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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2화

서지현은 손에 쥔 반짝반짝 빛나는 것을 보며 기뻐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는 커다란 눈으로 나석진을 아련하게 바라보는데 그 눈빛에는 생전 18년 동안 보지 못했던 행복이 담겨 있었다.

“이건...”

그녀는 흥분해서 목이 메었다.

“정말로 별을 딴 거 같아요.”

나석진의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갔다.

그녀가 기뻐하는 것을 보니 그는 그녀보다 더 기뻐했다.

그는 오늘 귀신이 곡할 노릇처럼 그녀를 왜 여기로 데려왔는지 모르겠다.

이제는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말을 더 이상 하지 않으면 속이 폭발할 것만 같았다.

“지현아, 나는...”

그런데 그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서지현이 흥분해서 그의 말을 끊어버렸다.

“아저씨, 여긴 도대체 어디에요? 너무 몽환적이에요! 저도 맨체스터에서 많은 곳을 가봤지만 여기만큼 아름답지는 않았어요!”

“여기는 윤씨 가문 뒷마당이자 사바 열대우림이야. 이 반딧불을 자세히 보면 날개가 두 쌍이야!”

서지현이 날개를 보고는 더욱 놀라고 기뻐하며 웃음을 멈추지 않았고 이를 본 나석진의 눈빛은 자기도 모르게 부드러워졌다.

그는 최연준이 그에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 강서연의 웃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그는 이번 생이 값지다고 생각한다.

그때 나석진은 최연준의 이 말을 비아냥거렸는데 지금은...

나석진은 살짝 입꼬리를 올렸는데 서지현이 그를 쳐다볼 때 다시 웃음을 거두고 진지한 모습으로 변했다.

“지현아.”

그는 한참을 우물쭈물하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너에게 할 말이 있어.”

옆에 서있는 여자는 움직이지 않았다.

나석진은 몸을 돌려 먼 곳의 밤과 산을 바라보다.

“너도 남양에 온 지 꽤 됐으니 여기에 적응했겠지? 나는 네가 그 양복점에서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너의 나이에는 대학에 가서 능력을 키워야 장래가 창창할 거야.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나석진은 코를 만지작거리고 목소리가 낮아졌다.

“저 양복점 사장님이 아들이 세 명 있는데 감히 너를 며느리로 둘 생각을 하고 있다니. 도대체 그 사람은 자기 분수를 알고 있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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