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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강서연이 귀를 쫑긋 올리고 신경을 곤두세웠다.

뒤돌아 살펴보니 야한 차림의 여자가 구현수에게 매혹적인 웃음을 짓고 있었다. 한 손으론 와인잔을 살랑살랑 흔들었고 다른 한 손으론 치마 아래 자락을 확 찢어 새하얀 다리가 드러나게 했다.

강서연은 돌연 그 목소리가 어딘가 익숙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서빈?”

그녀의 동공이 확장되었다. 강유빈은 어디든 저 친구와 함께 다니는구나...

예전 학창시절 서빈은 늘 강유빈과 함께 강서연을 괴롭혔었다. 그 후 성적이 바닥을 치는 데다, 술집을 드나드는 것까지 밝혀져 퇴학을 당했다.

서빈은 강주시에서 평판도 그리 좋지 않았는데도 강유빈이라는 뒷배를 등에 업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으스대고 있었다.

강서연은 답답함에 견딜 수가 없었다.

그녀는 고객 접대고 뭐고 다 내팽개치고 단호히 방향을 돌려 구현수에게로 걸어갔다.

“혼자 술 마시면 재미없잖아요?”

서빈이 얇은 허리를 흔들며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갔다.

“우리 같이...”

“나랑 같이 마시는 게 어때?”

돌연 한기가 가득 실린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들려왔다.

서빈이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들자 강서연의 날카로운 눈매가 눈에 들어왔다.

구현수는 잠시 어리둥절했다가 이어 흥미롭다는 듯 씩 웃음을 지었다.

강서연은 등으로 구현수를 막아서고는 정면으로 서빈의 도발적인 얼굴과 마주하며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나 기억 안 나? 학창시절엔 매일 내 숙제를 빼앗아 베끼더니 이젠 내 남자까지 빼앗으려고?”

“어머, 강서연 동생이네!”

서빈이 손으로 입을 막고 쿡쿡 웃어댔다.

“그게 무슨 말이야? 난 그냥 이 멋진 남자분이 알고 싶었을 뿐인데 네 남자를 빼앗으려 한다니. 거기다 조금 전 넌 여기에 없었잖아. 내가 두 사람이 어떤 관계인지 어떻게 알겠어!”

“그럼 이젠 알겠지?”

강서연이 그녀를 노려보았다.

“알았으면 얼른 가!”

구현수는 얌전히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고 있었다.

눈앞의 이 여자는 작은 주먹을 꼭 움켜쥐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의연한 표정과 단호한 태도로 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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