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은 입술을 오므리며 말했다.“맞아.”“그럴 리가!”육재원은 그저 놀랍고 의아하기만 했다.“얘가 어떻게 이중인격일 수가 있어? 그저 마음의 병이 있는 거 아니었어?”윤슬은 손바닥을 꽉 쥐며 말했다.“임이한의 말을 잊은 거야? 마음의 병이 어느 정도 심해지면 이중인격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했어. 그리고 전에 임이한이 신우에게 심리 치료를 해줄 때 또 다른 인격이 생겼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말해줬었는데, 지금 정말 생긴 것 같네.”그녀는 복잡한 눈빛으로 유신우를 바라봤다.유신우는 그녀에게 미소를 지었고, 마치 자신과
“꿈도 꾸지 마!”윤슬이 말을 하기도 전에 육재원이 바로 유신우를 밀쳐냈다.유신우는 화가 난 듯 눈을 내리깔고 밀린 자신의 어깨를 봤다. 그리고 시선을 육재원의 얼굴에 떨구며 음흉한 목소리로 말했다.“육재원, 난 그 멍청이가 아니야. 그 멍청이는 내면이 어두워서 나쁜 사람이지만 관계가 괜찮은 사람을 위해 약간의 관용을 베풀기도 하거든. 하지만 난 아니야. 감히 날 건드리면 난 널 죽일 거야.”그의 어투는 차가운 것이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육재원은 그대로 굳었다.“너......”“재원아.”윤슬은 이불을 놓고 그의 팔을
“그러기를 바라야지.”육재원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리고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침묵에 빠졌다.왜냐하면 이 유신우의 출현으로 그들은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이튿날 아침, 유신우는 개인 인스타 계정에 은퇴 성명을 발표했다.순간 연예계나 패션계 모두 지진이라도 난 듯 격렬한 논란이 일었고, 하나같이 왜 유신우가 갑자기 은퇴했는지 의논했다. 게다가 그는 은퇴 기자회견에도 출석하지 않았다.은퇴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많은 유신우의 팬들 중 조금 과격한 팬들은 바로 유신우의 집에 쳐들어갔지만, 유신우가 살던
윤슬은 휴대폰을 꽉 쥔 채 애원했다.진서아도 사건의 심각성을 깨닫고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대표님. 걱정 마세요. 제가 지켜볼게요.”비록 지금의 인격도 유신우지만, 윤슬 대표 말로는 불확실성과 위험성이 가득한 극도로 어두운 인격이라고 했다.이 점만으로 그녀는 전의 유신우가 돌아오게 할 것이다.“고마워.”진서아가 동의하자 윤슬은 흥분해서 연신 감사 인사를 했고, 겨우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그 후 두 사람은 무슨 말을 더 하고 나서야 전화를 끊었다.윤슬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고개를 숙여 병상 위의 부
“계속 하긴 뭘 계속해?” 주호준은 화가 나서 머리카락을 잡고 초조하게 말했다. “통지해라. 이번 일 먼저 멈추고 그녀가 발견하지 못하게 해.”“네.” 비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물러났다.주호준은 혼자 사무실에서 화가 나서 책상 위의 물건을 다 바닥에 쏟으며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그는 원래 윤슬이가 천강에 없는 이 시간에 그 육 씨에게 함정을 파고 뛰어들게 하고 큰 사고를 저지르게 하려 했다.이렇게 되면 그는 윤슬을 상대할 수 있고 윤슬에게 손에 가진 관리권을 넘겨주라고 할 수 있었다.그 육 씨는 단지 천강에 총감독
“사나흘?” 부시혁은 눈썹을 찌푸리고 자기가 이렇게 오래 혼수상태에 빠졌는지 분명히 몰랐다.그는 동굴에서 그날 밤 한밤중에 머리가 뜨거워지기 시작했고 점점 무거워지기 시작했으며 그 후 기절했다는 것만 알았다.이 기절이 사나흘이었다는 것은 몰랐다.언제부터 그는 이렇게 허약했을까?부시혁은 얇은 입술을 오므리고 자신의 몸 상태에 불만을 느꼈다.그는 침대 시트에 두 손을 받치고 앉을 준비를 했다.장비서는 상황으로 보고 얼른 막았다. “부 대표님 움직이지 마세요. 대표님 등 뒤의 상처가 찢어질 거예요. 그리고 대표님의 내장도 회복
