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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2화

손미현의 안색이 급변하더니 족히 십여 초 동안 넋을 놓았다.

“사모님, 사모님? 듣고 계세요?”

손미현이 심호흡을 크게 한 후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지금...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주문은 내 거야. 여러 브랜드와도 이미 얘기를 마쳤고 마지막으로 계약서에 사인하는 일만 남았다고. 그런데 어떻게 최연준에게 뺏겨?”

“그러게 말이에요. 저도 그게 참 이상해요.”

비서도 답답하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방금 전해 들은 소식에 따르면 여러 브랜드 측에서 셋째 도련님과 계약했고 또...”

“또 뭐?”

“주문을 누군가 셋째 도련님께 준 것 같아요.”

“뭐라고?”

손미현이 손을 내려놓자 휴대 전화가 바닥에 툭 떨어지면서 화면이 와장창 깨졌다.

“엄마, 무슨 일이에요?”

김유정의 말이 끝나자마자 김성주가 한 손에는 새장을, 다른 한 손에는 밀랍 염주를 들고 베란다에서 비틀거리며 걸어왔다.

“미현 씨, 무슨 일이야?”

“아빠.”

김유정이 재빨리 도움을 청했다.

“엄마가 준비했던 패션위크 주문을 다른 사람에게 빼앗겼어요.”

“주문?”

김성주가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뭔가를 떠올렸다.

“아, 국제 패션위크 말하는 거야?”

“네.”

“하하, 그거 내가 연준이에게 넘겼어. 당신이 자료를 저기에 둔 걸 알고 연준이더러 가져가라고 했어.”

김성주는 솔직하고 당당하게 말했다. 손미현은 잘못 들은 줄 알고 귀까지 의심했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김성주를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입을 열었다.

“방금... 뭐라고 했어요?”

“내가 주문을 연준이에게 넘겼다고. 왜?”

김성주는 화난 얼굴로 새장을 옆에 던져놓더니 팔짱을 꼈다.

“지난번 연회에서 유정이가 그런 식으로 나에게 말하고서는 지금까지도 사과하지 않았어. 그리고 당신도 요 며칠 이상해. 맨날 날 볼 때마다 얼굴을 찡그리기나 하고. 예전처럼 나에게 잘해주지도 않아. 흥, 유정이는 날 아빠 취급 안 하고 당신은 날 남편 취급 안 했잖아. 그래서 작은 복수를 한 거야. 하하, 어때? 내가 대단한 사람이라는 거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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