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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4화

연회는 빌라 마당에 마련되었는데 바이올린 소리가 우아하고 향기로운 술 냄새가 진동한 데다가 정원에 장미꽃이 만발하여 마치 16세기 유럽으로 돌아간 듯 몽환적이었다.

강서연은 임신한 채 최연준과 사람들 사이에서 접대를 하고 있었다. 최연준은 그녀가 힘들게 걸어가는 것이 안쓰러워 안아 올리려다가 강서연에게 팔을 붙잡혔다.

“왜 그래?”

남자가 가볍게 웃었다.

“나랑 같이 있을 때 다리 안 써도 된다고 약속했잖아?”

“지금은 필요해요!”

강서연은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당신이 이렇게 많은 식구 앞에서 이러면 안 돼요!”

“내가 내 와이프를 아끼는데, 저 사람들이 무슨 상관이야?”

강서연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지만 그래도 그를 제지했다.

“우리 서연이는 너무 착해 빠졌어!”

김자옥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사실 연준이에게 안겨도 돼. 발이 많이 부어 보이는데... 힘들지?”

강서연은 착하게 고개를 저었다.

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한 여자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이구, 우리 집 작은 사모님께서 정말 철이 들었네요! 너무 철이 들어 어른을 공경할 줄 모르다니!”

역시나 다름없는 손미현의 소리여서 김자옥은 눈살을 찌푸렸다.

여자는 비틀비틀 이쪽으로 걸어왔을 뿐 배는 별로 나오지 않았는데 마치 황태후처럼 주위에 여러 사람이 둘러싸고 있었다.

김자옥은 그녀를 향해 눈을 째려봤다.

“헛소리하지 마! 임신했다고 미친개가 돼서 사람을 막 물고 다니는 거야? 이 사이코야!”

“형님, 도대체 누가 사이코인지 곧 알게 될 거예요!”

두 사람의 말다툼 소리가 적지 않은 사람들의 구경을 불러왔으나 모두 말은 하지 않고 술잔을 들고 한쪽에서 구경만 하였다.

손미현은 때가 무르익자 사진 한 움큼을 앞에 놓인 탁자 위에 내던졌다.

사진 속의 몇몇 남자들은 마치 미행하는 것처럼 기웃거리고 있었다.

그것을 본 강서연과 최연준은 서로 마주 보며 웃었다.

사실 그들은 이미 손미현이 그 둘을 경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손미현은 누군가가 자신을 미행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자 그들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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