임이한은 두 손을 흰 가운의 주머니에 꽂으면서 말했다. “심장과 쪽에 따르면 대략 3년만 남았어.”“3년...” 부시혁은 주먹을 세게 조였다.갑자기 이렇게 짧게 줄여지다니.이 심장의 수명은 원래 정상 심장의 수명과 같았는데.“맞아, 3년. 그래서 너 계속 살고 싶으면 꼭 3년 안에 새로운 적당한 심장을 찾아야 돼.” 임이한은 세 손가락을 세우고 대답했다. 장비서는 눈이 빨개졌다. “이게 어떻게 가능한 일이에요. 부 대표님의 체질과 혈액형이 특수해서 적합한 심장은 찾기 힘들잖아요. 그래서 3년 안에 적합한 심장을 찾아야 되는
장비서는 그의 말을 듣고 입을 벌렸다가 잠시 후에야 다시 목소리를 냈다. “죄송해요 부 대표님...”부시혁은 손을 들며 말했다. “됐어. 이 일은 여기까지야. 앞으로 다시 꺼내지마. 윤슬에게 아무런 불만도 있어서는 안 돼. 들었어?”“네.” 장비서는 눈꺼플을 내리깔며 내키지 않은 마음을 누르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부시혁은 약간 부풀어 오른 관자놀이를 비비며 물어봤다. “윤슬은 지금 어디에 있어?”“그녀는 별일 없어요. 오늘 아침에 이미 퇴원했고 지금 아마도 천강에 있을 거예요.” 장비서는 대답했다.부시혁은 응하며 말했
“당연히 그런 일에 관한 거지!‘이 구제불능과 정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이제 와서 후회해봤자 이미 소용이 없는 일이었다. 그런 의도로 선생님이라고 부른 게 아니었는데 부시혁은 이것마저 자기 좋을 대로 해석하고 있었다.‘골치 아파.처음에 부시혁이 보던 드라마의 여주인공을 선생님이라고 부른 사람들도 충분히 이상한데.거기서 배운 게 아니면 이 구제불능이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겠어?’윤슬이 말한 선생님이라는 호칭은 일반적인 선생님이라는 뜻이었다.‘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이렇게 불경스럽다니.’“그만 좀 해요, 부
부시혁의 이런 눈빛을 볼 때마다 윤슬은 마음이 굉장히 평안해졌다. 그녀는 부시혁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당신을 믿어요. 당신이 부씨그룹의 대표 말고 선생님이 되면 틀림없이 학생들에게 엄청 환영받는 선생님이 될 거예요. 학생들이 좋아하는 선생님은 바로 당신처럼 학생들에게서 잘못을 찾지 않고, 학생들에게 맞추는 선생님이라구요.”부시혁은 윤슬의 머리를 만지며 가볍게 웃었다.“어쩌지? 나는 선생님 되는 건 별로야. 그냥 너만 가르치는 거지, 다른 사람한테는 좋은 선생님이 아니야.”이 말이 너무 웃겨서 윤슬은 자기도
그렇기 때문에 윤슬은 반드시 공부하고 더 공부해서 더욱 강하고 더욱 유능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는 자신에 대한 책임일 뿐만 아니라 나아가 천강그룹 경영에 대한 책임이며 천강그룹의 수백 수천의 직원들에 대한 책임이다.그렇지 않으면 천강그룹이 무너지고, 가족을 부양해야 하고 생존해야 하는 이런 종업원들 또한 앞길이 막막해진다.그래서 윤슬은 부시혁이 자신을 가르치겠다는 제의에 매우 감격하고 기뻐하며 기대했다.필경 부시혁과 같은 수준의 인물이 자신을 가르치게 되면 자신은 꿈에서도 좋아서 웃음이 나와 마땅하다. 다른 사람들은 감히
이 점은 틀림없이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그러나 그런 학생들과 윤슬은 전혀 다른 차원이라는 것이 먼저 전제되어야 한다.부시혁에게 윤슬만큼은 예외였다.윤슬을 대할 때 부시혁 역시 평소와는 달리 늘 부드러운 남자였다.비록 이 순간 잠시 윤슬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지만 부시혁은 여전히 온화하고 꽤 인내심을 발휘했다.부시혁에게 막 배우기 시작했을 때 윤슬은 배운 내용을 자신이 잘 이해하지 못해서 부시혁이 자신을 너무 멍청하다고 생각하고 인내심을 잃으면 어쩌나 걱정했다.부시혁이 그다지 훌륭한 인내심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은 그녀도 잘
