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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8화

손미현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김유정이 런칭쇼를 망치겠다고 할 때 손미현은 동의하지 않았다. 김씨 가문에 시집온 지 오래되었기에 최연준의 성격이 얼마나 무서운지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데도 요행을 바란 건 사실이다. 어쨌거나 그녀의 손에 김성주라는 카드가 있으니까. 하여 김유정이 무엇을 하든 가만히 내버려두었다.

그런데 김유정의 계획이 성공하기는커녕 되레 강서연이 기선을 제압하게 했다. 기상천외한 런칭쇼를 통하여 김중 그룹은 패션계에서 입지를 굳혔고 모든 공로가 강서연에게로 돌아갔다.

손미현은 숨을 깊게 들이쉰 후 눈알을 굴리더니 웃는 낯으로 최연준에게 말했다.

“연준아, 지금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하나도 못 알아듣겠어. 허... 외숙모가 나이가 들긴 들었나 봐. 젊은이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걸 보면. 그 뭐야, 네 삼촌이 요즘 몸이 안 좋아서 먼저 들어가 볼게. 우린...”

손미현이 김성주를 잡아끌고 일어나려던 그때 최연준이 날카로운 눈빛을 던지자 회의실 주변에 있던 흑인 경호원들이 손미현에게 우르르 달려들었다.

경호원은 두툼하고 커다란 손으로 손미현의 어깨를 꾹 눌렀다. 겁에 질린 그녀는 꼼짝달싹도 못 했다.

“연준아, 이게 지금...”

“더 까발려야 인정하겠어요?”

최연준이 차가운 눈빛으로 테이블 위의 서류를 흘겨보았다.

“이 증거로도 부족하다면 증인도 있어요.”

회의실 대문이 열리자 우람한 체격의 경호원들 뒤로 두 남자가 벌벌 떨며 들어왔다.

이사회가 순식간에 떠들썩해졌다.

두 사람이 누구인지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한 사람은 CCTV 속 가위로 드레스를 자르던 사람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모 유명 브랜드의 전속 모델이었다가 런칭쇼 당일에 갑자기 계약을 해지한 사람이었다.

손미현의 얼굴이 창백하다 못해 핏기라곤 없었고 옆에 있는 김성주를 미친 듯이 잡아당겼다.

최연준이 씩 웃자 비서는 그의 뜻을 바로 알아채고 손을 흔들었다. 겁에 질린 두 사람은 하나도 빠짐없이 모든 사실을 곧이곧대로 실토했다.

김씨 가문 영감의 낯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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