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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0화

김유정은 줄곧 연예인의 길을 걷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비록 비주얼도 괜찮고 연극과도 나오긴 했지만 오디션을 봐도 맡은 배역은 대사 몇 마디뿐인 작은 배역이었다.

감독에게 이유가 뭐냐고 물어보면 되돌아오는 대답은 늘 한결같았다. 얼굴이 눈에 띄게 이쁘거나 독특한 매력이 없어서 여자 주인공 자리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했다.

말을 빙빙 돌리지 않는 어떤 감독은 직설적으로 얘기하기도 했다.

“유정 씨처럼 성형한 티가 나는 얼굴은 이 바닥에 널리고 널렸어요. 자신만의 매력이 없으면 절대 뜨지 못해요.”

그 소리에 너무도 화가 난 김유정은 하마터면 그 감독과 대판 싸울 뻔하기도 했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었던 김유정은 집으로 돌아와 김성주에게 조르며 돈을 써서 좀 띄워달라고 했고 손미현도 옆에서 부추겼다.

결국 김성주가 투자하여 영화 두 편을 찍었지만 흥행에 참패하면서 돈을 전부 다 날리고 말았다.

김성주가 세 번째 작품을 준비하려던 그때 결국 김자옥이 나서서 말리며 다시는 투자하지 못하게 했다.

김유정과 손미현은 겉으로는 조용해졌지만 속으로는 몰래 기억하며 나중에 꼭 성공하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곽보미가 연수하러 온 지금이야말로 절호의 기회이다.

“유정아.”

손미현이 웃으며 김칫국부터 마셨다.

“곽 감독의 영화를 찍으면 너도 한국에서 인기를 얻을 수 있을 거야. 그러면 다음 여우주연상은 따 놓은 당상이야.”

김유정이 잠깐 웃더니 이내 미간을 찌푸렸다.

“그런데... 엄마, 곽 감독님이 저에게 역할을 주지 않으면 어떡해요?”

“여자 주인공이 안 되면 서브 여자 주인공도 괜찮지.”

손미현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걱정하지 마. 곽 감독은 우리 김중 그룹 사람이야. 예전에 네 고모를 도와 돈도 많이 벌어다 줬어. 네 고모의 체면을 세워줄 거야.”

김자옥의 얘기에 손미현은 김자옥의 며느리를 자연스레 떠올렸다.

“아 참, 요즘 네 새언니와는 잘 지내고 있어?”

강서연의 말이 나오자 김유정의 낯빛이 확 변했다.

“오늘 회사에 왔던데 널 찾으러 온 거야?”

“뭐 하러 왔는지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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