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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7화

오늘 밤 바깥 기온도 뚝 떨어져 이불을 꽁꽁 덮어야 한다. 그러면 이불 밑에서 욕구를 마음껏 펼칠 수 있으니까...

...

그동안 신석훈은 줄곧 최연희의 곁을 지켰다.

여러 일을 겪고 난 후 신석훈도 드디어 자신의 마음을 깨닫게 되었다. 심한 충격을 받은 최연희는 우울증이 걸렸었던 예전처럼 다시 웃지도 않고 말도 별로 하지 않았다.

신석훈은 말주변이 없어 최연희를 즐겁게 할 방법을 몰랐다. 그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묵묵히 옆에서 지켜주는 것뿐이었다.

그날 최연준과 강서연이 성수 별장에 도착했을 때 은미연이 최연희의 방문 앞에서 서성거리고 있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도 발끝을 들고 문틈 사이로 방안을 들여다보려고 애를 썼다.

통통한 그녀의 뒷모습에 옅은 처량함이 묻어있었는데 어머니로서의 근심과 걱정이 충분히 느껴졌다.

강서연은 갑자기 코끝이 찡했다. 그녀도 예비맘이라 그런지 공감이 됐고 지금 은미연의 기분이 어떨지 누구보다 잘 이해되었다.

“어머, 연준이와 서연이 왔어?”

은미연은 억지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오늘 그녀는 짙은 화장을 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화장을 하지 않은 지도 오래되었다. 딸에게 일이 생긴 후로 은미연도 기운이 나질 않았다. 어쨌거나 세대 차이 때문에 딸의 세상에 들어갈 수 없어 옆에서 조급한 마음을 부여잡고 발만 동동 구를 뿐이었다.

“인지석이 그렇게 나쁜 놈인 줄은 정말 몰랐어.”

은미연이 눈물을 왈칵 쏟았다.

“연준아, 너도 알잖아. 난 집안이나 신분 같은 거 신경 쓰지 않는다는 거. 연희만 좋다면 무조건 허락했었는데... 이게 다 내 탓이야. 엄마라는 사람이 딸이 가스라이팅을 그렇게나 오래 당했는데도 모르고 있었다니...”

“대표님, 그런 말 말아요.”

강서연은 그녀를 살포시 끌어안았다.

“대표님은 연희 아가씨를 감싸주고 존중해 주었고 건강하고 행복한 환경에서 키웠어요. 그리고 공주병이 없는 진짜 공주로 자라게 했죠... 이것만으로도 엄청 대단한 거예요.”

“서연아...”

은미연의 눈물이 두 볼을 타고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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