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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2화

며칠 후 강서연은 최연준과 함께 맨체스터에 무사히 도착했다. 다행히 임신 반응도 없어서 이틀 동안 시차 적응을 마치니 활기를 되찾았다.

이제부턴 이 도시의 이모저모를 구경할 계획이었다.

이곳은 최연준이 자란 곳이다. 런던 날씨와 달리 안개도 자욱하지 않았고 매일 맑은 하늘과 따스한 햇볕을 맞이할 수 있었으며 건물마다 역사적인 정서가 짙게 배어있었다.

맨체스터는 이 도시만의 독특한 무게감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해가 질 때면 하얀 비둘기 떼들이 성당 위를 날아다니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남겼다.

강서연은 이곳에 오자마자 바로 마음에 들었다.

최연준은 그녀의 손을 잡고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올드 트래퍼드에 가서 축구 경기도 보았고 노던 쿼터에 가서 신기하고 희한한 물건을 사기도 했으며 앨버트 광장에서 비둘기 먹이도 주곤 했다.

예전에 최연준은 기분이 우울할 때만 이곳에 왔었는데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올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광장의 비둘기들이 살이 통통하게 오른 걸 보니 아무래도 꽤 살만한 모양이다.

“여기 좋지?”

최연준은 뒤에서 그녀를 살포시 끌어안았다. 그녀의 배가 점점 불러오면서 한 손에 잡힐 듯한 가느다란 허리는 진작 사라졌다. 이제 몇 달만 더 지나면 아마 안기도 버거울 것 같다.

강서연은 그를 보며 가볍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이 좋았고 그의 품에 안겨있는 지금이 더 좋았다.

사실 강서연이 이곳을 좋아하는 이유는 최연준이 자란 곳이기 때문이다. 최연준이 없었더라면 아무리 아름다운 곳이라도 그녀 눈에는 딱히 특별할 게 없었다.

“요 며칠 충분히 놀았으니까 내일부터는 회사에 나가봐야겠죠?”

“응.”

강서연의 질문에 최연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이 맨체스터에 금방 도착했을 때 김자옥은 환영파티를 크게 하고 싶었다. 하지만 임신한 그녀가 그런 장소에 가기 불편한 점을 고려하여 파티를 간단한 가족 모임으로 바꾸었다.

강서연은 이 기회에 김씨 가문의 가족들과 얼굴을 익혔다.

외할아버지는 아주 다정하신 분이었다. 얼핏 보면 최재원처럼 위엄이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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