음이 아프게 쓰라려 왔다.“쿨럭쿨럭”갑작스러운 기침에 강주환이 고통스러워하며 가슴을 부여잡았다. 연거푸 기침하던 그가 손에 뱉어낸 건 새빨간 피였다...같은 시각.나엽이 안효연을 데리고 운성 안씨 가문에 도착했다.안씨 가문 별장 앞에 선 안효연은 익숙한 듯 낯선 눈앞의 광경에 가슴이 저릿해짐을 느꼈다. 숨이 턱 막혀오는, 깊은 물 속에 가라앉는 듯한 통증이 밀려왔다.나엽이 그녀의 손을 잡아주고 다정하게 바라보았다.“효연아, 앞으로 이곳이 너의 집이야. 비록 너의 부모님께선 우리의 연애를 찬성하지 않았지만, 너를 사랑해서 반대하는 것이니 난 괜찮아.”“하지만 여동생과는 가까이 지내지 않는 게 좋아.”이전에 안효연에게 사고가 났을 당시 둘은 함께 현장에 있었다.나엽은 여전히 안효주를 의심하고 있었다. 정말 안효연에게 사고가 난다면 그건 높은 확률로 안효주가 한 것이라고.안효연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녀가 금방 입을 열고 무어라 말하려고 할 때, 별장 안에 있던 도우미가 그녀를 발견하고 한참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아니, 눈을 떼지 못했다.머뭇거리던 도우미가 문을 열고 나왔다.눈에 그렁그렁한 눈물을 머금은 채 주름이 자글자글한 손으로 안효연의 손을 덥석 잡았다. “아가씨! 아가씨 맞죠?”안효연이 어렸을 때부터 돌봐주었던 장 씨 아주머니였다. 이제 50대가 된 얼굴의 주름은 흘러간 세월을 고스란히 알려주고 있었다.자매가 갓난아기였을 때부터 돌보아 주신 분이다. 이렇게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안효주가 안효연을 본떠 성형했어도 장 씨 아주머니는 언제나 그랬듯이 안효연을 알아봐 주었다.그러나 안효연은 이 모든 것을 기억하지 못했다. 자신을 딸처럼 돌봐온 장 씨 아주머니까지.그러나 알 수 없는 친근감이 그녀의 경계심을 허물었다. “네. 저예요.”“아가씨!
서연우의 손이 움찔 반응했다. 그녀의 눈꺼풀이 떨리고 있었다. 마치 깨어나려고 노력하는 듯이.부녀가 동시에 어머니와 아내의 움직임을 발견했다.안진강이 침대를 더듬거리며 달려와 울먹였다. “연우야, 이제 깨는 거야?”“빨리 눈 떠서 봐봐. 우리 딸이 돌아왔어!”그 말에 반응이라도 하듯 서연우가 천천히 눈을 떴다.그녀는 눈앞의 딸을 알아보곤 단번에 눈시울을 붉혔다. 가냘픈 목소리에 감출 수 없는 감격과 떨림이 느껴졌다. “효연아, 내 딸...”“내 딸이 돌아왔구나! 효연이가...! 이거 꿈 아니지?”안효연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한다.“꿈 아니에요, 엄마. 저 효연이 맞아요...”서연우가 울음을 터뜨렸다.그동안의 불안과 설움을 쏟아내듯 소리 내어 엉엉 울었다. “효연아. 엄마는 네가 살아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어!”딸의 실종사건 이후 서연우는 단 한 번도 마음 놓고 크게 울 수가 없었다. 울어버리면 자기 딸이 죽었다고 인정하는 것만 같아서.울더라도 아무도 없는 곳에서, 조용히 흐느껴야 했다. 한밤중에 꿈을 꾸며 소리 없이 베개를 눈물로 적신 게 몇 번이던가.“내 딸...”그녀가 일어나 앉으려고 손을 허우적거렸다. 몇 년 만에 만난 자기 딸을 한번 안아보고파서.안효연이 그녀의 손을 잡으며 제지했다. 그리곤 허리를 숙여 자신의 어머니를 품에 꼭 껴안았다. “엄마, 저 돌아왔으니까 이제 울지 마요. 네?”안효연이 어머니 얼굴의 눈물을 조심스럽게 닦아주었다.어머니더러 울지 말라면서 자신은 끊임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안효연이었다.“응. 안 울어.”서연우가 환히 웃으며 대답한다. “딸이 돌아왔는데. 이런 경사가 또 어디 있다고!”두 모녀가 도란도란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병실 안의 다른 사람들은 흐뭇하게 둘을 보고 있다.이때, 안효주가 병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아빠, 엄마가 쓰러졌다고 들었는데, 지금 어떠...”말을 마치기도 전에 병상 앞에 앉아 있는 안효연을 보고 놀란 채로 멈춰 섰다.놀람도 잠시, 그녀는 곧바로 매서운
