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16화

순간 말문이 막혀버린 나석진은 입술만 적실 뿐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서지현은 곧 무대에 오를 생각에 떨리면서도 설렜다. 가면을 쓰고 거울 앞에서 이리저리 비춰보곤 했다.

런칭쇼 시작까지 10분 남짓 남았다.

강서연은 서지현의 머리를 정리해 주며 가볍게 웃었다.

“무서워하지 말아요. 맨 마지막 등장이고 꽃마차에 가만히 앉아있기만 하면 돼요.”

“네.”

“나도 꽃마차에 탈래.”

나석진이 불쑥 한마디 했다. 그러고는 놀란 강서연을 뒤로 한 채 도구 상자에서 서지현이 쓴 가면과 커플인 다른 가면을 꺼내 얼굴에 썼다.

“장난 그만 해요.”

강서연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꽃마차 코너에 남자 모델을 앉힐 계획이 없었다고요...”

“지금이라도 더 추가하면 되지.”

“오빠...”

나석진은 꽃마차에 타고 싶은 게 아니라 꽃마차를 타야 하는 그 사람이 걱정돼서였다. 다른 사람들이 그녀를 쳐다보는 걸 막으려는 속셈인 게 분명했다.

나석진이 다짜고짜 서지현을 끌고 가자 강서연은 손에 식은땀을 쥐었다.

꽃마차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갈색 곱슬머리의 소녀가 반짝이는 드레스를 입고 꽃마차에 앉아있었다. 그리고 그녀 뒤로 훤칠한 키의 남자가 서 있었는데 절대 다가오지 말라는 경고가 얼굴에 선명했다.

두 사람의 모습은 마치 중세기 유럽의 공주와 충성심이 넘치는 기사 같았다. 게다가 가면과 치마의 자수가 한데 어우러져 신비감을 더했다.

이 코너는 생각지도 못한 효과를 이루었다.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고 저마다 칭찬을 아끼지 않았으며 런칭쇼의 열기가 더욱 뜨거워졌다.

강서연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최연준에게 전화하여 이 기쁜 소식을 알렸다.

“여보, 런칭쇼를 성공적으로 마쳤어요.”

휴대 전화 너머로 최연준이 웃으며 말했다.

“우리 여보가 해낼 줄 알았다니까.”

“당신 쪽은 어떻게 됐어요? 다 조사했어요?”

“당연하지. 난 슈퍼맨이잖아. 슈퍼맨이 못 할 일이 뭐가 있겠어?”

“그럼 난 잠깐 쉬어도 되겠죠?”

강서연이 익살스럽게 웃었다.

“나머지 일은 우리 슈퍼맨에게 전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