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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8화

강서연은 웃음을 참다못해 자리에서 일어나 산책하러 마당에 나갔다. 가끔 고개를 돌려보았는데 최연준이 어두운 얼굴로 거실에 앉아 그녀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던지곤 했다. 그 눈빛에는 마치 이런 뜻이 담겨 있는 것 같았다.

‘저녁에 딱 기다려!’

강서연은 얼굴이 화끈거리면서 심장 박동도 빨라져 그의 시선을 황급히 피했다.

방안의 최연희는 이미 죽 한 그릇을 깨끗하게 비웠다. 고개를 들고 신석훈을 쳐다보는 그녀의 모습은 마치 어른의 칭찬을 기다리는 어린아이 같았다.

최연희와 눈이 마주친 순간 신석훈은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렸다.

‘한 사람을 좋아한다는 게 이런 느낌이구나.’

예전에 임우정을 좋아한 적이 있긴 했지만 지금 이 느낌과는 완전히 달랐다. 임우정의 마음속에 아직 육경섭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로 신석훈은 스스로 알아서 물러났고 두 사람이 잘되기를 진심으로 바랐었다.

그런데 지금 최연희가 그에게 다른 사람을 좋아한다고 한다면 신석훈은 무조건 최선을 다해 그 남자와 경쟁할 것이다. 마치 중세기에 사랑을 위해 결투를 벌였던 기사처럼 말이다.

맨날 수술칼을 손에 들고 있는 사람이니 검을 들어도 아주 용맹해질 것이다.

“선생님...”

최연희가 그를 슬쩍 부르며 작은 손을 흔들었다.

“왜 그래요? 뭔 생각을 그렇게 해요?”

신석훈은 그제야 정신을 번쩍 차리고 그릇을 옆에 내려놓았다. 그녀의 깨끗하고 청순한 모습에 심장이 멎을 것만 같았다.

다음 단계는 뭘 해야 할까?

어떤 목소리가 그의 마음속에서 울려 퍼졌다.

‘고백해야지!’

신석훈은 갑자기 자세를 고쳐잡고 목청을 가다듬더니 진지한 얼굴로 셔츠까지 깔끔하게 정리했다.

그 모습에 최연희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설마... 또 수업하려는 건가? 또 시험지를 풀어야 해? 아이고, 나 좀 살려줘.’

“연희야, 나... 너에게 할 말이 있어.”

“아니요. 하지 말아요.”

최연희는 절망 섞인 목소리로 크게 소리쳤고 울음이라도 터뜨릴 기세였다.

“제발 저 좀 살려주세요. 수능이 코앞인 것도 알고 1년 휴학한 것도 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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