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715화

다른 모델을 찾을 수 없다면 아쉽지만 마지막 코너를 포기하는 수밖에 없다.

강서연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그때 스태프가 필요 없는 도구가 담긴 박스 하나를 옮기고 있었다. 그 순간 강서연의 눈에 마침 펀칭 가면 하나가 들어왔다.

“그건 뭐예요?”

강서연이 다가가 가면을 꺼냈다. 아주 정교하게 만들어진 가면이었는데 펀칭 무늬가 복고적이면서도 우아했고 쓰면 얼굴을 절반 정도 가릴 수 있었다.

“극단에서 빌려온 도구들이에요.”

이효연이 설명했다.

“배우들이 셰익스피어 연극을 할 때 쓰던 거래요. 그리고 이 가면도 유명 디자이너의 작품이에요.”

이효연은 상자에서 다른 가면을 꺼냈다.

“사모님, 이 두 개가 한 쌍인데 남녀 주인공이 쓰는 거예요. 엄청 예쁘죠? 위에 보석도 박혀있어요.”

두 가면을 손에 쥔 강서연은 심장이 터져 나올 듯이 쿵쾅거렸다.

아주 생동감이 넘치는 가면이었고 박힌 보석들이 초롱초롱하게 반짝였다. 거기에 사파이어까지 더해지니 한껏 더 우아해 보였다.

강서연이 서지현에게 가면을 씌워주자 주변의 디자이너들이 일제히 감탄을 쏟아냈다.

그때 마침 옷을 갈아입고 나온 나석진은 가면은 쓴 서지현을 보고 저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췄다.

“왜 그래요?”

강서연이 그의 눈앞에서 손을 흔들며 웃었다.

“왜 넋이 나간 표정이에요?”

나석진은 정신을 가다듬고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예쁘지 않아요?”

강서연이 서지현의 옆으로 다가갔다.

“내 눈에는 너무 예뻐요. 가면으로 살짝 가리면 남들이 지현 씨가 누군지 모르니까 신비함이 배가 돼서 더 좋은 것 같아요. 지현 씨가 가면을 쓰고 꽃이 가득한 꽃마차에 앉아있으면 낭만과 감미로움이라는 런칭쇼의 주제와도 어울리고요.”

서지현이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가면을 쓴다면 강서연의 부탁을 들어줄 수 있었다. 그런데 아저씨의 표정이...

그녀는 어찌 된 영문인지 몰라 강서연을 쳐다보았다. 강서연도 어이없어하며 나석진을 꽉 꼬집었다.

“왜 그렇게 멍하니 있어요? 곧 무대에 올라가는데!”

“쟤를 그냥 이렇게... 내보내려고?”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