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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0화

생각지도 못한 질문에 서지현은 순간 멍해졌다.

“왜요? 아저씨가 그 호칭이 싫대요?”

“그건 아닌데.”

강서연이 다급하게 말을 이었다.

“그냥 궁금해서 그래. 내 사촌 오빠이고 오성에서도 엄청난 팬덤이 있는 배우거든. 그런데 왜 너에게는 아저씨야?”

시선을 늘어뜨린 서지현의 두 볼이 발갛게 달아올랐고 두 손으로 컵을 꽉 잡고 계속 만지작거렸다. 그런데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새어 나왔다. 왜 그녀에겐 아저씨일까?

왜냐하면 서지현의 뇌리에 박힌 나석진의 첫인상은 성숙하고 점잖으면서도 도도한 남자였기 때문이다. 마치... 추리소설에 나오는 매정하고 냉혈한 킬러 같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아저씨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다가 아저씨라고 한번 부르기 시작하니까 특별한 호칭이 되고 말았다. 서지현은 다른 사람에게는 오빠나 언니라고 불렀지만 나석진은 달랐다. 아저씨라는 호칭은 두 사람의 거리를 멀게 해주어 남의 의심을 사지 않게 한다.

이런 느낌은 참으로 미묘했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보고 싶고 정작 만나면 또 다른 사람들이 알아볼까 두려웠다. 하여 아저씨라는 호칭으로 자신의 자존심을 조심스럽게 지켰다...

서지현이 몰래 웃음을 터트리자 강서연이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사실 강서연은 진작 모든 걸 다 알고 있었다.

“아 참.”

강서연이 화제를 돌렸다.

“석진 오빠의 이름을 쓸 줄 알아?”

서지현이 멋쩍게 웃었다.

“난 한국말을 말할 줄만 알고 쓸 줄은 몰라요.”

강서연이 종이 한 장을 꺼냈다.

“그럼 나석진이라는 이름을 어떻게 쓰는지 가르쳐줄 테니까 잘 기억해.”

“서연 언니...”

“이것 봐.”

강서연이 웃으며 말했다.

“이렇게 쓰니까 잘 기억해 둬.”

서지현은 쑥스러운지 얼굴이 발그스름해졌고 재빨리 옆으로 피했다.

그때 초인종 소리가 갑자기 울렸다. 도우미가 문을 열러 나갔지만 한참이 지나도 들어오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소란스러운 소리가 낮게 들려왔다.

“지금 뭐 하는 거야? 여긴 우리 사촌 오빠 집이야. 난 새언니를 보러 왔다고.”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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