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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9화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왔다. 눈 깜짝할 사이에 5개월이 거의 됐고 강서연의 배도 조금씩 불러왔다.

입덧이 끝나니 먹덧이 시작됐다. 뭐든 다 잘 먹은 덕에 아이도 건강하게 무럭무럭 잘 자랐고 다른 임산부들보다도 배가 더 불러온 듯했다.

배만 볼록하게 나온 것 말고는 팔다리는 여전히 가늘었고 혈색도 하루가 다르게 점점 좋아졌다.

이젠 태동도 자주 느껴졌다. 아이가 뱃속에서 몸을 뒤집고 기지개를 켜는 귀여운 모습만 상상하면 입가에 저도 모르게 미소가 새어 나왔다. 엄마가 된 순간부터 얼굴에 행복함이 사라지질 않았다. 옆에서 그런 그녀를 보고만 있어도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싶었다.

윤정재는 한시도 가만히 있질 못했다. 연합 병원의 의학 상황을 살펴보겠다는 핑계로 또 오성에 다녀갔다. 이번에 그는 직접 진맥하였는데 한의학과 서양 의학을 결합하여 강서연 배 속의 아이가 남자아이라는 확실한 결론을 내렸다.

그 소식이 전해지자 최씨 가문 전체가 떠들썩해졌다.

최재원은 너무도 기쁜 나머지 며칠 동안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고 소파에 기대어 잠깐 눈을 붙이더라도 웃으면서 깨곤 했다. 그는 당장 사람을 보내 스위스 은행에 수년간 넣어뒀던 다섯 개 상자를 가져오게 했다.

이 상자들은 최연준도 본 적이 없었는데 보자마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상자마다 빛이 번쩍거리는 금이 가득했다. 금 자물쇠와 금 팔지, 옥이 박힌 금목걸이가 셀 수 없이 많았고 가장 놀라운 건 가지런히 놓인 금괴들이었다.

상자 하나만 해도 그 가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한데 다섯 개면 대체 얼마나 될까?

“할아버지, 이건...”

“뭘 봐?”

최재원은 상자를 꼭 끌어안고 싫은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최연준을 쳐다보았다.

“이건 다 내 증손자에게 주는 거니까 넌 꿈도 꾸지 마.”

최연준이 잠깐 멈칫했다. 예전에도 이 광경을 본 적이 있는 것 같았다.

그가 9살 되던 해에 생일 케이크에 수은이 발견된 바람에 겁을 먹고 며칠이 지나서야 겨우 괜찮아졌다. 그때 할아버지가 침향목으로 만든 상자를 꺼냈는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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