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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화

당신들... 입 다물어요!”

강유빈이 화를 벌컥 내고 바깥으로 달려나가려 했다. 하지만 몸을 돌린 순간 조심하지 않아 하이힐이 꺾이는 바람에 발목을 접질렸다. 극심한 고통에 눈물까지 찔끔 차올랐다.

강서연은 그녀의 옆에 서서 무정한 눈빛으로 그 초라한 모습을 쳐다보았다.

자업자득이다.

강서연은 강유빈을 동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찌 됐든 강유빈도 강 씨이기에 다른 사람들의 눈에 두 사람은 한 몸이나 다름없다. 이런 가족을 두었다는 건 당연히 수치스러운 일이다.

강유빈은 자리를 뜨기 전 매서운 눈빛으로 강서연을 노려보았다. 이는 얼마나 꽉 깨물었는지 당장이라도 부서질 것만 같았다.

소진명이 덤덤히 미소를 지으며 사람들에게 말했다.

“작은 오해였을 뿐이에요. 이제 다들 파티를 즐기세요!”

파티는 계속하여 진행되었지만 강서연은 더는 머무르고 싶지 않아 발걸음을 돌렸다. 하지만 그때 소진명이 그녀를 불러세웠다.

“강서연 씨, 잠시만요.”

강서연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돌려 인사했다.

소진명은 그녀의 손에 여전히 에메랄드 반지가 끼워져있는 것을 보고는 흠칫 놀랐다. 그가 이어 그녀 옆에 서 있는 구현수를 보며 말했다.

“소개 안 해줘요?”

강서연은 하는 수없이 구현수의 팔을 잡아당기며 소개했다.

“제 남편 구현수 씨예요. 여보, 이분이 바로 내가 말했던 소 대표님이에요. 진광 그룹 소진명 대표님.”

소진명이 손을 내밀었지만 구현수는 무표정한 얼굴로 뒤로 한 발자국 물러서며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소진명이 나타나는 순간 구현수는 어딘가 께름칙함을 느꼈다. 모든 걸 꿰뚫어 보는 듯한 그의 눈빛 때문이었다. 구현수가 뒷짐을 쥔 주먹을 꽉 움켜쥐며 경계심을 높였다.

소진명의 손이 구현승에게 거절당하고 방향을 잃고 허공에 머물렀다. 그는 몇 번의 헛기침과 머리를 쓸어 넘기는 동작으로 머쓱함을 감췄다.

“여보.”

강서연이 웃으며 말했다.

“저번 성소원이 저를 곤경에 빠뜨렸을 때 소 대표님께서 나서서 제 이 에메랄드 반지가 진짜임을 증명해주셨어요. 또한 반지의 귀중함도 인정해 주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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