부시혁이 말했다.윤슬이 웃으며 말했다.“당신에게 알려준다는 걸 깜빡 잊었네요. 고택에 가져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알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어요.” 부시혁이 윤슬이 이마를 살며시 눌렀다. 부시혁에게 윤슬의 이 말은 무엇이든 잊을 수 있다는 것처럼 들리는 듯했다. “대체 얼마나 큰 뼈길래, 이모께서 직접 친정이 있는 곳까지 가서 구해오신 거야? 우리도 사고 싶다고, 거기가 어디인지 알려달라고 하면 안 되는 건가?” 부시혁이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만년필을 돌리며 호기심을 표시했다.‘혹시 야생동물의 뼈는 아
윤슬이 진지한 표정과 말투로 부시혁을 향해 말했다. 부시혁은 자신이 윤슬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윤슬이 분명 본인의 마음대로 행동할 사람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윤슬을 확실히 그러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이 지금과 같은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을지라도, 윤슬은 부시혁으로 하여금 어떠한 이득도 취하려 하지 않았다. “그래, 알았어, 당신 말대로 하면 되잖아!”부시혁이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윤슬의 사무용 의자에 앉았다. “이제 됐지?”“됐어요.”윤슬이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하지만, 이처럼 윤슬의 허락을 구한다는 것은 부시혁이 윤슬에 대한 존중뿐만 아니라, 천강그룹에 대한 존중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했다. 부시혁은 회사의 규묘가 작다는 이유로 천강그룹을 무시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부시혁은 윤슬이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윤슬의 말을 듣고는 낮은 웃음을 지었다.“왜 천강그룹이 나한테 가치가 없을 거라 생각하는 거야? 당신이 여기 있잖아. 그러니까 당연히 천강그룹은 나에게 가장 가치 있는 곳이지.” 갑작스러운 부시혁 말에 얼굴이 붉어진 윤슬이 부시
윤슬의 눈에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이를 알아차린 부시혁이 윤슬을 놀렸다. “왜? 난 여기 올라오면 안 돼?”“아니에요.” 윤슬은 다가가서 부시혁의 손을 잡고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우리 천강그룹에 오면 직원들이 나보다 당신을 더 친절하게 대하는 거 알아요? 오죽하면 내가 당신이 여기까지 올라오지 못하게 하라고 지시를 내려도, 직원들은 내 말을 듣지 않을 정도예요. 물론 당신이 몰래 올라오기도 하지만요. 그런데 내가 당신을 올라오지 못하게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아무 소용 없지.”부시혁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전화 너머에서, 윤슬이가 박희서를 언급하자 육재원의 얼굴은 삽시에 굳어졌다.윤슬이 말한 자신이 듣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그 이야기가 바로 박희서에 관한 것이었다니. 육재원은 조금 듣고 싶지 않았다.육재원이 침묵하자, 윤슬은 자신이 박희서를 언급한 것이 육재원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임을 알고는 한숨을 쉬었다.“재원아, 박 비서가 해외로 연수를 간다는 걸 알고 있었어?”물론 윤슬은 이렇게 물었지만, 사실 그녀는 육재원이 그 사실을 알 리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육재원의 예상외 대답은 윤슬을 놀라게 했다.“알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