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원래 이길 것 같았던 쪽이 지고 징역까지 갔다고요?”윤슬은 이 반전에 어리둥절해졌다.임 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민사 소송 때문에 징역을 갔으니, 이 장 변호사의 위력이 얼마나 대답한지, 예상이 가시겠죠? 그리고 또 다른 사기 사건이 하나 있었는데 을이 갑에게 200만 원을 빌리고 규정 시간에 돌려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갑이 사기죄로 을을 고소했고 마찬가지로 장 변호사한테 의뢰했습니다.”“이번에도 이긴 건가요?”윤슬이 추측했다.하지만 임 팀장은 고개를 저었고 옆에 있던 부시혁 얼굴에 담긴 미소가 더욱
“제 애인의 섭외가 거절당했다는 것까지 말했어요.”윤슬은 고개를 돌리고 남자를 쳐다보며 눈짓을 보냈다.그러자 임 팀장은 허벅지를 탁 치며 말했다.“맞습니다. 거기까지 말했군요.”“궁금한 게 하나 있어요.”윤슬은 시선을 거두고 고운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네, 말씀하세요.”“장 변호사가 왜 어설픈 변호사라고 불리는지 궁금해요. 계속 이상했는데 아무도 이 얘기를 꺼내지 않아서. 장 변호사는 거의 모든 소송을 승소했고 실패한 것도 의뢰인이 장 변호사의 미움을 사서 그런 거잖아요. 승소율이 이렇게 높은데 엄청 대단한 거 아닌가
‘아마 생사를 너무 많이 봐서 덤덤한 걸 거야. 형사들도 그렇잖아. 살인 사건을 많이 겪다 보면 그 어떤 참혹한 시체도 점점 익숙해지고 무덤덤해지니까.’“임 선생님은 참 위대한 것 같습니다.”임 팀장은 이렇게 말하며 한 마디 감탄했다.윤슬은 그저 웃으며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편으론 한숨 놓았다.‘임이한이 위대한지는 모르겠어. 아무래도 임이한 성격으로 사람을 살리려고 의사를 한 건 아닐 거야.’임이한 본인이 한 말에 따르면 그는 단순하게 사람을 해부하는 그런 느낌이 좋아서 의사를 한 거라고 했다.약간 변태
윤슬은 그 범인이 왜 갑자기 달려온 건지 알지 못했다.어쩌면 달갑지 않아서 아무한테나 분풀이하려고 그런 걸 수도 있었다.아무래도 이런 사람이 없는 건 아니니까.가끔 인터넷에서 비슷한 기사를 본 적 있었다. 무고한 피해자를 볼 때마다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오늘 그 피해자가 자기가 될 줄 생각 못했다.여기가 경찰서고 옆에 임 팀장이 있었던 게 다행이지, 그렇지 않으면 큰일 났을 것이다.한편 임 팀장이 총으로 자기를 가리키자, 뚱뚱한 중년 남자의 표정이 돌변하더니, 더는 앞으로 가지 않았다.그 남자는 얼른 걸음을 세우고
진씨 가문도 하이 시의 명문 중 하나였다.진씨 가문은 주로 교통산업을 했고 하이 시에서도 지위가 있는 가문이었다.아무튼 류씨 가문보다 능력 있었다.진씨 가문의 도련님, 즉 진강훈은 진씨 가문의 첫째가 낳은 둘째 아들이었다. 하라는 공부는 제대로 안 하고 매일 사고 치는 양아치라서 자주 기사에 오르곤 했다.심지어 진강훈이 범법했다는 기사들도 있었다.하지만 이런 기사는 진씨 가문이 미리 손을 써서 전부 처리해 버렸다.대부분 기자도 진씨 가문의 세력이 두려워서 그들의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DS 패치는 달랐다.
