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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7화

김유정은 너무 흥분한 나머지 횡설수설했고 휴대 전화를 들고 있는 손이 파르르 떨렸다.

그녀는 진작 드레스까지 준비했다. 디자이너의 한정판 고가 드레스라 지금까지 아까워서 입지 않았다. 드디어 그 가치를 발휘할 기회가 생겼다.

이튿날 제작 발표회는 예정대로 진행되었다.

김유정은 집을 나서기 전에 요즘 아파트가 이상하리만큼 조용하다고 생각했다. 여진국도 찾아오지 않았고 집안의 도우미와 운전기사도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커다란 아파트에 그녀 혼자만 덩그러니 남았는데 마치 무인도에 버려진 것만 같았다.

김유정은 대문을 내선 후 심호흡을 크게 했다. 길거리에는 평소처럼 사람이 거닐었고 이 세상은 그녀를 버리지 않았다.

단지 여진국에게 버림받은 거겠지...

그녀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역시 남자를 믿어선 안 돼.’

하지만 여진국이 이미 투자했기에 김유정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녀가 이 영화의 여자주인공을 맡았으니 반드시 엄청난 인기를 얻어서 활개를 치고 다닐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이참에 예전에 그녀를 업신여겼던 사람들을 전부 자신의 발아래로 짓밟아버리겠다고 다짐했다.

김유정은 웃으며 휴대 전화를 꺼내 택시를 불렀다. 택시를 기다리는 동안 무심결에 앨범을 뒤졌는데 영상 하나를 발견했다.

곽보미는 영상 속의 이 혼혈인을 무척이나 눈여겨보았다. 그날 촬영 현장에서 곽보미는 카메라를 들고 이리저리 찍으면서 어떻게 찍어도 다 예쁘다고 칭찬했었다.

그때 김유정도 과연 진짜 그러한지 궁금하여 가장 까다로운 각도를 골라 이 영상을 찍었다. 그런데 영상을 보던 김유정이 눈살을 찌푸렸다.

‘이름이 뭐였더라? 서지현?’

“허, 네까짓 게 감히 나한테 덤벼?”

그녀는 삭제 버튼을 누르려다가 갑자기 손가락을 멈췄다. 한 가지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그때 콜택시가 도착했다. 김유정은 정신을 차리고 차에 올라탄 후 제작 발표회 현장으로 향했다.

제작 발표회의 규모가 그리 크진 않았지만 유럽 영화계의 선배들이 자리를 빛내주러 왔다.

곽보미와 친분이 있는 사람들은 기자들 앞에서 열심히 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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