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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0화

강서연은 멈추지 않고 이미 밉보인 이상 차라리 끝까지 가려고 해서 김자옥을 보며 말했다.

“어머님, 제가 보기에는 여기가 저를 별로 반기지 않는 것 같은데... 여기서 이런 대우를 받느니 차라리 친정으로 돌아가는 게 낫겠어요!”

언제 며느리가 자기의 진수를 받아 진격을 위해 퇴각하는 것까지 알아서 김자옥은 마음속으로 기뻐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녀도 며느리의 노력을 헛되이 할 수는 없다!

고부간에 눈빛을 주고받고 바로 어떻게 다음 장면을 만들어 나갈지 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아직 김자옥이 연기에 몰입하기도 전에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가 친정으로 돌아간다고 했어?”

강서연은 잠시 멈칫했다.

주변은 이내 조용해졌고 무언가 보이지 않는 압박감이 연회장을 뒤덮고 있었다.

사람들은 자동으로 양옆으로 서서 김씨 가문 영감님에게 길을 터주었다. 머리는 희끗희끗하고 회색 체크 슈트에 영국식 작은 실크해트를 입은 그는 비록 고희지년이지만 뼛속까지 스며든 그 오만함과 위풍당당함은 여전히 사람들을 압도할 수 있었다.

강서연은 당황한 듯 살짝 고개를 내렸다.

손미현이 서둘러 앞으로 가서 맞이했고 어떻게 이 판을 만회할지 걱정하고 있었는데 딱 마침 영감님이 오셨다.

“아버님!”

손미현이 열성적으로 불렀다.

“서연이를 탓하지 마세요! 어린 나이에 철이 없어서 작은 일로 친정집에 가겠다고 난리를 치는데, 저도 이 심정을 이해해요! 오늘은 형님 환영하는 좋은 날인데 절대 화내면 안 돼요!”

김자옥은 그녀를 노려보면서 악당이 먼저 고자질을 한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막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데 영감님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화난 거 같아?”

“아버지!”

영감님은 강서연에게 다가가 자애롭게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내가 언제 우리 서연이를 탓한다고 했어?”

강서연은 눈을 들어 외할아버지의 다정한 시선을 마주했다. 영감님은 그녀를 나무라지 않고 오히려 등을 곧추세우고 그녀 앞에 서서 크게 기침을 한 번 하며 사람들을 바라보다가 마지막에 시선이 손미현에게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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