“잊은 게 아니라, 시혁 씨한테 저보다 류씨 어르신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거겠죠. 그래서 감히 그런 짓을 한 거고요. 아쉽지만 당신이 판단을 잘못했어요. 류씨 어르신보다 제가 더 중요하거든요. 생각해 보세요. 지금 당신이 왜 여기 있는지. 시혁 씨가 직접 잡아온 거잖아요. 그리고 류씨 가문의 사람은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고요. 특히 류은미. 전화 한 통도 없었죠? 당신을 포기한 거예요. 왠지 알아요? 시혁 씨가 류씨 가문한테 복수할 준비를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류씨 가문은 지금 당신을 생각할 여유가 전혀 없어요.”이 말에 송영길
송영길은 이런 결과에 미쳐버릴 것 같았다. 그리고 너무나도 큰 후회가 가슴 한구석에서 솟구쳤다.‘만약 돈에 눈이 멀지 않았다면, 조금만 더 생각했다면 이 지경까지 되지 않았을 텐데.’“대표님, 제발 살려주세요. 정말 잘못했어요. 정말 잘못했어요, 흑흑흑…….”송영길은 정말 세상 가엽게 울었다.하지만 부시혁과 윤슬은 전혀 마음 약해지지 않았다.윤슬이 입을 열고 차갑게 말했다.“이미 늦었어요. 당신이 류은미를 도와서 절 모함할 때, 만약 시혁 씨가 절 믿지 않았다면 제가 어떻게 됐을지, 생각해 봤어요? 당연히 안 해봤겠죠.
“날 가만두지 않게 할 거라고?”송영길은 마치 세상 우스운 농담을 들은 것처럼 박장대소했다.그의 반응에 류은미는 화가 나면서도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 문득 안 좋은 예감이 들었지만, 그 예감이 뭔지 아직 알아차리지 못했다.[뭘 웃어?]류은미의 귀여운 얼굴이 일그러지면서 다른 한 손으로 이불을 치며 큰소리로 경고했다.[웃지 마. 웃지 마! 웃지 말라고!]송영길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제멋대로 웃었다.그리고 한참 웃다가 드디어 멈춘 송영길은 비아냥거리는 눈빛으로 말했다.“류은미, 만약 전에 네가 이런 말을 했다면
“당연히 그런 일에 관한 거지!‘이 구제불능과 정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이제 와서 후회해봤자 이미 소용이 없는 일이었다. 그런 의도로 선생님이라고 부른 게 아니었는데 부시혁은 이것마저 자기 좋을 대로 해석하고 있었다.‘골치 아파.처음에 부시혁이 보던 드라마의 여주인공을 선생님이라고 부른 사람들도 충분히 이상한데.거기서 배운 게 아니면 이 구제불능이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겠어?’윤슬이 말한 선생님이라는 호칭은 일반적인 선생님이라는 뜻이었다.‘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이렇게 불경스럽다니.’“그만 좀 해요, 부
부시혁의 이런 눈빛을 볼 때마다 윤슬은 마음이 굉장히 평안해졌다. 그녀는 부시혁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당신을 믿어요. 당신이 부씨그룹의 대표 말고 선생님이 되면 틀림없이 학생들에게 엄청 환영받는 선생님이 될 거예요. 학생들이 좋아하는 선생님은 바로 당신처럼 학생들에게서 잘못을 찾지 않고, 학생들에게 맞추는 선생님이라구요.”부시혁은 윤슬의 머리를 만지며 가볍게 웃었다.“어쩌지? 나는 선생님 되는 건 별로야. 그냥 너만 가르치는 거지, 다른 사람한테는 좋은 선생님이 아니야.”이 말이 너무 웃겨서 윤슬은 자기도
그렇기 때문에 윤슬은 반드시 공부하고 더 공부해서 더욱 강하고 더욱 유능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는 자신에 대한 책임일 뿐만 아니라 나아가 천강그룹 경영에 대한 책임이며 천강그룹의 수백 수천의 직원들에 대한 책임이다.그렇지 않으면 천강그룹이 무너지고, 가족을 부양해야 하고 생존해야 하는 이런 종업원들 또한 앞길이 막막해진다.그래서 윤슬은 부시혁이 자신을 가르치겠다는 제의에 매우 감격하고 기뻐하며 기대했다.필경 부시혁과 같은 수준의 인물이 자신을 가르치게 되면 자신은 꿈에서도 좋아서 웃음이 나와 마땅하다. 다른 사람들은 감히
이 점은 틀림없이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그러나 그런 학생들과 윤슬은 전혀 다른 차원이라는 것이 먼저 전제되어야 한다.부시혁에게 윤슬만큼은 예외였다.윤슬을 대할 때 부시혁 역시 평소와는 달리 늘 부드러운 남자였다.비록 이 순간 잠시 윤슬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지만 부시혁은 여전히 온화하고 꽤 인내심을 발휘했다.부시혁에게 막 배우기 시작했을 때 윤슬은 배운 내용을 자신이 잘 이해하지 못해서 부시혁이 자신을 너무 멍청하다고 생각하고 인내심을 잃으면 어쩌나 걱정했다.부시혁이 그다지 훌륭한 인내심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은 그녀도 잘