안효연이 피식 웃었다. 누가 봐도 안효주의 행동은 의심스러웠다.“내가 네 언니가 아니라 생각하면서 왜 친자 검사는 못 하게 막는건데?”“...”“그...”얼굴이 붉어진 채로 할 말을 찾지 못한 안효주가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왜냐면 그딴거 필요 없이 난 네가 언니가 아니라는 걸 잘 아니까!”안효주가 무언가 또 말하려 할 때, 침대 위에 누워있던 서연우가 눈썹을 찌푸리며 안효주를 나무랐다. “효주야, 너 도대체 갑자기 찾아와서 무슨 소란이야?”“네 언니가 확실해. 내가 내 딸도 못 알아보겠어?”서연우가 첫째 딸의 편을 들어주며 말했다.“네 언니는 아직 살아있고, 가까스로 살아 돌아온 거야.”“동생으로서 기뻐하진 못할망정 이게 무슨 짓이야.”안효주의 등장으로 갑작스레 차가워진 분위기에 안진강도 화가 났다. 그는 노발대발하며 호통을 쳤다. “안효주. 또다시 소란 피울 거면 나가.”집안 첫째 딸의 귀환으로 서연우는 혼수상태에서 깨어났고 지금은 창백했던 얼굴도 혈색이 돌아오고 있는 차였다.서연우는 사랑스러운 첫째 딸을 데리고 얼른 집에 돌아가고 싶었으므로 안진강을 시켜 급히 퇴원 수속을 밟았다.이날.안효연이 부모님을 따라 안씨 가문의 집으로 돌아왔다.집안의 모든 것은 낯설었지만 왠지 모를 익숙함이 느껴졌다.서연우가 안효연을 데리고 8년간 비워두었던 그녀의 방으로 들어갔다. “효연아. 네가 실종된 8년간 단 한 번도 이곳을 건드리지 않았어. 8년 전 모습 그대로야.”“지금은 딸 취향이 좀 바뀌었을지도 모르겠네.”“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있으면 엄마한테 말해. 바로 사람을 시켜 바꿔줄 테니.”“괜찮아요.” 안효연이 손사래를 치며 고마워했다.방안의 모든 것이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동년의 정겨움이 묻어있는 것 같아 마음에 들었다.방 안을 둘러본 그녀는 8년간 주인 없던 이 방은 먼지 한 톨 없이 잘 정돈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두 모녀가 방안에서 그간의 안부를 물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안진강은 셰프를 시켜 풍성한 저녁을 준비하도
안효주가 냉소를 지었다.“미친 거 아니예요? 애초에 걔를 목 졸라 죽였어야지, 왜 키우셨어요?”“저한테 원한이 있어서, 제 앞길 막으려고 그러신 거예요?”윤정월이 다급하게 말했다. “아니야, 효주야. 엄마를 믿어줘,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그때 반드시 목 졸라 죽였을거야.”안효주는 자신의 분노를 윤정월에게 전부 표출했다. “결국엔 당신 때문이잖아요! 그때 그 아이를 데려와 키웠냐고요! 3년 전에 일 처리를 제대로 못 해서 지금 윤성아와 나엽, 두 사람이 멀쩡히 살아 있잖아요.”윤정월은 고개를 숙이고 말이 없었다. 한편, 강주환이 운성으로 따라왔다. 그는 진하상을 시켜 박정윤이 안씨 가문에 갔다는 것을 알아냈다. 강주환이 미간을 찌푸렸다.“그게 무슨 말이야? 박정윤이 왜 안씨 가문에 갔어? 박정윤이랑 안씨 가문이 무슨 관계야?”진하상도 자신이 발견한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강주환에게 말했다. “저희가 알아본 바로는 박정윤이 바로 8년 전 실종된 안씨 가문 큰아가씨예요. 기억상실증 때문에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요.”