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는 분명 아버지의 내연녀가 맞아.”부시혁은 미간을 만지며 말했다.그의 말에 윤슬은 눈이 휘둥그레졌다.“네? 정말 내연녀라고요?”“응.”“그런데 왜 그 여자한테......”“그 여자는 결코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내연녀가 아니고, 우리 부모님의 감정을 파괴시킨 적도 없어. 왜냐하면 우리 부모님은 원래부터 서로를 사랑하지 않으셨어. 둘이 함께 하게 된 건 혼인 때문이었고, 날 낳으신 것도 책임 때문이었어. 내가 태어난 후, 두 분은 각방을 쓰셨고 나중에 우리 아버지가 밖에서 왕수란을 알게 되고 사랑에 빠진 거야.”부시
“그래요. 당신 이야기를 들으니 왕수란 씨에 대한 제 생각이 조금 변했어요.”윤슬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그녀의 말에 부시혁은 살짝 웃었다.“그 여자는 결점이 많아서 절대 좋은 사람이라곤 할 수 없지만, 나쁜 사람도 아니야.”윤슬은 이 점을 부인하지 않았다.사실 부 씨 가문에 있는 6년 동안, 왕수란은 입으로만 험한 말을 내뱉었을 뿐 정말 그녀에게 손 댄 적은 없었다.그저 부시혁과 이혼한 후, 왕수란이 찾아와서 그녀에게 몇 번 손을 댔을 뿐이다.“안 먹어요?”부시혁이 갑자기 비스킷을 내려놓자 윤슬이 물었다.부시혁
윤슬은 멍하니 눈을 깜박거렸다.그녀는 어젯밤에 자기 전에 특별히 그와 반 미터쯤 거리를 뒀던 것이 기억이 났다.설마 그가 한밤중에 일어나서 특별히 옮겨온 건 아니겠지?그러나 이런 추측이 떠오르자마자 윤슬은 바로 부정했다.왜냐하면 부시혁은 그녀보다 먼저 잠이 들었고, 자세도 그때와 똑같이 변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아마 한밤중에 깨어나지 않았을 것이다.그가 깨지 않았는데 이렇게 그녀와 가까이 있는 이유는 단 하나뿐이었다.그것은 그녀가 얌전히 자지 않고 옆으로 비집고 간 것이다!그런 생각에 윤슬은 순간 민망해지기 시작했고,
왜냐하면 부시혁의 사람들이 언제 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만약 금방 찾으러 온다면 좋겠지만, 너무 늦게 온다면 그때는 이미 부시혁이 열이 나서 멍청이가 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그러니 그녀는 그를 데리고 계속 앞으로 가야 한다.그런 생각에 윤슬은 바로 물병을 내려놓고 방금 옷을 뒀던 곳으로 가서 부시혁의 바지를 들어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모든 현금을 꺼냈고, 두툼한 현금을 약 상자에 넣었다.이것은 산림 감시원 두 명이 동굴에 이런 물건들을 남겨준 것에 대한 감사비였다.그렇지 않았으면 그녀와 부시혁은 얼
윤슬은 급히 고개를 흔들었다.“다음은 없어. 정말 없어.”“그래야지.”육재원은 콧방귀를 뀌더니 그제야 그녀를 놓아줬다.그러자 윤슬은 팔을 들어 관자놀이를 만지며 물었다.“참, 재원아, 나 얼마나 잔 거야?”“이틀.”육재원이 대답했다.윤슬은 놀라서 입을 크게 벌렸다.“이틀? 이틀 동안 누워있었다고?”“응.”육재원은 고개를 끄덕였다.“임이한 말로는 네가 너무 피곤해서 이렇게 오래 누워있는 거라고 했어.”“그렇구나.”윤슬은 문득 고개를 들었다.“그럼 하이시에는 어떻게 돌아온 거야?”그녀는 한 가정집의 정원에서
하지만 이내 그녀는 부시혁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장용은 부시혁 곁을 10년이나 지켰다. 명목상 상사와 부하라고 하지만 사실 친구나 다름없었다.그녀가 부시혁에게 이렇게 상처를 입혔으니, 장용이 그녀를 원망하지 않는 것이 이상했다.윤슬은 쓴웃음을 지으며 가볍게 물었다.“들어가도 돼요?”“들어오세요.”임이한이 동의했다.육재원은 윤슬을 부축하고 안으로 들어갔다.임이한는 그녀를 보며 말했다.“어디 불편한 데는 없어요?”윤슬은 고개를 흔들었다.“등과 허리가 아주 아픈 것 외에 다른 곳은 괜찮아요.”“정상입니다. 등과
임이한의 그제야 시선을 돌렸다.윤슬은 약간 창백한 입술을 오므리며 불쾌한 듯 그를 쳐다봤다.“임 선생님, 그러시면 안 됩니다.”그녀의 말에 임이한의 안경에 빛이 반짝였다.“걱정 마요. 그냥 일부러 겁만 준 거니까. 정말 그럴 생각은 없었어요.”“정말이에요?”윤슬은 약간 믿기지 않는다는 듯 눈을 가늘게 떴다.이 사람, 의사라고 하지만 사실은 악마 같은 존재였다. 전에 고유나를 그녀로 착각했을 때, 고유나를 대신해 사람을 죽이는 일까지 감행했었다.그래서 그녀는 부시혁 몸에 손을 대는 일을 그는 감히 할 수 있을 거라고 생
“걔?”육재원은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걔는 아무 일도 없어.”“괜찮다면 다행이야.”윤슬은 마음이 놓였다.육재원은 그녀를 보며 말했다.“슬아, 이 일은 유신우와 그 뭐냐 최성문이라는 사람과의 원한이야. 넌 유신우 때문에 최성문한테 납치된 거라고. 그런데 유신우를 원망하기는커녕 괜찮은지 걱정하는 거야?”“됐어, 재원아. 무슨 말인지 알아. 신우 때문에 이 일이 생겼지만 신우도 사전에 내가 연루될 거라는 것을 몰랐을 거야. 만약 알았다면 미리 무언가를 했을 것이고, 최성문이 나에게 손댈 기회를 주지 않았을 거야. 그러니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