부시혁이 말했다.윤슬이 웃으며 말했다.“당신에게 알려준다는 걸 깜빡 잊었네요. 고택에 가져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알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어요.” 부시혁이 윤슬이 이마를 살며시 눌렀다. 부시혁에게 윤슬의 이 말은 무엇이든 잊을 수 있다는 것처럼 들리는 듯했다. “대체 얼마나 큰 뼈길래, 이모께서 직접 친정이 있는 곳까지 가서 구해오신 거야? 우리도 사고 싶다고, 거기가 어디인지 알려달라고 하면 안 되는 건가?” 부시혁이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만년필을 돌리며 호기심을 표시했다.‘혹시 야생동물의 뼈는 아
윤슬이 진지한 표정과 말투로 부시혁을 향해 말했다. 부시혁은 자신이 윤슬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윤슬이 분명 본인의 마음대로 행동할 사람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윤슬을 확실히 그러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이 지금과 같은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을지라도, 윤슬은 부시혁으로 하여금 어떠한 이득도 취하려 하지 않았다. “그래, 알았어, 당신 말대로 하면 되잖아!”부시혁이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윤슬의 사무용 의자에 앉았다. “이제 됐지?”“됐어요.”윤슬이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하지만, 이처럼 윤슬의 허락을 구한다는 것은 부시혁이 윤슬에 대한 존중뿐만 아니라, 천강그룹에 대한 존중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했다. 부시혁은 회사의 규묘가 작다는 이유로 천강그룹을 무시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부시혁은 윤슬이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윤슬의 말을 듣고는 낮은 웃음을 지었다.“왜 천강그룹이 나한테 가치가 없을 거라 생각하는 거야? 당신이 여기 있잖아. 그러니까 당연히 천강그룹은 나에게 가장 가치 있는 곳이지.” 갑작스러운 부시혁 말에 얼굴이 붉어진 윤슬이 부시
윤슬의 눈에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이를 알아차린 부시혁이 윤슬을 놀렸다. “왜? 난 여기 올라오면 안 돼?”“아니에요.” 윤슬은 다가가서 부시혁의 손을 잡고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우리 천강그룹에 오면 직원들이 나보다 당신을 더 친절하게 대하는 거 알아요? 오죽하면 내가 당신이 여기까지 올라오지 못하게 하라고 지시를 내려도, 직원들은 내 말을 듣지 않을 정도예요. 물론 당신이 몰래 올라오기도 하지만요. 그런데 내가 당신을 올라오지 못하게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아무 소용 없지.”부시혁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전화 너머에서, 윤슬이가 박희서를 언급하자 육재원의 얼굴은 삽시에 굳어졌다.윤슬이 말한 자신이 듣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그 이야기가 바로 박희서에 관한 것이었다니. 육재원은 조금 듣고 싶지 않았다.육재원이 침묵하자, 윤슬은 자신이 박희서를 언급한 것이 육재원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임을 알고는 한숨을 쉬었다.“재원아, 박 비서가 해외로 연수를 간다는 걸 알고 있었어?”물론 윤슬은 이렇게 물었지만, 사실 그녀는 육재원이 그 사실을 알 리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육재원의 예상외 대답은 윤슬을 놀라게 했다.“알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