“이번에 운성으로 온 것도 부모님을 만나기 위해서라고 해요.”강주환은 깜짝 놀랐다. 예전에 사람을 시켜 안효주와 윤정월의 친자 검사를 했는데, 모녀 관계로 나온 일이 생각났다. 지금 박정윤이 안씨 가문에 가서 8년 전 실종된 안효연이라고 한다고?그가 알기론 안효연과 안효주는 쌍둥이였다. 도대체 이 쌍둥이 자매와 윤성아는 무슨 관계일까?설마 윤성아가 진짜 8년 전 실종된 안씨 가문 큰딸일까?강주환과 윤성아는 7년 전 처음 만났다. 강주환이 예전에 윤성아가 영주시에서 살았던 과거를 조사했었는데, 그 과거가 다른 사람의 것이었거나, 또 아니면... 강주환은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은 그저 박정윤과 윤성아가 동일 인물인지 확인하고 싶었던 강주환은 다시 안진강과 약속을 잡았다. “안 대표님, 큰 따님이 최근 돌아왔다고 들었어요.”“맞습니다.”큰딸이 돌아와 안진강의 기분은 아주 좋았다. 강주환은 안
그리고 엠파이어 가든에도 갔다. 여기는 윤성아와 강주환이 5년 동안 엮여있던, 강주환이 5년 동안 윤성아를 책임지고 먹여 살렸던 곳이다. 강주환은 절대로 여기에서 아이를 키우지 않았을 텐데 그래도 윤성아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여기로 왔다. 그리고 귀신에 홀린 듯 자기도 모르게 지문 잠금장치에 손가락을 올렸다. 그때, 찰칵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뜻밖이였다, 3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윤성아의 지문이 등록되어 있다니. 윤성아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아파트는 3년 전과 다를 게 없었다. 모든 배치가 그대로였고 깨끗했다. 심지어 탁자 위에 놓인 주전자에는 물이 절반 담겨 있었다. 주방 옆에 놓인 냉장고에는 신선한 식자재도 들어있었다. 윤성아는 자기도 모르게 설마 3년 동안 강주환이 가끔 여기에 온 게 아닌지 생각했다.윤성아가 침실에 가서 문을 여니 방 안의 커튼, 진열, 그리고 침대 위의 이불까지 모두 3년 전 그녀가 해놓은 그대로였고 다른 여자의 흔적은 눈 씻고 봐도 찾을 수 없었다. 옷장 안에는 그녀와 그 남자가 3년 전 남긴 옷이 그대로 걸려 있었다. 윤성아는 마음이 조금 무거웠다. 세련된 그녀의 얼굴엔 비꼬는 듯한 미소가 드리웠다. 윤성아는 아파트에 오래 머무르지도, 물건을 건드리지 않고 마치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떠났다. 그녀는 해변의 별장으로 갈 생각이었다.그곳은 강주환이 그녀를 감금했던 감옥 같은 존재였고, 나엽과 도망치기 전 다리가 부러지면서까지 탈출하고 싶었던 곳이다.마찬가지로, 윤성아가 알고 있는 강주환의 부동산 중 마지막 한 곳이었다. 만약 거기에서도 안효주가 말한 아이를 찾지 못하면 윤성아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 앞길이 막막했다. 윤성아는 차를 타고 해변 별장 근처로 왔다. 3년 전, 해변의 땅을 강주환이 전부 샀는데 윤성아를 가둔 별장은 그중에서 바다 경치가 제일 예쁘고, 산을 등지고 있는 좋은 위치에 있었다. 별장의 2층에 서면 가장 아름다운 바다 경치를 볼 수 있었다. 그곳은 바다를 바라보고
목소리가 크지 않았지만 단호했다. 강하성의 말을 들은 윤성아는 다정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네가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아빠가 찾아주는걸 보면 아빠가 널 많이 사랑하나 보네.”“그러니 꼬마야, 아빠 걱정하게 하시면 안돼.”윤성아는 다시 한번 물었다. “이모에게 부모님 연락처 알려줄 수 있어?”꼬마가 표지에 나온 사람을 찾고 싶어 혼자 몰래 나와서 부모님 연락처를 안 알려주는 것 같아서 윤성아는 다시 입을 열었다. “아니면 집이 어디인지 알려줄래? 