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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화

파티장은 다시 원래의 질서를 되찾았고 사람들은 흩어져 제자리로 돌아갔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말이다.

하지만 다들 몰래 소곤소곤 서빈을 비웃고 있었다.

구현수는 강서연의 손을 잡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강서연은 춤에 서툴렀지만 구현수가 이끌어주니 어색함 없이 부드럽게 그와 함께 음악에 몸을 맡길 수 있었다. 선남선녀의 춤이 끝나니 이곳저곳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서빈은 여전히 분노에 부들거리고 있었다. 강유빈은 못마땅한 듯한 얼굴로 그녀를 흘겼다.

“너 정말 쓸모없어!”

“강유빈, 너...”

“너 스스로 마당발이라고 자랑했잖아? 남자들이 너만 보면 사족을 못 쓴다며?”

강유빈이 씩씩거리며 말했다.

“구현수 한 놈도 처리하지 못하면서! 사람을 죽였다는 말 한마디에 이렇게까지 겁을 먹다니! 쓸모없는 게 아니면 뭐야!”

서빈이 괴로운 얼굴로 입술을 꽉 깨물었다.

사전에 그녀는 강유빈과 반드시 강서연에게 창피를 줄 거라 약속했었다. 하지만 창피를 당한 건 오히려 자신이 되었다.

그녀는 처음 구현수를 보았을 때 그의 준수한 외모에 본능적으로 마음을 빼앗겼었다. 하지만 싸늘하게 웃는 얼굴로 사람을 죽였다고 말하는 순간, 눈동자에 비친 살기, 입꼬리에 깃든 뼈까지 시리게 만드는 한기, 그리고 그에게서 풍기는 압박감 모두가 그녀를 등골이 서늘해지게 만들었었다.

그녀가 미쳤다고 살인범을 유혹하겠는가!

“강유빈.”

한동안 흐르던 침묵을 깨고 서빈이 눈동자를 요리조리 굴리며 말했다.

“우리에게 아직 역전의 가능성은 있어.”

강유빈이 분노에 차올라 먼 곳에 있는 강서연을 노려보았다.

“어떤 방식이든 강서연을 눌러버리기만 하면 목적 달성 아니야?”

서빈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강서연의 남자는 별 볼 일 없지만 네 주변의 남자는 다르잖아!”

강유빈이 흠칫 놀라며 물었다.

“무슨 뜻이야?”

“너한텐 최씨 가문 셋째 도련님과 함께 찍은 사진이 있잖아!”

순간 강유빈의 얼굴에 긴장감이 차올랐다.

이어 서빈은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 한 장의 사진을 찾아냈다.

“유빈아, 이것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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