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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8화

강서연은 아무 말이 없었다.

한없이 가녀린 엄마의 어깨였지만 기대고 있는 지금 이 순간 마음이 안정되었다. 엄마의 냄새가 그녀의 긴장했던 신경을 풀어주면서 진정하게 했다.

“서연아.”

윤문희가 부드럽게 말을 이었다.

“사실 우리 두 모녀는 운이 아주 좋아. 난 네 아빠를 만났고 넌 최 서방을 만났잖아.”

강서연의 입꼬리가 살짝 실룩거렸다.

‘그래. 두 사람 모두 엄마와 나에게 진심으로 잘해주고 있어.’

“그런 사람 앞에서 왜 열등감이 들어?”

윤문희는 강서연의 두 눈을 똑바로 보며 말했다.

“널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너의 그런 작은 흠 때문에 널 미워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걱정하고 아껴줘.”

“하지만...”

강서연이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게시글을 봤는데 아이를 낳은 후에 튼살이 많이 생기니까 남편들이 예전보다 무관심해지고 쳐다도 안 본대요. 어떤 남편은 저녁에 집에 들어오지도 않는대요. 엄마, 살면서 이런 자질구레한 것들 때문에 사랑이 식나 봐요.”

윤문희는 어이없으면서도 웃음이 터져 나와 강서연의 이마를 툭 쳤다.

“대체 어디 가서 그런 쓸데없는 글을 본 거야? 그런 남자도 있는 건 사실이야. 하지만 엄마가 장담하는데 최 서방은 절대 그런 남자 아니야. 서연아, 사랑은 식는 게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더 견고해지는 거야. 너의 다이아몬드 반지처럼 이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물건이 영원히 반짝이고 빛나잖아.”

“엄마...”

“그러니까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널 숨길 필요 없어.”

윤문희가 강서연의 머리를 어루만졌다.

“너답게 살면서 두 사람의 새로운 생명을 맞이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라는 걸 잊지 마.”

...

윤문희가 맨체스터에 온 지 이틀밖에 되지 않았는데 윤정재의 전화는 끊이질 않았다. 그 바람에 강서연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

“아빠, 엄마는 절 챙겨주러 오셨다고요. 누가 납치해 갈까 봐 겁이 나서 그래요?”

“딸, 네 엄마는 누구에게 쉽게 납치당하고 그럴 사람이 아니야.”

윤정재가 마른기침을 두어 번 하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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