집에 데려다줄게, 어때?”강하성은 조금 머뭇거리다 고개를 끄덕였다. “네.”강하성은 차에 타고 알려준 별장 주소로 윤성아가 데려다주도록 했다. 영주시는 땅 값이 어마어마하게 비싼데 그중에서도 여기는 사생활 보호가 가장 잘 되어있고 학교와 병원 등을 겸비했다. 윤성아는 차에서 내려 주위를 둘러보았다. 4년 전에는 황량한 황무지였었는데 몇 년 사이에 이렇게 많은 별장이 생겼다니! 그러나 그녀는 여기도 강주환 소유라는 것을 몰랐다. 3년 전, 강하성을 숨기기 위해 그가 직접 지은 별장이다. 강하성이 차 앞에 우두커니 서서 윤성아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이모, 혹시 전화번호 줄 수 있어요?”윤성아는 차마 거절할 수 없어 강하성에게 전화번호를 줬다. 그러고는 차에서 내려 별장으로 한걸음 한걸음 걸어가는 강하성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줄곧 온화한 눈빛으로 바라보던 윤성아는 점점 멀어져가는 강하성을 보며 왜인지 가슴이 답답해지다 못해 아프기까지 했다. 심지어 눈앞의 꼬마를 불러세우고 싶었다. 윤성아는 자기가 왜 이러는지 알 수 없었다.갑자기 3년 전 잃어버린 아이를 찾으면 이 아이처럼 사랑스럽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눈앞의 아이가 왜인지 낯익은 느낌이 들었다. 한편, 강하성이 별장 앞에 도착하자마자 문이 열렸다. 그를 찾고 있던 집사와 한 무리의 경호원이 우르르 몰려왔다. 집사는 다급함에 하마터면 울뻔했다.“아이고, 작은 도련님! 하성 도련님, 어디 가셨어요! 계속 찾지 못하
마침 안효주가 말한 그 시간 동안 서연우의 건강이 좋지 않아 거의 일 년 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었고 안진강은 병원에서 서연우의 곁을 지키느라 자주 집을 비웠다. 그래서 안효주가 임신 사실을 숨기려면 얼마든지 숨길 수 있었다. “못난 것!”“진짜 망나니네!”안진강은 화가 나 죽을 지경이었다. 눈을 부릅뜨고 화가 머리 끝까지 나 씩씩거렸다. “나랑 너희 엄마가 너 같은 딸을 낳았다니.”안진강이 안효주에게 말했다.“네가 낳은 그 아이 집으로 데려와. 우리 안씨 가문의 아이를 강주환의 집에서 키울 필요 없어.”“그리고, 너와 강주환의 결혼은 없던 일로 해.”“강주환이 널 이렇게 맘에 안 들어 하는데 우리 안씨 가문도 목맬 필요 없어.”안효주는 말을 듣지 않고 대성통곡하며 싹싹 빌었다. “아빠, 나 진짜 주환 씨 사랑해요. 이번 생에 그 사람이랑 결혼 못 하면 죽을 거예요.”“그리고 저와 그 사람 사이에 이미 아이가 있어요.”“아빠, 제 아이를 아빠 혹은 엄마 없는 아이로 만드시면 안 돼요...” 안진강은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면 널 책임지고 바로 너랑 결혼하라고 해.”“강주환이랑 결혼 못 할거면 빨리 그만둬. 더 이상 쪽팔리게 하지 말고.”“내 말대로 강주환이랑 파혼하고 아이를 데려와.”만약 강주환이 무슨 일이 있어도 안효주와 결혼 안 하고, 안효주도 그의 말대로 하지 않는다면...안진강이 계속 말했다.“네가 내 말을 듣지 않으니, 그냥 너 같은 딸 없는 걸로 할게! 앞으로 우리 부녀관계 끊고 살자.”“네가 앞으로 뭘 하던, 무슨 일이 있던 나, 그리고 안씨 가문과 상관없어.”안진강과 서연우 모두 이번 일로 화가 많이 났다. 안효연은 두 사람을 너무 화내지 말고 몸조심하라고 위로했다. 그리고 안효연이 방으로 돌아갔을 때,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안효주를 봤다. 안효주는 안효연을 죽일 듯 노려봤다. “윤성아 씨, 일부러 그런 거죠?”“아빠가 진짜 나랑 인연 끊을 것 같아요? 절대 그럴 리 없어요.”“내가 아빠 친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